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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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밀알사랑의집 집단감염 "죽지 않기 위한 권리를 주장합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2-26 20:30  | 조회 : 1392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20년 2월 26일 (수요일)
■ 대담 :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칠곡밀알사랑의집 집단감염 "죽지 않기 위한 권리를 주장합니다" 

- 대남병원 코호트 격리, 단체 격리 과정서 코로나 악순환 유발
- 대남병원, 우한시의 2배 높은 사망률
- 차선책은 차선책이 아니다, 2층 분산 격리가 최선인가
- 장애인 시설, 면역력 약하거나 사회생활 불가능한 장애인 생활
- 정신과 폐쇄병동 감염관리현황 전수조사? 당장 코호트 격리 정책부터 해제
- 국가인권위원회 긴급 구제 신청
- 장애인 확진자들 무연고자 많아, 언론서 관심 갖지 않으면 소리 없이 죽어간다 
- 장애인 환자도 비장애인 환자와 똑같이 음압병상에 입원할 권리, 죽지 않기 위한 권리 주장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코로나19 상황, 이번엔 장애인 시설이 처한 문제를 중심으로 얘기해봅니다. 중증장애인 시설인 칠곡 밀알사랑의 집에서도 수십 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사망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한 분들이었죠.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에서도 전국의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에 대해 전수조사 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변재원 정책국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국장님?

◆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이하 변재원)> 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중증장애인 시설에서 확진자, 또 사망자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 놓인 근본적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 변재원> 일단 근본적인 원인은 시설에서의 환경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크게 두 가지로 설명드릴 수 있겠는데요. 첫 번째로는 시설 내에 있다 보면 약화된 신체 면역력을 갖게 됩니다. 예컨대 장기 입원된 대남병원 폐쇄병동 확진자의 경우 신체 기능이 약화된 중요 이유를 통해서 오랜 기간 동안 시설에 있다 보니 몸을 움직일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고, 신체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짐으로써 이 면역력 속에서 코로나가 확산되었다고 표현하는데요. 이는 의학계에서는 수용화 증후군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 같은 경우는 코호트 격리를 지금 정부에서 취하고 있는데요. 이 속에서 단체 감염이 코로나 악순환을 유발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대남병원 폐쇄병동 같은 경우, 병상 없는 6인 1실 침대에서 환자들끼리 코호트 격리, 즉 다시 말해 단체 격리되는 과정 속에서 코로나가 악순환되고, 계속 유발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이동형> 네, 정리하면 이런 거네요. 10년, 20년, 장기입원을 하다 보니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도 많고, 면역력도 떨어지고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집단적 격리를 하다 보니까 이런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 변재원> 맞습니다. 정확히 수치를 말씀드리면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의 경우 102명 중 100명의 환자가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며, 이는 98%의 감염률을 보이고 있고,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 관련자 114명의 감염자 중 7명이 사망한 것은 6% 이상의 사망률을 보이고 있는 거고요. 이는 우한시보다 2배가량 높은 사망률도 추측되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지금 대남병원 폐쇄병동에 있던 분들이 2층 일반병동으로 이동했고, 밀알사랑의집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23명도 의료기관으로 이송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그전에 있었던 시설보다는 훨씬 개선된 거 아닙니까?

◆ 변재원> 좋은 질문이십니다. 하지만 차선책이 최선책은 아니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따르면 청도 대남병원은 현재 치료가 보다 수월한 2층에 옮기기는 했으나 많은 환자들의 현재 상태가 굉장히 안 좋은데요. 속출하는 환자 중에 중증환자의 77%, 위중환자의 40%가 청도 대남병원 출신입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음압병동이 아니라 단지 2층에 분산시킨다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는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도 이들을 근본적으로는 다른 의료기관으로 분산시키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문제는 중증장애인 시설이라든가, 정신병동, 폐쇄병동이 칠곡이나 청도에만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전국에 다 퍼져있지 않습니까?

◆ 변재원> 먼저 현재 전국에 파악되는 장애인 시설은 1500여 개이며 그리고 3만여 명의 장애인이 시설에 격리되어 있는 것으로 2018년 기준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중증장애인과 지적장애인이 3만 명 중 2만 명, 즉 66%에 달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하거나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장애인들을 대부분 장애인시설에 격리시켰다고 판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어떤 대책을 정부에서 마련했으면 하십니까?

◆ 변재원> 네, 정부에서 마련해야 하는 대책은 단 하나입니다. 먼저 코호트 격리 정책을 해제해야 합니다. 코호트 격리 정책이라는 것은 집단적으로 수용시키는 격리 정책을 의미하는데, 현재 사망률과 확진율을 보면 모두 전 세계의 수치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는 코호트 격리 정책이 이미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코호트 격리를 해제하고, 그리고 면역력이 가장 약한 환자들을 중심으로 음압병동에 적극적으로 옮기는 것을 결정하는 결단력이 필요하겠습니다.

◇ 이동형> 일단 보건당국이 전국 420여 곳의 정신과 폐쇄병동 감염관리현황을 전수조사하겠다고 했는데요. 조금 늦은 감은 있습니다만 이 조치는 잘된 거 아닙니까?

◆ 변재원> 전수조사라는 것이 아시다시피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환자의 생명은 1분 1초를 다투고 있으며 오늘, 내일 중에 어떠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전수조사 후의 결단력이 아니라 당장 코호트 격리 정책을 해제하고, 이들에게 1인실, 또는 음압병상에 조치하여 더 이상의 사망을 막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그런데 지금 음압병상이 많이 모자라서, 특히 대구·경북에요. 걱정입니다.

◆ 변재원> 네, 맞습니다.

◇ 이동형> 그리고 또 하나 걱정은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과 병원직원들인데요. 모두들 지금 다 힘들겠습니다만, 중증장애인 시설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더 근무 여건이 어렵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 변재원> 현재 의료진과 병원직원, 그리고 장애인의 활동지원사의 경우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라디오 청취 중인 저희가 아무리 두려워한들 제일 두려운 것은 확진자를 직접 접촉하는 의료진과 일선 공무원입니다. 이들이 지치지 않도록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며칠 전에 나왔던 부실도시락 사태와 같은 것들은 결국 이들의 의욕을 꺾고, 이렇게 될 경우 감염 통제가 마비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여기에 대해 정부가 보다 일선 공무원, 그리고 의료진과 병원직원들의 케어에 신경 써야 할 것이 분명합니다.

◇ 이동형> 우리 언론도 그렇고, 중증장애인 시설이나 정신병동 문제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요.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국민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 변재원> 맞습니다. 그러나 지금 굉장히 다행인 것은 오늘을 기점으로 해서, 오늘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신청을 하였고, 그리고 이를 계기로 해서 언론의 관심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관심이 다른 사태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이유는 청도 대남병원을 비롯하여 장애인시설에 있는 많은 입소자들이 현재 무연고자이거나 가족이 없거나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언론에서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하면 이들은 소리 없이 죽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관심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청취자 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하시기 바랍니다.

◆ 변재원> 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주장하는 바는 하나입니다. 정부에 대해 비난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들, 비장애인 여러분들에 대해 비난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저희가 주장하는 것은 장애인 환자들도 비장애인 환자들과 똑같이 음압병상에 입원할 수 있는 권리, 1인 병실에서 케어받을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존중받을 수 있는 권리, 죽지 않기 위한 권리를 주장하는 바입니다. 많은 청취자 분들께서 비록 소외된 사건이지만 장애인 시설에 관한 문제에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 변재원> 네, 고맙습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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