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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중 숨진 쿠팡맨… “물량 압박감 크게 작용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3-17 08:10  | 조회 : 1556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3월 17일 (화요일)
□ 출연자 : 김한별 전국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

김한별 전국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
-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압박감이 작용해 
- 배송이 느려지면 이름에 색칠 돼 
- 비정규직이라는 불안한 고용환경과 물량 압박
-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중압감 크게 작용
- 방치하고 시스템 만든 쿠팡 충분히 책임 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지난 12일 새벽, 한 쿠팡맨이 택배 배송 중 사망했다는 슬픈 소식이 어제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사람들은 이 쿠팡맨의 죽음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업무가 과중된 탓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얼마나 쿠팡맨의 일이 힘들었길래 사실 지난달에 입사한 사람이 그렇게 안타까운 일을 당했을까 마음도 아픕니다. 쿠팡 지부를 산하에 둔 김한별 전국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님과 연결해 그 이야기 듣도록 하겠습니다. 부장님, 안녕하세요?

◆ 김한별 전국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이하 김한별): 네, 안녕하세요. 

◇ 노영희: 정말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12일에 사망한 쿠팡맨, 40대의 가장이었다고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소식이 늦게 알려졌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 김한별: 일단 고인 분께서 조합원이 아니신데요. 그리고 공교롭게 소속된 캠프라고 하는 것인데, 그 캠프에 조합원이 한 명도 없어서 저희도 뒤늦게 쿠팡맨들끼리 누가 돌아가셨더라, 이렇게 하면서 수소문을 통해서 저희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알려지는데 늦었던 것 같습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이분이 지난달에 입사했고, 3일 정도 교육을 마친 다음에 독립적으로 배송 업무를 시작했는데, 새벽 2시 정도에 배송하는 이력 추적이 중단됐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왜 그러지, 이상하게 생각해서 확인을 해봤더니 배송지에서 쓰러져 있더라, 이런 이야기였는데요. 배송하던 빌라의 계단에 쓰러져 있었고, 응급실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했다. 이런 이야기예요. 이 상황이 도대체 그 당시 어땠습니까?

◆ 김한별: 저희가 들었던 것은 10개 정도의 물건을 계단 통해서 배송지에 전달하려던 것이었고, 그 10개를 한 번에 들고 다닐 수가 없다 보니까 두세 번에 걸쳐서 나눠 계단에 오르락내리락 하던 찰나였던 것 같습니다.

◇ 노영희: 엘리베이터가 없는 오래된 빌라였다는 거잖아요?

◆ 김한별: 네, 그렇습니다.

◇ 노영희: 이런 곳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면서 무거운 물건을 들고 움직이다 보니까 이랬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너무 사실은 마음이 안타까우셨을 것 같아요. 배송하던 물품이 당시에 상당히 무거웠습니까?

◆ 김한별: 그것은 저희도 잘 모릅니다. 아직까지 확인된 바는 없고요.

◇ 노영희: 얘기를 듣기로는 쌀이나 생수 같이 아주 당연히 무거울 수밖에 없는 그런 물품을 엘리베이터 없는 곳을 통해서 옮기다 보면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들을 배달하시는 분들이 많이 하시는데요. 일반적으로 이런 무거운 물건들을 옮긴다고 하더라도 배송료를 따로 받거나 하는 게 있어요?

◆ 김한별: 그런 화물을 옮겨도 배송료를 따로 받지는 않고요. 다만 현장에서는 그런 물건들에 대해서 힘듦을 호소하고 있기는 합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소식이 알려지니까 댓글에는 무거운 물건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올려주든지 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던데요. 그런데 고인의 사인이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 어제 밝혀졌습니다. 심장질환 병력 때문이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을 수도 있는데요. 이것은 무슨 이야기인가요?

◆ 김한별: 저희도 확인 중에 있는데요. 질환이라는 것이 업무 스트레스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질환에 대한 설명이었던 것 같고요. 물량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지만, 업무 스트레스나 그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압박감이 많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노영희: 실질적으로 이분이 이 일을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됐고, 무거운 물건을 갑작스럽게 많이 옮기다 보니까 몸에 무리도 갔고, 본인 스스로도 집에 이야기하기를 쉬지도 못하고, 휴식시간도 없고, 화장실도 못 갈 정도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보면 많이 힘들었던 것 같기는 한데요. 이분이 쿠팡 노동자로 입사한 것은 정확히 언제였어요?

◆ 김한별: 2월 14일인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래서 2월 14일, 15일 교육을 받고, 16일부터 팀장, 이런 사람들하고 같이 처음 배송을 시작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노영희: 그러면 정말 딱 한 달 되셨네요. 

◆ 김한별: 네, 그렇죠.

◇ 노영희: 그러면 다른 분들에 비해서 물건이 많을까요. 처음 들어오신 분이기 때문에 조금 적게 주지는 않습니까? 

◆ 김한별: 쿠팡 회사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50%의 물량, 70%의 물량이 틀린 말은 아닌데요. 야간에 일하시는 분들이 2회전을 한다고 합니다. 2회전이 뭐냐면, 먼저 1회전이라고 하는 물량을 먼저 받고, 그 배송을 다 끝낸 다음에 돌아와서 두 번째 2회전 물량을 받고 나가는 건데요. 1회전 물량 때 70가구 정도 받았던 것 같아요. 저희가 들은 바로는. 그런데 70가구가 새벽 3시까지 시간제한이 걸려 있는 물량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그런 압박이 컸던 것 같습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쿠팡은 또 총알배송, 이런 것으로 유명한 회사라서 배송하시는 분들한테 시간을 엄수하라, 이런 식의 압박이 있군요?

◆ 김한별: 네, 그렇습니다.

◇ 노영희: 그러다 보면 실제 물건이 많거나 무겁거나 그 집에 사람이 없거나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조금 늦어지게 되면 스트레스가 엄청나겠습니다?

◆ 김한별: 그렇죠. 그렇게 스트레스가 많았을 거고, 또 15분 간격별로 확인을 할 수가 있어요. 관리자도 확인을 할 수 있는 거고요. 그래서 배송이 느려진다거나 하면 자기 이름에 색칠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눈으로 볼 수 있는 압박감들이 많이 작용했을 겁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경험도 별로 없는 분이 연세도 완전 청년은 아닌 상태에서 본인이 몇 시까지 이것을 꼭 배달해야 한다고 하는 그런 중압감을 느낀 상황에서 15분 간격으로 동선이 체크되면서 일을 잘하네, 못하네, 이런 게 확인이 되다 보니까 매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이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김한별: 네,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노영희: 그러면 쿠팡 택배 일이 기본적으로 다른 택배회사의 일보다도 조금 더 어렵다고 봐도 되겠습니까?

◆ 김한별: 특별히 어렵다고 하기는 뭐하지만, 일단은 쿠팡이 한 명당 부여되는 배송지의 넓이가 큰 편이고요. 그리고 쿠팡 플렉스라는 게 있는데, 이분들이 소형, 다소 쉬운 화물들을 배송한다고 치면, 쿠팡맨들이 말씀주신 것처럼 무겁고, 까다로운 물건들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노영희: 독립적으로 회사와 계약을 맺어서 하는 분들도 있기는 있는데, 이분 같은 경우는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초창기에 힘든 일을 도맡아서 하셨을 가능성이 크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이거네요. 그러면 쿠팡 택배는 다른 택배보다도 급여를 조금 더 많이 받거나 인센티브가 더 많아요?

◆ 김한별: 그렇지는 않습니다. 물론 직고용이라고 하는 안정감은 있지만, 급여 상 특별히 더 많이 받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 노영희: 그러면 쿠팡은 급여는 똑같고, 일에 대한 중압감은 훨씬 크고, 이런 상황이 되겠네요?

◆ 김한별: 그렇죠. 비정규직이라고 하는 불안한 고용환경에서 그런 물량 압박이 있다 보면 살아남기 위해서 어쨌든 소화해야 하잖아요. 그 안에서 또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중압감이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 노영희: 비정규직하고 정규직하고 차이가 많이 있습니까?

◆ 김한별: 일단 급여 차이가 있을 거고요. 문제는 비정규직이 계약직에 비해서, 또는 정규직에 비해서 고생을 조금 더 하시는 거라고 보시면 되거든요. 일하다가 쉬는 시간을 잘 못 쓰시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미리 출근해서, 출근시간보다 더 빨리 나와서 물건 적재한다거나 이런 일들을 하시는데, 무임금으로 일하시는 거죠. 그런 상황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노영희: 휴식시간도 마음대로 갖기가 어렵고, 출근도 빨리 해서 돈 안 받고 일도 적재도 해야 하고, 정리도 해야 하고, 그러면서 급여 차이도 있고, 이렇군요. 그런데 고인의 사망원인을 두고 쿠팡 측하고 노조 측에서는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거 무슨 말이에요?

◆ 김한별: 일단은 회사가 주되게 이야기하는 것은 법정근로시간을 지켰다, 그리고 물량을 다른 쿠팡맨들보다는 적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다른 입장이라기보다 회사가 일의 배치라든지, 압박감, 이런 것들이 쿠팡이 방치하고,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저희는 충분히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노영희: 일단 쿠팡 측, 회사 측에서는 일이 특별히 아주 많이 힘들었던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초창기이기 때문에 일을 많이 주지 않기 때문에 일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인 거고, 노조는 새벽에도 해야 하고, 밤에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힘든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과로. 즉, 일하다가 이렇게 된 거니까 이거는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입장이군요.

◆ 김한별: 네, 그렇습니다.

◇ 노영희: 그러면 코로나19 이후에 우리가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게 밖에 안 나가니까 물건 같은 경우도 집에서 배달 시켜서 받게 되고, 이러거든요. 실제로 코로나19 이후에 택배업 전체적으로 물량이 많아졌습니까?

◆ 김한별: 네, 저희 조합원들 통해서 계속 들리는 것은 정말 너무 힘들다. 물량이 너무 많아졌다, 이런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요. 실제로 배송 물량들을 보면 어떤 분들은 거의 2배 가까이 늘었어요. 그런데 그 편차는 조금 있습니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있고. 예를 들어, 대구·경북이 많이 는 지역 중 하나인 거고요.

◇ 노영희: 일단 물량 자체가 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이야기네요?

◆ 김한별: 그렇습니다.

◇ 노영희: 그러면 물량은 늘었는데, 운송기사라든가, 라이더 하시는 분들이라든가, 이런 분들도 그에 상응해서 뽑아야 하잖아요? 인력이 보강됐습니까?

◆ 김한별: 일부 인력이 보강되기도 했고, 회사가 이야기하는 쿠팡 플렉스가 대거 는 것으로 보이지만, 어려운 물건들을 쿠팡맨들이 해왔기 때문에 그런 물이라든가, 생필품들이 증가함에 따라서 노동강도도 같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노영희: 너무 안타까운 소식이어서 많은 애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게 엘리베이터 없는 집에 물건을 배달할 때에는 뭔가 새로운 인센티브를 주든지, 아니면 배송료를 많이 받든지 해야 한다, 또는 1회 배송 당 품목 개수는 정해야 한다, 또 생수라든가, 쌀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다른 방법으로 배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던데요. 이것은 어떻게 보십니까?

◆ 김한별: 그런 방법을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쨌든 배송이라고 하는 것은 소비자가 본인들이 가져가기 어려운 물건들을 가져다주는 것이 배송의 본질 서비스입니다. 그런 것이 한 축으로 있는 거고,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배송하시는 노동자들이 애초부터 이런 물량을 받을 때 회사 쪽에서 노동부담을 생각하고, 안배를 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물이 10개가 오면, 5개, 5개로 나눈다든가, 이런 식의 시스템이 구현되면 좋겠다고 보고 있고요. 인력충원은 두말 할 것도 없고요. 

◇ 노영희: 쿠팡 측에서는 앞으로 그러면 택배 기사 노동 안배를 위해서 어떤 노력 같은 것을 약속한 것이 있습니까?

◆ 김한별: 아직까지는 확인된 것도 없고, 회사에서 아직 이야기한 것도 없고요. 지금 저희가 교섭 중인데, 교섭 통해서 이야기가 오가고 하면 좋겠습니다.

◇ 노영희: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셔서 노동하시는 분들이 이런 불상사는 다시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한별: 네,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쿠팡맨의 사망에 얽힌 여러 가지 업계 관련된 얘기를 들었는데요. 김한별 전국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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