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입니다. 예의는 상대를 배려하는 몸과 마음가짐입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예의는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예절을 강조하는 ‘예기’라는 책이 예부터 내려오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함께 식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예를 들면 논어에는 “밥을 먹을 때나 잠을 자러 누워서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예부터 식사할 때 말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던 그 출처가 바로 논어의 이 문장이 아닐까 합니다. 어렸을 적 본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이 소재를 다뤘던 게 기억이 나는데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데, 아버지 숟가락 위에 머리카락이 묻은 걸 본 아들이 그걸 일러주려고 하는데, 아버지는 화를 내면서 “밥상머리에서는 입을 열지 말라”고 혼을 냅니다. 중국의 고대 유가에서 유래한 이런 관습은 그 경전을 금과옥조로 여겼던 우리 선조들에게 그대로 전수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인들은 이 말을 지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식사와 더불어 담소를 나누는 게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무 말 없이 밥만 먹다가는 화난 사람으로 오해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인과 함께 식사를 할 때에는 그 자리에 맞는 화제 거리를 미리 좀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화제는 무궁무진합니다. 날씨 이야기부터 개인의 일상이나 취미, 사업 등등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하셔야 할 화제가 있습니다. 정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제 자신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아무리 하더라도 그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식사 자리나 술 자리에서 정치 이야기로 꽃을 피우곤 합니다만, 중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치적 의사 표현은 많은 경우 집권당에 대한 비판을 수반하게 되는데요, 이건 중국에서는 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예민한 문제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不談政治’, 중국인과 함께 식사하실 때에는 이 네 글자를 잘 간직하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再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