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KDI 유종일, “한국 경제 매우 어렵다, 정부 재정 확장 수준 매우 아쉬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13 16:23  | 조회 : 2068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유종일 KDI 대학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KDI 유종일, “한국 경제 매우 어렵다, 정부 재정 확장 수준 매우 아쉬워...”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한국경제가 위기다. 아니다, 세계적으로 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래도 한국 경제가 선방하고 있다. 제2의 IMF가 온다, 제2의 베네수엘라 꼴 난다. 아니다, 위기 보수 언론과 무지한 경제학자들의 과장이다. 여러 가지 한국 경제를 두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저도 생생경제를 진행하면서 여러 전문가들 중 어떤 분의 현상 분석이 맞는지, 굉장히 고민하고 머리를 싸맬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YTN 라디오에서 준비한 코너입니다. ‘한국 경제 맥 짚기’라는 특집 인터뷰를 준비했는데요. 생생경제에서는 시간이 될 때마다 한국 경제와 함께해왔던 굵직굵직한 경제계 인물들을 모셔서 진단을 좀 해보고자 합니다. 오늘 첫 시간으로 모신 분이 먼 곳에서 오셨어요. 세종에서 오셨는데요. YTN 라디오 생생경제, 제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거의 첫 초대 손님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유종일 KDI 대학원장입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 유종일 KDI 대학원장(이하 유종일)>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제가 생생경제 맡고 얼마 안 돼서 원장님과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때 원장님이 생생경제의 문을 너무 잘 열어주셔서 지금까지 이렇게 영업하고 있습니다.

◆ 유종일> 네, 생생하신 거 같네요.

◇ 김혜민> 오늘 원장님 모시고 한국 경제 맥 짚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청취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해주시죠.

◆ 유종일> 네, 안녕하세요. 제가 그동안 여러 번 요청에도 불구하고 조금 기관장 책임을 맡아서 제가 맡은 소임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못 나왔는데요. 오늘 궁금하신 점들, 제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지금 기관장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으로 지금 일하고 계신데, 원장 맡으신지 얼마나 됐죠? 

◆ 유종일> 지금 1년 조금 넘었습니다.

◇ 김혜민> KDI 국제정책대학원이 어떤 기관이고, 또 어떤 분들을 교육하고, 어떤 것을 연구하시는지 알려주세요.

◆ 유종일> 조금 생소하실 텐데요. 왜냐하면 저희는 학부가 없고, 석사 과정, 박사 과정만 하고 있어요. 공공정책, 공공관리, 개발정책 분야로 특화되어 있는 학교고요.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에 가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입니다. 저희 외국 학생들이 전체의 반 정도 되고, 전 세계에서 오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저희는 교육은 물론이고, 학생 생활 전반이 모두 영어로 진행되고 있고요. 우리 국내 학생들이 공무원분들이나 공공부문 종사자들이 많이 오시기는 하는데, 젊은 학생들도 정책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아니면 요즘에 국제개발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도 많아요. 그런 학생들도 꽤 많이 옵니다. 여기에 오면 국제적인 네트워크도 형성되고, 공부도 아주 많이 할 수 있으니까요.

◇ 김혜민>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영어와 한국어 버전이 있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는데요. 이게 정부출연 연구기관이죠?

◆ 유종일> 그렇습니다.

◇ 김혜민>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니까 한국 경제를 어떻게 판단하고, 진단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할 거 같고, 거기에 맞는 대안책들을 연구원들이 제시하는 기관이니까요. 오늘 원장님과 한국 경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앞에서도 이야기했는데, 한국 경제 상황이 좋다는 분은 일단 없고요. 나쁘다, 아니다, 그리 나쁘지 않다. 이렇게 분류가 되는 것 같아요. 최근 경제 상황 진단, 원장님께서는 어떻게 판단하고 계세요?

◆ 유종일> 모든 국민이 다 느끼듯이 실제로 매우 안 좋고요. 특히 수출도 많이 감소하고 있고, 투자 위축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나마 소비가 조금 나았었는데, 소비도 둔화되고 있고요. 이것이 왜 그러냐. 여러 가지 요인이 있긴 합니다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세계 경제 상황이 안 좋아서 그런 거예요. 우리나라는 아시다시피 굉장히 개방된 경제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그런데 작년 4분기부터 세계 경제가 하강을 시작했고요. 그게 큰 거고, 거기다가 아시는 대로 세계 G2라고 하는 미국하고 중국이 서로 으르렁하고 있고, 거기다가 또 우리는 일본까지 나서서 괴롭히고 있고, 이런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겹치니까 지금 상황에 투자를 한다는 게 참 쉽지 않죠. 확실한 아이템이나 뭐가 있지 않는 한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고 해서 경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습니다. 

◇ 김혜민> 만약에 제가 유종일 원장님을 KDI 원장님이 아니고, 그냥 경제 전문가로 모셔서 경제가 매우 안 좋다고 하면 제가 그렇구나, 이렇게 할 텐데, 일단 국책 연구기관의 원장님이 매우 안 좋다고 하시니까 정부에서는 한국 경제 그래도 괜찮다고 이야기하지 않나요?

◆ 유종일> 그러니까 물론 위기다, 이런 식의 이것을 과잉해서 과민반응하는 일부 언론의 센세이셔널리즘이 있잖아요. 그런 것은 옳지 않다고 하는 것이고요. 예를 들어서 8월 초순에, 사실 10일 단위로 수출 증가율을 보고 한다는 것도 약간은 웃기는 얘긴데, 세상에 항상 업 앤 다운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8월 1일부터 10일까지 작년 기간 대비로 봤더니 수출이 22%가 줄었다, 대중 수출, 대일 수출은 엄청나게 30% 이상 줄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니까 거의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그런 드는데요. 그런 것들은 과장된 얘기고요. 숫자가 그렇게 나왔던 것은 작년 반도체 호황이 있었죠. 사실은 그게 끝물이었죠. 9월부터는 그게 꺾이고 하강하는데요. 그때 한창 좋았을 때하고 지금은 반도체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우리가 물량 자체가 줄어들고 한 것은 아닌데, 가격이 워낙 떨어지다 보니까 수출 대금이 줄어든 거죠. 그런 효과가 많이 반영됐고, 그래서 이게 경제가 안 좋다고 하는 것이 2.5% 성장을 예상했다가 2.2%, 아니면 2.0%까지 내려가겠다, 이런 거지, 이게 무슨 IMF 위기 이야기하고, 막 이런 분들이 있어서요. 이런 것은 매우 과장됐다고 말씀드려야죠.

◇ 김혜민> 세계 경제 상황이 안 좋고, 우리나라 경제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안 좋은 게 당연한 팩트고요. 그런데 그것이 언론이나 일부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한국 경제를 흔들 정도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 유종일> 그렇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IMF라고 하는 얘기까지 나와서요. 그런 것은 약간 혹세무민이죠.

◇ 김혜민> 경제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지표들이 있잖아요. 원장님께서는 한국 경제를 진단할 때 가장 주목해서 보는 지표는 어떤 게 있으세요?

◆ 유종일> 주목해서 보는 지표가 딱 한 가지가 있는 것은 아니고요. 여러 가지 봐야 하는데, 성장률, 실업률, 그리고 금리, 주가, 조금 더 들어가면 기대 심리, 소비자 심리 같은 거. 그다음에 재고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그런 여러 가지 지표들이 있죠.

◇ 김혜민> 여러 가지 지표들을 전반적으로 보면서 한국 경제의 상황을 판단하시는 건데, 일반 국민들에게는 금리가 굉장히 체감이 가는 거 같아요. 저처럼 대출이 많은 서민에게는요. 금리 이야기 나눠볼게요. 이번 KDI 전문가 조사에서는 4분기 한 차례 기준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원장님 전망은 어떠세요? 한 차례 더 내려갈 거 같다?

◆ 유종일> 그거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고려해서 결정할 일이고, 또 저분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까 예측하는 것은 금융 시장의 관계자들이 잘 예측하면 돈 잘 버는 거고요.

◇ 김혜민> 그러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세요?

◆ 유종일> 그렇죠. 저는 정책을 하는 사람이니까 거기에 대한 저의 견해를 말씀드릴 수는 있죠.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이유는 당연히 지금 경기가 안 좋으니까 사람들이 소득도 위축되는 상황에서 지금 대출 갚은 것을 염려하시는 것처럼 말씀하셨는데요. 그 부담을 덜어줄 수 있으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투자도 다 위축이 되어 있는 상태인데, 조달 금리가 낮아지면 조금이라도 나을 테고요. 그런 차원에서 금리를 탄력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물론 금리를 낮출 때는 걱정스러운 부분들도 있습니다. 부작용이 있는데, 중요한 게 우리가 너무 금리가 낮으면 자본이 한국을 빠져나가서, 여기서는 돈이 안 된다고 해서 자본 시장에서 혼란이 일어날까 하는 건데요. 아까도 언급했습니다만, 지금 우리가 IMF, 이런 상황이 아니라요. 자본 시장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고, 우리 외환 보유고나 여러 가지 걱정할 상황은 아닙니다. 또 금리가 낮으면 요즘도 이미 환율이 불안하니까 뛰고 있습니다만, 환율이 올라갈 텐데, 그것은 우리 수출 경쟁력을 증가하는 데 도움이 되고요. 환율이 올라가면서 물가의 부담이 생기기는 할 텐데, 지금 물가가 굉장히 안정되어 있고, 오히려 사실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도 없고 해서 조금 적극적으로 금리 정책을 하면 좋겠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혜민> 물가도 안정되어 있고, 금융 시장도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금리를 조금 낮춰도 된다고 하셨는데, 아마 그래서 그런지 우리 원장님께서는 계속해서 정부에서 재정 정책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셨잖아요. 금리 낮추는 거나 재정을 늘리는 거나 결국, 시장에 돈이 많이 돌게 하는 거라고 진단하시는 거죠?

◆ 유종일> 그런 겁니다. 민간에서 경제가 위축될 때는 민간은 전반적인 미래에 대한 전망을 보고,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그럴 때 정부는 나, 개인이 여기서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으냐, 하는 것이 아니고, 경제 전체 시스템을 보고,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민간이 다 위축되고 있을 때 당신, 경기 부양을 위해서 혼자 돈 많이 쓰시오, 이것은 말이 안 되는 거고요. 그러나 정부는 그것을 해야 한다는 거죠.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보통 수입이 줄어들면, 아껴 써야죠. 수입이 줄어드는데, 펑펑 쓰면 곤란하죠. 그런데 정부는 정부가 세수가 줄어든다고 하면 그때가 바로 더 재정을 확대해서 정부가 돈을 더 많이 쓰고, 민간에 돈을 풀어줘야 할 시점이다.

◇ 김혜민> 세수가 줄면, 오히려 더 지출을 늘려줘야 한다. 결국은 재정 확대를 하면 그게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고, 그러면 조금 세금도 마음 편하게 올릴 수 있고, 그런 건가요?

◆ 유종일>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정부가 같이 허리띠를 졸라매버리면 경기가 더 악화되고 그러잖아요. 그러면 소위 재정 건전성을 위해서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어떻게 되냐면, 정부가 당장 빚을 덜 얻거나 혹은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경제 성장이 너무 나빠져서 경제 규모 대비 채무 규모가 문제잖아요. 그 지표에 있어서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우리가 잘 아는 재정위기를 겪었던 그리스의 경우, 허리띠를 너무 졸라맸더니 정부 부채는 줄어들었는데, GDP가더 많이 줄어들어서 재정 건전성은 더 나빠졌어요. 아주 최악의 상황이 오는 거죠. 그래서 그렇게 가지 말고 확대 균형으로 가야 한다, 그런 말씀입니다.

◇ 김혜민> 그런데 지금 정부에서는 내년도 예산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가닥을 잡은 것 같아요. 원장님, 이거는 어떻게 판단하세요? 재정 지출 증가를 올해 수준 9.7%으로 유지하는 것 같네요?

◆ 유종일> 네, 저로써는 실망스럽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두 자릿수는 되어야 한다?

◆ 유종일> 네, 저는 조금 더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겠다. 특히 지금 얘기한 대로 세계 경제. 지금 경기도 안 좋아지고 있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의 그림자도 조속이 날씨가 갤 거 같지는 않거든요. 이럴 때는 정부가 과감하게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혜민> 정부가 경제적 큰 기치로 삼는 게 소득주도 성장이잖아요. 원장님, 이 부분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들도 많은데, 원장님 생각은 어떠세요?

◆ 유종일> 그것을 얘기하자면 길어집니다만, 저는 소득주도 성장론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김혜민> 방향성은 맞다.

◆ 유종일> 네, 그것은 해야 할 부분이기는 한데, 제가 두 가지 보완점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나는 그것을 하는 데 있어서 정책 조합이 그렇게 잘 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여러 번 말과 글로써 주장을 했던 부분인데, 처음부터 저는 국민들한테 소득을 넣어주려면 가장 중요한 역할이 재정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시장에 대한 규제, 최저임금과 같은. 그런 것으로 하는 것은 매우 부분적이고, 보완적인 조치로 해야 한다는 건데요. 그게 조금 앞뒤가 바뀌었다고 하는 게 있고요. 다른 하나는 뭐냐면, 소득주도 성장과 다른 부분이 조금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그래서 정부도 혁신 성장이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혁신 성장을 안 한 정부가 어디에 있습니까? 다 혁신 성장이 중요하다고 해왔고, 우리는 사실은 연구·개발 투자라든지, 혁신에 관해서 굉장히 많은 것을 하는 나라인데, 그 성과가 높지 않은 것이 왜 그런지에 대한 원인을 제대로 짚어서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제가 주장하는 것은 ‘역량 기반 성장’이다. 사람의 역량을 늘리는, 숙련과 연구와 여러 가지 역량을 더 고도화하는 데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하고, 노력을 하고, 시스템도 개혁하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 김혜민> 사실 원장님이 지난번에 나왔을 때 저서 중 <한국 경제 4대 마약을 끊어라>. 거기서도 핵심은 우리 인물을 키우고,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조금 말씀을 드리면, 우리가 이번에 일본 수출 규제, 이런 변수가 있었고, 그게 우리한테 굉장히 암초가 됐고, 이 일을 겪으면서 우리가 결국은 제조업, 연구 개발자들, 기초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정부의 대책, 그것은 장기적인 대책이고요. 단기적인 대책으로 지금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대응책을 내놨어요. 이거는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다고 보세요?

◆ 유종일> 실효성 여하를 떠나서요. 사실은 누구도 알 수 없죠. 일본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원칙에 입각해서 대응을 해야 할 것 같고,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어쨌든 일본이 아무리 명분 없는 저런 행동을 하더라도 우리는 자유롭고, 호혜적인 그런 국제 무역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한다, 그런 원칙을 지켜나가고, 정치외교적으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항상 대화를 통해서, 그러나 우리가 나라 간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개인의 인권을 짓밟을, 지금 시대가 그런 시대는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원칙에 입각해서 풀어나간다는 것이고요. 유연하게. 그리고 조금 장기적으로는 아까 언급하신 책에서 ‘빨리 빨리 마약’이라고 했습니다. 뭘 급하게 당장 돈 되는 것만 하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축적해야 하고, 정말 기술과 인재를 키우고, 장기적으로 하는 것을 잘 안 결과가 여기까지 왔다고 보이고요. 그래서 특히 일부 고부가가치, 고난도 소재 부품 산업에서 너무 일본에 의존해왔던 이 구조를 위험 관리 차원에서도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죠. 국산화를 포함해서 공급선 다변화, 이런 것들을 통해서 대일 의존도를 줄이고, 극일 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요. 또 수출 규제,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명분을 지키면서 적절한 수준에서 맞대응을 안 할 수는 없는 거기 때문에.

◇ 김혜민> 명분과 실리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전략을 KDI에서 많이 내주셔야 하는데, 어깨가 되게 무거우시겠어요?

◆ 유종일> 모든 국민이 다 지금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고, 저희들 입장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 김혜민> 원장님 나오셨다니까 지금 많은 분들이 토로를 하고 계세요. 아마 경제 때문에 답답했던 것들을 아무래도 정책 등을 다루는 기관장님이 오셔서 얘기하시는 것 같은데, 0863님은 “지표도 안 좋지만, 현장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정말 너무 안 좋습니다. 힘들어합니다,” 하는 얘기도 있으셨고요. 또 다른 분은 “소득주도 성장 이야기해주시면서 너무 지나치게 성급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라는 말도 있고요. 또 3358님은 “베네수엘라하고 우리나라 비교하는 건 정말 무지합니다.” 그런 얘기들도 있고요. 일단 생계를 뛰고 있는 분들이 힘든 건 맞아요. 그러면 원장님이 내놓으신 여러 가지 조언들이 잘 이어진다면 경제 회복 시그널은 언제쯤 우리가 볼 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 너무 무릎팍 도사에게 물어야 할 질문을 해서요.

◆ 유종일> 우선 현장의 소리 말씀하신 분. 사실은 거시 지표는 우리가 2% 성장이다, 2.5% 성장이다, 하지만 소위 현장이라고 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아마 자영업 하시는 분들일 텐데요.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체감하는 경기의 어려움은 훨씬 심각하죠. 그건 두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전체적인 경제의 흐름도 있지만, 구조 변화가 있어서 온라인 거래 쪽으로 지금 많이 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사실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부분이거든요. 소매에서요. 거기에 어려움이 가중되어서 그 안타까움은 제가 충분히 공감이 가고요. 베네수엘라, 이런 거는 우리가 전혀 비교가. 베네수엘라 같은 경우는 차베스 정권이 경제 정책을 운영을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사실은 미국이 경제 제재를 심하게 해서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고요. 경기 회복 시그널이 언제쯤 오겠느냐, 이것은 제가 예측할 수는 없는 거고, 지금 현재로 봐서는 내년도 별로 좋지 않을 것처럼 보이고요. 특별한 희망의 조짐이 그렇게 보이지는 않고. 죄송합니다. 세계 경제 상황에 우리가 많이 의존하는데, 세계 경제 자체가 구름이 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제가 긍정적인 전망을 하기가 어려워요. 단지 그렇지 때문에 저는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과감하게 재정 정책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다시 한 번 피력합니다. 

◇ 김혜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맬 때 정부에서 앞장서서 곳간을 조금 더 열어줬으면 하는 그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한국 경제 맥 짚기, 오늘 첫 시간에 유종일 KDI 대학원장 모셨고요. 이어서 저희가 박승 총재님 오시기로 하셨고요. 그밖에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굵직굵직한 한국 경제와 함께했던 분들 모시고 시간이 될 때마다 진단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KDI 대학원장 유종일 원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종일> 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