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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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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엄마가 ‘승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2-04 10:07  | 조회 : 1573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2월 4일 (화요일)
□ 출연자 : 이현진 대한항공 승무원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대의원)

-승무원 집단 자체를 바이러스 보균자 취급하는 시선 있어
-아이 어린이집, 학원에서 보내지 말아달라는 엄마 승무원 있어
-승무원 엄마 직업 때문에 가족들이 피해...자제해줬으면
-비닐 장갑과 가림마스크만으로는 불안한 승무원들
-현장에서 일하는 승무원들에게 필요한 거 묻는 사람 없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 공포감이 퍼지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데, 사실 그런 공포감이 일부 승무원들에게도 향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엄마가 승무원이다, 이렇게 말하니가 등원을 시키지 말아 달라는 연락을 하기도 했다는데요. 불안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아이들까지 잠재적 보균자 취급을 받는 승무원들의 마음은 어떨까. 참 저희도 안타깝습니다.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대의원이신 이현진 승무원,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현진 승무원님, 나와 계시죠?

◆ 이현진 대한항공 승무원(이하 이현진): 안녕하세요, 이현진입니다.

◇ 노영희: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업무를 수행하는 승무원 여러분들이 참 많이 고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미안하기도 하고 그런 심정인데요. 또 주변 시선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이야기도 들리더라고요. 승무원 분들은 옷차림이나 머리모양만 보더라도 직업을 알아챌 수 있는데,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에 혹시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다든가, 힘들다든가 이런 게 있으실까요?

◆ 이현진: 글쎄요, 시선에 대한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저도 그런데 저희 아이들 학교나 학원에서 제가 승무원이라는 걸 대부분 다 알고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좀 아무래도 이번 사태 이후에 좀 승무원들 아이들한테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간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승무원은 아이 데리러 가서 다른 학부모님이 ‘승무원 아니세요?’라고 물어봤는데 ‘저 중국 다녀오지 않았습니다’라고 지레 그냥 겁먹어서 대답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일 겪으면서 좀 그냥 별 일 아니고 중국 다녀오지 않은 승무원들도 많은데 승무원이란 집단 자체를 너무 바이러스 보균자 취급하는 마음들이 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노영희: 혹시 우리 이현진 승무원께서는 자녀가 있으실까요? 아이들이 어떻게 됩니까, 나이가?

◆ 이현진: 네, 네. 나이 지금 한 명은 14살 됐고요. 둘째는 13살 됐습니다.

◇ 노영희: 지금 그러면 초등학생 중학생 정도 될 것 같은데, 학교에서 혹시 자녀분들에 대해서 엄마가 승무원이니까 너희 좀 어떻게 해라, 이런 이야기를 들었단 이야기가 있던가요? 

◆ 이현진: 학교에서는 딱히 그런 이야기는 없는데요. 이제 그냥 일반적으로 저희 학교에서 중국을 다녀온 적이 있는지, 가족들이 중국에 체류한 적이 있는지, 그런 설문지는 한 적이 있습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지금 어쨌든 자녀분들은 어느 정도 큰 아이들이어서 다행인 것 같은데. 사실 어린아이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기도 하고, 학원에 나오지 말아달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이러면서 좀 힘들어하시는 승무원 어머님들도 계시다고 하던데 어떻습니까?
   
◆ 이현진: 네, 네. 물론 일부이긴 할 것 같은데 들려오는 얘기가 아이 어린이집이나 학원에서 엄마가 승무원인데 아이 보내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신 곳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린이집의 입장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닌데 저희 아이들이랑 다르게 너무 어린 아이들이다 보니까 나오지 말라고 하면 대책이 승무원들은 없어서. 아이들이니까 누군가는 봐줘야 하는데 그렇다고 저희 직업상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거기 때문에 갑자기 휴가를 낼 수 없고, 연차를 수시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좀 그런 점이 많이 아쉽고요. 엄마 직업 때문에 솔직히 가족들이 피해를 보는 거잖아요. 그런 것에 대해서는 좀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 노영희: 혹시 아이들도 너희 엄마 승무원인데 나오지 마, 이렇게 친구들이 이야기한다든가 이런 것 때문에 혹시 좀 상처받거나 이런 이야기는 없던가요?

◆ 이현진: 저희 아이들은 아직까지는 그런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제가, 저도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아무래도 중국 다녀온 승무원들이랑 같이 일도 하고 공항을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그래서 아이들이 나가거나 할 때 좀 마스크 착용이나 손씻기 같은 것들 교육시키고 좀 착용했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편이긴 합니다.

◇ 노영희: 아이들도 좀 힘들 수 있겠군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렇다면 항공사 측에서 승무원 분들의 안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뭔가 조치를 취해줘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은 어떻습니까?

◆ 이현진: 승무원들에 대해서 적극적이다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마스크 착용하고 장갑 착용에 대해서 자율적으로 착용해라, 라는 지침이 내려오긴 했습니다. 그리고 1월 31일부로 중국 전 노선 서비스에 대해서 용기를 일회용화하고 다녀온 이후에 사용했던 물건들을 다 전량 폐기하는 걸로 지금 바꿔서 공지가 나긴 했는데요. 승무원들 사이에서 아무래도 적극적으로 조치를 하려면 차라리 승객들한테 안내를 하고 서비스를, 일부 서비스의 경우에는 안 해도 되는 게 아닌가라는 이야기도 나오기는 하고요. 일부에서는 차라리 방역복 입고 우한을 다녀오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기는 합니다.

◇ 노영희: 차라리 거기 갔다오는 게 낫겠다, 이런 이야기까지 하신다고요?

◆ 이현진: 네, 네. 왜냐면 우한 전세기에서는 방역복을 입고 일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현재 다른 노선에서는 일회용기를 다 파쇄한다라는 것 말고는 승무원들이 그냥 마스크나 장갑 착용으로만 서비스를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불안은 하죠, 승무원들이.

◇ 노영희: 그리고 요즘에 마스크 대란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품귀현상이라는데 승무원들께는 그래도 제대로 공급이 되나 봅니다?

◆ 이현진: 일단 전 노선, 중국 노선에서 전 노선으로 확대돼서 100개 정도 마스크가 탑재되긴 하는데요. 이게 기종에 상관없이 100개이다 보니까 좀 큰 기종들의 경우에는 모자란 경우도 있고. 그리고 일반 안면 마스크로 탑재가 되고 있기 때문에 승무원들 거의 대부분이 KF 수치가 있는, KF80이나 KF94 마스크를 사서 개인적으로 착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노영희: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공급하는 마스크가 부족한 경우도 있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마련하는 상황이 됐다.

◆ 이현진: 네, 네. 그리고 비말로 감염된다고 하는데 그냥 일반 안면 마스크가 비말을 막아준다는 그런 것에 대해서 좀 불안감이 있지 않나 합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그리고 또 사실 출입국 수속을 담당하시는 업무들을 하시게 되면 접촉하는 사람 수가 엄청나게 많잖아요. 지상직원들도 사실 많이 힘드실 것 같아요. 어때요? 

◆ 이현진: 지나가다가 안 그래도 지상직원 분 중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하시는 분이 계셔서 제가 마스크를 왜 안 쓰시냐고 여쭤봤더니 지급되는 마스크가 인원수에 맞지 않아서 후배들한테 먼저 쓰라고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은 좀 안타깝지 않나. 좀 인원수 파악을 제대로 해서 지급을 해야 맞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비닐장갑의 경우에도 이분들이 아무래도 짐 태그나 이런 것들 접착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용이 좀 불편함이 많아서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고, 게이트 직원들의 경우에는 여권이랑 탑승권을 같이 검사해야 하잖아요. 그것 때문에 좀 많이 불편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비닐장갑이. 여직원의 경우에는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많이 크기 때문에 더 불편해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 노영희: 일부 병원에서 진료 예약을 할 때 의료기관 전산시스템에 보면 승무원들이 해외 국가 어디어디 갔다 왔다, 이런 게 확인되기 때문에 진료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도 들리던데 맞습니까?

◆ 이현진: 예, 저도 기사 보고 많이 놀라긴 했는데요. 예전 메르스 사태 이후에 중동 지역 다녀온 사람의 경우에는 본인한테 메시지가 가고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열이 있거나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보건당국에 신고하도록 그렇게 시스템화 되어 있는데요. 그게 지금 중국 노선에도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기사를 보고 주변에 간호사분으로 일하시는 분이 계셔서 그분한테 여쭤봤더니 입국하고 14일 이후에 진료를 받으러 다시 오라고 안내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그런 입국 이력이 조회되는 걸 보면 정부의 지침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 노영희: 그럼 너무 서러웠겠어요. 그런데 지금 승무원으로서 근무하시면서 혹시 아프시거나 뭔가 조금 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걱정하시거나, 이런 분들도 계십니까?

◆ 이현진: 제 주변에는 딱히 현재까지는 없는데요. 우려의 목소리가 많죠. 아무래도 저는 주변에 아이 있는 승무원들이 좀 많다 보니까 나도 중국 갔다 왔는데 혹시나 내 아이들한테 감염되지 않을까 많이 걱정된다, 이런 이야기는 있습니다.

◇ 노영희: 요즘 무증상 감염 이야기가 나오면서 결과적으로는 공항에 들어오시고 나가시는 분들, 승객분들이 증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혹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듣긴 들었거든요.

◆ 이현진: 네, 아무래도 그런 뉴스가 자꾸 나오니까 걱정은 많이 되죠.

◇ 노영희: 그러면 지금 이현진 승무원께서는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대의원이시란 말이에요. 직원연대지부잖아요. 그러면 직원들하고 회사 간에 뭔가 좀 협의를 한다거나,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얘기되거나 같이 협력하고 이런 게 있습니까?

◆ 이현진: 지금 현재까지로는 저희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뭔가 조치를 이렇게 이렇게 하자라는 대책이 빨리 나오는 편이 아니었고 제대로 공지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서 저희도 회사에 요구서도 보내고 성명서도 발표하고 하긴 했는데요. 그런 것들이 있은 이후에 좀 조치가 이뤄지다 보니까 좀 늦은 감이 많았던 것 같고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정부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고 노동자들한테 필요한 게 뭔지 먼저 물어봐서 필요한 것들을 조치를 해줬으면 좀 대처가 좀 더 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노영희: 그러면 지금 제일 필요하신 게 뭐예요?

◆ 이현진: 방역대책이죠, 아무래도. 저희 제대로 된 마스크를 좀, 승무원들은 솔직히 업무상으로 지금 현재로는 마스크나 장갑 같은 것이 안전조치에 해당하는 걸로 생각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승무원들에게 안전용품을 제대로 지급해야 할 것 같고요. 승무원들에게뿐 아니라 공항 직원들 전체에 해당하는 얘기일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을 제대로 지급하고, 좀 방역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조치가 어떻게 어떻게 이뤄지고 어떻게 된다는 것을 정보를 좀 공개적으로 바로바로 알려주셨으면 좋겠고요. 정부 쪽에서도 솔직히 마스크의 경우에는 기내에서는 승객들한테 어떤 일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서 드리는 거기 때문에 기내에서 착용하는 것보다는 일단 공항에서 착용하고 오는 게 더 낫지 않나 싶거든요. 출입국 수속을 할 때나 아니면 티켓팅을 할 때 공항에서 필요하신 분들에게 지급하는 방향으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현진: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대의원 이현진 승무원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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