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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이스라엘, 또다시 대규모 정착촌 건설한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08 11:00  | 조회 : 792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저희가 지난 3월 이 시간에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얘기를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 또 다시 이스라엘에서 대규모로 정착촌을 건설한다는 소식이 있죠?

 

아마 지난 시간 방송을 들으신 분들은 기억할 텐데요 지금 이스라엘이 건설하고 있는 모든 유대인 정착촌은 불법입니다.

 

국제 사회가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지 않는 곳을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점령해서 원래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인들을 막무가내로 내쫓고 일방적으로 유대인들을 위한 정착촌을 만들고 있는 건데요

 

이미 유엔과 국제 사회가 불법이라며 건설 금지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결의안을 몇 년 전에 통과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계속적으로 정착촌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지시각으로 6일 이스라엘 국방부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정착촌 가옥 2300채의 신규 건축 허가를 승인했다는 보도가 외신을 통해 나왔는데요

 

문제는 이 정착촌들이 원래 이스라엘이 관할하고 있던 구역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인들이 주로 살고 있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치권이 미치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2. 지금 말씀해주신 내용을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요르단강 서안지구라는 곳에 대한 설명부터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국제뉴스 기사를 통해 정말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요르단과 맞붙은 지역으로 '요르단강 서쪽에 있는 둑'이라는 의미로 서안지구(West Bank)라고도 불립니다.

 

이 지역은 제주도 3배 정도 되는 크기로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될 당시 팔레스타인 영토였지만 1967년 이스라엘과 중동 간의 3차 전쟁 후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점령해 지금까지 통치해오고 있는데요

 

물론 아직까지도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에서는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지 않는 지역, 불법 점령지입니다.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충돌이 계속 이어지자 오슬로2 협정으로 불리는 1995928일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임시협정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세 구역으로 분할했는데요

 

18%A구역은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21%의 지역은 시민의 책임은 팔레스타인에게 부과되고 치안은 이스라엘이 담당하는 B구역, 그리고 나머지는 전적으로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구역인 C구역입니다.

 

동예루살렘을 제외한 유대인 정착촌은 모두 C구역에 위치해 있고 대다수 팔레스타인인은 A구역과 B구역에 살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번에 승인된 신규 가옥 2300여 채가 C구역이 아닌 서안지구 안쪽 전역에 건축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3. 전쟁을 통해 일방적으로 빼앗은 땅을 팔레스타인측이 양보해서 그나마 분할했는데 나머지 지역도 넘보고 있다는 의미인가요?

 

정확합니다. 사실 세 구역으로 나뉘었다고 해서 그럼 나머지 A구역과 B구역에서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거든요.

 

심지어 A구역에서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질서유지 정도만 담당하고 이스라엘이 사실상 통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A, B, C구역이 분명하게 나뉘어져 있는 게 아니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단독 관할인 A구역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공동 관할인 B구역의 집단 거주지 165개가 C구역 곳곳에 섬처럼 흩어져 있는 모양샌데요

 

그러다 보니 이 집단 거주지들이 서로 연결돼 있지 못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개발할 자원도 없는데다 핵심 인프라는 C구역에 몰려 있는 상황입니다.

 

팔레스타인인 300만 명, 유대인 50만 명이 살고 있는 서안지구에는 500개의 이스라엘 검문소와 300개가 넘는 정착촌이 있고 특히 C구역에는 팔레스타인인 약 30만 명이 살지만 이스라엘군이 자원 관리, 계획과 건설 모두를 전적으로 통제하고 있는데요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건설이나 개발을 C구역의 1% 이하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서 현재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추가적인 건설이나 개발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합니다.

 

 

4. 그런데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주택 건설도 허용했다는 소식이 있던데 어떤 내용인가요?

 

지난달 31일 영국 BBC방송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민들을 수용할 새로운 주택 6800채 건설을 승인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주택 700채도 함께 허용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C 구역에는 이미 팔레스타인 주택 700채가 있어서 이번 결정이 새로운 주택 건축을 승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존 주택을 법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알려진 게 없다고 방송은 전했는데요

 

이스라엘 정치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수석보좌관의 방문에 맞춰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주택을 승인했으며, 이는 쿠슈너가 자신이 준비한 이-팔 평화안을 주변 아랍국 지도자들에게 설득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인 팔레스타인 영토를 더 많은 정착촌을 건설하기 위한 지역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나날이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이는 이스라엘 정착촌 자체가 불법이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주택 건설을 허락해 줄권한 자체가 없다는 주장으로, 불법을 버젓이 저지르면서도 선심을 쓰는 듯한 이스라엘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1. 국제 사회가 서안지구를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국제 사회는 어떤 평화안을 제시하고 있나요?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에 관해 명확하게 '2 국가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개의 별도 국가를 인정하자는 분쟁 해결 방안입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현재 무단 점령해 통치하고 있는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 그리고 이스라엘이 전면 봉쇄하고 있는 가자 지구는 모두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의 영토로 예정돼 있는 지역인데요

 

특히 이슬람 창시자이자 예언자인 무함마드가 서기 7세기에 승천한 것으로 여겨지는 성스러운 곳인 알아크사 모스크가 있는 동예루살렘에 대해 팔레스타인은 미래의 독립국 수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기 위해 불법적으로 집과 건물을 마구잡이로 철거하고 있어 국제 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는데요

 

러시아와 아랍연맹 등은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라며 공식적으로 비판 성명을 냈고 프랑스 외무부도 "점령한 영토에서 벌어지는 파괴는 국제법 위반이며 특히 국제 인권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5. 동예루살렘은 물론이고 구역에 상관없이 서안지구 전체가 이스라엘 통제 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 곳에서 정착촌은 어떤 식으로 건설되고 있는 건가요?

 

이스라엘은 일단 무력으로 땅을 점령한 뒤 무조건 건물부터 철거해서 원래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인들을 내쫓고 정착촌을 건설한 뒤 높이 8m의 벽을 세워 팔레스타인인들이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는데요

 

이후 약간 떨어진 곳에 또 이런 식으로 정착촌을 건설하고 정착촌과 정착촌을 잇는 도로를 만들어 그 일대를 이스라엘군이 들어가 통제하는 방식으로 영토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하루아침에 집과 삶의 터전을 잃고 쫓겨나는 팔레스타인인들은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고요

 

팔레스타인인은 집을 짓거나 지역을 개발할 법적 수단이 아무것도 없어서 늘 집이 철거되거나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추방되어 생계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6. 그런데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도 있다고 하셨는데 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분명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버젓이 있음에도 대부분 팔레스타인 경찰들은 이스라엘 군의 명령을 받는 협조자 수준인데요

 

하루에도 몇 건씩 이스라엘 군인들의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무차별 공격과 가택 침입, 무작위 체포 등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팔레스타인 경찰은 자신들의 시민들을 전혀 보호해주지 않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2013년에만 4천여 회의 이스라엘군 개입으로 서안지구에서 4,6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체포됐고 그 중 30여 명은 사살됐는데요

 

문제는 이런 일들이 지금까지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오히려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봉기를 팔레스타인 군경이 앞장 서서 막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오슬로1 협정으로 불리는 양자 간의 치안 협력서 내용은 팔레스타인 군경이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와 폭력을 부추기는 모든 선동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정착촌에 대한 모든 적대적 행동을 막아야 하며, 특히 정보교환과 공동작전을 통해 이스라엘군과 활동을 조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7. 사실 좀 충격적인 내용인데 현실이 이렇다면 팔레스타인들의 불만이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밖에서 바라보는 팔레스타인은 하나의 얼굴이지만 내부에는 소수의 권력층과 다수의 핍박받는 시민들로 정확히 나뉘어 있는데요

 

그래서 팔레스타인에서는 이스라엘을 향한 시위뿐만 아니라 자치정부를 향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경찰은 주기적으로 비리와 권력남용으로 비난받고 있으며 정적들을 임의로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자치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파타당보다 훨씬 많은 표를 얻어 정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자치정부에 대한 오래된 불신과 부정부패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반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팔레스타인 경제의 대부분이 명문가와 신흥부자들 몇몇의 소수에 집중돼 있는데다 그들은 대부분 권력과 결탁돼 있는 상황인데요

 

그들 중 일부는 이스라엘 시장과 정착촌에 투자를 하고 투자의 대가로 자치정부 관계자들과 마찬가지로 검문소 우선 통행 등 이스라엘이 부여하는 특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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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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