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문보영 / 준최선의 롱런, 우리 시대 청년들의 내면세계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09 12:21  | 조회 : 399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우리 시대 청년들의 내면세계’입니다. 

“불행은 접착성이 강해서 가만히 두어도 삶에 딱 달라붙어 있는데, 소중한 기억은 금방 닳기 때문에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래서 추억은 가지고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 체감할 수 있도록 등에 메고 다니거나, 가방에서 책을 꺼낼 때 이따금 눈이 마주치도록 하거나, 손이 긁힐 수 있게 새로 출력해서 종이의 사면을 날카롭게 한다거나. 좋은 기억에 관한 트리거를 덫이나 지뢰처럼 심어 두는 것이다. 소중한 기억이 지뢰처럼 계속 폭발할 수 있도록. 그러면 소중한 비밀은 일회성에서 벗어나 간헐적으로 나를 미움에서 구출할 수 있다.”

재미있는 문장이죠? 감각적이면서도 문학적이고, 깊이가 있으면서도 누구라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문장으로 가득 채워진 오늘의 책은 바로 문보영 시인의 에세이 <준최선의 롱런>입니다. 

문보영 시인은 3년 전인 2016년 《중앙일보》로 등단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7년 시집 《책기둥》으로 권위있는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젊은 시인입니다. 

문학상 상금으로 친구와 피자를 사 먹었다는데요. 최근엔 일상을 사는 법을 연습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어느 시인의 브이로그〉를 시작했고, 자신의 시와 소설, 일기를 편지 봉투에 넣어 독자들에게 배송하는 것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준최선의 롱런> 자신처럼 살아가고, 견뎌내는 이 시대의 동년배 청년들에게, 청년답게 일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유의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준최선’이란 대체 무슨 말일까요? 
‘대충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닌 태도’라고 문보영 시인은 설명합니다. 

이 책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느라 넉 다운된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힘든 방식으로 일군 소확행 대신, 가볍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일상을 살아보자고 제안합니다. 저자는 멀리 봤을 때, 최선보다 ‘준최선’이 더 가성비가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과거의 나’도 ‘미래의 나’도 아닌 오직 ‘오늘의 나’를 위해 숨 고르고 ‘롱런할 준비’를 하는 사람이 더 끈질기고 오래갈 수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얼핏 가벼워 보이는 감각적인 표현을 동원하고 있지만, 시대를 이끌어가는 문인답게 시인은 만만치 않은 지적 사유를 바탕으로 이 사회를 신랄하게 비평하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문보영의 <준최선의 롱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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