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메리 올리버 / 긴 호흡, 자연을 노래하는 시의 세계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16 11:09  | 조회 : 468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자연을 노래하는 시의 세계’입니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세상은 네가 상상하는 대로 자신을 드러내며 / 기러기들은 거칠고 들뜬 목소리로 / 너에게 외친다 / 이 세상 모든 것들 속에 /너의 자리가 있다고." 

미국에서 9·11 테러가 일어나고 몇 년 후 열린 추도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읽은 `기러기`라는 시입니다. 

이 시를 쓴 메리 올리버는 말 그대로 시대가 사랑한 시인이었습니다. 
1935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난 메리 올리버는 열네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1963년에 첫 시집을 발표했고, 1984년엔 퓰리처상을, 1992년엔 전미도서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메리 올리버는 2019년에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산문집 <긴 호흡>은 이 위대한 시인의 죽음을 기리며 펴낸 책이기도 합니다. 

메리 올리버의 시들은 자연과의 교감이 주는 경이와 기쁨을 단순하고 빛나는 언어로 노래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따금 나는 몸을 기울여 물을 들여다본다. 연못물은 거칠고 정직한 거울이다. 내 시선뿐 아니라 사방에서 물그림자에 합쳐 드는 세상의 후광도 비춘다. 그러니까 연못을 가로질러 날아다니며 노래를 조금 부르는 제비들은 내 어깨 위로, 머리칼 사이로 날아다니는 것이다. 진흙 바닥을 천천히 지나가는 거북은 내 광대뼈를 만지는 것이다.”
산문집 속 「연못들」이라는 글의 한 대목입니다. 

이제니 시인은 추천의 글에서 메리 올리버를 “아주 오랫동안 자연의 충일한 관찰자로서 광대한 자연과 우주의 질서를 그 자신의 문장, 그 자신의 삶을 통해 치열하게 실천하고 실현해왔”다고 표현합니다. 

계절의 순환을 예민한 시선으로 포착한 기록들은 어느 자연 관찰기보다 뛰어납니다. 

시인은 큰뿔부엉이를 집요하게 찾아다니며 ‘나’와 ‘큰뿔부엉이’가 살고 있는 세상은 하나의 세상임을 확인하기도 하고, 낚시를 갔다가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는 사실”에 즐거워하기도 하며, 이름 없는 연못에 이름을 붙여주며 거북과 오리와 여우를 관찰하는 데 하루를 보냅니다.

메리 올리버는 경이로운 자연의 한가운데서 가장 원초적인 생의 감각을 누리며 거기서 기쁨을 발견해 간 사색의 과정을 이 산문집에 담고 있습니다.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메리 올리버의 <긴 호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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