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뉴트로’ = new + retro ‘뉴트로’ 감성의 결정체, 양준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17 16:41  | 조회 : 2049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헌식 문화평론가,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뉴트로’ = new + retro ‘뉴트로’ 감성의 결정체, 양준일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매주 금요일, 토론 아니고 수다로 함께합니다. 오늘 트렌드 수다 떨어보는 시간이에요. 김헌식 문화평론가, 그리고 마크로밀 엠브레인 윤덕환 이사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이하 윤덕환)> 네, 안녕하세요. 

◆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오늘 첫 번째 주제로 바로 들어가죠. 첫 번째 주제를 나타내는 노래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양준일 씨가 부른 ‘가나다라마바사’예요. 오늘 주제가 세종대왕은 아니고요. 양준일입니다. 양준일 신드롬, 이거 어떻게 봐야 할까 싶은데, 일단 양준일이 누군지 소개를 해주실 분이요?

◆ 김헌식> 사실 옛날 세대보다 지금 세대한테 인기가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잖아요. 사실 91년도에 발매했던 앨범이죠? ‘겨울나그네’ 그 안에 ‘리베카’라는 곡이 있고, 지금 들으신 ‘가나다라마바사’는 전 곡인 ‘리베카’를 설명하는 거예요. 여기서 약간 앞서갔다는 느낌이 들죠. 예를 들면 리베카에 대해서 잘 모를 수 있잖아요. 내 노래가 뭔지 알아? 내가 누군지 알아? 이런 식으로 곡을 만들어서 곡을 부르고 다녔다는 거예요. 요즘에는 그렇게 시도를 잘 하지 않거든요. 그런 점들이 앞서갔다는 이야기를 듣는데요. 91년도에 나와서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사라져서 요즘에 많이 유행하는 ‘온라인 탑골공원’에서 부활을 하셨어요.  

◇ 김혜민> 양준일이라는 가수에 대해서 평론가님이 설명을 해주셨는데 91년도에 ‘리베카’라는 곡을 냈어요. 91년도에 데뷔를 했으니 나이가 69년생, 올해 쉰둘이죠. 그런데 양준일 신드롬이라고 부를 만한 일들이 일어나는 게 나이도 그렇지만 91년도에 이 싱글 앨범을 내고 그냥 사라진 거잖아요?

◆ 김헌식> 사라졌다기보다 불가항적인 조건과 상황 때문에 일종의 ‘강퇴’를 당했다고 해야 할까요? 팬이 그렇게 이야기했다는 거 아니에요. 나는 너 같은 사람이 싫어, 왜 여기 와서 공연을 하는 거야, 라는 발언까지 했어요. 그게 뭐냐면 그 당시에는 해외파들이 국내에 와서 활동을 했었어요. 또 기획사에서도 그것을 거꾸로 상품으로 판매를 했던 적이 있어요. 해외 교포, 또는 해외에서 대학 다니고 왔다고 하면 뭔가 상품이 있는 것처럼 포장을 하다 보니까 한쪽으로는 못마땅해 하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런 못마땅해 하시는 표현들을 직격탄으로 양준일 씨에게 했고, 또 그 뒤에 앨범을 냈는데 그게 일종의 속임을 당해서 활동을 못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고요. 그리고 미국에 가서 서빙을 하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지게 되면서 하나의 스토리가 양준일 씨의 주목과 복귀에 작용을 했죠. 

◇ 김혜민> 잊힌 한 명의 가수가 아니라 양준일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상징적 의미가 지금 우리 사회에, 우리 시대에 던져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지금 양준일 신드롬이라고 불리는 거예요. 어떻게 보세요?

◆ 윤덕환> 지금 생각해보니까 평론가님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미안하더라고요. 왜냐하면 그분이 한국말을 잘 못하시는 분이 나와서 했을 때 제가 되게 싫어했었어요. 

◇ 김혜민>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한국에 와서 노래를 부르는 거야, 이런 약간 우리 사회의 폐쇄적인 분위기, 이런 것들이 이 사람에 대한 반발이나 그런 마음으로 표현된 거군요.

◆ 윤덕환> 지금은 저희 입장에서는 약간 죄책감까지 느낄 정도로 미안함이 있습니다. 이분에 대해서.

◇ 김혜민> 이런 마음이 신드롬을 가지고 오게 한 기본적인 베이스일까요?

◆ 윤덕환>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이분이 재발견된 과정이 되게 의미가 있는데 여기 보면 ‘탑골공원의 GD’라고 해서 발견이 됐잖아요.

◇ 김혜민> 그런데 여기에서 잠깐만요. 온라인 탑골공원, 이 용어 설명을 먼저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 김헌식> 네, 온라인 탑골공원이라는 것은 풀어서 설명을 해보면 일단 탑골공원이라고 하면 어디냐면 종로에 있는 공원이잖아요. 거기에 주로 어르신들이 많이 가셨잖아요. 그래서 온라인 탑골공원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어르신들이 갈 만한 온라인 공간인데, 여기서 어르신이라는 건 아주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 아니고 3,40대 정도 되시는 분들이 온라인에서 방문하는 곳. 그런데 그곳에 가면 일종의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의 노래들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죠. 처음에는 방송사들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나온 영상들, 이런 것들이 올라가 있었고, 그래서 거기에서 예전 세대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재발견이라기보다 향수를 누리는 곳이고요.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완전히 발견이죠. 이런 사람도 있었나? 이때 이런 노래가 있었나? 하는 것을 마치 채굴하듯이 볼 수 있기 때문에 화제가 많이 됐고요. 이곳을 온라인 탑골공원이라고 하고, 이 중심에 탑골 GD라고 하는 양준일이 아이콘이 된 거죠.

◇ 김혜민> 지금 온라인 탑골공원이라는 게 예전의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었고, 거기에서 양준일의 예전에 외면받았던 노래가 여기에서 발견됐다, 그 이야기인 거죠?

◆ 윤덕환> 그렇죠. 10대, 20대인데 주목해야 하는 건 Z세대하고 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친구들의 취향입니다. 이 친구들한테는 평론가님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그냥 음악을 찾는 과정 중 하나로 탑골, 거기가 발견이 된 거예요. 여러 가지 루트도 있고, 음원 사이트도 있고, 발굴하는데, 그 발굴하고 있는 음원 사이트 중 하나였던 거죠. 그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 친구들한테는 새로운 겁니다. 오래된 것이 아니라. 다만 이 친구들의 취향이 부모세대하고 공명을 일으키니까, 이래서 히트가 되는 거죠.

◇ 김혜민> 그러면 우리가 예전에 몇 번 다뤘던 뉴트로 현상?

◆ 윤덕환> 똑같습니다. ‘괄도네넴띤’하고 프로세스가 똑같아요. Z세대가 움직여서 큐레이션을 하면 그 큐레이션이 부모 세대가 공감을 하는 코드가 뜨는 거죠. 아무거나 옛날 게 같이 뜨는 게 아니라 10대가 일단 대중적 코드를 큐레이션을 하면, 그것에 대해서 공감하는 공명 현상이 일어났을 떄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거죠. 약간 공식화된 게 있습니다.

◇ 김혜민> 공식화된 그 루트를 아주 잘 따라간 현상이다. 그러면 이 노래가 왜 지금 10대들이 환호했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 김헌식> 그때 당시의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거든요, 제가 봤을 때는. 예를 들면 지금 현재 표절 시비가 있거든요? 표절 시비가 있어서 자넷 잭슨 노래라든지, 노래를 표절했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거꾸로 생각을 해보면 그 노래에는 굉장히 많은 노래 음악이 들어가 있어요. 그러니까 표절로 이야기하기에는 힘든 다양한 음악 장르들이 들어가 있는 것이거든요. 음악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요즘에는 음악 자체만으로 소비하지 않거든요. 스타일을 소비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양준일이 나왔는데 그때 당시에 이런 패션 감각을 보였단 말이야? 그런데 그 패션 감각이 단순히 누가 시켜서 그런 게 아니고 자기가 스스로 기획한 느낌이 많이 나요. 똑같지도 않고요. 아까 이야기 나눴던 그런 지금 세대, Z세대들이 봤을 때도 뒤떨어지지 않는 감각이 가능했다는 것은 뭐냐면 자기 스스로 자가발전을 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자가발전을 했기 때문에 양준일이 소환을 했을 때도 자기가 능히 나오는 거예요. 뭔가 자기가 머릿속에 기획한 게 있는 거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 현재 여기 보면 “내 인생은 재방송이었는데, 이제는 생방송이 됐다,” 고 하는데, 지금 생방송을 하기 위해서 나오는 거예요. 우리가 관점을 달리 봐야 하는 게 뭐냐면 예전 가수들이 나와서 맨날 재방송. 그러니까 맨날 똑같은 노래만 부른단 말이에요. 본인들도 싫어하고, 팬들도 사실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가능하려면 아티스트여야 해요. 양준일은 그냥 가수가 아니고, 아티스트예요.

◇ 김혜민> 그런데 그 이후 그 시간 동안 아티스트적인 삶을 살았나요?

◆ 김헌식> 살지 못했기 때문에 그 자체가 가슴 아파서 이번에 기회를 많이 주고 싶고, 성원과 지지를 보내고 있는 거고요. 그 다음에 양준일 씨 같은 경우에도 옛날 앨범을 그대로 내는 게 아니고 창작곡을 내고 싶어 해요. 

◇ 김혜민> 그래서 옛날 앨범을 다시 내고 싶다고 ‘리베카’가 수록된 1집 겨울나그네, 이것을 CD와 LP로 재발매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양준일 씨가 동의하지 않은 게 그런 맥락인 거예요?

◆ 김헌식> 제가 봤을 때 그런 맥락으로 볼 수가 있죠. 물론 약간 미명한 것은 저작권을 양준일 씨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게 있기는 해요. 작곡가가 자기 앨범처럼 등록을 해버려서 ‘리베카’에 관련해서 저작권을 요구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양준일 씨는 삶 자체가 굉장히 처참하게 얻어맞은 그런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열광을 하게 만드는 거죠. 그래서 어쨌든 지금 현재 대중문화에서는 스토리를 소비합니다. 

◇ 김혜민> 지금 평론가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양준일의 음악만을 10대들이 열광한 게 아니라 지금 쉰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금 스타일도 10대들이 보기에 멋있고, 그 당시 양준일 씨가 활동했던 91년도 모습을 지금 10대가 봐도 멋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가 겹쳐져서 10대들이 열광한다.

◆ 윤덕환> 그렇죠. 2019년에 발견됐는데 2019년 12월에 방송이 됐잖아요. 사실 딱 한 달밖에 안 됐는데, 그때 그 프로그램을 보면 10대들이 전부 다 열광했어요. 그러니까 아까 평론가님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기획사에서 어떻게 하라고 상을 깔아준 식의 퍼포먼스를 한 게 아니라 자기가 생각하는 취향이나 이런 것들을 굉장히 뚜렷하게 관철을 시켰는데, 어제 제가 그분이 나온 프로그램을 보니까 취향이 굉장히 독특하고 뚜렷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주 구체적이에요. 옷깃에 있는 단추 하나도 지적을 하면서 이것을 뺏으면 좋겠다고 하거나 아니면 망토 같은 외투를 입는데 벨트의 방향도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허리가 들어가는 게 좋겠다. 그게 사실은 한국 사회 기준으로 52세의 남성, 유부남의 취향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독특해요.

◇ 김혜민> 그런 마음도 있겠네요. 나하고 같은 또래인데 저렇게 멋있게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멋도 부리고 저렇게 사는 모습에 대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해야 할까요?

◆ 윤덕환> 카타르시스하고 미안함도 같이 있는데요. 사적인 술자리 이런 데서는 그런 식으로 외국에서 오신 그런 쪽을 굉장히 배척했는데, 그런 또 하나의 대중문화 예술인이 우리나라 사람은 아닌데 프레디 머큐리였어요. 그것도 일종의 복고 같은 것으로 취향이었는데요. 젊은 친구들한테 또 먹혔기 때문에. 재작년 말에 난리가 났었잖아요. 프레디 머큐리는, 퀸의 음악은 저는 사실은 좋아했었는데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미안함은 어디에서 출발했냐면 그분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을 했을 때부터. 역으로 보면 30년 전에 한국 사회라는 게 굉장히 남성주의적이고, 30년 전 한국 사회를 반추해볼 수 있더라고요. 무슨 이야기냐 하면 그 당시 한국 사회는 뭔가 사회적 각본대로 움직이는 사회였어요. 예를 들어서 20대 중반, 후반이면 군대 제대하고 졸업하고, 취업해야 하고, 결혼해야 하고, 30대에는 아이를 낳아야 하고, 가정을 꾸려야 하고, 이런 식의 전형적인 사회적 역할에 대한 각본이 있었던 시기였는데요. 지금은 그게 없잖아요. 개인 취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호불호를 주장하는 시대니까 시대가 진짜 많이 바뀌었구나. 양준일이라고 하는 똑같은 캐릭터를 30년 전 그대로를 복사했는데 반응이 완전 다른 거죠.

◇ 김혜민> 이 말이 굉장히 이해가 가는 게 예전에 양준일 씨가 활동할 때는 사회적 각본에 의한 역할에 따랐던 시대예요. 그래서 20대 남성들은 어떻게 하고, 이런 게 잡혀 있었고요.

◆ 윤덕환> 그 프레임의 바깥에 있었죠.

◇ 김혜민> 그래서 욕을 먹었고요. 어떻게 보면 배타당해서 대한민국을 떠났는데, 지금 50대의 양준일은 전형적인 50대의 삶을 살고 있지 않단 말이에요. 외모도 그렇고요.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예요. 그러다 보니까 그 모습이 멋있고, 환호할 수 있다. 

◆ 김헌식> 우리 사회가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사님도 그러셨고, 출입국 사무소 직원들도 왜 그렇게 행동을 했을까. 그때 당시에는 우리가 자신감도 없고, 글로벌 무대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도 그렇고,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도 그렇고, 또 방탄소년단이 오늘 선 공개를 해요. 그러면 우리도 글로벌 마인드에서 충분히 대등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굳이 양준일 씨 같은 분이 와서 국내에서 활동한다고 해서 영어 발음을 사용한다고 해서 뭐라고 할 필요가 있나.

◆ 윤덕환> 그렇죠.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폐쇄적이고, 열등감 같은 감각들을 타인한테 강요하는 거였어요.

◆ 김헌식> 그게 당연한다고 생각했던 건데 그게 30년 동안 그런 심리적 장벽들이 많이 깨졌고요. 제가 유튜브에다가 양준일 씨 관련해서 몇 개의 영상을 변호하듯이 올렸어요. 그런데 이게 반응이 다른 게 뭐냐면 양준일 씨의 음악이 표절이 아니라는 것, 예를 들어서 철학이 있다, 이런 식으로 분석한 것들은 반응이 별로 없고요. 주로 양준일 씨가 얼마나 억울했는지, 그 상황이 어떻게 말도 안 됐는지, 이런 것을 이야기하면 굉장히 댓글을 다시고, 반응을 보이시는데요. 그것은 바로 이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뭔가 미안함도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지켜주지 못한 마음도 있고요. 그래서 이런 대중문화 트렌드나 이런 여러 가지 트렌드 중에서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감정이 굉장히 많이 작용을 합니다. 정치적 사안부터 이런 음악까지. 예를 들면 노무현 대통령부터 양준일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판단 키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 김혜민> 그리고 얘기를 듣다 보니까 지금 우리가 얼마 전에 20대들의 이야기도 했지만, 20대들의 삶의 코드와도 맞는 것도 있네요. 자기의 스타일을 주장하고, 그런 부분들이 20대의 환호를 받은 것 같기도 하는데요. 우리가 아까 전에 ‘괄또네넴띤’의 연장선이라고 하셨잖아요. 뉴트로 열풍이 상품에만 있다가 이제 사람과 문화로까지 확대되는 거다, 이렇게 이해해도 될까요?

◆ 윤덕환> 디지털 시대는 사실은 뭐든 게 기록되고 저장되기 때문에 관심만 같이 가면 그게 어느 순간 발견이 되는데요. 그게 현재적 관점에서 독특하다, 이런 문화적인 상품들이 계속 재발견이 될 텐데요. 그러면 그 큐레이션을 누가 하느냐. 4,50대가 하지는 않아요.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반응하는 10대 후반에서부터 20대 초반의 친구들이 그것들을 끊임없이 발견해서 그들끼리 가지고 놀다가 이게 부모와 공명을 일으키는 순간 이게 히트가 되는 거죠.

◆ 김헌식> 일종의 놀이문화라고 볼 수 있겠고요. 양준일이 등장하면 기성세대가 좋아하는데 사실은 기성세대가 좋아할 일은 아니고, 이미 기성세대는 둔감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세대는 항상 민감하죠. 촉이 발달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굉장히 들쑤시고 다니는데 딱 하나 걸려든 거죠.

◇ 김혜민> 그리고 새로운 세대들, 그것을 큐레이션을 하는 새로운 세대는 양준일을 기성세대로 생각하지 않은 거잖아요. 그게 핵심이네요.

◆ 윤덕환> 그게 ‘선한 아재’라는 표현으로 압축이 되는데, 한국에서 52세, 회사로 보면 부장급? 부장님들의 취향으로 보면 너희들이 뭘 알아? BBC에서 정의한 것처럼 They are always right, 그들을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이 꼰대적인 마인드가 이분은 없어요. 아까 평론가님이 얘기한 것처럼 10여 년 동안 굉장히 힘들어 보이는 그런 인생을 살았는데 그것에 대해서 과다하게 인생에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하나, 이런 식의 제스처도 없고요.

◇ 김혜민> 미안한 감정은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인 거고, 아까 말씀하신 선한 아재라고 하는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한 것은 지금 그것을 소비하는 10대, 20대들이고요.

◆ 김헌식> 그렇죠. 그래서 며칠 전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어떤 가수 분께서 나이가 어느 정도 되셨어요. 그래서 찾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나이를 자꾸 이야기를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그러면서 나이는 더 이상 사라져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선생님, 그게 아니고요, 요즘 세대들은 나이를 보지 않아요. 우리 기성세대는 나이 탓을, 아까도 나이를 물어보잖아요. 

◆ 윤덕환> 사회적 각본대로 움직여야 하니까 그게 머릿속에 있는 거죠.

◆ 김헌식> 나이에 상관없이 저 스타일이 내 스타일이냐, 하는 게 중요하고요. 그다음에 양준일 무대, ‘슈가맨’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냥 무대 들어가서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에요. 무대를 자기가 스스로 장악을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새로운 세대는 그것을 귀신 같이 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콘텐츠는 이미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그런 점의 차이들을 기성세대는 잘 구분하지 못해서 복고 속에만 있는 거죠.

◇ 김혜민> 어떻게 보면 지금 아이돌들은 어렸을 때부터 훈련받고 짜여진 각본 가운데, 무대도 우리 군무라는 것도 그렇잖아요. 그런 건데, 그런 것을 보고 자란 세대기 때문에 양준일 씨의 자유로운 무대가 신선하게 느껴졌겠네요.

◆ 김헌식> 짜여진 각본 내지는 칼군무라는 거, 이게 사실은 방탄소년단 이야기를 할 때 몇 번 말씀드렸지만 그런 차이점이 있는 거거든요. 칼군무는 사실 없어져야 할 단어고, 실제 지금 세대들은 별로 주목하지 않아요.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굉장히 짜임새 있는 그런 아이돌의 기획형 음악 혹은 댄스에서 양준일을 봤을 때 혼자 거기에서 마치 자유로운 영혼처럼 자기 스스로 춤을 추고, 연기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과정 자체에서 굉장히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도 충분히 하겠죠. 대리적인 아이콘의 관점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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