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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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美 INF 탈퇴, 아시아에 미사일 배치?! 여파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05 11:01  | 조회 :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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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코너명 : 문희정의 핫키워드

방송일시 : 201985() 오전 1010분 경

-문희정 / 국제정치평론가

참고/ 010 2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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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역사적인 군축 협정으로 불리는 중거리 핵전력 조약에서 미국이 탈퇴를 선언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전해주시죠.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20시부로 미국이 1987년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에서 공식 탈퇴했는데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지난달 3일 미국이 조약 이행을 다시 결정할 때까지 INF 조약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법령에 이미 서명한 상태여서 조약은 전면 백지화됐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고의로 위반한 조약에 미국은 남아있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은 러시아에 불이행을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를 제공했지만, 러시아는 지난 수년 간 그랬던 것처럼 조약 의무사항을 이행하는 대신 이에 위배되는 미사일을 보유하는 쪽을 선택했다"러시아는 조약의 소멸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도 2"1987128일 미국 워싱턴에서 소련과 미국이 체결했던 INF 조약 효력이 미국 측의 주도로 이날 중단됐다"고 밝혔는데요

 

AP 통신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소련 지도자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30여 년 전 서명한 역사적인 군축 협정이 죽었다"며 새로운 군비 경쟁 시대의 우려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2. 지금 국제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중거리 핵전력 조약 INF는 어떤 내용의 협정인가요?

 

198712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서명한 것으로,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양국의 중·단거리미사일을 모두 폐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조약인데요

 

미소 양국은 19916월까지, 보유 중이던 사거리 500~5500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총 2,692기를 폐기하는 성과를 거두는 등 INF는 냉전 해체로 가는 역사적인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전 세계가 미국과 소련이라는 강대국 아래 서로 대립하며 냉전 체제를 형성하고 있던 1970년대 미소 양국은 유럽에 중거리 핵미사일들을 경쟁적으로 배치하면서 유럽 전역을 핵 공포로 몰아넣었는데요

 

경제 위기 상황을 겪는 와중에도 양국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비용을 쏟아 붓는 군비 경쟁을 지속하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1979년부터 무려 10년이나 지속된 아프카니스탄과의 전쟁으로 막대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던 소련과 실질적인 핵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유럽, 엄청난 핵미사일 배치로 유럽의 방위를 책임져야 했던 미국의 부담 가중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무려 7년을 끌어온 협상이 전격 타결된 겁니다.

 

 

3. 말 그대로 전 세계에 평화의 시대를 열게 된 군축 협정인데 32년 만에 백지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그렇습니다. 중거리 핵전력 조약 이후 베를린장벽이 무너졌고 동서냉전도 끝이 나게 됐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핵전력을 억제해온 토대가 무너짐에 따라 양국 간 군비 경쟁은 물론이고 다시 핵 전쟁의 장이 될 가능성이 커진 유럽 국가들의 불안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INF는 유럽의 안정과 냉전 종식을 도운 획기적인 합의"라며 "INF 조약이 파기되면 세계는 핵전쟁을 막을 귀중한 브레이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그러면서 "당사국들은 국제적인 군비 통제를 위한 합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약 체결 당사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도 "조약 효력 중단이 국제사회에 이로울 리 없으며 이 행보는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 안보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고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의무를 준수하기 위해 어떠한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입증가능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4.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조약 파기의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미국이 탈퇴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INF의 내용을 보면 기존에 생산된 미사일을 폐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범주의 미사일을 추가로 개발·생산·배치하지 않는다는 합의도 포함돼 있는데요

 

하지만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들어선 러시아가 INF에 저촉되는 미사일을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미국이 2000년대 들어 유럽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구축하면서 양국 모두 조약 위반 논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INF 체제는 2014년 당시 러시아가 개발한 9M729, 나토명으로는 SSC-8 순항미사일의 최대 사정거리가 INF 적용 대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균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이어 2017년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사거리 1500에 달하는 9M729 순항미사일을 개발·배치함으로써 INF 조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는 해당 미사일의 사거리는 480km에 불과하다며 조약 위반이 아니라고 반박해왔습니다.

 

지난해 10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중거리 핵전력 조약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면서 공식적으로 INF 파기를 언급했는데요

 

그리고 20192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INF 이행을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러시아가 6개월 안에 조약을 위반한 모든 미사일, 발사대, 관련 장비를 파기해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탈퇴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습니다.

 

 

5.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조약 위반을 지적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어떤 입장인가요?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심각한 실수를 범했다""미국은 러시아가 INF 조약을 위반했다는 식의 명백한 허위 정보를 근거로 한 선전전을 펼치면서 조약을 둘러싼 사실상 극복할 수 없는 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성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러시아는 미국이 INF를 벗어나 신형 미사일 등 새로운 무기를 생산하거나 유럽 등에 배치하기 위해 러시아의 조약 위반을 구실로 삼고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자국 관영 뉴스 전문 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군비 경쟁에서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다짐했는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20일 국정연설에서 러시아가 먼저 중·단거리 미사일들을 유럽에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미국이 그런 미사일들을 배치한다면, 러시아도 맞대응해 미사일을 받아들인 나라뿐만 아니라, 그런 결정을 내린 미국 지휘부가 있는 곳을 러시아 미사일들이 겨냥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6. 한편에서는 미국의 조약 파기가 러시아 때문이 아니라 중국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오던데 정확한 미국의 속내는 뭘까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INF 조약에서 벗어난 중국은 미사일을 마음껏 생산 배치한다고 불만을 토로해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INF를 대체할 새로운 군비 통제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함께 우리는 분명히 어느 시점에 중국도 포함시키길 원한다고 밝혔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촉구했습니다.

 

20174월 당시 미 태평양사령관이었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의회에서 중국이 배치한 탄도·순항미사일의 95%INF 조약 가입국 위반 사안이라고 증언한 바 있는데요

 

미국이 조약을 탈퇴한 데에는 그간 아무 제약 없이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해온 중국을 견제할 대응 조치가 시급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중단한 사이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이란, 북한은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앞장섰고 특히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중거리 핵전력을 보유하게 됐다는 건데요

 

AFP 통신은 미국 국방부가 중국에 맞서 핵무기를 현대화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흥분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7. 중국의 공식 입장이 나왔나요?

 

그동안 중국은 "일관되게 방어적인 국방정책을 견지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해 왔는데요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중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탈퇴로 조약이 폐기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장쥔(張軍)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2INF 파기에 유감을 표하며 미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에서 가장 핵무기를 많이 보유한 나라인데, 어떻게 중국이 이 두 국가와 함께 놓일 수 있겠느냐미국이 중국을 INF 탈퇴 명분으로 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는데요

 

"중국은 군축합의의 한 당사자가 돼야 한다"면서도 "중국이 미국·러시아와 같은 수준에 있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미국이 주장하는 새로운 군비 통제 조약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8. 유럽을 핵 공포로부터 구해줬던 INF가 파기됨으로써 유럽도 긴장감이 높아지겠지만 미국의 속내가 결국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감도 고조될 가능성이 커질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정확한 지적입니다. 실제로 미국이 INF 파기를 선언한 다음 날 마크 에스퍼 신임 미 국방장관이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물론 구체적인 배치 지역도 언급하지 않고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기라고 말했지만 미군 중거리 전력 강화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반발을 초래해 동북아 지역의 군비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전날 보도에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괌에 재래식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일본이나 한국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당장 9일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에스퍼 장관의 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9. 미국의 INF 파기가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미사일 전력 개발도 풀어준 셈이 됐는데 당장 다시 러시아 미사일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게 되는 유럽의 입장은 어떤가요?

 

·러 양국의 미사일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러시아와 여러 개의 가스관을 설치하면서 경제적 의존도를 높여온 유럽에서는 일단은 냉정하고 차분하게 사태를 관망하는 입장인데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INF 조약이 폐기됐지만 유럽 내 새로운 지상 발사용 핵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NAT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INF 조약 폐기 책임을 러시아에 돌리면서도 "우리는 새로운 군비 경쟁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새로운 지상 발사용 핵미사일을 유럽에 배치할 의도도 없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나토의 전력 보강은 당면한 과제가 됐고 이를 위해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각 국에 압박해왔던 국내총생산(GDP)2% 이상 국방비 지출 부담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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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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