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버스기사는 주 52시간으로 생계위협을 받지만, 집배원은 생존위협을 느낍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15 16:28  | 조회 : 1917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최승묵 전국 집배노동조합 위원장


[생생경제] 버스기사는 주 52시간으로 생계위협을 받지만, 집배원은 생존위협을 느낍니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생생인터뷰는 이틀 동안 집배원 3명이 목숨을 잃은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앞에 유족과의 인터뷰, 가슴이 아픈데요. ‘과로사회’라는 책이 있습니다. 일하다 죽는 사람들이 계속 생긴다는 것. 이것은 반드시 막아야 하고요. 문제해결을 해야 합니다. 전국 집배노동조합 최승묵 위원장과 함께 전화로 말씀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원장님?

◆ 최승묵 전국 집배노동조합 위원장(이하 최승묵)>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집배원 분들의 마음이 굉장히 아프고, 각 우체국마다 분위기가 굉장히 무거울 것 같습니다. 동료분들 마음이 어떠실까요?

◆ 최승묵> 정말 이 소식을 어제 접했을 때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집배원 분들이 가정에 있는 시간보다 우체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거든요. 그래서 같이 일하시는 분들의 이런 소식을 접했을 때는 정말 내 형제가 이 아픔을 겪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아프고요. 저희 동료들이 생각하는 마음보다도 가족들이 이 아픔을 또 더욱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까 더 아픈 거예요.

◇ 김혜민> 그럼요. 동료를 잃었다는 아픈 마음. 가족을 이렇게 황망하게 보낸 마음. 얼마나 고통스러우시겠어요. 지금 이틀 새 집배원 3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동안 과로로 사망한 집배원들의 숫자가 굉장히 많더라고요? 얼마나 됩니까?

◆ 최승묵> 최근 5년간 집배원 분들이 92명 사망하셨어요. 그중에 과로사로 추정되는 분이 19명이거든요. 굉장히 높은 비율이죠. 장시간 노동에 처해 있다 보니까, 그리고 과도한 노동을 밖에서 외근하다 보니까 몸의 상태가 전혀 건강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처해 있다는 것이 이번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이번에 유명을 달리하신 세 분의 집배원. 어려운 일과 과로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근거를 찾는다면 어떤 점을 짚어주실 수 있겠어요?

◆ 최승묵> 공주 우체국의 서른네 살 젊은 집배원은 보면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았고, 전국의 자전거 일주에도 참가했을 정도로 굉장히 밝고 건강했던 분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생을 달리할 수밖에 없던 사연은 업무와 굉장히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고, 주장하고 있는 거죠.

◇ 김혜민>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세 분의 사망에 대해 어떤 입장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까?

◆ 최승묵> 공식 입장이 없어요. 그리고 과도한 노동에서 비롯한 이런 죽음에 대해서는 어쨌든 우체국에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데, 어제도 공주 우체국의 집배원 발의하고, 장례 치르는 모습을 보니까 전혀 관여를 안 했거든요.

◇ 김혜민> 우체국 측이 장례식에 안 오셨습니까?

◆ 최승묵> 장례식에 참여를 하고 했지만, 우체국에서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우체국장을 어느 정도 치르고 있는 상황인데, 전혀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았더라고요.

◇ 김혜민> 우체국장으로는 치러지지 않았다. 그게 비정규직이어서 그럴까요?

◆ 최승묵> 그랬으면 화가 더 났겠죠.

◇ 김혜민>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쭤보셨어요?

◆ 최승묵> 업무와 연관이 없다는 게 아마 입장일 것 같아요.

◇ 김혜민> 그렇군요. 과로사회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바로 주 52시간 근무제인데, 집배원 분들에게는 허황된 장밋빛이었던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최승묵> 주 52시간 도입되고 난 뒤에 실제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면 어쨌든 인력증원을 통해서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인력충원이 수반되지 않으면,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동 강도를 세게 하거나, 아니면 무료 노동으로 해서 실질적으로 일한 시간에 대한 값을 축소하는 이런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데요. 실질적으로 노동 시간을 줄이겠다고 하는 정부 방침에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놔야지, 반대로 불법이나 편법을 써서 52시간이라는 수치를 맞추는 것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 김혜민> 지금 위원장님이 말씀하신 불법이나 편법.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최승묵> 일단은 실제 근무 시간, 출퇴근 기록, 이런 것들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어요. 공주 우체국에서도 벌어졌던 일인데요. 출근 등록을 아예 못하게 하거나 퇴근 등록을 하고 난 뒤에 집으로 가셔야 하는데, 퇴근 등록을 하고 우편 물량이 남으니까 대다수가 무료 노동을 하고 있는 상황들. 아니면 토요일에 6시간 초과 근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4시간 정도로만 인정하는 꼴. 이렇게 무료 노동이 만연하고 있거든요.

◇ 김혜민> 이거는 말씀하신 것처럼 비정규직, 정규직, 상관없이 집배원 모든 분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입니까?

◆ 최승묵> 네.

◇ 김혜민> 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되면서 일은 변하지 않고, 노동시간은 줄어드니까 남은 일을 하기 위해 초과 근무를 하고 있는데, 그 초고 근무에 대한 어떠한 대가도 없다. 그러다 보니 불법적인 무료 노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말씀이시잖아요?

◆ 최승묵> 네, 맞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우정사업본부에서는 52시간 제도 이후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서 지난해 집배 인력을 총 1112명 증원했다, 그리고 일 평균 근로시간도 40분 단축했다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이런 주장은 노조 측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세요?

◆ 최승묵> 특수 고용 형태의 위탁 택배 집배원 분들을 늘리셨던 거고요. 기존 택배 물량들이 매년 8% 정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왔어요. 그래서 집배원 분들이 택배 업무에 대한 택배 부하량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었거든요. 일정 정도 위탁 택배원들을 늘렸던 부분은 그 부분을 해소한 거지, 실질적으로 집배원 분들의 노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렇게 볼 수는 없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라는 거죠?

◆ 최승묵> 네.

◇ 김혜민> 그러면 총체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노조가 요구하는 건 어떤 겁니까?

◆ 최승묵> 근본적인 것은 인력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입장이고요. 2017년, 2018년에 현장 조사를 1년간 전문 요원들과 우정사업본부가 진행을 했었어요. 집배원들의 노동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기획추진단을 만들었던 거고요. 거기서 현장의 노동 강도와 노동 시간, 그리고 집배원의 건강 상태, 이런 것들이 굉장히 위험 수준에 있으니까 올해 1000명, 내년 1000명 정도의 인력 증원을 해야지만 이런 심각한 문제들이 다소 해결될 수 있다고 발표를 하게 됐어요. 그래서 올해 어찌 되었든 인력 증원이 반드시 하는 것이 과로사에 대한 해결을 해야 하는 부분인 거죠.

◇ 김혜민> 버스 파업을 한 주된 이유가 주 52시간 도입으로 인해서 월급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기사님들의 항의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준공영제 도입이라든지, 정부에서 어느 정도 책임을 지는 모양새로 이것이 봉합이 됐는데, 이 모습을 보면서 집배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해지네요.

◆ 최승묵> 버스 노동자분들이나 집배 노동자분들이 과중한 노동에 의해서 과로사든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노동시간을 단축했는데요. 임금이 주는 문제뿐만 아니라 저희 집배원들이 바라보는 시각들은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건강하게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소망이 이번 버스 파업의 준비단계까지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고요.

◇ 김혜민> 생계 요구 이전에 생존할 수 있게 해달라는 말씀이시고요.

◆ 최승묵> 맞죠.     저희는 절박합니다.

◇ 김혜민> 제가 또 여쭤보는 취지 중 하나는 어쨌든 정부에서 지원이 있기 때문에 이게 파업까지 이어지지 않고, 타결이 된 거잖아요. 이런 정부의 노력들, 집배원분들은 어떻게 보시는지, 바라시는 게 있을 것 같아요.

◆ 최승묵> 정부에서 노동 정책을 내놓고, 노동 존중 시대를 표방하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국가기관, 자기 앞 마당에 있는 노동자분들의 열악한 처지와 처우는 해결하지 못한다고 하면, 그것은 위선과 거짓으로 나중에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정부가 직접적으로 나서야지만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요. 우정사업본부의 우편 사업이 계속 적자가 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 적자를 해결하지 못하면 예산을 확보하는 데 굉장히 문제가 되죠. 정부가 나서서 이런 과도한 노동을 해결하라고 요구할 수밖에 없죠.

◇ 김혜민> 인력충원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우정사업본부의 적자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고요. 그 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부가 지원금을 준다든지, 이런 제도적인 접근을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부탁의 말씀이십니다. 위원장님,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요. 오늘 인터뷰 이렇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최승묵> 네, 고맙습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전국 집배노동조합 최승묵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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