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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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올해만 3번째, 멕시코에서 언론인 피살이 유독 잦은 이유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3-19 11:03  | 조회 :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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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코너명 : 문희정의 핫키워드

방송일시 : 2019319() 오전 1010분 경

-문희정 / 국제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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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의 핫키워드.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오늘은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있습니다.
 

1.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언론인이 일하기 위험한 국가인 멕시코에서 올해에만 벌써 3명의 언론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먼저 어떤 사건인지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지 언론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 미국 국경과 접한 서북부 소노라 주 산 루이스 리오 콜로라도에서 언론인이자 대학교수인 산티아고 바로소가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는데요

 

2명의 괴한에게 문을 열어준 바로소는 3발의 총을 맞은 뒤 직접 구조요청을 해 병원에 실려갔으나 결국 사망했다고 합니다.

 

지역 라디오 쇼를 진행했던 바로소는 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레드 563 이사로 활동하고 온라인 주간 매체인 콘트라세냐에 기고하면서 마약갱단과 범죄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언론인인데요

 

그가 보도한 내용들이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2. 근데 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언론인이 희생된 거라고요?

 

지난 1월 북서부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 주에서 지역 라디오방송국 국장이 살해된 데 이어 지난 달 10일 동남부 현지 라디오방송국에서 20년 이상 뉴스프로그램을 진행한 언론인이 단골 식당에서 아침을 먹던 중 괴한의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습니다.

 

멕시코에서는 범죄와 부패를 고발하는 언론인이 희생되는 일이 빈번한데요

 

지난해에만 10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2000년 이후 143명의 언론인이 살해됐고, 2005년 이후 실종된 21명은 아직 시신조차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3. 수치가 엄청난데 특별히 언론인의 피해가 유독 큰 건가요?

 

언론인 희생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멕시코의 치안 상황 자체가 상당히 좋지 않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은데요

 

지난 해 발생한 살인 사건은 33341건으로, 하루에 91명이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정치인에 대한 범죄도 자주 일어나는데요

 

2006년 이후 멕시코에서 피살된 시장과 시장 당선자는 60명에 달하고 20179월부터 2018 625일까지 지난 해 선거를 앞두고 멕시코 정치인을 상대로 자행된 공격은 54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4. 언론인과 정치인 등 가리지 않고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을 정도로 멕시코의 치안 상황이 심각한 상태군요.

 

심지어 지난 달에는 우주비행사와 연구직을 비롯한 직원들이 폭력과 공격 등의 범죄를 많이 당한다는 이유로 멕시코 국립 우주연구소가 멕시코 중부에 있는 두 연구센터의 사용을 줄이겠다는 발표까지 했는데요

 

두 곳 중 한 군데는 세계 최대의 단일 반사경을 갖춘 초정밀 망원경 알폰소 세라노 대형 밀리미터 망원경(LMT)이 있는 곳으로 미국 암허스트의 매사추세츠 대학과 공동으로 운영되는 곳이라고 합니다.

 

비영리단체인 경제평화연구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18 멕시코 평화지수'를 보면 2017년 폭력범죄로 인해 발생한 비용은 2490억 달러(2659320억 원)로 나타났는데요

 

폭력범죄가 유발한 손실 비용이 국내총생산(GDP)20%에 달할 정도라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범죄자의 10명 가운데 9명이 처벌받지 않고 있는 등 심각한 치안 공백 상태라는 사실입니다.

 

 

5. 이 정도면 거의 무법천지가 아닐까 싶은데 멕시코의 치안이 이처럼 최악인 이유는 뭔가요?

 

멕시코에 만연한 마약카르텔 등 조직범죄와 이에 연관된 정부 관료 조직 안팎의 부정부패가 원인인데요

 

치안을 담당해야 할 경찰은 마약 카르텔과 연계돼 있거나 부패한 경우가 많고 중소도시의 지역 정부들 역시 권력을 위해서라면 마약카르텔과 이익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 다수 살인 사건은 마약 카르텔범죄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멕시코 정부가 2006년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에 군을 투입한 이후 현재까지 20만 명 이상이 살해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6. 결국엔 마약 카르텔들 때문에 멕시코의 치안 불안이 더 가중되고 있다는 얘기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멕시코에서 마약 범죄가 근절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는 카르텔과 관료사회의 긴밀한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 1월 법원 심리에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전 대통령이 한 마약 카르텔로부터 1억 달러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는데요

 

니에토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정부 관료에게까지 흘러들어간 검은돈은 체포된 마약 카르텔 수뇌부들의 탈옥까지 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지난 1월 멕시코 중부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다 폭발사고가 발생해 지금까지 134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정부는 국영석유기업인 페멕스 소속 직원들이 갱단과 결탁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페멕스에 따르면 매일 도둑맞는 양이 차량 6백 대 분, 천만 달러(113억 원)에 달하는데요

 

정부 추산 피해액만 연간 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3천억 원이 넘습니다.

 

 

7. 마약 카르텔이 마약 범죄만 저지르는 게 아니었군요?

 

단순히 마약 판매를 통해 돈을 버는 수준이 아니라 교회와 도로 건설, 학교에 자금을 대 지역사회로부터 환영을 받기도 하는 존재가 바로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들입니다.

 

국가 차원의 마약 단속이 강화되자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국영 석유 기업 페멕스 등 대형 석유회사의 송유관을 노린 범죄를 자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2017년 현지 언론 레포르마는 멕시코 내 송유관 절도가 빈번히 일어나는 중부 푸에블라주의 레드 트라이앵글지역을 2개의 마약 카르텔이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이 점조직 형태로 각 지역에서 절도-유통-판매의 역할을 분담하는 한편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송유관 절도 방법과 유통시장 교육을 주도하는 등 기업형 기름 절도를 일삼고 있다고 심층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8. 대통령까지 마약 카르텔에 연루가 되고 기업형 범죄까지 저지르는 수준으로 마약 카르텔이 성장하게 된 원인은 뭔가요?

 

지난 89년 동안 멕시코에서는 우파 거대 양당이 번갈아 정권을 잡았었는데요

치안 악화에 전혀 손을 쓰지 못하는데다 만연한 부정부패, 경제악화의 주범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 각종 첨단 무기들을 갖추고 국가와 대항할 정도로 마약조직이 성장하게 되는데요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빈곤율이 46.2%에 달하는 사회에서 일자리도 찾기 힘든 저소득층의 희망이 없는 젊은이와 청소년들이 마약범죄조직으로 흘러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란 쉽지 않습니다.

 

마약 카르텔 전문가인 브루스 배글리 마이애미대학교 교수는 "미국 정부는 불법 마약으로 멕시코에서 창출되는 수익 규모를 19억달러(21385)에서 39억달러 사이로 보고있다. 미국 마약 시장의 규모는 150억달러에 달한다"라며 "멕시코에서 마약 밀매 종식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마약 거래의 수익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3000만 명의 미국 소비자가 존재하는 한 멕시코는 마약으로부터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9. 현재 멕시코 정부는 마약 카르텔들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나요?

 

지난해 89년 만에 정권 교체를 통해 당선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30'마약 카르텔과의 전쟁' 종전을 선언했는데요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더 이상 카르텔 두목을 체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핵심 목표는 공공의 안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멕시코 정부는 그동안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에 투입돼온 군 병력 가운데 일부를 '국가수비대'로 전환해 치안 유지에 힘쓴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그러나 멕시코 인권단체들은 정부의 이런 계획이 멕시코의 영구적인 군사화를 야기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탭니다.

 

 

10. 최악인 치안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군 병력을 중심으로 한 국가수비대를 창설한다는 말인가요?

 

멕시코 하원은 지난달 28(현지시간) 6만 명 규모의 국가수비대 창설을 위한 법안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는데요

 

민생치안 담당과 마약카르텔 같은 조직범죄 대응을 책임질 국가수비대에는 18,000명의 연방 경찰뿐 아니라, 군 경찰 35,000명과 해군 경찰 8,000명 등이 포함됐습니다.

 

군의 개입에 따른 인권 침해를 우려하는 시민단체들에게 의회는 범죄를 저지른 군인을 군사법원이 아닌 일반법원에서 재판받도록 하고, 군 지휘관 위에 민간인을 두어 감독하도록 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등은 실패한 모델이라면서 계속해서 반박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이전 정부들의 군 병력의 동원으로 커다란 범죄 카르텔은 더욱 폭력적인 소규모 조직으로 쪼개졌고, 그 결과 더 광범위한 영역까지 범죄가 세를 뻗치는 역효과를 가져 왔다고 분석했는데요

 

안보전문가들 역시 현실적으로 36만 명은 돼야 정부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11. 이렇게 많은 비판들이 제기되는데도 멕시코 정부가 굳이 군을 투입한 국가수비대를 만들려는 이유는 뭐라고 밝히고 있나요?

 

사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치안 불안정과 폭력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일부 마약의 합법화,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에 대한 사면 등을 제시했는데요

 

대통령에 취임한 후 민간 방범대와 경찰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몰랐다는 말을 할 정도로 사태의 심각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 겁니다.

 

지역 자치경찰은 너무나 부패해 있고, 심지어 범죄 조직과도 유착돼 있는 탓에 믿을 수가 없다고 판단해 부패한 경찰보다는 차라리 강력한 군대를 선택한 건데요

 

그러나 멕시코 대법원은 군을 범죄와의 전쟁에 동원할 수 있게 했던 국내 치안법을 위헌이라고 결정함으로써 더 이상 합법적으로 군을 동원할 수 없게 되자 군을 포함한 국가수비대라는 우회적인 방법을 동원한 겁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국가수비대가 19세기 미국과 프랑스로부터 멕시코를 지켜냈던 군대에서 이름을 가져왔다며 6만 명으로 시작해 3년 내 15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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