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대만 차이잉원 재선 성공의 의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13 12:28  | 조회 : 576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1월 13일 월요일
□ 출연자 :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11일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57.13%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상대인 한궈위 가오슝 시장을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대만에서 총선 직선제가 시행된 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라는 영예도 동시에 안게 됐는데요. 오늘은 차이잉원 총통 재선 성공요인을 분석해보고, 또 향후 중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전망해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장 강준영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이하 강준영): 안녕하세요.

◇ 전진영: 일단 차이 총통의 승리는 예상된 결과였죠?

◆ 강준영: 네,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한 4월까지만 해도 한궈위 가오슝 시장이 50% 정도 여론 지지율을 가지고 있었고 차이 총통이 35%였는데 그게 홍콩 시위가 한창 진행되면서 6월부터 역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쭉 적게는 15%, 많게는 30% 정도 차이잉원 총통이 우위를 유지했죠. 야당인 국민당 후보가 반전을 꾀할 특별한 이슈가 없었고요.또 중국의 대홍콩 강경조치가 계속되면서 대만의 표심을 자극했습니다. 그래서 이변이 일어나지 않았고 결국은 압도적인 차이로 차이잉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리고 특히 이번 선거의 특징을 보면 젊은 유권자들 투표율도 좀 높고, 전체 투표율도 보면 지난 총통 선거 때보다 높았다고 하더라고요.

◆ 강준영: 네, 그렇습니다. 2016년에 약 66% 정도 투표율이었는데 대만 유권자가 1900만 정도 됩니다. 그런데 2020년 올해 투표에는 74.9%로 올라갔거든요. 그런데 여기 결정적인 게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가 높았다는 거죠. 지금 2030대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34% 정도 되는데요. 이 유권자들이 2016년 선거에는 57% 정도 투표에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80%가 넘게 참여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나는 대만인이다, 중국인 정체성이 상대적으로 덜하죠. 뿌리의식이 희박하고요. 베이징 통치라든지 일국양제 방식 홍콩 케이스 보니까 안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표를 차이잉원 총통한테 몰아준 거고, 특히 젊은 사람들이니까 인터넷 세대잖아요. 특별히 이런 계기가 되는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기억하시면 우리 2016년에 쯔위 사건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번에도 대만의 아주 유명한 인터넷 스타가 차이잉원 총통하고 사진을 찍었더니 중국 본토와 회사와 계약한 계약이 해지가 됐어요. 이런 걸 보면서 여전히 전체주의적이고 여전히 굉장히 강경한 입장을 가지고 있구나. 이런 것들이 표심을 많이 자극했다고 봐야겠죠.

◇ 전진영: 그렇군요. 본격적으로 차이 총통의 승리 요인을 분석해보면, 사실 재임기간 동안 차이 총통이 계속 승승장구 했던 건 아니었거든요. 2018년에 한 번 위기가 있었죠?

◆ 강준영: 네, 사실 차이 총통이 총통이 되고 나서 계속해서 여러 가지 실정이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굉장히 고통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탈원전 정책이라든가 대만의 연금개혁 이런 데 손을 대서 많은 사람들이 반발을 했고 그 결과가 지금 말씀하신 2018년 지방선거, 이게 구합일(九合一) 선거라고 하는데요. 아홉 개의 지방자치 지도자들을 뽑는 겁니다. 그런데 가장 대표적인 게 22개의 시와 현, 우리로 치면 도보다는 좀 작지만 도지사를 포함한 이런 시장선거에서 22개 중에 15개를 국민당한테 뺏겼어요. 그러니까 이제 이런 상황에서 차이잉원의 재선은 물 건너간 것 아닌가. 이런 얘기들이 많이 있었죠. 양안 관계에서의 무력감이라든지, 또 지속되는 경제부진 이런 것 때문에 그런 지방선거의 참패가 이뤄졌는데 이게 극적으로 반전이 된 겁니다. 

◇ 전진영: 지금 방금 말씀해주신 반전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중국에서 일단 대만에 대한 다양한 분야, 군사적이라든지 외교적 부분이라든지 경제적인 그런 부분에서의 압박을 계속 했던 게 오히려 대만 국민들한테 좀 거부감을 불러일으킨 거라고 봐야겠죠?

◆ 강준영: 네, 그렇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역시 홍콩 사태의 직접적 영향이고, 그 이면에는 또 중국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었던 거죠. 차이잉원 총통 당선 이후에, 2016년 이후에. 예를 들면 대만의 외교공관을 제약한다든가, 수교국을 계속 단교를 시켜가지고 22개 수교국에서 15개로 줄었고요. 그다음에 대만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해서 약 우리 돈으로 1조원 정도 되는 피해를 대만이 보게 됐고. 또 결정적으로는 대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역시 군사적인, 무력 침공인데 군사력 시위를 계속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이 지금 강군의 꿈 이런 것 때문에 항공모함도 벌써 2개나 갖추지 않았습니까. 그런 연합훈련이라든지 이런 걸 통해서 대만을 압박을 굉장히 강하게 했고. 그다음에 대만의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40% 정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경제적인 보이지 않는 이런 압박, 이런 것들도 굉장히 대만의 민심을 자극한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 전진영: 이런 부분도 있고, 아까도 언급해주셨습니다만 가장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쳤던 건 홍콩의 민주화 시위 운동이 그래도 이번에 차이 총통을 어떻게 재선으로 이끈 그런 결정적인 계기라고 볼 수 있겠죠?

◆ 강준영: 네, 저도 그렇게 보고요. 가장 결정적인 포인트는 바로 홍콩 사태입니다. 이것 때문에 소위 민진당이 야당인 국민당과의 싸움에서 선거프레임을 고칠 수가 있었죠. 무슨 말씀이냐면, 홍콩 사태를 통해서 민진당과 국민당의 정책대결이 친중 대 반중 구도로 옮겨갔고요. 그다음에 이 상황이 지속되면서 민주대만과 사회주의 중국이라는 대만과 중국 구도로 바꿔놓은 거죠. 이렇게 되니까 오늘의 홍콩 사태를 한 번 보자. 오늘의 홍콩이 내일의 대만이다. 그렇다면 결국 일국양제는 중국이 대만을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통일 방안이고, 결코 우리가 중국 통치 하에 들어가서는 안 되겠다. 이런 매커니즘이 형성된 거고 그런 것들이 소위 대만 사람들한테 어필이 된 거죠. 그리고 특히 중요한 것은 차이잉원 총통이 중국을 자극하는 소위 대만 독립이라든가 이런 것보다는 우리는 현상 유지를 원한다, 라는 걸로 프레임을 조금 바꾼 겁니다. 실제로 민진당이 이번이 처음 집권이 아니고 2000년에 천수이볜이라는 총통이 당선됐는데 그때는 독립성향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양안 관계가 굉장히 경색됐거든요. 그리고 이후에 마잉주 총통이라는 국민당 후보가 당선됐고 친중 정책을 폈습니다. 그런데 친중 정책의 결과, 경제난이 해소되거나 이런 게 아니고 또 어려워졌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결국은 중국으로 가는 것도 방법이 아니고, 현상을 유지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도모하는 것이 나은 것 아니냐.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 이런 게 어필이 됐다고 봐야겠죠.

◇ 전진영: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차이잉원 총통이 이번 재선에서 정치적 전략을 잘 짰다고 봐도 되겠네요.

◆ 강준영: 그렇습니다. 저는 거기가 당선의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전진영: 독립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면 중국과의 사이가 더 멀어질 테니까 그것은 대만한테 당연히 안 좋은 일일 테고, 그러니까 지금의 현실적인 양안 관계를 독립적으로 잘 지켜나가겠다. 이 부분을 강조한 게 어필한 것 같습니다. 이제 미국 폼페이오 장관도 차이 총통 재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더라고요. 차이 총통 집권 기간 동안 미국과도 굉장히 좋은 관계를 잘 유지했죠?

◆ 강준영: 네,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당선되고 나서 제일 먼저 추구한 게 탈중국화입니다. 중국의 입김에서 좀 벗어나보자. 중국 의존도를 낮추자라는 정책을 펼쳤고, 그것은 당연히 대미관계 강화, 대일관계 강화, 또 특히 동남아 관계 강화. 우리도 남방정책이라는 걸 하고 있습니다만 대만도 국가로 인정을 못 받으니까 사실은 아세안 회원국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남향정책이라는 소위 남방정책을 펼쳤거든요. 그런데 결정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견제 차원에서 대만관계를 강화하는 그런 방식으로 대만 문제를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대만 여행법을 새로 만들어서 미국의 고위관료들도 대만을 갈 수 있게 만들었다든가, 그다음에 대만에 군사적인 무기수출, 그전에도 했지만 첨단무기까지 수출하면서 국방수권법이라는 법을 통해서 대만의 안전을 지켜줘야 한다. 이런 것도 있고요. 최근에는 타이베이법안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대만에 대한 소위 지원을 강화하는. 결국 이렇게 보면 차이잉원 총통 입장에서 보면 미국이 대만을 포기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라고 보는 거죠. 그리고 미국은 대만을 떠있는 미국의 항공모함으로 운영하고 싶다. 대중국 견제에 있어서.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어필된 거고요. 또 결정적인 것은 이런 것도 있습니다. 중미 무역전쟁이 분쟁이 강화되면서 많은 대만 기업들이 대만으로 리쇼어링 한다고 하죠. 복귀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그 어려웠던 경제가 작년 3/4분기 4/4분기에 3%대까지 올라갔습니다, 경제성장률이. 그러니까 경제적 문제도 그게 외부적 요인에서든 어쨌든 조금 회생의 기미가 보인다. 그러니까 더 많은 소위 민족주의적 대만의식들이 강조되면서 이렇게 재선으로 이어졌고, 이 부분은 미국이 계속 앞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중 관계에 있어서, 그런 상황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전진영: 상황이 이렇게 됐기 때문에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는 정치적인 부담이 커질 것 같다는 분석이 지금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강준영: 네, 정치적 부담이 상당히 생기죠. 홍콩 문제도 복잡한데, 지금 중국이 2022년에 공산당 20차 당대표 대회를 합니다. 그러면 후계자 지명을 안 한 상태잖아요. 그러면 한 번 더 하든지, 뭔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여기에 대만 문제가 잘 풀리지 않으면 내부적으로 상당한 반발에 휩싸이게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대만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까가 고민인데, 차이 총통이 현상유지를 얘기하면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나서서 또 강경한 구체적인 보복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거나 또 계속되는 단교 압박을 통해서 외교 공간을 제약하거나, 역시 가장 핵심적인 것은 경제적 숨통 조이기인데 경제적 숨통 조이기는 지금 북미 무역분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사실 시진핑 정부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 시진핑의 중국은 기본적으로는 현상유지 정책을 쓰면서 지켜보는 그런 1차적인 상황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전진영: 구체적인 보복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나 유화책을 쓸 수도 없고. 어느 정도 현상 유지를 하면서 계속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게 중국의 입장이 될 것이다. 

◆ 강준영: 네. 결정적으로 차이잉원 총통이 지금 중국의 일대일로의 대척점에 있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하겠다고 천명했거든요. 그러니까 미국과 중국의 갈등 요소를 적절히 이용하면서 미국의 대만 끌어안기, 미국의 품속으로 들어가는 이런 형태의 모습을 갖출 거기 때문에 이것은 더 큰 의미에서는 중미관계 차원에서 대만 문제가 움직이는 그런 구도가 당분간 형성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준영: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학과 강준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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