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코로나19 위기국 파견, 쿠바는 의료 강국일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4-02 11:50  | 조회 : 557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4월 2일 목요일
□ 출연자 : 최명호 부산외대 중남미지역대학원 연구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얼마 전 쿠바가 이탈리아를 비롯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에 잇따라 의료진을 파견했다는 뉴스가 화제가 됐습니다. 각국이 자국 우선주의 물결 속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는 국제적인 위기 속에서 보인 쿠바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국제 사회는 높은 평가를 보내고 있는데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제3세계인 쿠바. 어떻게 이렇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의료적 성과를 낼 수 있었을지, 그 배경이 궁금해집니다. 앞서 저희가 쿠바 현지 연결을 준비했습니다만, 지금 현지 상황이 어려운 관계로 최명호 부산외대 중남미지역대학원 연구교수 전화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최명호 부산외대 중남미지역대학원 연구교수(이하 최명호):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전진영: 저희가 급하게 연락을 드렸는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이번 보도를 통해서 저도 그렇고요. 쿠바의 의료체계가 이렇게 수준이 높았나, 하고 의문도 가지고 궁금해 하실 분들이 굉장히 많으십니다. 우선 쿠바가 전 세계에서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가장 많다고 하던데요. 맞습니까?

◆ 최명호: 네, 그렇습니다. 쿠바가 보통 주치의라고 할 수 있는 제도를 해서 지역별로 쿠바 사람 전체를 관리하고 있고, 이미 알려진 것처럼 무상의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래서 보면 세계은행 자료를 보니까 쿠바가 1000명당 의사 수가 8.2명으로 가장 많다고 제가 봤는데, 그렇게 가정 주치의가 있는 것도 쿠바의 의료체계의 특징 중하나고요. 그것은 우리가 조금 더 잠시 뒤에 이야기를 해볼 건데, 쿠바에서 이렇게 의료진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가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 최명호: 네, 그렇습니다. 사실 확실히 말씀드려야 할 게 코로나 사태 속에서 쿠바가 의료진을 해외에 파견한다고 해서 그것이 쿠바 의료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는 아닌 것 같기는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예전에 유럽, 특히 영국이나 이런 데서 의료가 발달해있다고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조금 많이 바뀌었습니다만, 냉전 시대를 기억해보면 공산주의 진영이 있지 않았습니까? 여기에 쿠바도 속해 있는데요. 사회주의의 기본인 무상 의료 서비스가 지속되어 있었고, 59년 혁명 이후로요. 그리고 미국과의 미사일 위기 이후에 경제 공세를 당하면서 사실 쿠바는 역설 같은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분야는 굉장히 발달해 있습니다만, 쿠바 자체에서는 아스피린 하나 구하기 어려운 역설들이 존재하거든요. 일반적인 기준으로 의료 수준이 높다, 낮다를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대나 이런 게 무상 교육이고요. 그리고 의사를 많이 양성한 것도 사실입니다. 또 의사를 양성한 게 예를 들어서 유럽 같은 국가들, 복지가 발달한 국가들에서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노령화에 맞춰진 의료 시스템들로 점차 변화하고 있고, 그리고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발전했다고 하면, 쿠바는 예방의학 쪽으로 많이 발전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만, 쿠바는 지금까지 아프리카에 에볼라가 유행했을 때나 이럴 때 계속 의사들을 파견해왔고요. 그리고 쿠바의 관점으로 보면 외화벌이 수단이라고 하는 게 그렇게 많지가 않은데, 의료진을 파견하는 것도 굉장히 큰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폄하한다고 보실 수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이해하기가 쉬워요. 우리가 파독 의사들이나 간호사들이나 그분들이 일하신 것의 상당수를 정부가 가지고 오고 그랬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비슷한 일이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러니까 우리가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의료 수준이 높다고 하면 의료기기가 첨단화되어 있다거나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거든요. 방금 교수님께서 언급해주신 내용에서 들어보면 쿠바에서 의료 수준이 높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런 부분보다는 예방의학 쪽이 발달해 있고, 그리고 의사 양성을 많이 하는 데에 정부가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말씀이시죠?

◆ 최명호: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보통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는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이윤을 많이 올릴 수 있는 성형외과나 치과나 안과, 이런 쪽에 사실은 많이 몰리는 면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쿠바는 대체의학이나 가정의학. 대체의학은 치료적인 측면이고요. 의사들을 양성할 때는 내과나 가정의학과, 이런 쪽을 등하시하기 쉬운 쪽을 양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거 외에 백내장 수술이나 항암 등의 분야에서도 굉장히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거는 과장된 면도 있고, 또 미화된 면도 있습니다만, 이런 쿠바의 성과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지금 미국이 워낙 오랜 경제제재를 하다 보니까 쿠바 내부로 들어오는 의약품 수입도 불가능하고, 쿠바가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유명하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이런 것을 활용한 대체의약도 쿠바에서 많이 발달해 있는 것은 사실이죠?

◆ 최명호: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게 비슷하게 농업에서도 그전까지 쿠바는 사탕수수와 시가도 많이 수출합니다만, 사탕수수를 주로 수출하고, 다른 많은 것들을 수입해오는 구조였는데요. 경제 봉쇄가 이루어지고 나서 도시농업이나 이런 것도, 그다음에 무농약 농업, 이런 것도 굉장히 많이 발달했습니다. 비슷한 맥락인 거죠.

◇ 전진영: 그런 부분을 의료체계와 연결을 시켜서 산업이 발달하는 거군요.

◆ 최명호: 네, 그렇습니다.

◇ 전진영: 아까 교수님께서 언급해주셨는데, 쿠바의 의료시스템 중에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이 가정주치의 부분인데요.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병원과 쿠바의 병원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고 들었거든요. 우리나라는 개인 주치의라는 개념이 별로 없는데, 쿠바는 그런 게 있다는 거죠?

◆ 최명호: 네, 그렇습니다. 이게 지역민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일차 진료소 같은 개념으로 주치의라는 게 존재합니다. 물론 주치의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가, 일차 진료소의 수준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은 지역별로도 차이가 있고요. 물론 우리가 기대하는 것처럼 종합병원에 자기 이름을 대고 주민등록번호 대면 선생님이 알아서 누구야, 왔니? 이런 수준은 아니고요. 일차 진료소에 있는 의료진의 수준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계속 접촉을 할 수 있는 진료소가 가까이에 있다고 하는 것은 특히 의료 중에서 의약품을 쉽게 구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전진영: 나라의 상황에 맞게 어떻게 보면 의료체계가 잡힌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 최명호: 네, 그렇습니다.

◇ 전진영: 일차 진료소라는 게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생경합니다만, 그러면 우리나라와 비교를 하자면 동네 가정의학과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요?

◆ 최명호: 그렇죠. 동네의원 정도의. 그런데 제가 동네의원이라고 말씀을 드려서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의원 수준보다도 떨어집니다. 떨어지는데, 내가 편하게 갈 수 있는, 언제라도 가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가정의학과 정도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평소에 항상 그렇게 의사나 간호사가 나, 그리고 가족, 더 나아가서 한 마을을 꾸준히 돌보는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다고 하면, 아까 저희가 예방의학을 이야기했습니다다만, 병이 생기고 나서 사후에 치료하는 것을 중점을 두는 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뭔가 예방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보면 되겠네요?

◆ 최명호: 네, 그렇죠. 이것은 사실 경제적으로도 비용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현명한, 합리적인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이런 전 세계적인 전염병 사태, 코로나19 같은 상황이 터지면 이럴 때 쿠바는 어떻게 대응합니까?

◆ 최명호: 코로나19와 같이 아직 치료법이 발견되지도 않았고, 백신도 없는 이런 전염병이 발병되면 어떻게 되는가. 쿠바가 의료진을 파견하는 것과 달리 쿠바는 굉장히 치명적입니다, 그러면. 일단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는 검사할 수 있는 키트가 있어야 하잖아요. 지금 쿠바 또한 중국에서 수입한다, 쿠바도 봉쇄령을 내려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나올 수도 없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전염병이 돌게 되면 굉장히 취약합니다. 지금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브라질 정도가 코로나 확진자 순위에 올라와 있는 것 같은데요. 라틴아메리카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유럽보다도 더 따뜻하고, 스킨십도 많고, 이런 문화기 때문에 전염병이 발생하게 되면 굉장히 열악합니다.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증상들이 발생하면 아까 말씀하셨던 주치의들에 먼저 보고가 되겠죠. 그래서 격리나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는 것은 속도가 빠를 수 있겠습니다만, 방호복부터 비롯해서 전 세계 자동차를 만드는 나라가 몇 개 안 됩니다만, 전 세계 마스크를 만드는 나라도 몇 개 안 되거든요. 마스크 자체가 숫자도 별로 없고 해서 쿠바 또한 그렇게 안전하다거나 그럴 것이라고 예상하기에는 조금 어렵습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이런 전 세계적인, 백신도 없고, 연구결과도 많지 않은 이런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그러면 당연히 의약품이 수입이 안 되는 쿠바 내부의 상황은 당연히 열악할 수밖에 없고요.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쿠바 의료진들이 이른바 이탈리아 같은 그런 선진국의 의료진 파견을 하는 게 과연 괜찮은 일인가, 사실 이렇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 최명호: 이것은 일단 구분해서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쿠바 의료진의 이런 행위는 정말 숭고한 행위고, 박수를 많이 받아야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본 기사로는 이탈리아에 59명, 스페인에는 100여 명의 의사들이 파견됐다고 합니다. 더 잘 아시겠지만 유럽의 의료진들 중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확인해보니까 10~15% 정도의 의료진이 이미 감염되어 있었다고 하잖아요. 그 이야기는 뭐냐면 의사가 자기 진료소에서 진료를 했어요. 그전에 이미 코로나 환자가 있었는데 그냥 계절성 인플루엔자 환자로 본 거죠. 그러고 나면 우리나라에서 하는 것처럼 그 응급실 폐쇄를 해야 하고, 방역을 해야 하잖아요. 이렇게 되면 지역에서 병원 몇 개가 우리가 메르스 때 뼈아픈 고통을 겪었던 것처럼 봉쇄를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러면 지역의료가 마비가 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언어적인 한계는 있겠습니다만, 쿠바 의료진이 들어가서, 그다음에 지금 사실 의료진이 들어간다고 해서 치료법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들을 관리하는 쪽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쪽으로는 쿠바 의료진이 할 일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급하게 전화 연결 드렸는데 조언 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최명호: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최명호 부산외대 중남미지역대학원 연구교수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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