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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남중국해 시끌, 中관광객 여권에 필리핀 EEZ도장 찍는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09 11:41  | 조회 : 969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필리핀이 앞으로 중국 관광객 여권에 남중국해 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표기한 도장을 찍기로 했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8일 필리핀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번주 초에 열린 각료 회의에서 테오도로 록신 외무장관이 제안한 남중국해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 표기 도장안을 승인했다고 하는데요

 

살바도로 파넬로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남중국해 분쟁 지역에 대한 필리핀의 권리 행사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변했고 이를 올해 내에 실시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곧이어 록신 외무장관이 트위터에 "맞보복"(tit for tat)이라고 썼는데요

 

이는 중국이 여권에 남중국해를 자국 영해라고 인쇄했기 때문에 이번에 필리핀이 남중국해 내 필리핀 EEZ를 표기한 도장을 찍는 것을 결정한 것임을 분명히 알렸습니다.

 

 

2. 여권 표기와 도장을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꽤 오랜 시간 지속돼 오고 있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지난 2012년 중국은 전자칩이 내장된 새 여권을 발급하기 시작하면서 여기에 남·동중국해 대부분과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의 연안까지를 자국 영토로 포함한 지도를 넣어 인쇄했는데요

 

아마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중국 연예인들이 자신의 SNS 프로필 사진으로 내건 붉은 중국 지도와 더불어 아래쪽으로 9개의 점선 같은 것으로 남중국해까지 표현하는 지도를 한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중국이 여권에 바로 이 지도를 인쇄한 건데요

 

당연히 남중국해와 맞닿아 있는 국가들이 공식적인 항의를 하고 논란이 되고 있지만 중국 측이 이를 전혀 수용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필리핀은 구단선 지도가 인쇄된 중국인 여권 대신 입국신청서에 도장을 찍어 왔는데요

 

여권에 도장을 찍을 경우, 중국의 구단선을 인정한다는 오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이번에 아예 필리핀의 EEZ를 표기한 도장으로 맞대응하겠다고 방침을 정한 겁니다.

 

 

3. 논쟁의 소지가 있는 지역을 일방적으로 중국이 자국 영토로 공식 표기한 데 대한 필리핀의 대응이라는 말씀이신데 현재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 대해 좀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중국 아랫쪽으로 베트남, 말레이반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으로 둘러싸인 넓은 바다가 있는데 이 곳이 문제의 남중국해라고 불리는 지역인데요

 

물론 이름이 남중국해라서 혹시 중국의 바다라는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관행적으로 그렇게 불리는 것일 뿐 중국의 소유를 인정한 명칭은 아닙니다.

 

이 바다에 접해 있는 나라가 모두 8개인데 거의 대부분이 영토 분쟁에 얽혀 있고요

 

무엇보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한 데다 운송로 측면에서도 상당히 많은 배들이 오고가기 때문에 정작 이 곳과 관계가 없는 미국이 가장 중국을 견제하며 많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이 곳을 통해 일대일로를 확산시킬 전진기지들로 삼고 있고 인도양과 태평양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포인트가 되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모든 나라들과의 마찰을 감수하면서도 강력히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4. 아까 잠깐 말씀하신 구단선? 현재 중국이 남중국해를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는 구단선이 정확히 뭘 의미하는 건가요?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자의적으로 획정한 9개의 해상경계선인 '남해 9단선'(nine dash line)을 남중국해의 경계로 제시해 왔는데요

 

이 선에 따르면 인근 국가들의 배타적경계수역EEZ까지 다 중국 소유가 되고 남중국해 전체의 90%가 이 구단선 안에 속하게 되는 황당한 경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2년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 규정에 근거해 영해기선으로부터 200해리(370.4km)를 각국이 주권적 권리라고 해서 자원의 개발 및 관리 등을 할 수 있고 관할권이라고 해서 인공 시설과 구조물 설치나 환경 보호를 위한 각종 행위 등을 할 수 있는데요

 

중국이 제시한 구단선에 의하면 나머지 7개 국가들의 이런 모든 권리가 다 보호받을 수 없게 되는 겁니다.

 

 

5. 그렇다면 중국이 구단선을 그은 근거는 뭔가요?

 

"이 해역은 우리 중국이 한()나라 때부터 관리해왔다", "명나라 정화(鄭和) 장군이 아프리카까지 원정을 갈 때 필리핀 루손도의 총독을 임명했다는 기록이 있다", "청 때는 중국 어민들이 이곳에서 어로행위를 해왔다"는 등의 기록이 있다는 이유로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건데요

 

중국은 국민당 정부 시절인 1947년 발간한 지도에 11단선을 획정했다가, 신중국 건립 후인 1953년 베트남과의 관계를 고려해 중국 하이난(海南) 섬과 베트남 사이의 2개 선을 삭제해 현재의 구단선이 된 겁니다.

 

순전히 중국이 주장하는 중국만의 이유로 중간 중간 9개의 선을 그은 것에 불과하고 게다가 이 짧은 선들을 지도상에서 쭉 연결해 그 안은 모두 중국의 소유라고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논리적 설득력도 떨어지는데요

 

이 모호하고 불명확한 선에 대한 국제적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이는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리는 데 한 근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구단선 안에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파라셀 군도(시사군도), 스카버러 암초(황옌다오, 제임스 암초(쩡무(曾母)암사) 등 분쟁 대상인 섬과 암초가 모두 포함돼 있는데요

 

중국은 몇 년 전부터 이 곳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기지들까지 들여놓는 등 자국의 소유권을 인정받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까지 감행하고 있지만 국제법상 모두 불법입니다.

 

 

6. 국제적으로는 이미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결론까지 내려진 상태인데 중국이 그 판결을 전혀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필리핀은 필리핀과 중국 사이에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스카버러 암초에 대해 유엔해양법약에 따른 국제중재를 요청했는데요

 

중국이 구단선에 안에 위치해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스카버러 암초에 대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는 구단선 내 자원에 대한 중국의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측은 즉각적으로 판결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그리고는 현재까지 인공섬을 건설하고 대공포와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과학 및 방위 임무를 수행할 무인 심해 해저 기지 건설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중국은 또 오는 2020년 최초의 해상원자력발전소를 남중국해로 보내는 등 모두 20기의 해상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또 지난 6일과 7일에도 오전 오후 각 2~3시간씩 중국은 남중국해 군사 훈련을 실시하면서 모든 선박의 해당 구역 출입까지 금지시켜 인근 국가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7. 이 정도면 인근 국가들의 불만이 상당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비판의 목소리도 높은 편이죠?

 

지난달 3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10개국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상호 신뢰를 약화시키고 역내 안정과 평화를 해칠 수 있는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중국의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는데요

 

남중국해 문제에 관한 한 중국에 대해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베트남은 중국이 초강대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국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들의 영토를 분쟁 지역으로 전환하기 위해 도발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줄곧 중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필리핀 역시 중국과 합의한 22조원 규모의 경제지원이 거의 실행에 옮겨지지 않는데다 지난 6월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 부근에서 발생한 22명이 실종·사망한 필리핀과 중국 어선 충돌사건을 계기로 두테르테 대통령의 대중 자세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는데요

 

이달 말로 예정된 두테르테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미뤄왔던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필리핀 대통령실이 밝히기도 했습니다.

 

 

7-1. 언뜻 보기엔 남중국해에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국가라면 모두 중국에 반대 입장을 보일 것 같은데 또 그렇지는 않다면서요?

 

맞습니다. 중국과의 관계에 따라 각국이 내는 목소리가 약간씩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분명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공식적으로는 미국의 편에 선 아세안 국가들과 중국이 대립하는 모양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각국이 처한 현실에 따라 다른 행보를 하고 있는 겁니다.

 

중국의 전통 우방으로 분류되는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의 경우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군사시설 확장과 민간선박 위협 등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벌이고 있는 일련의 행동에 대해 강도 높은 수준의 비판에 동참했는데요

 

하지만 각 국이 중국으로부터 일대일로를 통해 맺고 있는 경제 지원 및 협력의 수준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비판하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특히 캄보디아는 중국에 해군기지를 제공하는 비밀 협약을 맺은 데다 중국이 대규모 리조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자본을 대는 등 중국에 대한 경제 속국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상탠데요

 

미국의 주류 언론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캄보디아 해군기지에 주둔하게 되면 남중국해와 말라카 해협 등에 군사력 투입 능력을 강화해 미 동맹국들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8. 중국이 대놓고 빠지라고 경고할 정도로 미국도 남중국해와 관련해서 중국에 대한 쓴소리를 계속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죠?

 

미국은 동남아시아와 남중국해에 대한 영향력 축소를 우려해서 앞장서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우리는 공격적이고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는 중국의 행동에 단호히 반대한다""여기에는 글로벌 공동자산(남중국해)의 무기화, 주권 거래를 위한 약탈적 경제적 수단 활용 및 부채 제공, 정부가 후원하는 타국 지식재산권 탈취 등이 포함된다"고 직접적으로 중국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내부적으로는 남중국해의 분쟁지역에서 건설이나 개발 프로젝트에 관여한 중국인 개인이나 기업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법안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5월 미 상원에서 발의된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 제재법안''평화, 안전,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나 정책에 관여한 개인이나 법인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입국 비자를 철회하거나 불허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만약 통과될 경우 중국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미국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상당히 단호한데요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스스로 (남중국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역외 국가들은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의견차를 해소하기 위해 벌이는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일갈하면서 한 마디로 남중국해와 상관없는 미국은 빠지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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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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