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수) 홀수와 짝수 중에 더 좋은 건?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여러분 질문 하나 드릴게요. 홀수를 좋아하시나요, 짝수를 좋아하시나요? 느닷없이 왠 뜬금없는 질문이냐 하실텐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3, 5, 7, 9 하는 홀수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같습니다. 3은 천지인이라고 해서 세상의 구성 원리를 나타내고 7은 서양에서 들어온 행운의 숫자라고 생각하는 거죠. 중국 사람들은 어떨까요? 중국인이 6자나 8자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짝수를 훨씬 좋아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3이나 9자 같은 홀수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요, 어떤 사물이나 사람이 짝을 맞춰 있는 상태를 이상적이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예부터 중국의 시는 네 구나 여덟구를 맞추었고요, 그 각각의 구가 짝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이 짝을 대구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말대구를 한다고 할 때, 대구라는 말이 바로 여기서 유래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중국 사람들은 네 글자, 여섯 글자를 맞춰서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방식도 좋아했습니다. 위진남북조 때부터 아예 이렇게 4-6자 체계를 맞춘 형식의 글이 유행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글의 형식이 마치 말들이 죽 줄을 지어 달리는 것 같다고 해서, 말 마자가 들어있는 나란할 변 자를 써서 변려문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중국어에는 ‘성쌍성대’(成雙成對)라는 성어가 있는데요, 모든게 서로 짝을 이뤄야만 이치에 맞는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하늘이 있으면 땅이 있고, 물이 있으면 불이 있고, 나아감이 있으면 물러남이 있고... 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짝을 이루는 상태를 아름답다고 보는 중국인의 의식은 오늘날까지도 그 문화에 영향을 많이 미쳤는데요, 그 중에 대표적인 것 하나만 소개해 드리면요. 중국인들은 다른 사람에게 술을 선물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두 병을 보낸다는 겁니다. 물론 한 병을 준다고 해서 받는 사람이 화를 내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만, 한 병만 주고 받으면 뭔가 빠진 것같은 허전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중국인에게 술을 선물하실 때는 꼭 쌍으로 두병을 선물하세요.
감사합니다. 再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