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인도네시아 국영 보험사 사태, 한인 피해만 474명..무슨 일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09 12:18  | 조회 : 678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12월 9일 월요일
□ 출연자 : 정선 통신원 (인도네시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지난주, 인도네시아 현지 국회에 한 한국 교민 여성이 출석해서 눈물로 호소하는 장면이 보도가 됐습니다. 인도네시아 국영 보험사인 지와스라야의 지급불능 사태 피해자들이 인도네시아 하원 6분과위원회에 출석해서 의원들을 상대로 조속한 해결을 요구한 건데요. 오늘은 인도네시아 현지 연결해서 관련 내용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정선 통신원,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통신원님, 안녕하십니까.

◆ 정선 통신원(이하 정선): 네, 안녕하십니까. 인도네시아 정선입니다.

◇ 전진영: 지와스라야 사태가요. 언제 어떻게 발생한 건가요?

◆ 정선: 2016년 인도네시아 국영 보험사인 지와스라야는 방카슈랑스 저축성 보험인 ‘제이에스 프로텍시(JS Proteksi)’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이 상품은 만기 1년짜리 단기 저축성 보험(DEPOSITO JIWASRAYA-JS PROTEKSI)으로 인도네시아 9개 은행이 판매를 했습니다. 국영보험사 상품인데다, 금리가 무려 연 9% 수준으로 인기가 높아 많은 사람들이 가입한 상품입니다. 하지만 지와스라야 보험사는 지난 2018년 10월에 8200억 루피아, 원화로 약 820억원 규모의 유동성 자금에 문제가 생기면서 만기 도래한 가입자들에게 지불 연기를 요청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지와스라야 방카슈랑스 대책위에 따르면 가입자는 1만7721명에 피해금액은 무려 16조4000억 루피아에 이른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 현재 지불불능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가입자들 대부분은 지불을 기다리거나, 또 일부는 보험을 연장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KEB하나은행이 지와스라야 보험상품을 한인동포들에게 판매했습니다. 한인동포 가입자가 474명이 가입했고요. 지와스라야는 지난 2019년 올 봄이죠. 지난 10월 만기자 순서로 정상적인 지급과 그다음에 연기 기간 연 5.75%의 가산금리를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 지금까지 이행이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제가 뉴스를 통해 보기로는 지와스라야가 국영보험사인 걸로 알고 있는데, 저희 시각에서 보면 국영보험사 정도면 어느 정도면 운영기반이 탄탄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유동성 위기를 겪을 정도로 회사 기반이 약하다든가. 지와스라야가 어떤 보험사인가요?

◆ 정선: 지와스라야는 국영보험사 중에 가장 유력하고 기반이 탄탄합니다. 2018년에 전년 대비 수입보험료가 급감했어요. 그다음에 지급보험료는 급증하고 있는 현상을 보여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예를 들면 2017년의 총 수입보험료는 21조9000억 루피아를 기록한 반면, 지난해 2018년 1/4분기에는 3조 루피아에 불과했습니다. 분기 당 무려 45% 정도가 급감한 거죠. 인도네시아의 경우, 국영기업이라고 해서 특별한 지위와 혜택이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특히 국영기업 금융회사가 유동성 문제에 당면하더라도 정부는 구제금융 등과 같은 지원금을 투입해 유동성 자금을 해소해 주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국영기업이라도 시장 경제체제 아래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인도네시아 국영업체의 현실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우리가 생각하는 국영기업과는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이 좀 다르다는 부분을 저희가 생각해봐야 할 것 같고요. 그런데 그 상품을 판매했을 당시에 고객들이 해당 상품에 대해서 들은 혜택을 보면, 당장이라도 가입하고 싶을 만큼 귀가 솔깃할 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 정선: 맞습니다. 제가 지금 KEB하나은행 한글 전단지를 복사해서 들고 있는데요. 제가 한 번 읽어보면 “방카슈랑스 상품을 소개합니다. 1년 예치에 세금 없이 실제금리가 9%입니다. 최저 5000만 루피아에서 최대 50억 루피아까지. 최고금액은 제한이 없으나 보험 보장은 50억 루피아까지. 보험은 5년 보장을 해주겠다는 거고요. 예금자보호법에 보호되지 않는다”고 쓰여 있습니다. 당연히 KEB하나은행 로고와 지와스라야 로고가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이게 저축예금인지 보험인지, 해외에 있는 동포들은 혼돈할 수 있다는 거죠. 방카슈랑스를 충분히 이해하는 고객은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요? 그런데 문제는 현지 은행 직원들이 본 상품을 적극적으로 영업해 한인 동포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은행 직원이 1년에 9% 이자, 단기성 예금인 양 소개를 했고 은행을 믿고 이사 갈 돈이라든지 퇴직금, 다른 예금을 가져다가, 일부는 한국에 있는 돈까지 가져와 가입했다는 것입니다. 현지어를 잘 알지 못하는 한인동포들에게 방카슈랑스 보험의 문제점, 예금이 보호받지 못한다는 자세한 설명을 등한시 했고, 9% 이자를 준다고 하니 그래 그럼 1년만 넣어보자고 해서 많은 사람이 가입했다고 합니다. 

◇ 전진영: 1년만 넣어보면 이렇게 이자가 많이 붙는다고 하니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을 거고요. 1년 안에 이렇게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는 당연히 예측도 못하셨을 것 같은데. 그러면 지금 상황은요. 가입한 고객 대부분이 그러면 원금, 이자까지 지급을 전혀 못 받은 건가요?

◆ 정선: 전혀 못 받은 건 아니고요. 공식적인 내용은 KEB하나은행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태인데요. 만기 연장을 한 일부 고객에게 이자 일부를 지급했고요. 어떤 만기고객은 사고 이후 첫 보험금 일부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가입자와 연기자도 원리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피해자들 가운데 우리 교민 수도 굉장히 상당한데요.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로 파악되나요?

◆ 정선: 지와스라야 총 보험가입자 1만7721명 가운데 KEB하나은행의 보험 계약금은 1조 5300억 루피아입니다. 한국인 계약자는 474명에 보험금은 5720억 루피아로 알려졌습니다. 이 가운데 재연장을 하지 않은 약 200여 한인 고객과 연장을 했어도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혹시 통신원님 주변에도 피해를 입으신 분이 계신가요?

◆ 정선: 네, 많이 있습니다. 사고가 터지고 보니 한인 피해자 대부분이 잘 아는 분들이었어요. 다를 해외에서 신용도가 떨어지는 현지 은행보다 한국계 은행을 믿고 가입했고요. 문제는 사고가 터지고 나자 해당은행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금융법에 묶여서 손을 쓸 수 없다고 하니 고객들은 너무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고 울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 마음이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피해도 있지만 지금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피해도 있기 때문에 현지 매체들도 관련 뉴스 보도나 기사들을 많이 실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정선: 네, 하여간 경제 관련 뉴스 중에 거의 톱으로 계속 이뤄지고 있고요. 지난해 10월 지급 중단 발표 이후 올해 초까지 한동안 이슈가 됐다가 약 6개월 정도 잠잠했던 이유가 대통령 선거 이후에 지불하겠다는 약속을 믿었고, 대선에도 본 건이 그렇게 크게 이슈되가 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대선 이후에 지급이 계속 지연되자 피해자들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언론에 다시 점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주에는 국회 청문회까지 열었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자리에서 많은 한국인들은 딱한 사정을 다시 한 번 어필했고요. 이를 현지 언론들이 크게 다루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이번 사안의 쟁점은 아무래도 은행에서 보험 판매, 이 부분인데. 우리나라 은행 같은 경우에는 은행 창구에서 직원들이 보험을 파는 게 가능하거든요. 이런 걸 방카슈랑스라고 부르는데. 인도네시아 은행의 경우는 어떤가요?

◆ 정선: 거의 비슷합니다. 인도네시아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은행과 보험회사의 제휴를 통한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가 가능합니다. 이번의 경우, KEB하나은행에서 직접 판매가 아닌 리퍼럴 방식, 즉 지와스라야의 직원이 하나은행에 나와서 상품을 판매했던 방식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릅니다. 피해자들은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거든요. 해당 은행 직원이 판매를 했고, 피해자와 판매직원 간의 문자 메시지 등을 보면 은행 직원이 해당 상품을 판매하면서 설명하고 문자도 보냈다고 합니다. 사고 이후 제가 다른 은행을 한 번 가보았는데요 보험사 직원이 은행에 파견되어 보험을 팔고 있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한국 교민들은 특히나 현지에서 KEB하나은행 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손에 꼽는 제1금융권이기 때문에 당연히 믿고 가입했을 거고요. 그런데 또 이번 사태가 해결에 난항을 겪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번 지와스라야 사태가 한국 법이 적용이 안 되고 인도네시아 현지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도 굉장히 난관이라고 들었거든요.

◆ 정선: 네, 맞습니다. 문제는 국영보험사라고 해서 큰 혜택이 없습니다. 많은 국영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인해서 상황이 안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지와스라야 보험사처럼 유동성 문제가 된다고 해서 정부 지원금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했을 경우 정부가 또 다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자생방안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한국 금융법의 경우 해외 설립법인을 직접 통제할 수는 없게 되어 있고요. 또한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원(OJK)에서도 해당 은행은 2차 금융파생 상품을 만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연쇄 부도사태를 막으려는 이유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러면 지와스라야 측에서는 공식적으로 내놓은 해결방안이 있나요?

◆ 정선: 네, 네 가지 정도 해결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해결을 위해 지와스라의 자회사인 ‘자와스라야 뿌트라’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다른 국영기업 4곳을 주주로 영입했고요. 주주로 참여한 회사들이 자금을 투입해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데요. 이러한 실행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지와스라야 뿌트라사는 추가적인 투자자, 즉 해외금융회사를 유입시켜 자금을 확보하여 자와스라야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지와스라야 측 이야기를 들어봐도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게 단기간에 해결은 안 될 것 같고요. 시간이 좀 많이 걸릴 것 같고.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어떤 입장인가요?

◆ 정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주 공기업부 장관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고 꼭 원금과 약속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원론적인 내용만 거듭 발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지와스라야 측도 그렇고 인도네시아 당국도 그렇고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를 입으신 분들은 더 답답하실 것 같은데요. 지금 그러면 피해자들이 원하는 해결 방식은 어떤 건가요?

◆ 정선: 저희가 보기에는, 그리고 피해자들이 보기에는 좀 쉽게 원하는 해결방식을 원하고 있고요. KEB하나은행이 먼저 피해자들에게 대납한 후에 은행과 지와스라야 간에 해결하라는 입장이죠. 하지만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원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한국 금융감독원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KEB하나은행장은 법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말씀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법적인 책임을 모두 지겠다고 했지만 피해자로서는 할 수 없는 법 핑계대지 말고 할 수 있는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정말 국민들이 개인적으로 피같이 모은 돈을 이렇게 은행과 당국을 믿고 했을 텐데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들고요. 하루 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선: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정선 통신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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