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같이의 가치] 선진국도 부러워하는 한국 의료시스템, 장애인은 예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2-06 16:36  | 조회 : 539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같이의 가치] 선진국도 부러워하는 한국 의료시스템, 장애인은 예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건강 정보를 알려주는 뉴스가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가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관심이 없어서 모르는 것과 잘 몰라서 관심을 두지 않는 것. 비슷한 것 같지만, 엄연히 다른데요. 그동안 몰라서 지나쳤던 장애인 복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죠. 서울시립대 교수이자, 한국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할게요.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이하 이성규)> 안녕하세요.
 
◇조현지> 최근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 내에서도 보면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 만큼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는데요, 이사장님도 오늘 마스크하고 오셨죠?

◆이성규> 당연하죠. 마스크 착용은 필수 중의 필수입니다. 이제는 모두가 알고 계실 텐데요, 기본적으로 우리가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이 세 가지만 지켜도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데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바닥과 마디마디를 깨끗이 씻고, 기침예절도 옷소매를 이용하거나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위생적인 습관을 가지는 것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합니다. 청취자 분들 모두 건강관리에 유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조현지> 맞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무엇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관리가 중요해 보입니다. 이사장님, 이번 주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 건가요?

◆이성규> 오늘은 감기 바이러스 등 최근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무척 커지는 만큼 ‘장애인 의료시스템’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혹시 24시간 누워 있는 장애인은 병원에 어떻게 방문하고 있는지 알고 있나요?

◇조현지> 음... 119 구급차를 부르거나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성규> 심장마비 등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119 구급차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장애인은 급한 경우 사설 구급차를 이용하는데요, 이 경우 10㎞당 7만5000원. 이보다 먼 거리를 갈 경우에는 1㎞당 1,300원의 추가 요금이 붙습니다. 예를 들어 여의도에서 동대문으로 이송하는 데만 10만 원 이상의 이송료를 내야 하는 거죠. 장애인 콜택시의 경우에도 뇌병변이나 지체장애, 휠체어 이용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어 결국 휠체어조차 탑승할 수 없는 장애인 환자들에겐 허상과 같은 존재죠.

◇조현지> 장애인과 의료는 굉장히 밀접해 보이는데 실제 시스템은 장애와 무관한 거 같아요.

◆이성규> 맞습니다. 또한, 장애인 의료 보장 욕구는 빠른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요,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응답한 비율은 비장애인이 18.4%에 불과한 반면 장애인은 비장애인의 3배가량인 51.3%에 달하고요, 만성질환인 고혈압과 당뇨의 유병율도 전체 인구의 2배가량 높습니다.

◇조현지> 아무래도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건강 문제에 직면하는 만큼 의료에 대한 요구도 많을 텐데 왜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걸까요?

◆이성규> 먼저, 시설 접근성 측면의 문제가 있는데요, 장애인 환자가 병원까지 이동할 수 있는 교통체계나 편의시설이 굉장히 미흡합니다. 때문에 많은 장애인 환자들이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병원이나 규모가 큰 병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2017 장애인백서’(한국장애인개발원)에 따르면 서울시 한 개 구에 소재한 의료기관 160개를 조사한 결과, 병원 주출입구에서 진료실까지 장애인 이동이 가능한 곳이 13개(8.1%)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죠.

◇조현지> 사실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면 건강이 더 취약해면서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데요. 병원에 가서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또한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이성규> 맞습니다. 청각장애인이 병원에 가려면 수화통역센터에 미리 예약해야 하는데, 지역별로 통역사 1명이 적게는 100명, 많게는 900명 이상의 청각장애인을 담당하고 있고, 의료 수화 통역사가 상주한 병원도 손에 꼽습니다. 또, 시각장애인의 경우 검진표나 진단서에 있는 내용을 점자로 확인할 수밖에 없는데 대다수의 병원에서 이를 발급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조현지> 직접적인 소통이 안 되다 보니 오진이나 잘못된 처방을 내리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이성규> 실제로 척수 장애인 환자를 치료하던 중 척수 장애인 방광에 비장애인과 동일한 기압을 주입해 방광파열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었는데요. 이처럼 비장애인 환자와 동일한 처방으로 부작용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조현지> 예전에 장애인을 전담으로 하는 건강주치의 제도를 시행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요. 이러한 제도가 그런 부작용들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성규> 현재 거주 지역 내 장애인 건강주치의로 등록한 의사 1명을 선택해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는데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한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5월 30일부터 2019년 9월 30일까지 중증장애인 97만 명 가운데 0.08%인 811명만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주치의 교육을 받은 577명 중 주치의 등록까지 마친 의사는 316명, 실제로 주치의로 활동하는 의사는 87명으로, 사실상 의사와 장애인 모두에게 외면받는 유명무실한 상황이죠.

◇조현지> 그렇군요.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의료서비스가 굉장히 부족한 부분이 많아 보이네요.

◆이성규> 네, 사실 의료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사업이나 정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영국 같은 경우,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장애인 의료서비스를 갖춘 국가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먼저, 장애인만을 위한 별도의 보건의료전달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 ‘평등 진료’를 한다는 점입니다. 1948년에 국민보건서비스 ‘NHS(National Health Service)법’이 제정되면서 의료기관들은 평등의무, 평등계획, 평등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서비스 전달에서 장애인에게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없앨 수 있는 합리적 수단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조현지> 두 번째 특징은 무엇인가요?

◆이성규> 또 하나는 장애인이 살고 있는 거주지를 기반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거주지 근처에 있는 진료소 중 본인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진료소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 건강 교육, 금연 · 비만 상담, 예방 접종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해서 처방전 반복 발급이나 검진 결과를 열람할 수 있죠. 또한, 모든 전자 진료 기록이 공유되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을 때도 큰 어려움 없이 진료 기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현지> 이런 부분은 충분히 벤치 마킹해서 우리나라 장애인 의료 정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해 주신 다면요?

◆이성규>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받으면서 건강관리를 한다면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장애인에게 평등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지역의 의료 환경이 장애인이 쉽게 접근하고 다양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현지> 네, 오늘은 장애인 의료시스템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이사장님, 오늘은 어떤 노래 준비해 오셨을까요?

◆이성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이 의심될 경우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전화해야 하는데요,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 철저한 예방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빨리 전화하시라는 의미에서 다비치의 8282 신청합니다.

◇조현지> 네, 이 노래 들으면서 인사할게요. 지금까지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 걸음이 우리 사회의 장애인식을 바꾸는 거름이 되는 시간! <같이의 가치> 한국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 했습니다.

◆이성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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