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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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성전환 하사 전역, 국방부 팔짱 끼고 관전 비겁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22 20:02  | 조회 : 2676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19년 1월 22일 (수요일)
■ 대담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군인권센터 "성전환 하사 전역, 국방부 팔짱 끼고 관전 비겁해" 


◆ 변희수 부사관> “저는 제5기 전차조종수 하사 변희수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이 나라와 국민을 수호하는 군인이 되고 싶은 것이 꿈이었습니다.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부사관으로 임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힘들었던 고등학교 시절 남성들과의 기숙생활도 이겨 넘기고 가혹하셨던 부사관학교 양성과정도 실무부대에서의 초임 하사 영대대기 또한 이겨내었습니다. 정신적으로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젠더 디스포리아로 인한 우울증 증세가 공무를 계속하는 동안 하루하루 심각해지기 시작하였으며 너무 간절한 꿈이었음에도 이대로라면 더 이상 군 복무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의 마음은 제가 스스로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임계치에 다다랐고, 성별 정정 과정을 거치겠노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제게 그 기운을 주십시오.”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휴가 중 성전환 수술을 받고 변희수 부사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희 방송 시작 직전에 군인권센터와 당사자가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 일부를 들었고요. 휴가 중 성전환 수술을 받고 온 남성 하사에 대해 오늘 육군이 전역을 결정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해당 부사관에 대한 전역 심사를 3개월 뒤로 연기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만, 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건데요. 군인권센터 김형남 사무국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봅니다. 사무국장님?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하 김형남)>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육군은 군인사법 등 관계법령상 기준에 따라서 계속 복무할 수 없다고 했는데, 육군 결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형남> 지금 오늘 이름을 공개했으니까요. 변 하사님이 트렌스젠더 수술을 해서 더 이상 남성의 성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게 심신장애 사유인데요. 그러니까 사실상 신체가 여성이 된 분한테 남성 성기가 없다고 전역을 시킨 모양새가 된 거예요, 오늘 결정으로. 그렇기 때문에 사실 상식적으로 이게 온당한 판단인가에 대한 부분에 심각한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 이동형> 변 하사는 지금 여군으로 바꿔서 군 복무를 계속 이어나가겠다, 이런 생각입니까?

◆ 김형남> 네, 본인은 여군으로 계속해서 지금 변 하사가 전차조종수를 하고 있거든요. 전차조종수 같은 경우는 이미 여군들이 진출한 분야입니다. 그래서 본인이 하던 일을 그대로 계속하면 되는 거고, 특별히 그밖에 군에서 준비를 하거나 행정상의 소요가 들거나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이동형> 제가 언론 보도를 보니까 어쨌든 군대는 단체생활을 하는 곳인데, 변 하사를 제외한 다른 여군들이 변 하사와 함께 생활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이런 보도가 있었는데요. 그것은 혹시 확인해보셨습니까?

◆ 김형남> 보도를 보시면 여군들이 환영한다고 하는 보도도 있고, 여군들이 불편해한다는 보도도 있고, 사실 그런데 이런 보도들이 지금 국방부나 군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작성되는 건데요. 이것은 조금 비겁한 일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트렌스젠더가 군 복무를 하면 당연히 생소하고, 없던 일이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없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예를 들면, 화장실을 사용하는 문제라든가, 이런 현실적인 상황들에 부딪히는 것들이 있을 텐데요. 이것은 국방부에서 책임을 지고 해결해나가야 하는 부분인 거지, 여군과 트렌스젠더 군인이 갈등을 일으킨다는 식으로 관점을 이동하는 것은 국방부는 팔짱 끼고 쳐다보고 지금 군 조직 구성원들끼리 갈등을 일으키는 것처럼 모양새를 만드는 것은 비겁한 행태인 거죠.

◇ 이동형> 일각에서는 성전환수술 이후에 한동안 진료나 관리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는데, 군인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불편함을 초래하지 않겠느냐,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 김형남> 네, 본인이 지금 원래대로 하면 내일이 퇴원 날짜입니다. 그동안 한 달 간의 회복과 요양 기간을 다 거쳤고, 지금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의사도 트렌스젠더 같은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호르몬 치료만 잘 받으면 보통의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군 복무를 하는 것에도 크게 문제가 있거나 이렇지 않습니다. 수많은 트렌스젠더들이 수술을 하고도 우리 사회에서 지금 사회생활을 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변 하사님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 이동형> 오늘 변 하사의 기자회견에 함께 계셨습니까?

◆ 김형남> 네, 함께 있었습니다.

◇ 이동형> 육군의 결정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요?

◆ 김형남> 변 하사님 같은 경우는 사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군을 본인은 믿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본인이 소속된 여단이나 군단에서 그동안 본인에게 국외여행을 허락해서 수술을 한다는 사실도 다 허가를 해줬고, 본인이 수술을 하기 전에도 트렌스젠더인 것 같다는 정체성을 밝혔을 때 오히려 지지하고, 응원해줬고, 계속해서 같이 복무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육군 본부에 제출했기 때문에 변 하사님 같은 경우는 군에 대한 신뢰가 두텁게 남아있던 사람입니다. 이렇게 나를 배려해주고, 보듬어준 군이 설마 나를 내쫓겠어, 라는 생각을 하신 건데, 오늘 결정으로 인해서 배신감을 많이 느꼈다고 하셨고, 본인은 복직을 하기 위해서 이후에 인사소청이나 행정소송에 이르기까지 끝까지 군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로 밝히셨습니다.

◇ 이동형> 법정 대응 계획도 하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 김형남> 네.

◇ 이동형> 아마 군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고심을 한 듯한데요. 혹시 해외 사례에 비슷한 예가 있습니까?

◆ 김형남> 해외에는 약 20여 개 국가가 트렌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우리랑 혈맹이라고 하는 미군도 트렌스젠더 군인이 복무를 계속하고 있어요, 지금도.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이때는 막겠다고 했지만, 미 연방 내에 있는 항소법원들에서 이게 다 위헌 결정이 나서 복무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외에서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닌, 그리고 이분 같은 경우는 어차피 간부이기 때문에 해외 사례와 견주어서 어떻게 하면 트렌스젠더가 군 복무를 계속 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데 국방부가 이것을 안 했다는 거죠.

◇ 이동형> 이런 것은 어떻습니까? 지금 남군으로 입대했기 때문에 제대를 하고 다시 여군으로 시험을 쳐서 입대하는 방법은 없습니까?

◆ 김형남> 현재 법령 규정상에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군이 지금 세계적인 보건 기준이나 우리나라 정신 의학계에서도 더 이상 트렌스젠더들을 질병이나 정신질환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것을 성별 불쾌감이라고 해서 증상 정도로 보는 것이지, 예전에는 이것을 장애라고 봤는데 더 이상 그렇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 군은 아직도 입대를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트렌스젠더를 장애라고 규정에서 성주체성 장애로 규정합니다. 그래서 애초에 입대를 할 수 없게 막아놨어요. 트렌스젠더인 사람들은. 복무를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또 규정이 없습니다. 정체성이라는 것은 내가 갑자기 깨닫고, 나면서부터 가지고 있고, 이런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복무를 하다가 이번에 변 하사처럼 정체화를 하게 된 사람의 경우에는 규정이 없는 상황인 거죠. 그런데 애초에 입대 자체가 트렌스젠더는 막혀 있기 때문에 여군으로 전환해서 입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인 거죠.

◇ 이동형> 변 하사 같은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서 남성 성기에서 여성 성기로 바꾼 상태인데, 군대에 입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성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군 입대가 불가한 겁니까?

◆ 김형남> 그렇습니다. 성주체성 장애라고 해서.

◇ 이동형> 그러면 변 하사는 어떻게 입대를 하게 된 거죠?

◆ 김형남> 그 정체화라는 것은 입대하기 전에 이루어진 게 아니고 본인이 트렌스젠더라는 것을 인정하고, 정체화한 것은 이후의 일이기 때문에, 이게 본인은 오늘도 변 하사가 이야기를 한 것이 어렸을 때부터 본인이 보통의 남성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잘못됐다고 본인이 자책을 하면서 여러 가지 혼란의 시간을 보냈던 것이 유년기의 시간이었고, 본인이 군 복무를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기 때문에 부사관 학교를 나오셨거든요, 고등학교부터요. 입대를 하는 과정에서는 이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 복무를 계속 하다 보니 본인의 신체적인 성과 정신적인 성이 불일치하는 것에서 오는 우울감이나 이런 게 군 사회생활을 하면서 심화가 됐고, 이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러서 정신과 상담을 받기 시작했고요. 그러면서 수술까지 가게 되는 상황이 온 거죠.

◇ 이동형> 알겠습니다. 군에서 처분했던 것을 되돌리지는 않을 것 같고, 결국은 소송전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지켜보겠습니다. 다른 이야기도 여쭤보죠. 최근 군에서 또 가혹행위 사건이 터졌는데요. 해병대의 한 병사가 후임에게 잠자리를 산 채로 먹으라는 가혹행위를 했다고요?

◆ 김형남> 네, 그렇습니다. 해병대에서 선임 병사가 여럿이 같이 작업을 나간 현장에서 잠자리를 잡아다가 입에다가 넣고 먹으라고 몇 분 동안 강요를 했던 사건이고, 이것뿐만 아니라 당일에 성희롱이나 폭언 같은 것들도 있었고, 이후에도 가혹행위나 이런 것들이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주변에 다른 해병대 전우들이 많이 보고 있었는데, 이 상황을 제지하는 병사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 이동형> 해병대뿐만 아니고 다른 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구타, 가혹행위, 성희롱, 성추행, 이런 부조리가 잊을만 하면 터진단 말이죠?

◆ 김형남> 그렇습니다.

◇ 이동형>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 고쳐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뭘까요?

◆ 김형남> 계속해서 노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군도 많이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군이 인권문제를 대하는 게 이것은 목표 달성을 하는 작전하고는 다르지 않습니까? 인권문제라고 하는 것은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링을 하고, 계속해서 교육을 통해서 구성원들의 생각을 바꿔내고 이런 과정들이 있어야 지켜질 수 있는 건데요. 군 같은 경우는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인권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잊을 만하면 사건이 자꾸 터지는 건 어느 순간 방심을 하게 되면 자꾸 이런 일들이 터져 나오고, 알려지게 되고,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죠. 

◇ 이동형> 저도 군대 있을 때 꽤 많이 맞았는데, 지금 25년이 지났습니다만, 가끔 꿈에서 나타나서 깜짝깜짝 놀란단 말이죠. 그때 장면이요. 분명히 트라우마 같은 게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피해를 당한 병사가요.

◆ 김형남> 네, 그렇죠. 트라우마가 되게 심한 상황입니다.

◇ 이동형> 수도병원에서 심리상담도 받았다고요?

◆ 김형남> 네, 피해자 같은 경우는 PTSD가 의심되는 상황이고, 어떤 이번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어떤 정신과적인 질환들이 발생해서 전역했습니다. 가해자 같은 경우는 아직 군 복무를 하고 있죠.

◇ 이동형> 그러면 피해자는 전역을 한 상태고, 가혹행위를 한 선임병사는 군 복무를 계속해서 하고 있고. 재범 우려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면?

◆ 김형남> 그렇죠. 그래서 지금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해서 고소를 할 수 있도록 군인권센터에서 법률지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이것도 역시 병사 개개인한테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고 제도적으로, 시스템으로 바꿔야 할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형남> 네, 제도적으로 당연히 접근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을 것이고요. 군이 계속해서 노력을 하는 부분을 평가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어떤 인권문제라는 것은 계속 현재진행형으로 접근해야지만 계속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라는 부분에 있어서 군이 의식을 달리 하고 앞으로도 이런 인권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노력을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라고 봅니다.

◇ 이동형> 군대에서도 끊임없이 인권 교육 같은 것은 하고 있는 것이죠?

◆ 김형남> 네, 교육은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김형남>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군인권센터 김형남 사무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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