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김혜원·최승훈 / 손이 들려준 이야기들, 할머니의 손으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2-27 14:02  | 조회 : 462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할머니의 손’입니다. 

사람은 꼭 입으로만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몸짓이나 시선 같은 것으로도 우리는 늘 말을 하고 있습니다. 말은 정확하죠. 하지만 말은 기호이기 때문에 표현에 한계가 있어요. 지극히 섬세한 감정이나 생각은 말로서 표현하기가 오히려 어렵습니다. 

가령 사랑하는 마음과 같은 것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사랑해서 행복한 기분이 들 때도 있지만, 때론 사랑이 그리움과 겹쳐져 가슴이 아프거나 슬프기도 하지만. 똑같이 사랑하는 마음이지만 이것을 모두 구분해서 말로 표현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혜롭게 나이 든 사람들은 그런 마음을 눈빛에 담기도 하고,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령 할머니께서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손주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여기에 포함되겠죠.

어린이 그림책 『손이 들려준 이야기들』에는 모든 페이지에 손을 그린 그림들만 계속 등장합니다. 어떤 손은 과일을 따서 쥐고 있기도 하고, 낫이나 호미를 쥐고 있기도 하죠. 흙이나 풀을 쥐고 있기도 하고요. 모두 주름진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손입니다. 

삽자루를 불끈 쥐고 세상 풍파와 맞서온 손 이야기도 있고, 입 짧은 손자를 위해 읍내까지 가서 반찬거리를 사 들고 오는 손 이야기도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자식들 입에 음식 넣어주느라 바빴지만 이제 자신을 위해 고구마 껍질을 까는 손 이야기도, 야학에서 처음 배운 한글로 출가한 딸에게 안부 편지를 쓰는 손 이야기도 감동적입니다.

이 책은 몇 해 전 충남 부여군 송정마을이라는 곳에서 ‘그림책 마을 만들기’를 진행했을 때, 실제 이 마을 어르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여기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18장의 손 그림들은 모두 거칠고 투박하지만 따뜻하고 다정합니다. 그리고 이 손들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최승훈 화가의 그림은 그만큼 정교하고 문학적 완성도가 아주 높습니다.

단지 사람의 손일 뿐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저 손으로 무엇을 했을까?’,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일을 했을까?’ 마구 궁금해집니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 난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께 당장 달려가자고 조를지도 모르겠네요.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김혜원 작가가 쓰고 최승훈 화가가 그린 <손이 들려준 이야기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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