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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UAE 수주결과는 울고 싶은 탈원전 반대편에 뺨 때려준 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6-25 16:11  | 조회 : 2467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박연미 경제평론가


[생생경제] UAE 수주결과는 울고 싶은 탈원전 반대편에 뺨 때려준 격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전쟁에 폐허 속에 눈부신 성장을 한 한국경제. 그 덕에 대한민국은 세계 원조를 받던 국가 중 세계 원조를 하는 유일한 국가가 됐습니다. 원전기술까지 수출하는 나라가 됐는데요. 어제 정부가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을 두고 말들이 많아서요. 팩트를 있는 그대로 잘 정리해주실 분을 모셨습니다. 생생경제에 밑줄 쫙 선생님, 개념 쏙쏙 선생님, 박연미 경제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평론가님?

◆ 박연미 경제평론가(이하 박연미)>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먼저 어제 정부가 발표한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 어떤 내용이에요?

◆ 박연미>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에 건설하고 있는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가 있어요. 그런데 이것을 짓고 장기적으로 정비하는 서비스 계약을 수주했다, 이 내용이거든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원전의 건설부터 설계, 운영, 정비까지 원전의 전 주기에 걸쳐서 협력하게 됐다, 이 점은 의미가 있는데요. 왜 논란이 되는 거냐면 당초에 우리 정부가 한참 홍보했던 것, 현 정부는 아닙니다만, 당초에 기대했던 바에는 한참 못 미친 사실상의 하도급 계약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 김혜민> 지금 현 정부가 아니라고 하신 얘기는 그 앞의 정부부터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에 관련된 작업들을 했다는 얘기에요. 그간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할 것 같아요. 정의를 해주신다면요?

◆ 박연미> 일단 계약을 따낸 것은 2009년이에요. 2009년 12월이니까 이명박 정부 시절이죠. 프랑스, 일본 등 하고 우리가 치열하게 경쟁을 하던 끝에 바라카 원전 건설 입찰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보도를 보면 우리나라가 건국 이래 최초의 원전 수출이다, 향후에 22조 원짜리 먹을 것을 발견했다면서 아주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는데, 중동 지역 최초의 원전 건설 입찰이기도 했고, 이게 워낙 규모가 큰데 당시가 금융위기 상황이잖아요. 우리 정부로써는 당시에 굉장히 홍보할 만한 거리가 되었던 거죠.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에너지 정책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사이에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사건들이 있었잖아요? 이런 것들을 종합하면 그 사이에 아랍에미리트가 변심했다, 그래서 우리가 당초보다는 크게 장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2009년 MB 정부 때 우리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찰에 성공을 한 거죠?

◆ 박연미> 성공을 했는데, 사실 이제 와서 복기해서 하는 이야기지만 당시에 우리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써냈다는 비판도 있었어요. 그래서 경쟁자들을 생각보다는 쉽게 따돌릴 수 있었던 것이 그들이, 그리고 우리가 구체적으로 얼마를 써내느냐, 숫자가 다 정확히 드러나지는 않습니다만, 항간에는 프랑스보다 우리가 현저히 낮은 가격을 써내서 당연히 일감을 주는 사람 측에서는 한국을 선택하는 게 유리했다, 이런 평가도 있습니다.

◇ 김혜민> 당시에 어찌 되었건 다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상황과 사정이 있었고, 2009년 MB 정부 때 이 사업을 하기로 결정을 했고요. 그 과정 가운데 국내 에너지 정책 변화도 있었고, 또 국내 원전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금 2019년까지 흘러나온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이 결과를 두고 계약기간과 규모 모두 줄어든 반쪽 계약이라는 주장도 있고요. 아니면 지금 기자님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2009년에 당초 무리한 계약이었는데, 이것을 극적으로 뒤집어서 수주에 성공한 반전 계약이라는 쪽도 있습니다. 쟁점을 정리해주세요.

◆ 박연미> 일단 이번에 논쟁이 붙은 것 중 한 가지가 원래는 이 원전을 지어놓고 장기적으로 운영하고 정비하는 걸 한국이 독점적으로 할 거다. 사실은 그쪽에서 그렇게 해준다고 한 적은 없고요. 우리가 그렇게 할 것이다, 라는 기대가 있었던 거죠. 왜냐하면 관행 상 원전을 납품 받으면 납품한 나라에 정비까지 통으로 맡기는 게 관례였기 때문에 이것은 떼놓은 당상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어찌 보면 우리가 헛물을 켜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는데요. 여하튼 이것을 통으로 수주해서 우리가 장기적으로 적어도 10년, 15년은 이 정비계약을 통해서 3조 원 이상을 여기에서만 우리가 벌어들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뚜껑을 열고 보니 독점적으로 한국에만 정비 계약을 주지도 않았고, 정비 계약을 이게 다단계로 구성하게 되었는데 원래는 장기정비계약, LTMA라고 하는 것을 한국에 딱 맡겨 놓고 한국이 알아서 해, 정비 필요하면, 물새면 물 막고, 원료가 필요하면 원료 사다 넣고, 이렇게 해, 라는 식의 계약을 우리는 기대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어떻게 계약에 체결됐냐면 바라카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현지의 나와 에너지라는 회사가 있어요. 그 회사가 종전에 우리가 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그 역할은 하고, 한국도 여러 가지 정비 업체 중 하나로 들어와, 그런 계약을 하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일괄로 일을 다 맡기는 게 아니라 한국에 이만큼, 그리고 경쟁 입찰이 들어갔던 나라들이 미국과 영국 등이 있거든요. 이쪽으로도 약간 일감을 나눠줄 것으로 보여서 당초 우리가 계약을 예상했던 그 방식은 아니라는 거죠.

◇ 김혜민> 그러면 기자님, 원전 이 사업에는 건설, 설계, 운영, 정비가 있잖아요. 지금 우리는 원래 이것을 통으로 우리가 다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아니라고 말씀하셨어요. 지금 우리가 하는 건 어떤 부분인 거예요?

◆ 박연미> 우리가 하는 건 원전을 운영해나가면서, 일단 운영해요. 운영하고요. 장기적으로 정비를 계속 해나가야 할 것 아니에요?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도 봐야 할 거고, 유지, 보수를 해야 할 텐데, 이 유지, 보수를 완전히 통으로 맡기는 게 아니라 여기 중간에 끼어 있는 현지의 나와 에너지라는 회사가 한국은 이만큼 일하고, 다른 회사는 이걸 맡고, 업무를 나눠준다는 거예요. 그래서 하도급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 김혜민> 이게 사실 안정적인 먹거리가 되려면 지속적으로 우리가 일감을 받아서 독점적으로 해야 영향이 있는 건데, 지금 그 부분이 안 됐다는 얘기인 거잖아요.

◆ 박연미> 네, 파이가 줄어들었다는 거죠.

◇ 김혜민> 그래서 지금 이렇게 결과에 대한 평가가 다른 건데요. 이번 수주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우리 원전 공기업에서 근무했던 기술자가 아랍에미리트 관련 회사로 이직하면서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는 정황도 포착되기도 했었다면서요? 이 부분도 문제가 됐던 거 아닐까요?

◆ 박연미>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아직까지는 다 시나리오에요.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을 거냐, 이거는 사실 측정하기가 어려울 텐데요. 일단 국정원이 국내 민간 기업하고 전직 원전 공기업 간부가 한국형 경수로 기술 등을 해외에 빼돌렸다, 이 부분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가 어떤 방식으로든 나온 거고, 최근 들어서 국내의 주요 기술을 빼돌리고 있다는 얘기는 심심치 않게 들려오거든요. 인력이 빠져나간다, 등등 해서 이 부분은 아마 정부에서 단속을 하려고 할 텐데, 당초 기대했던 바하고 계약 관계가 훨씬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체결되다 보니까 일괄로 한국에만 주는 것도 아닐뿐더러 당초 10년, 15년은 독점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이것도 일단 5년을 해보고 5년 후에 재계약을 할지, 단가를 어떻게 할지 다시 결정하는 방식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 이런 평가가 있는데요. 또 반론도 있어요. 지금 우리 정부는 어떻게 설명을 하고 있냐면 이게 이미 현 정부가 출범하기 이전인 2017년 2월에 한국의 정비 업무 안 주겠다고 그쪽에서 의사를 밝혔다는 거예요. 이미 한국하고 계약 안 하겠다고 했던 걸 우리 정부가 아주 노력을 많이 해서 현 정부가 깨진 계약을 되살렸다, 이게 지금 정부와 한수원의 주장입니다.

◇ 김혜민> 임종석 그때 비서실장인가요?

◆ 박연미> 현지에 가기도 했죠. 

◇ 김혜민> 그러면 그 당시에는 2017년에 원래 깨졌다는 얘기를 정부가 안 했었죠?

◆ 박연미> 안 했었죠.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 김혜민> 그렇게 해서 노력을 해서 지금 깨질 뻔한 것을 했다, 그래서 반전 계약이라고까지 자화자찬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이 정부에서는 그 성과를 나름대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달라졌기 때문에 원인이나 이유를 찾게 되잖아요. 그 중 하나는 우리가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라는 지적도 있어요. 거기에 대해서는 기자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연미> 영향이 전혀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그것 때문에만 그런 거냐고 하면 현 정부가 억울한 부분이 있겠죠. 길게 봐서는 원전의 정비 계약을 맡긴다는 것은 결국 얼마나 안전하게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 그 부분을 보고 결정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지난달에 발생했던, 예를 들어서 한빛 원전 발전소 1호기 사고 같은 것들을 보시면 과거에도 비슷한 사고들이 꽤 많았단 말이죠. 그리고 소위 우리가 ‘원피아’라고 해서 OB들이 나가서 관련 부품회사들을 세우고, 규격에 맞지도 않는 것을 납품했다, 자기들끼리 잔치를 벌였다, 이런 거 사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꾸준히 저희가 보도했던 내용들인데요. 그런 것들이 근절되지 않은 채로 시간이 꽤 많이 흘러가다 보니까 복합적인 영향이 있었을 거예요. 한국 정부가 원전을 관리하는 기술에 대한 의구심,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을 거고, 또 한 가지는 이 아랍에미리트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고요. 이게 장기적으로 정비를 하는 업무잖아요. 그리고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기술자들도 꽤 많이 데리고 갔다. 그렇다면 이 나라 입장에서는 이 원전의 주도권을 원전을 납품하는 나라에 주는 것보다 본인들이 가지고 있고 싶지 않겠어요? 그게 어느 나라든 간에.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금은 영구 운행이 중지된 고리 1호기의 경우에도 78년도에 건설됐는데, 77년도에 우리가 자체적인 정비 회사를 만들어서 우리가 스스로 정비를 했거든요? 당시에 기술력이 훨씬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나라나 기본적으로는 남 좋은 일 시키고 싶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 입장도 있었을 거고, 그간 안전사고나 한국 정부에 대한 여러 가지 의구심도 있었을 거고, 여기에 더해서 탈원전이라는 건 글쎄요. 어쩌면 일종의 핑계가 됐을 수도 있어요. 영향이 없었다면 과장인데, 그것 때문에 계약이 이렇게 됐다? 이거는 지나친 침소봉대죠.

◇ 김혜민> 그러니까 탈원전 정책이나 분위기가 부채질을 해줄 수는 있었어도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었을 것이다?

◆ 박연미> 그렇죠. 세상 모든 계약관계는 내가 좋은 방식으로, 내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이에요. 

◇ 김혜민> 그러면 결과적으로 탈원전의 속도가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 입장에서요. 왜냐하면 지금 탈원전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번 건도 굉장히 본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있어서 좋은 예시가 됐거든요.

◆ 박연미> 그렇죠.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거죠.

◇ 김혜민>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세요?

◆ 박연미> 일단 탈원전은 사실 명제가 현 정부가 간판을 잘못 달았다. 정책 메시지를 잘못 전달한 측면이 있습니다. 탈원전이라고 하는데, 현 정부 들어서 원전의 숫자는 오히려 늘었거든요. 지금 3, 4, 5, 6 하면 네 기가 더 추가될 예정이잖아요? 그런데 탈원전이 아직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게 60년 대계인데, 탈원전 선언을 2년 전에 세게 하다 보니까 우리가 당장 지금부터 원전 안 쓴다는 얘기인가? 그리고 통상적으로 하는 원전 점검조차도 원전을 안 돌리려고 그러는 건가? 이렇게 연결해서 생각하게 되는데, 이거는 60년 동안 서서히 해나가겠다는 얘기고.

◇ 김혜민> 방향성을 잡은 거죠.

◆ 박연미> 그렇죠. 어떤 방향으로 가보자, 이렇게 말하자면 목적지를 제시한 것인데 간판을 잘못 잡았다는 생각이 들고, 또 한 가지는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굉장히 구체적인 공급계획이 나와 줘야 사람들이 안심할 수 있어요. 그런데 미국이나 어느 나라나 다 이렇게 하고 있다고 제시하는 게 와 닿지 않는단 말이에요. 한국에는 나대지도 부족하고,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가 아직까지는 그렇게 눈에 띄는 그런 부분이 없어요.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거냐, 이거에 대해서도 국민들을 안심시켜주면서 동시에 당장 원전 가동 멈춘다는 거 아니다, 이미 지금 더 많이 출력을 늘리고 있다, 이런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면 좋을 것 같아요. 

◇ 김혜민> 그러게요. 생생경제에서 차근차근 쉽게 설명하는 것처럼 청와대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차근차근 구체적으로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주는 작업들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연미 경제평론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연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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