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시간 : [월~금] 1·2부(7:15~8:00), 3·4부(8:10~9:00)
  • 진행: 김호성 / PD: 신아람 / 작가: 황순명, 김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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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 “노무현 전 대통령, 좋은말도 자기말 아니면 쓰지 않는 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23 08:57  | 조회 : 360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5월 23일 (목요일)
□ 출연자 : 강원국 작가 (참여정부 연설비서관) 

-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개혁과 통합’ 
- 나는 최순실 앞 정호성처럼 주눅 들지 않았어
- 노무현 전 대통령은 농담도 하고 편해 
- 명연설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연설문
- 남이 멋있는 말 넣어줘도 자기 생각 아니면 안 해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메모는 나에겐 악몽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어느덧 1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우리 사회에 던졌던 숙제들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죠.참여정부 시절 연설비서관을 지냈던 강원국 작가, 연결해서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의 의미,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 강원국 작가(이하 강원국): 안녕하세요. 강원국입니다.

◇ 김호성: 오늘 봉화에 내려가시나요?

◆ 강원국: 오늘은 못 가고요. 최근에 두 번 갔다왔습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지난해 저희가 작가님을 벌써 1년 전에 연결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문재인 대통령 1주년 기념해서 연락을 한 번 드렸네요.

◆ 강원국: 그걸 기억하고 계시네요.

◇ 김호성: 그럼요. <대통령의 글쓰기> 아주 베스트셀러입니다. 스테디셀러가 된 것 같은데요. 강원국 작가님의 책인데, 많은 분들이 알고 있습니다. 연설비서관으로서 대통령의 측근에서 많은 연설문을 쓰신 걸로 기억하는데, 어떻게 연설문을 쓰는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요. 대통령이 직접 쓰시는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작가께서 쓰시면 그 다음에 최종본은 또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 한 번 과정을 설명해주실까요?

◆ 강원국: 예, 중요한 연설은 대통령께서 부르셔가지고요. 구술을 쭉 해주세요,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쓰라고. 그래서 그걸 바탕으로 초안을 작성하면 그걸 또 보시고 다시 또 불러서 고치는 작업을 여러 번 하죠, 중요한 연설은. 그리고 늘 그렇게 할 수는 없고요. 보통 경우에는 초안을 써서 드리면 그걸 가지고 고치는 작업만 하시죠, 대통령께서.

◇ 김호성: 그렇습니까.

◆ 강원국: 예, 예. 최종은 대통령 손끝에서 다 마무리가 되죠.

◇ 김호성: 그런데 어느 때 보면 대통령께서는 연설문의 완성본을 읽고 있다라는 느낌을 가질 때가 있지만, 어떨 때는 메모에 의존해서 굉장히 즉흥적으로 연설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다른 겁니까?

◆ 강원국: 아예 처음부터 연설문을 준비하지 않고 메모로 당신께서 준비해서 하시겠다고 하는 연설도 있고요. 연설문을 준비했지만 현장에 갔을 때 분위기가 준비한 연설과 좀 맞지 않으면 현장에서, 대통령 연설은 늘 제일 마지막에 있거든요. 그래서 거기서 메모를 하셔가지고 연설을 하시기도 하고요. 어떤 경우는 제가 연설문을 아주 잘 못써서 되게 혼나고 대통령께서 그냥 메모를 해서 가져가서 연설하시는 경우도 있고.

◇ 김호성: 그렇습니까. 혼났다고만 하지 마시고 구체적으로 뭐 때문에 혼나셨는지 좀 이야기해주세요.

◆ 강원국: 연설문이 마음에 안 들 때죠. 실컷 구술을 해주셨는데 구술 내용 방향과 맞지 않거나, 많은 부분을 빠뜨렸거나, 이런 경우에 그러시는데.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연설문을 완벽하게 준비해 가셔도요. 그 연설문을 줄줄 읽는 방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어요.

◇ 김호성: 그랬던 것 같습니다.

◆ 강원국: 예. 그래서 연설문을 준비한, 공들여서 준비한 연설문도 참고용으로, 메모한 듯 보시면서 그냥 청중을 바라보고 연설하셨기 때문에 볼 때는 뭔가 준비한 연설을 읽지 않고 메모해 와서 연설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는데, 사실은 몇 날 며칠을 고민해서 완벽하게 다 쓴 연설문을 가지고 가신 경우가 대부분이죠.

◇ 김호성: 우리가 흔히 키워드라고 하는데, 대통령께서 가장 많이 언급하셨던 키워드는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 강원국: 그건 개혁과 통합입니다. 개혁과 통합. 그 안에 개혁은 정치개혁부터 해서 쭉 사법개혁이니, 대학개혁이니 이런 것들이 다 있는 거고요. 통합은 양극화, 지역 간 통합, 계층 간 통합이라든가 여야 간 정치적 대화 협상 타협 이런 통합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다 포함이 되죠. 크게 보면 개혁과 통합이죠, 5년 내내 추구했던 가치는.

◇ 김호성: 개혁과 통합이요. 이 가치는 지금도 유효한 것 같습니다.

◆ 강원국: 그렇죠.

◇ 김호성: 얼마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사 수정 회의를 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되었습니다. 거기에는 최순실 씨 목소리도 나오고 정호성 당시 실장 이야기도 나오고 그러는데 말이죠. 오가는 대화들 보면 아주 긴장감이 역력하게 드러나요.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연설문 수정 회의를 하셨습니까? 꽤나 긴장한 게 느껴지던데요. 

◆ 강원국: 예, 늘 하셨고요. 저도 그걸 들었는데 최순실 앞에 정호성 씨만큼 저는 그렇게 주눅 들진 않았고요. 노무현 대통령이 무엇보다도 편하게 해주셨어요. 늘 편하게 해주세요. 농담도 하시고. 그리고 대신에 저는 전적으로 받아쓰는 사람으로서 대통령 말씀을 듣고요. 노무현 대통령은 또 말씀을 하셔야 본인의 생각이 정리가 된다고 그러셨기 때문에 제 역할은 잘 들어드리는 거고요. 정리가 되면 지금부터는 잘 받아써라, 그러세요. 그러면 받아쓰는 역할, 이게 제 역할의 전부였는데. 다만 이제 그걸 구술을 받고 나면 그 연설문을 나중에 정리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그 구술회의 시간이 좀 개인적으로 힘들었죠.

◇ 김호성: 그렇습니까. 강원국 작가가 뽑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연설, 무엇입니까?

◆ 강원국: 많은 분들이 얘기하시는데 한일관계에 관한 대통령 연설이 있습니다.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연설인데, 그건 전적으로 대통령께서 처음부터 써서 주신 거고요. 제가 맨 마지막에 ‘역사는 우리 편일 것입니다’ 한마디를 추가했더니 대통령께서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받아들여주셨나보다 했는데 막상 연설하실 때는 그 문장을 빼고 그냥 감사합니다, 그러고 끝내버리시더라고요.

◇ 김호성: 왜 그러셨을까요?

◆ 강원국: 마음에 안 들으신 거겠죠. 대통령은요. 남이 멋있는 말 아무리 넣어줘도 자기 생각 아니면요. 하지 않으세요. 그런 걸 받아 하는 것을 겸연쩍어도 하시고요. 기본적으로 자기 말 아닌 것을 아무리 좋은 말이라고 해도 쓰지 않는 분이세요.

◇ 김호성: 그렇군요. 최근에 보면 서거 10주기 앞두고 대통령이 남겼던 친필메모가 공개됐는데 말이죠. 이 메모 내용들 가운데 특별히 작가님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었습니까?

◆ 강원국: 메모 보니까 대통령께서 연설을 하시기 위해서 준비한 메모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저는 좀 악몽이죠. 왜 그러냐면 대통령이 그렇게 메모를 주시는 경우는 딱 두 가지 경우인데, 저한테 주시는 경우는. 숙제를 주실 때 메모를 주시고요. 그것도 저한텐 부담이고, 더 그런 것은 내 연설문이 마음에 안 들어서 당신께서 직접 메모하고 나서 연설을 하시고, 메모로 연설을 하시고 참고하라고 하면서 메모지를 주세요. 내가 이렇게 메모해서 이렇게 연설했으니까 한 번 맞춰보고 이런 방향에서 앞으로는 연설문을 준비하라고 주시는데, 그럴 때는 좀 그렇죠. 잘 못 모셨던 기억들이 조금.

◇ 김호성: 메모가 딱 하면 긴장하시겠어요. 두 가지가 숙제 줄 때, 또는 한 가지는 연설문이 마음에 안 들 때라고 하니 메모하는 모습을 보면 ‘이거 나는 죽었다’ 이렇게 생각도 하시고 그러셨겠네요.

◆ 강원국: 그렇죠, 마음에 안 들 때 메모하시죠.

◇ 김호성: 그런 노무현 대통령이었는데, 최근에 슬로건 나온 걸 보니까 노무현 앞에 수식어가 ‘새로운’ 이렇게 붙었습니다. ‘새로운 노무현’ 이것은 무슨 의미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강원국: 그때 노무현은 노무현이 아니고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죠. 그래서 시민들이 우리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참여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제는 새로운 노무현은 그냥 시민을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노무현이 되자는 거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 김호성: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금 만약 비서관께서 만나셔서 ‘특권과 반칙 없는, 사람 사는 세상’ 대통령께서 이렇게 생각하신 게 이뤄졌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면 무슨 말씀 하실 것 같습니까?

◆ 강원국: 글쎄요, 노무현 대통령이 지향했던 그 가치는 이런 것들은 아직 그런 세상은 오지 않았죠. 그렇지만 그쪽을 향해 가고 있는 건 틀림없는 것 같고요. 특히 문재인 대통령 정부에서부터 그런 게 더욱 그렇고. 언젠가는 노무현 없는 노무현 세상이 오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러리라고 보는데요.

◇ 김호성: 노무현 없는 노무현 세상, 아주 참 근사한 표현이십니다. 예전에 인터뷰하실 때 ‘글쓸 때 국어사전을 항상 보면서 써라. 내가 아는 단어가 전부가 다 아니다’ 이런 이야기 하셨는데, 수험생들에게 주는 좋은 꿀팁이었어요, 그 얘기는.

◆ 강원국: 예, 예. 늘 대통령께서 단어를 제가 모르는 단어로 자꾸 고치셔가지고 아예 처음부터 제가 쓴 단어를 믿지 않고 국어사전에 쳐봐서 더 좋은 단어를 찾아 쓰는 버릇을 했거든요, 계속 연설문을 쓸 때. 지금도 여전히 국어사전 열어놓고 유의어 중에 더 좋은 단어를 찾아 씁니다.

◇ 김호성: 그렇군요. <대통령의 글쓰기> 책에 이은 앞으로 나올 작가님의 책은 또 어떤 게 있습니까?

◆ 강원국: 청소년을 위한 글쓰기 책을 쓰려고 하는데요. 연내에 어떻게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아무튼 나오게 되면 좋은 신간 안내를 통해서,

◆ 강원국: 그때 또 한 번 불러 주십시오.

◇ 김호성: 알겠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감을 주는 글쓰기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강원국: 고맙습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을 지낸 분이시죠. 강원국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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