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대기업, 일본 제재에 당하지 않을 것, 반도체 소재 국산화 평가까지 다 끝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18 16:56  | 조회 : 3511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상용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 시스템학과 교수, 하정우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 시스템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대기업, 일본 제재에 당하지 않을 것, 반도체 소재 국산화 평가까지 다 끝내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일본의 무역제재를 시작으로 한 한일갈등이 끝을 모르고 달려갑니다. 화도 나고 싸우기도 하고 어르기도 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해야하지만 중요한 건 대안을 세우는 거겠죠. 특히 우리의 먹거리 반도체 부분은 충격이 큰 만큼 더 면밀하게 세심하게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생생경제는 반도체 관련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두 분 모십니다.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 시스템학과 김상용, 하정우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 김상용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 시스템학과 교수(이하 김상용)> 네, 안녕하세요.

◆ 하정우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 시스템학과 교수(이하 하정우)>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김상용 교수님, 하정우 교수님 모두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 시스템학과 교수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두 분 모두 대한민국 굴지의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시더라고요? 김 교수님, 어디서 근무하셨어요?

◆ 김상용> 저는 하이닉스 반도체 연구소에서 10년 근무하고, 그다음에 아남 반도체, 지금은 동부하이텍으로 변경됐지만, 거기서 장비 공정을 하고 후학 양성을 위해서 반도체 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하이닉스에서 10년, 그리고 동부하이텍에서 12년, 20년 넘게 반도체 업계에 계셨네요?

◆ 김상용> 네.

◇ 김혜민> 제가 그때 보니까 반도체 피플? 어디에 선정되셨던데요?

◆ 김상용> 반도체의 100대 우수 인력을 뽑혔었고요. 그다음에 반도체에 대해서 여러 가지 학회를 제가 창립해서 만든 게 2개가 있습니다. 그것을 또 이끌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 김혜민> 정말 우리나라 반도체의 시작부터 발전과정을 보신 것 같으세요. 하정우 교수님은 어디서 일하셨어요?

◆ 하정우> 저는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시스템 LSI 회로 설계 분야에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1년 정도 근무를 했습니다.  

◇ 김혜민> 삼성전자에서 10년 넘게 일하셨고요. 실무 경험이 있는 교수분들이시기 때문에 오늘 다각도로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 두 분께서 실무에서 일하셨을 때 느꼈던 것들, 지금 후학을 양성하면서 반도체 업계에서 생각하는 여러 가지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두 분이 보는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 파문. 일단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 김상용> 조금 많이 황당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지금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의 상황을 접하고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염려하시는데요. 분명한 것은 반도체 업계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들을 저희들은 인정하고, 다른 관점에서 우리가 냉철하게 들여다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실은 이런 것들이 예전에 예견된 일들이었거든요. 감정적으로 흥분하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변하는 기술 변화를 우리가 예견하고 극복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혜민> 이 싸움이 저도 길어질 것 같아서요. 감정적으로 우리가 흥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지만 전문가나 정부에서는 냉철하게 이 사안을 판단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서 오늘 두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하 교수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 하정우> 저도 황당했고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생각이 되고요. 경제적으로 생각했을 때도 한국과 일본,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러게요. 우리가 미중 무역갈등 때문에 안 그래도 전 세계가 들썩들썩하는데, 거기에다가 한국과 일본의 이런 갈등이 전 세계 경제에도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을 저도 동의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리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구조부터 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메모리, 비메모리의 차이가 있잖아요. 김 교수님께서 쉽게 설명해주시겠어요?

◆ 김상용> 반도체는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는데요.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하고 그 저장된 정보를 판단하고 인지해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구분할 수가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우리 전체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또 큰 장치를 사용하는 그런 반도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의 변동이 커서요. 불안요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소품종 대량 생산으로 하고요. 비메모리 반도체는 시장이 훨씬 더 커요. 이게 75% 정도 되니까요. 그런데 이 비메모리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부가가치가 꽤 큽니다.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더욱 확대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눠지는데,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그리고 정보를 판단하고, 인지하고, 처리하는 게 비메모리 반도체라는 거죠. 그리고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 변동이 굉장히 커서 불안하고, 소품종 대량 생산하는 거고요. 비메모리 반도체는 반대로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해서 부가가치가 크고, 앞으로 4차 산업시대에 더 필요한 반도체다. 그러면 하 교수님께 이 질문을 드릴게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는 거죠?

◆ 하정우> 네, 맞습니다. 

◇ 김혜민> 그 이유가 뭡니까?

◆ 하정우> 그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하고 비메모리 산업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메모리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에 비해서 반도체 회로 설계 기준 면에서는 진입이 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혜민> 기술 진입이 쉽군요?

◆ 하정우> 네. 대신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를 더 작게 만들기 위해서 미세 공정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가의 생산 장비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따라서 비메모리 분야보다는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이 수월하고,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먼저 뛰어들어서 우리나라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혜민> 메모리 반도체는 기술진입이 쉽지만, 고가의 생산 장비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는데, 그래서 두 분이 근무했던 대기업 중심으로 이 산업이 발달한 것으로 우리가 이해하면 될까요?

◆ 하정우> 그렇게 이해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왜냐하면 대규모 자본을 당장 투자할 수 있는 데는 대기업이니까요.

◆ 김상용> 그런 것도 있었고, 초창기에 우리가 80년 초에 반도체를 시작했거든요. 생산, 설비 중심인 메모리 반도체는 그때 인력이 많이 필요한 그런 반도체였어요. 정부적으로도 그런 것을 고려했고요. 그래서 환경적으로 메모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비메모리는 한 회사가 하기에는 어려운, 예를 들어서 팹리스나 제조하는 파운더리 업체나 가교 역할을 하는 디자인 하우스의 협업이 필요한 것이어서요. 그때는 우리 환경적으로 인프라가 적어서 처음에 메모리로 시작했던 것이 지금 강국이 됐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우리가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더 빨리 성과를 내야 하니까 이미 우리는 탄탄한 대기업이 있었고, 자본과 인력이 있는 대기업을 통해서 생산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중점적으로 시작한 거군요.

◆ 김상용> 그랬다고 보면 됩니다.

◇ 김혜민> 기본적인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면 현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일본 수출 규제에 직격탄을 맞는 분야는 그러면 어디라고 봐야 할까요?

◆ 김상용> 이거는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 수출 규제 대상으로 우리가 가장 아픈 곳이 세 곳이죠. 세 곳의 수출 부품이었습니다. 먼저 처음에는 반도체 공정에서 필수 소재인 고순도 불화가스. 일명 불산이라고 하죠. 반도체 공정 중에서 크리딩, 세정이라고 하는 공정에 많이 쓰고요. 그다음에 식각하는, 에칭하는 공정에서 많이 쓰는 고순도 소재입니다. 두 번째는 폴리이미드 소재인데요. 이게 TV나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그런 소재입니다. OLED라고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 김혜민> OLED가 삼성, LG, 이런 데서 굉장히 주력하고 있는 거잖아요?

◆ 김상용> 네, 그렇습니다. 그다음에 세 번째, 포토감광액인데, 포토레지스트입니다. 사진처럼 반도체 회로 패턴을 생성하는데 사용되는 소재거든요. 이번에 적용될 EUV 레지스트가 일본 규제 대상으로 되어 있습니다.

◇ 김혜민>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그리고 포토감광액. 이렇게 세 자기가 이번 일본 수출 규제 대상으로 꼽혔고,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의 반도체 업체들이 굉장히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하 교수님, 우리가 반도체 1위 국가, 늘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코어 기술은 가지고 있으면서 소재와 또 제조 장비도 일본에 의지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 하정우> 네, 맞습니다. 

◇ 김혜민> 왜 이런 구조가 된 거예요?

◆ 하정우> 사실 우리나라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고, 반도체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장비와 재료는 아직도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반도체 장비와 재료 기술은 기술 난이도가 높은 분야들로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대한 꾸준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우리나라도 조금씩 국산화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도 해외 의존도가 높은 실정입니다. 

◇ 김혜민> 우리나라의 ‘빨리 빨리’ 정신이 여기에도 투영된 겁니까?

◆ 김상용> ‘빨리 빨리’에도 기술이 되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기술이라는 게 지금은 너무 빠른 속도로 변화가 있고, 거기에 ‘빨리 빨리’ 문화로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혜민> 교수님이 처음에 반도체 시작하셨을 때는 정말 초기였나요?

◆ 김상용> 그랬죠. 저는 완전 초기는 아니고, 저는 80년 말, 90년 초였습니다.

◇ 김혜민> 그때 우리나라 반도체의 수준이 어느 정도였어요?

◆ 김상용> 그때는 1MB를 시작하는 시기였습니다.

◇ 김혜민> 하 교수님은 언제 시작하셨어요?

◆ 하정우> 저는 2000년도 중반부터 시작했습니다. 

◇ 김혜민> 그때 우리의 수준은?

◆ 하정우> 그때는 메모리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1위를 하고 있었고요. 메모리 분야가 아닌 비메모리 분야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쪽에서 선도적으로 투자를 하고,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하던 그런 시기였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오늘 현장 경험이 충만하신 하이닉스에서 근무하셨던 김상용 교수님, 그리고 삼성전자에서 근무하셨던 하정우 교수님, 두 분 다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학과 교수님이신데요. 그 교수님들과 함께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제한에 대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2718님께서 “결국 글로벌 1위라 해도 핵심 기술은 해외 의존이었으니 우리는 껍데기만 만들어서 팔고 있는 거네요?”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이 말이 맞는 건가요?

◆ 김상용> 그게 사실은 반도체가 시작이 미국에서 시작했고, 외국에서 시작해왔기 때문에 원자재나 장비나 이런 것들은 해외 의존도가 80%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자립심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고, 우리가 인정을 해야 돼요. 그런 면에서 청취자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 생각을 하는데, 우리가 그것을 극복하는 길이 필요하고요. 이번에 일본 수출 규제도 그런 틈을 우리가 보였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서 지금 국산화 빨리 해야 하고, 다변화 빨리 해서 그런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김 교수님, 오늘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이런 말을 했어요. 국산화 한다는 거 성공 보장 없다, 하지만 일본 제품의 공급 안정성이 담보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국내 기업의 대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힘들어도 우리가 해야 한다고 얘기했어요. 국산화, 가능합니까?

◆ 김상용> 네, 가능합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우리의 숙제죠. 국산화와 다변화를 통해서 어떤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줄여서 외부 영향에 휘둘리는 일이 없어야겠죠. 지금 기술이 집적화될수록 기술은 고도화되는데요. 이럴수록 독과점이 늘어나고, 의존도가 높아지거든요. 그래서 이번 사태도 일본 수출 규제로 반도체 산업이 휘청거리고, 나라 경제에 영향을 줄 만큼 파급이 큰데요. 이것이 탈 일본화의 속도를 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혜민> 그래서 지금 현재 국내 기업에서 일본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들을 이미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맞나요?

◆ 김상용> 네, 다행인 것은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예견된 일이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소문은 안 냈지만, 준비해서 크게 타격은 없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것들은 우리가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하고요.

◇ 김혜민> 구체적으로 어느 기업에서 어떻게 대체 물질을 개발했나요? 

◆ 김상용> 업체를 말하기가 그런데요. 솔브레인 회사라고 있고요. 동진쎄미켐이라는 회사도 있고요.

◇ 김혜민> 다 중소기업입니까?

◆ 김상용> 네, 중견기업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회사들하고 협력을 해서 소재 업체가 지금도 성장하고 있지만, 더 성장하고, 정부에서 투자하고, 또 대기업에서는 확실한 협력관계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중견기업에서 지금 반도체 소재들을 만들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안 그래도 오늘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중소기업에서 관련된, 예를 들어 불화수소 같은 것을 만들어도 대기업이 안 사준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SK 최태원 회장은 국내 제작 불화수소 같은 경우에는 디테일이 떨어져서 그것들을 사용하기는 힘들다고 했거든요. 하 교수님,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합니까? 중견기업에서 이런 물질을 만들면 대기업에서 쓸 수 있는 일이 가능합니까?

◆ 하정우> 품질이 떨어주니까 안 써준다, 이렇게 얘기를 한 것 같은데요. 사실은 제대로 된 방향은 중소기업들이 그런 기술개발을 할 수 있도록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이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제공해주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대기업 출신이시니까 그 환경이 뭡니까? 

◆ 하정우> 반도체를 제작하는 생산환경은 사실 대기업들이 다 라인을 가지고 있거든요. 하지만 그 생산라인에 사용되는 어떤 재료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라인에서 실제로 제품을 적용해서 문제가 없는지를 테스트해보고 평가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할 수 있도록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 환경을 제공해주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러면 지금은 중견기업에서 소재를 만들면, 그 테스트를 어떻게 합니까?

◆ 김상용> 제가 그 담당을 많이 했는데요. 저희들은 대기업에서 테스트를 해주죠. 해주고 적용 가능한지 신뢰성 검사도 하고, 또 제품에 적용도 해보고, 문제가 없으면 씁니다. 그래서 옛날처럼 대기업이 그렇게 안 하는 건 아니고, 옛날에는 협력업체 기술 수준이 못해서 적용하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중견기업체들, 그리고 협력업체들이 아주 기술이 발달해 있고, 그것으로 해서 많은 국산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지금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대기업이 중소기업, 협력업체들의 기술개발에 대한 원천기술이나 또 지적 재산권과 같은 것들을 인정해주어야 해요. 그래야 창의적인 사업이 활발하게 되고, 또 적용해줌으로써 다음 세대에 그런 제품들을 이어서 협력업체들이 만들어지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약간. 옛날에는 기술이 부족하다 보니까 그런 것이 있었는데, 지금은 충분히 저희 중소기업이 따라올 수 있고, 가능하다고 생각하고요. 지금부터 시작이고, 저는 한 가지 이번 일로 우리가 생각을 바꿔야 되고, 아마 이런 수출 규제가 오히려 우리에게는 보약이고, 우리에게는 예방주사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김혜민> 우리가 국산화 가능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고요. 또 하나는 일본 말고 다른 나라. 수입 다변화에 대한 부분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안 그래도 지금 4039님이 “대체 물질이 있다는데 그것 좀 이야기해주세요.” 이렇게 보내주셨어요. 계속해서 뉴스가 나오고 있어요. 러시아산을 산다, 중국 기업 것을 산다, 하는데 러시아산 받는 게 녹록한 문제는 아니라고 하던데요?

◆ 하정우>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러시아에서 불화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고는 하는데요. 사실은 공급하는 제품의 고품질의 불화수소를 러시아에서는 소량으로 제작해서 제공한다는 건데, 실제로 그렇게 소량으로 제작하는 것과 실제 제품에 대량으로 양산 적용하는 것은 상당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러시아가 공급을 만약에 하더라도 그것을 양산에 실제 적용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또 시간도 상당히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러시아산을 적용하려면 어쨌건 이게 이 물건에 잘 맞는지 적합성 평가도 해야 할 테고, 신뢰성 평가도 해야 할 테고요. 이게 시간이 걸리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러면 삼성에서 불화수소 관련해서 중국기업에서 받았다, 이런 뉴스가 있어요. 한국 반도체 업체가 중국 화학기업인 빈화그룹으로부터 불화수소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거는 가능합니까?

◆ 김상용> 가능하죠. 가능하다고 보는데요. 사실은 그게 불확실합니다. 그런 것들이 소재에 대한 정보가 아직 저희들에게 부족하고요. 또 그것을 지금 적용하기에는 우리도 평가 기간,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당장 대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장기적으로 아까 말씀드렸던 국산화에 집중하고, 다변화에 집중하는 것이 정답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혜민> 정답 맞는데요. 지금 당장 급한 불을 꺼야 하는데, 일단 불화수소라는 게 오래 저장할 수 없다면서요?

◆ 김상용> 네, 오래 저장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일단 백방으로 뛰어서 긴급 물량을 확보한다고 해도 이게 얼마나 유지될 수 있습니까?

◆ 김상용> 한 3개월 정도.

◇ 김혜민> 3개월 안에 신개발을 할 수는 없잖아요?

◆ 김상용> 그렇죠.

◇ 김혜민> 그러면 우리 3개월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해요?

◆ 김상용> 그러니까 이런 현실을 걱정만 하시는데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서두에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예견된 일이었고, 삼성이나 하이닉스, 대기업이 그대로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국산화로 준비가 다 된 것으로, 평가까지 다 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래서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라인이 스톱한다든가, 공장이 스톱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 김혜민> 하 교수님, 동의하세요?

◆ 하정우> 네, 저도 그렇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저도 기사 하나를 받아왔는데, 지금 우리 김 교수님이 말한 것처럼 사실은 국내 반도체 업계나 대기업에서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예견을 했고, 나름대로 비밀리에 대안들을 마련했다. 그런데 일본 정부를 의식한 극비작전을 펼치고 있는 거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러면 그게 맞는 이야기네요?

◆ 김상용> 여기서 다 말할 수는 없지만, 맞습니다.

◇ 김혜민>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반도체의 장인으로 인정받은 김 교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고 계시고, 또 하 교수님도 그렇게 희망하고 있다고 말씀을 하시니까요. 저희도 믿어봐야죠. 지금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믿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먹거리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할게요. 지금까지는 우리가 메모리 산업을 육성했는데, 비메모리 산업을 정부에서 더 육성하겠다. 이 움직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하정우> 네, 바른 방향이 맞고요. 일단은 메모리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이미 예전부터 전 세계 1등을 하고 있으니까 그 1등을 확고히 고수하면서 아직 선점하지 못한 비메모리 산업 쪽으로 투자를 하고, 육성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아까 전에 비메모리는 한 업체가 할 수 없다고 하셨어요. 여러 업체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겠네요?

◆ 김상용> 그렇죠. 앞으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기술의 변화가 심하고, 기술의 하이테크를 원해가기 때문에 협업이 되어야 해요. 열심히 대기업에서는 소재업체, 우리가 여기서 말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더 심각한 것은 장비 업체에요. 반도체는 손으로 제조하는 게 아니잖아요. 장비가 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장치산업이라고 반도체를 이야기하는데요. 그것도 더 심각한 문제에요. 그래서 그런 문제들을 대응을 우리가 빨리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오늘 관련된 이야기를 현장 경험도 있으시고, 지금 후학을 양성하시는 두 분께 들었는데, 시간이 모자라네요. 저희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한국폴리텍대학에서 나오셨으니까 이 이야기는 해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두 분이 양성하는 제자들이 결국, 우리 반도체 업계의 미래잖아요.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학과에서 제자들에게 어떤 공부를 시키시는 거예요?

◆ 김상용> 저희는 반도체 장비 관련해서 유지, 보수하고, 그다음에 반도체 회로 설계를 두 축으로 학과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리고 또 폴리텍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거 말고도 반도체 업체, 반도체 기업하고 한국폴리텍대학이 하는 일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반도체 클러스터도 만드신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 김상용> 네, 맞습니다. 저희들이 큰 꿈이 있는데요. 저희 이석행 이사님께서 강력하게 끌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반도체 클러스트를 만드는데, 경기 지역에 반도체하는 캠퍼스가 있고요. 충청 지역에 있는 반도체 캠퍼스가 있습니다. 경기 지역에는 안성, 성남 캠퍼스가 있고, 충청 지역에는 청주하고, 아산, 그런 캠퍼스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반도체 클러스트를 조성해서 저희들이 반도체 설계, 제조, 또 장비 운영, 이런 전문 인력을 만들려고 하고 있고요. 안성 캠퍼스가 내년에 특화 캠퍼스로 전환되면 한국 폴리텍 대학교의 반도체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고요. 저희 청주 캠퍼스는 반도체 장비 유지, 보수와 설계, 아산은 반도체 후공정과 디스플레이, 그렇게 양성을 할 겁니다. 정부가 앞으로 4차 산업시대에 반도체 인원이 대단히 많이 필요한데, 연간 7000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저희들이 3000명 인재를 양성하는 야무진 플랜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혜민> 이번 기회 때문에 반도체학과나 반도체 업계에 있는 분들이 지는 해가 아니라 오히려 뜨는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그 일을 정부와 학교와 기업이 함께하는 좋은 모델을 한국폴리텍대학이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함께해주신 두 분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김상용> 감사합니다.

◆ 하정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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