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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Leader] 정의로운 삶의 가치 증명한 ‘윤지오·박창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3-22 10:08  | 조회 : 3795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The RLeader 더 리더’

□ 방송일시 : 2019년 3월 22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성신 출판평론가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우리 사회의 리더(Leader)의 책을 통해 독자(Reader)로서 그 사람들을 알아봅니다. ‘더 리더(The RLeader!)’ 책하면 척! 북 칼럼니스트 김성신 출판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성신 출판평론가(이하 김성신): 안녕하세요.

◇ 김호성: 더 리더, 어떤 이야기로 시작해볼까요?

◆ 김성신: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공익제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발, 이런 것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들. 이런 것이 조금 더 실체적으로 드러나고 주목도 받고 그렇습니다. 또 이로서 부패나 비리, 반사회적인 범죄, 이런 것들이 표면으로 드러나기도 하고, 또 그러니까 당연히 이런 것들을 청산하고, 또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사회적 공론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권력형 부정, 권력형 부패, 권력형 범죄, 이런 것들에 대한 경각심을 전 사회적으로 불러일으키는 그런 계기가 되고 있다고도 보이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공익제보자들을 우리 시대에 새로운 리더, 이런 관점에서 살펴볼까 합니다. 

◇ 김호성: 공익제보자. 먼저 개념 정의를 해볼까요?

◆ 김성신: 예전에는 내부고발자, 이런 말로도 쓰였는데요. 최근에는 공익제보자가 더 명확한 뜻이 됐다. 특히 공론화되고 있는데요. 영어로는 Whistle-blower, 번역하면 호루라기 부는 사람이라고도 볼 수 있고요. 또 Deep Throat, 깊은 목구멍. 이런 단어로도 쓰기도 합니다. 한 조직의 구성원이 그 내부에서 저질러지는 부정이라든지, 비리를 외부에 알림으로써 공공의 안전, 공공의 권익, 이런 것들을 지키고, 또 많은 시민들의 알 권리를 보호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런데 재밌잖아요. Whistle-blower라는 말. 어원이 있는데요. 영국의 경찰관들이 보면, 영화를 봐도 그렇고 호루라기 불면서 범인 쫓아가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시민들의 위법 행위와 동료의 비리를 경계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쨌든 공익 제보는 공익을 위해서 용기 있게, 정의 있게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리고 아까 제가 영어로 Deep Throat이라고도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게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나온 단어더라고요. 그 당시에 내부고발자의 암호명. 당신 누구냐고 했더니 나를 ‘깊은 목구멍’으로 불러달라. 

◇ 김호성: 특종의 두 기자가 속보를 쓸 때 늘 만나는 그 제보자였어요.

◆ 김성신: 그래서 이 사건 이후에 워낙 유명해져서 이 단어 자체가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사용됩니다.

◇ 김호성: 내부고발자도 결국에는 같은 뜻인데요. 

◆ 김성신: 지금 사실 혼재되어서 사용되고 있기는 한데요. 이는 공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이라든지, 이런 것을 위해서 조직을 고발하는 행위와 단어 그 자체로는 드러나는 것이 없습니다. 최근에는 사회적 의미를 정확하게 담고 있는 공익제보자라는 말을 쓰는 것이 더 좋지 않으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요. 특히 공무원들의 각종 비리나 정경유착의 현장이라든지,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 공공 의료기관의 부도덕성이라든지, 환경, 식품의 유통과 제조에 관한 반사회적 행위, 이런 것들이 주로 고발 대상이 되어서 고발을 하게 되면, 공익제보자로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죠.

◇ 김호성: 꽤 오래전에 이문옥 감사관이 이런 역할을 해주셨는데, 그로부터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비교적 최근에 이러한 공익제보자들의 역할이 두드러진 것 같습니다?

◆ 김성신: 그렇습니다. 최근에 대표적으로는 우리나라 ‘미투’ 운동의 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서지현 검사 같은 경우에도 대표적인 공익제보자라고도 할 수 있고요. 또 지금 검찰 내부의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는 임은정 검사, 안미현 검사, 이런 분들. 또 스포츠계에서는 심석희 선수 같은 경우도 그렇고요. 또 군 공익제보자입니다. 민진식 전 대령 같은 경우에도 PX 납품 비리라든지, 30여 건의 공익제보를 했죠. 그리고 또 장자연 씨 사건의 윤지오 씨, 그리고 땅콩 회항 사건의 박창진 씨. 말하자면 공익제보자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사실 이분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를 주는 것 같아요. 심석희 선수도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공익제보, 이런 것을 통해서 자신도 이 부당한 것들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하지 않습니까? 점점 앞으로도 더 많아질 수 있고, 또 이분들이 이런 역할을 용기 있게 해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깨끗해지고, 조금 더 상식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 김호성: 선의 확산이 악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지금 언급하신 분들 가운데서는 책을 내신 분들도 있어요. 이것이 일종의 확장 버전으로 기대가 되는 부분이잖아요?

◆ 김성신: 네, 그래서 앞선 분들 다 중요한 분들이지만 이 시간에 책을 아무래도 이야기하는 시간이라서요. 특히 최근에, 올해 들어와서 2월과 3월에 두 분이 책을 내셨어요. 윤지오 씨와 박창진 씨가 책을 냈고, 이것을 통해서 자신들이 겪은 그 사건의 배경이라든지, 그 이면이라든지, 또 박창진 씨 같은 경우에는 내부 고발 그 이후에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 생각에 관한 것들, 이런 것들을 설명했는데요. 박창진 씨가 올해 2월에 펴낸 책은 <플라이 백>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갑질로 어긋난 삶의 궤도를 바로잡다,’ 라는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하고 있고요. 또 이번 달, 3월 초에는 윤지오 씨의 <13번 째 증언>이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2009년 3월 7일, 그 후 10년’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고요. 박창진 씨의 책도 크게 화제가 되었고, 이 책을 계기로 해서 수많은 언론들이 인터뷰해서 우리 사회의 갑질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성찰해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던져줬고요. 또 윤지오 씨가 최근 펴낸 책은 출간되자마자 지금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까지 단숨에 뛰어오를 만큼 대중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고, 여기서 제기한 문제들이 계속 확산되고 있는 현재 진행형 사건이죠.

◇ 김호성: 어떤 내용을 담고 있어요?

◆ 김성신: 먼저 윤지오 씨의 ‘13번 째 증언’ 같은 경우에는 고 장자연 씨가 남겼다는 유서를 통해서 2009년 3월 10일부터 성접대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진실공방이 오가고 있는 이 사건에 대한 최근 10년간의 기록을 담은 책이라고 설명드릴 수 있는데요. 사실 이 책을 쓴 윤지오 씨가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로 지금 현재로서는 존재하고 계시는데, 그래서 장자연 씨를 처음 만난 시점부터 시작해서 사망한 후까지의 그 경험을 이 책에 담고 있습니다.

◇ 김호성: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내용이 담고 있는 의미는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 김성신: 윤지오 씨는 장자연 씨와 같은 소속사에 있으면서 가장 친하게 지냈던 동료 배우입니다. 그 소속사 사장 생일 파티에 불려가서 장 씨와 함께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고,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라는 것이 담긴 문건이 유가족에게 전해질 때도 그 현장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이 사건이 크게 불거지고 난 뒤에 검경과 법원에 소환되어서 지난해 말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서 증언을 했다고 하는데, 그렇지만 아직 진실은 드러나지 않고, 가려져 있고요. 그래서 그 진실을 조금 세상에 드러내야 할 필요성이 반드시 있다, 이런 의지를 표명하고 있죠.

◇ 김호성: 진실이 드러난다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잖아요. 책을 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든 일이었을 텐데요. 

◆ 김성신: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결심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검경의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됐지만, 지금까지 사실로 확인된 것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또 접대 받았다고 폭로된 사람들도 혐의 없음, 이런 처분이 내려졌고요. 사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처벌받지 않은 사건인데요. 다만 장 씨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두 사람만이 각각 폭행죄와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을 받았을 뿐인데, 이것은 어떻게 보면 피해자가 다시 한번 피해를 받은 것처럼 보이거든요. 앞으로 이 사건의 실체가 어떻게 드러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국민들도 이것은 특검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쪽으로 여론도 강하고요. 이 책을 통해서 이 책을 쓴 윤 씨는 사실 이 일 때문에 연예계에서 퇴출 아닌 퇴출을 자기는 당했고, 힘든 세월을 겪으면서 외국에 나가서 숨죽여 지내야 했는데, 하지만 자신과 친했던 장자연 씨 죽음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잘 지내고 있고, 그래서 그 자신의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가해자가 죄 의식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오히려 피해자가 죄책감과 책임감, 이런 것들을 가지고 사는 그런 현실이 올바르지 않지 않느냐, 그래서 용기를 냈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기도 합니다.

◇ 김호성: 진실을 밝히는 사람들의 용기가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져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는 현실도 간단치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박창진 씨 같은 경우에도 보면 비슷한 여건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한 번 책을 살펴볼까요?

◆ 김성신: 올해 2월에 펴낸 책, ‘플라이 백’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 김호성: 무슨 뜻이죠?

◆ 김성신: 돌아오는 거죠. 부제가 설명하는데요. 어긋난 자신의 삶의 궤도를 다시 돌려놓는다는 뜻이죠. 갑질로 어긋난 삶의 궤도를 바로잡다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요. 지난 2014년 12월이었죠. 한 사건이 한국 사회를 뒤흔듭니다. 바로 뉴욕 JFK 공항에서 당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미 출입문을 닫고 출발한 비행기를 되돌려서 승무원을 내리게 했죠. 그때 내리게 된 승무원이 박창지 씨였던 거고요. 이 사건의 발단이 마카다미아라는 견과류 서비스 문제여서 사람들이 땅콩 회항, 이렇게 별명을 붙였습니다. 이 ‘플라이 백’이라는 책은 언론에 그동안 수없이 이 사건 자체가 보도되기는 했는데, 언론의 특성상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당장 눈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그런 내용들, 표피적인 내용들에 대해서 집중하지만, 그 사건의 배경이라든지, 훨씬 더 이전부터의 일이라든지, 또 그 이후의 박창진 씨가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벌써 5년 가까이 되지 않았습니까? 5년째 되는데요. 그래서 단편적으로만 알려져 있던 땅콩 회항 사건의 원인이라든지, 이면이라든지, 그 결과에 대한 당사자의 기록이라는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 김호성: 구체적으로 그러면 어떤 내용들이죠?

◆ 김성신: 땅콩 회항의 피해자로서 이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겪은 박창진 당시 사무장이 땅콩 회항 사건 이전의 자신의 개인적인 삶. 자신이 어떤 꿈이 있어서 승무원이 됐는지, 이런 이야기들도 다 책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 승무원이 되고 나서 굉장히 좋아했더라고요. 하지만 어느 순간에 갑자기 자신이 속한 곳에 굉장히 크게 실망을 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그 사건, 그 이후의 4년 2개월간의 일들, 이런 것들을 쭉 이야기하는데, 어쨌든 회사원으로서 열심히 생활했기 때문에 굉장히 승승장구했고요. 갑질로 인해서 자신의 삶이 비행기에 비유하자면 항로에서 이탈해버렸다는 겁니다. 하지만 내가 거기에 굴하면 더 남은 인생들을 행복하게 살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굴하지 않고 지금 현재까지 노동자의 인권 신장이라든지, 직원들의 연대 방안, 그런 일이 애당초 벌어지지 않게끔 하는 조치들, 이런 것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 행보를 해나가고 있는데, 그 과정들도 이 책에서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 김호성: 책을 통해서 이분이 우리 사회에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떤 걸까요?

◆ 김성신: ‘플라이 백’이라는 책은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갑을 관계에서 오는 권력의 불균형 문제. 상식보다 앞서는 권력의 문제, 또 피해자다운 피해자, 이런 것들이 되기를 강요하는 사회·문화적 풍토, 또 노동자의 인권이라든지, 개인의 존엄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은 한국 사회의 여러 가지 관념이랄까요? 한국 사회의 병폐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을 전반적으로 성찰할 수 있게끔 해주고 있고요. 이 책이 정말 감동적인 이유는 이런 저자의 메시지 때문이기도 합니다. 타인의 폭력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내 삶이 궤도에서 이탈하게 되더라도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타인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에 의해서, 나의 의지와 나의 힘과 나의 용기에 의해서, 꼭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현실적으로는 권력도 없는 나약한 ‘을’일지라도 얼마든지 주체적이고, 당당한 삶을 살 수 있다. 내가 경험해보니까 이길 수 있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공익 제보, 그 사건 뒤에 뭐가 있었는지, 이런 이야기들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과연 어떤 태도로 살아야 우리가 우리 스스로 삶의 존엄을 지키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 이런 점들을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이 책의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저는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는 젊은 청년들에게 일독을 꼭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합니다. 비굴하게만 살아야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그것을 위해서는 용기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 이런 메시지들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넬슨 만델라가 이렇게 얘기했잖아요. 진정한 용기란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데 있다. 그 메시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용기 있는 공익제보를 통해서요. 우리 사회를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게 만드는 윤지오, 박창진, 두 저자들과 함께 우리 사회의 리더라는 부분을 짚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책 읽는 리더로 정해주신다면요?

◆ 김성신: ‘13번째 증언’의 윤지오 씨와 ‘플라이 백’의 박창진 씨는 비겁을 버리고 정의를 선택한 인간만이 쟁취할 수 있는 삶의 존엄성을 증명하는 리더다.

◇ 김호성: 아주 좋은 말이네요. 정의를 선택한 인간. 그 사람에 대한 삶의 존엄성. 그것을 증명하는 리더. 좋습니다. 주말에 특별한 나들이 계획이 없으시다면요. 좋은 책 선정하셔서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성신: 네,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김성신 출판 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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