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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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선거는 전쟁중? '총선 격전지'도 대표적 나쁜 선거보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3-23 10:59  | 조회 : 1025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20년 3월 21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김언경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상임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선거는 전쟁중? '총선 격전지'도 대표적 나쁜 선거보도


<김양원 PD>
1)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대표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언경 대표>
안녕하세요.

<김양원 PD>
2) 지난 한주는 여야에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염두해두고 만든 비례정당 이야기로 정치뉴스가 많았어요. 각 당 공천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고요. 이제 정말 선거가 얼마남지 않았구나... 느껴집니다. 선거보도 모니터링 결과부터 이야기해볼까요?

<김언경 대표>
네, 말씀하신 비례정당 이야기로 선거보도 대부분이 채워지고 있고, 이 때문에 선거보도 보도량 자체는 많아졌지만 아쉬운 부분입니다.
일단 3월 9일(D-37)부터 3월 15일(D-31)까지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의 선거 관련 보도량은 지난주 대비 3.2%가 증가해서 총보도수 대비 비중은 10.8%였습니다. 방송사별 총선 보도량을 해당 뉴스의 총보도량 중 대비해서 보면 TV조선이 16.3%로 선거보도가 가장 높았고요. 가장 적은 방송사는 8.9%인 KBS1이었습니다. 그런데 MBC 9%, SBS 9.1%로 지상파 3사가 다 고만고만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지난주와 비교해서 보도비중이 가장 많은 방송사가 KBS1 5.3%였습니다.
그러니 전주에는 얼마나 적었는지 가늠이 되시죠.

<김양원 PD>
3) 총선 선거보도 비중이 가장 많은 곳이 이 정도. 코로나19 영향이겠죠. 선거보도를 나쁜보도, 좋은보도 이렇게 구분해서 모니터링하셨던데요?

<김언경 대표>
네, 지금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는 유익보도와 유해보도라고 볼 수 있는 보도를 체크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은 총선보도제작준칙을 가지고 만든 건데요. 유익보도는 정책공약을 제공한 보도, 비교평가정보를 제공한 보도, 사실검증 보도, 시민사회여론운동을 전한 보도, 신진후보 군소정당을 부각해준 보도, 시민질의 관련 논평, 선거법을 소개하는 보도 이렇게 총 8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선거보도의 특징은 이 유익보도 중에서 사실검증보도가 19건으로 확연하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이건 지난주 2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배가량 증가한 건데요. JTBC가 6건으로 가장 많고, MBC가 5건, 채널A가 3건을 보도했습니다.

<김양원 PD>
4) 유익한 보도 중에 사실검증보도가 늘었다는 건 좋은 소식이네요. 요즘 각 언론사들이 선거관련 팩트체크도 열심히던데요.

<김언경 대표>
네, 전보다 늘었는데, 그만큼 허위조작정보, 오보가 많다는 거겠죠. 사실검증보도에 팩트체크도 포함되었는데요, 별도의 ‘팩트체크’ 코너가 아니더라도 ‘사실검증 보도’에 해당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특히 MBC는 ‘정치적참견시점’ 코너를 활용해 사실검증을 시도했습니다. <정참시/코로나19 비상! 투표도 드라이브 스루?/공천용 삭발? 성적표 받아보니…>(3/10)에서는 승차한 채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를 이번 투표에도 도입하자는 제안을 ‘팩트체크’했습니다. MBC는 “외신 보도를 찾아보니, 2017년 캐나다에서 실제로 유권자 편의와 투표율 제고를 위해 ‘드라이브 스루 투표’가 시행된 적이 있다”면서 지난주 이스라엘 총선 사례를 언급하며 “(이스라엘) 선관위 직원들은 방호복 차림이고, 마스크와 파란 장갑을 낀 유권자는, 천막에서 투표를 진행하는 모습”, “이스라엘 투표율은 코로나19 와중에도 지난 선거보다 높았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김양원 PD>
5) 유익보도가 있었다니 다행입니다. 그렇다면 유해보도는 어떤건가요?

<김언경 대표>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는 유해보도를 총 11가지로 구분합니다. 가십이벤트성 보도, 단순중계 보도, 양대정당중심의 보도, 정치혐오조장보도, 전투경기표현보도, 지역연고주의 부각보도, 익명보도, 취재원은 넣었지만 따옴표 큰제목 보도 이렇게 구분하는데요. 지난주에는 선거 관련 보도 가운데 69건(49.6%)에서 유해보도 유형이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만 등장시켜 정당이나 후보자의 선거전략, 공천관련, 후보동정을 다룬 ‘양대 정당 중심’ 보도가 21건(30.4%)으로 가장 두드러졌습니다. 그 다음으로 ‘익명 취재원’ 등장이 18건(26.1%), 격전지, 치열한 전투, 게임 같은‘전투경기표현’의 사용과 ‘따옴표 큰제목’을 사용한 보도가 12건(17.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따옴표 제목 보도의 경우 언론사가 발언 당사자에게 책임을 미루거나, 인용을 통한 선정적인 표현이 많아서 문제가 됩니다.

<김양원PD>
6) 전체의 49.9%, 절반에 가까운 보도가 유해한 보도였네요.

<김언경 대표>
네, 이중에서 좀 사례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정치혐오조장 보도입니다. 이런 보도는 TV조선에서 3건, 채널A와 JTBC에서 각 2건이 있었는데요. TV조선은 <포커스/“비난은 잠시”…결국 비례정당 창당 추진>(3/9)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노리고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정하기 위해 당원 투표를 진행한 민주당을 두고 “아무리 정당의 목표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라지만 정치가 이렇게 망가져도 되는 것인지”라고 평가하며 민주당과 진보진영 정당들의 갈등 구도를 부각했습니다. 채널A는 <1명이라도 더…의원 꿔주기 검토>(3/12)에서 “욕하면서 닮아가는 걸까요”라며 리포트를 시작했는데,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한국당 창당을 비판했으면서도 연합정당에 참여하는 것을 비꼬기 위함이었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비판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언론사에서는 하나의 기준, 원칙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이 많죠. 그런데 그렇다면 과거에 자유한국당에서 비례 정당을 만들 때도 똑같은 기준을 가지고 비판했어야 해요. 같은 기준으로 민주당을 지적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민주주의의 확대, 유권자 선택 폭의 반영 등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질적 의미를 잘 설명하고 그렇기 때문에 비례용 정당 난립이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이런 지적들은 좋은 지적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요. 그냥 비아냥거리는 식의 표현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이런 보도들은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지 말자, 투표해서 뭐하냐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보도라는 거죠. 저는 정말로 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이 비례정당을 만들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질을 훼손하려는 행동을 한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해서 그것을 통해서 표심으로 드러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보도들은 그런 설명이 너무 부족해서 결과적으로는 정치혐오를 조장할 가능성이 매우 큰 보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정치 세력 간의 대결, 갈등을 보도할 때는, 양쪽 다 나쁘다면서 양비론을 펼치거나 선거판이 혼탁해지는 상황만 보여주기만 하면 정치혐오 보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고요. 그래서 저희가 분류했습니다.
이렇게 정치세력 간 갈등이나 대결을 양쪽 다 나쁘다며 양비론을 펼치거나 선거판이 혼탁해지는 상황을 보여주기만 한 경우 모두 ‘정치 혐오 보도’로 산정했는데요. ‘정치 혐오 보도’에는 계층이나 출신지역으로 갈등을 부추긴 정치권 발언을 받아쓰기만 한 보도들도 포함됐습니다. 이러한 보도들은 유권자의 비합리적 정서나 편견을 조장할 위험이 있는데요. 정치인의 문제적 행태는 받아쓰는 데 그치지 말고 정확히 비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양원 PD>
7)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유권자층이 중도층이라고 하잖아요. 어느 쪽으로 기울지에 따라 선거의 판세가 결정되기 때문일텐데, 말씀하신 정치혐오는 그야말로 아직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을 투표장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자제하셨으면 하고요.
이번에는 코로나19 관련한 보도들도 짚어보겠습니다. 저희가 꾸준히 다루고 있는데 코로나 관련 오보들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김언경 대표>
정말 하루 건너 나오면 다행이다 싶은데요. 15일 한국일보는 한 미국 하원 의원의 주장을 인용해 온라인 판에 <미국 FDA "한국 코로나키트, 비상용으로도 적절치 않다">라는 기사를 냈는데요. 이후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일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브리핑을 열어 사실관계를 정정했고, 보도자료를 내 "이 기사에서 소개한 미국 의회의 논의는 항체 검사법에 대한 것으로,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확진 검사에서 항체 검사법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어떠한 항체 검사법도 확진 검사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대한진단검사의학회도 담화문을 내고 해당 의원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에 <한국일보>는 기사의 제목을 바꾸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추가해 기사를 수정했으나, 비판이 가라앉지 않자 17일 편집국장 명의의 '독자 여러분께 알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해당 의원의 발언을 전후 맥락을 검증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도해 한국형 진단키트의 신뢰성 논란을 초래했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양원 PD>
8) 그래도 정정보도를 제대로 하긴 했네요.

<김언경 대표>
그렇더라도 FDA나 한국측 관계자에 확인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거야 말로 전형적인 따옴표 저널리즘이었습니다.

<김양원 PD>
9) 이런 걸 기자들은 크로스체크라고 하던데, 크로스체크가 제대로 안된 기사였네요. 강경화 장관 관련 문제기사들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김언경 대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영국 공영방송 BBC의 앤드루 마쇼에서 유명 언론인 앤드루 마와 화상인터뷰를 했습니다.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소개한건데요. 이 방송 이후 <한국경제>는 15일 온라인 판에 <BBC 출연해 '한국식 코로나 대응' 자화자찬한 강경화> 기사를 냈습니다. 한국경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BBC 인터뷰 내용을 요약하고 해외 반응을 소개한 뒤, '한 누리꾼'의 반응을 전하며 '국내 여론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고 단정했습니다. 하지만 방송 이후 이후 현지에서는 호의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고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상승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한 네티즌은 “우리가 한국의 외교부 장관을 몇 달만 빌려오면 안 될까”라던가, 다른 이는 “침착하면서 분별력 있다. 인상적인 리더십”(@Qi_To****)이라고 호평했고,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국 정부가 부럽다는 내용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강 장관이 자화자찬했다는 보도를 한 것이라서 비판의 목소리가 컸는데요. 결국 15일자 한국경제신문 온라인 보도는 홈페이지와 포털 사이트에서 모두 삭제되었습니다.

<김양원 PD>
10) 저희가 지난 시간에 미디어비평을 통해서 ‘의도적인 오보’에 대해 다뤘는데요. 이번 기사는 하나의 사실을 다뤘는데도 의도와 기사 방향이 이렇게 사실과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어느 때보다 속보, 특보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덕분에 뉴스 시청률도 높고요. 의도적인 오보가 아니라면 첫 번째도 사실확인! 두 번째도 사실확인! 세 번째도? 사실확인이 이뤄져야겠습니다.

<김언경>
특히, YTN처럼 속보를 다루는 매체에서는 늦게 발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겠지만 너무 속보에 연연해하지 말고 좀 더 차분하게 사실 확인된 보도를 내주었으면 합니다.

<김양원 PD>
지금까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대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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