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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하다’ 의사들 폭언에 두려운 간호사의 증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08 07:43  | 조회 : 1869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1월 8일 (수요일)
□ 출연자 : 김○○ 창원 경상대학교병원 간호사

- ‘멍청하다’ ‘귀는 장식이냐’ 상습적 폭언
- 의사들의 권위적인 분위기, 두려워하고 눈치 봐야 
-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간호사들이 그만 둬 
- 폭행, 성희롱에 3개월 정직처분은 가벼웠다고 생각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경남 창원의 한 국립병원 의사들이 간호사들에게 한 폭언과 욕설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노조에서 파악한 피해 간호사만 수십 명이지만, 병원에서의 특별한 제재나 조치 없이 간호사들의 퇴사만 이어지고 있는 형편이죠. 의사에게 폭언의 피해를 직접 겪은 간호사를 연결해보겠습니다. 병원에서 계속 근무 중인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 익명과 음성변조로 진행되는 점, 청취자분들께 양해 부탁드립니다. 간호사님, 안녕하세요.

◆ 김○○ 창원 경상대학교병원 간호사(이하 김○○): 네, 안녕하세요. 

◇ 노영희: 사실 저희가 예전에 간호사 생각하면 ‘백의의 천사’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뿐만 아니라 우리 간호사 분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가를 정말 많이 배우고 자랐는데요. 왜 의사선생님들이 누구보다도 소중하게 사람을 대할 것 같은데 간호사들에게 그러지 않는지 참 이상했습니다. 병원에 근무하시면서 이런 제보를 하는 것도 사실 쉽지 않았다, 이렇게 들었는데.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용기를 내신 결정적인 이유가 있습니까?

◆ 김○○: 아무래도 억압된 분위기 내에서 계속 견딜 수가 없었고, 저희가 두고볼 수도 없을 것 같아서 악순환만 계속 반복되는 게 보여서 이렇게 말씀드리게 됐습니다.

◇ 노영희: 분위기가 계속 좋지 않았고 이게 해결될 기미도 보이지 않으면서 악순환만 계속될 거다. 그래서 너무 무력감에 시달리다가 이런 전화를 하게 됐다, 이런 얘기죠?

◆ 김○○: 네.

◇ 노영희: 그런데 많은 간호사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인격모독이나 망신주기 식 폭언 이런 것은 일도 아니다. 수년 동안 감내해 왔는데, 이것보다 더 심한 인간모욕이나 이런 것들이 계속해서 강화되는 것 같아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더라, 이런 이야기 하시거든요. 간호사님께서도 이런 일을 겪으셨습니까?

◆ 김○○: 주변 사람들에게도 다 들리듯이 크게 소리치면서 고함지르고 기본이 안 돼 있다, 멍청하다, 이 정도 말들을 수시로 기본적으로 계속 했었고요. 머리는 막 장식으로 달려있다, 귀는 장식이냐. 이런 식으로 상습적으로 폭언하면서 사람의 인격을 무시하는 말들 많이 들었습니다.

◇ 노영희: 주변에 다 알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욕을 하면서 ‘머리는 장식으로 달고 다니냐, 귀는 도대체 왜 달고 다니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인격을 모욕했다는 거죠?

◆ 김○○: 네.

◇ 노영희: 그런데 그런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닌 거예요? 아니면 대부분 분위기가 그런 거예요?

◆ 김○○: 아무래도 이제 분위기가 조금 무거운 분위기 식으로 있어서 실수나 잘못에 대한 지적이 아닌 이제 막말을 하거나 짜증을 내면서 답변을 하는 등 그런 말들을 하는 분위기지만, 보통 다른 의사 분들이 다 그런 건 아닌데 그 의사선생님만 유달리 더 그런 게 심한 게 있었고, 분위기가 아무래도 의사선생님들이 권위적인 분위기다 보니까 저희 쪽 입장에서는 계속 두려워하기만 하고 눈치를 계속 봐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 노영희: 모든 의사들이 다 그렇게 하는 건 아니지만 일부 의사들이 그런 식으로 하면서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이 있고, 여기에 대해서 뾰족한 대책이 없어서 전부 다 참고 지내는 그런 상황이었다. 이런 얘긴데요.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도 당하는 사람들에게 ‘너는 당해도 싸다, 네가 못하니까 그런 말을 듣는 거지’ 이런 식으로 인식이 되거나 인상이 잘못 형성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어떡해요?

◆ 김○○: 저희가 이제 물론 미숙한 행동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그 정도로 그렇게 사람을 다 들리게 망신을 주듯이 말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점들도 이제 심하게 그렇게 발언을 하고 하니까 저희 쪽에서는 더 아무래도 행동하는 데 위축이 되고, 그러면서 이제 그것에 대해서는 문제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말씀드리게 됐습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사실 의사도 전문가지만 간호사도 전문가로서 전문 직업인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자격증을 취득해서 우리 환자들을 보호하고 보는 사람인 거잖아요. 그런데 의사들은 간호사들의 그런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본인들보다는 좀 더 아래쪽에 있는 사람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간호사 세계를 바라보고 그들에 대해서 함부로 하더라. 이런 얘긴 거죠?

◆ 김○○: 예, 그것도 다 모든 사람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일부 의사들은 그런 식으로 대하는 행동이 없진 않았던 것 같아서. 그리고 그게 의사선생님들 성격의 문제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저희 쪽에서 말씀드리고 신고한 것은 저희 쪽에 해당하는 선생님들은 다 그렇게 조금 계셔서 말씀드리게 됐습니다. 그런 성향을 가진 교수님들이 계셔서.

◇ 노영희: 좋습니다. 이제 간호사 집중적 괴롭힘 당하는 문제에 대해서 한 번 여쭤보겠는데요. 함께 일하던 간호사가 의사로부터 집중적인 괴롭힘을 당하다가 결국 병원을 그만 두는 일이 있었다. 이런 소식이 있더라고요? 어떤 일이었습니까?

◆ 김○○: 저희가 이제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찍었다 싶은 간호사가 있으면 유독 심하게 더 집중적으로 괴롭히고 남들에게도 다 들리듯이 이 사람이 찍혔다, 느껴지도록 엄청 사람을 무시하는 듯한 폭언들도 계속 하고요. 계속 그렇게 되다 보니까 이제 해당 간호사는 좀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이제 막 그런 많은 간호사들이 그만두었던 것 같습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기로는 ‘태움’이라고 하는 간호사들끼리의 이런 괴롭힘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의사들이 간호사를 집단적으로 괴롭혀서 병원에 계속 있지 못하고 나가게 만드는 이런 상황까지 있었다는 건 잘 몰랐거든요.

◆ 김○○: 저희가 이제 아무래도 일하면서 서로 암암리에 알고는 있었지만 이제 분위기와 직위상 적극적인 행동을 아무래도 취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행위는 점점 더 심해지고 사직률은 계속 높아만지니까 이렇게 사건이 터져버린 것 같습니다.

◇ 노영희: 그렇게 적극적으로 이게 불의다라는 걸 알면서도 행동을 못하는 것은 결국 평판조회 같은 것이 있고 여기서 못 버티게 되면 간호사계 전체에서 조금 취직하기도 어렵고 여러 가지가 안 좋아지기 때문인 거죠?

◆ 김○○: 그렇다기보다는 이제 저희 쪽에서도 힘들게 입사한 병원이고 어느 정도 그래도 계속 다녀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하지만 너무 그런 의사들의 폭언에 상처를 받고 도저히 너무 사람 자격으로 취급받지도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고 자존감이 너무 많이 떨어지면서 결국 그냥 그만두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많이 그만두시지 않나 싶습니다.

◇ 노영희: 그리고 산부인과의 한 교수가 4년 전에 간호사를 폭행하고, 회식자리에서 여자 직원의 뺨에 입을 맞추는 성희롱을 했는데도 3개월 정직처분만 받고 복귀를 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어요. 이거 처벌이 너무 가벼웠던 것 아닙니까? 다시 돌아오면 그 의사를 어떻게 봅니까, 간호사가?

◆ 김○○: 아무래도 그런 해당되는 간호사 선생님 분들께서는 상처가 있을 텐데도 불구하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이런 것들이 폭행이랑 성희롱이 범죄인데도 그런 3개월 정직처분은 가벼웠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쭐게요. 지난해 7월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라는 게 만들어져서 실행됩니다. 그런데 이런 법이 있어도 현장에서는 별로 소용이 없나 보죠?

◆ 김○○: 네, 법안이 생기긴 했지만 아무래도 억압적인 분위기 내에서 계속 근무하다 보니까 실제 적극적으로 활용되지는 못했고, 도저히 저희도 너무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악순환만 계속 반복되니까 이렇게라도 말씀드려서 조금이라도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씀드렸습니다.

◇ 노영희: 어쨌든 용기 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간호사들이 이렇게 폭언과 욕설에 매일 노출되는 것 같아요. 혹시 이 상황을 조금 타개시키기 위해서라도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의사나 병원 측에 어떤 걸 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게 있습니까?

◆ 김○○: 저희를 무작정 무시하는 아랫사람이나 막 대해도 되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입장에서 서로 간에 존중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병원 환경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노영희: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힘드셨을 텐데 너무 감사드립니다.

◆ 김○○: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에게 폭언을 겪은 피해 간호사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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