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인도네이사 노동부 ‘악덕 한인기업’ 조사, 임금체불에 폭언,폭행까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3-18 11:31  | 조회 : 985 

=======================================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코너명 : 문희정의 핫키워드

방송일시 : 2019318() 오전 1010분 경

-문희정 / 국제정치평론가

=======================================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의 핫키워드.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1.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서 자바 주의 봉제 업체 에스카베의 대표인 한국인 A씨가 노동자 4천여 명의 임금을 체불하고 잠적한 사건이 알려졌죠.

인도네시아 노동부는 20여개 한인 기업을 상대로 노동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먼저 정확한 사건 경위와 현재 상황부터 전해주시죠.

 

자카르타 시내에서 동쪽으로 20떨어진 브카시라는 곳에 있는 봉제업체 에스카베의 대표 김모씨가 지난해 105일 잠적했는데요

 

직원들은 김씨가 수년에 걸쳐 900억 루피아(72억 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했다면서 4000여명의 노동자가 임금 체불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현재 공장 건물과 부지는 소송에 걸려 있어 자산 매각도 어려운 상황이고 노동자들은 혹여 기계와 설비를 한국인이 몰래 빼돌릴까 봐 공장 앞 뜰을 24시간 교대로 지키고 있는 상탠데요

 

이번에 크게 이슈가 되자 김씨는 체불된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 5억 원을 마련해 곧 송금할 예정이며, 가능하면 15천만 원 가량을 더 마련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 이 업체가 임금 체불 문제를 일으킨 것이 처음이 아니라면서요?

 

1991년에 두 명의 한국인 동업자가 설립한 이 회사는 2006년에도 한 명의 대표가 도주하면서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등 문제를 일으켰는데요

 

이때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수습한 사람이 바로 이번에 야반도주를 한 김씹니다.

 

제가 앞서 소송이 걸려 있어서 회사 자산 매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상한 부분이 이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예전에 도주했던 동업자라는 사실입니다.

 

소송이 진행된 시점도 이번 사태가 커지던 지난 해 11월이고 김씨가 회사 인수 뒤 동업자에게 매달 송금을 했다는 얘기도 있어서 현지에선 두 동업자가 이면계약을 맺고 서로 짜고 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습니다.

 

 

3.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당장 생계도 막막하고 분노도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4천명 노동자 중 3800명이 여성노동자고, 이 중 상당수가 싱글맘이라고 하는데요

 

아이들 학비와 건강보험료조차 내지 못해 일상생활이 위협받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노동단체들이 국가 이익을 해치고 국민의 존엄성을 떨어뜨리는 한국과의 투자 협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시위하는 장면이 연일 현지 전파를 탔다고 하는데요

 

그러자 지난달 27일 열린 ‘2019 코리안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라는 친교 행사 자리에서 무하마드 하니프 다키리 인도네시아 노동부 장관이 직접 이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한두 명이 물을 흐려서 에스카베(SKB)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함께 성장하자(Together We Grow)’는 이번 주제처럼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여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는데요

 

이로 인해 우리 나라에도 이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겁니다.

 

 

4. 한국 기업인들과 인도네시아 정부 고위관료들이 참석한 행사에서 직접 언급할 정도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거죠?

 

이 모임은 재인도네시아한인상공회의소(KOCHAM)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인도네시아 정부 고위관료 등을 초청해 양국 경제협력 등 덕담을 나누는 연례행사였고 일본과 중국 등 다른 나라 상공회의소 인사들도 참석했기 때문에 사태가 엄중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데요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7일 오전 조국 민정수석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당국과 수사 및 형사사법 공조, 범죄인 인도 등 대응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5. 이번 사태 때문에 인도네시아에 나가 있는 한국 기업들의 실태에 대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좀 부끄러운 모습들이 많더라고요.

 

현지 노동단체는 극도의 장시간 노동, 저임금, 더러운 화장실, 형편 없는 에어컨과 환기시설, 끔찍한 식사와 식당,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 등 끔찍하기 짝이 없는 노동조건이라면서 다수의 한국업체를 고발했는데요

 

최근 2년 사이에 야반도주, 직장폐쇄, 최저임금 위반,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폭언, 폭행 등을 일삼은 인도네시아 내 한국 기업이 20곳에 달한다고 인도네시아 노동단체는 밝히고 있습니다.

 

한인 업체들은 사태가 커지면서 현지에 진출해 있는 2200여 개 한국 기업 전체가 매도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는데요

 

인도네시아 노동부 역시 현지인이 운영하는 동종업체보다 임금이나 근로조건이 나은 편이기 때문에 한인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6. 한국 기업들이 이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는 뭔가요?

 

1980년대부터 인도네시아 진출을 본격화한 한국 봉제 업체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채산성이 악화해 왔는데요

 

이에 서자바 지역에 밀집해 있던 한인 봉제 업체 일부는 최저임금이 낮은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했지만, 그럴 형편이 되지 않는 영세 업체들은 파산 위기에 몰린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건 한국 기업만이 처한 어려움은 아니었고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멕시코 등지에선 1인 다()기술화 등 대책을 강구해 위기를 극복했는데요

 

노동단체는 회사가 어렵다면서도 정작 그걸 증명할 재무제표를 노조나 노동자 대표에게 공개하는 한국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7. 현재 인도네시아와 한국 간의 경제 교류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공식적인 수교는 1973년에 했지만 경제교류는 1960년대부터 시작됐는데요

 

1970년대에는 삼성과 대우 등 대기업이, 1980년대부터는 한국 봉제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12번째 교역상대국으로서 2017년 한국의 대 인도네시아 수출은 전년대비 27.2% 증가한 84억 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전년대비 15.5% 증가한 95.7억 달러였는데요

 

차세대 전투기와 잠수함 개발도 함께 하는 등 양국 간의 폭넓은 경제 협력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에 있습니다.

특히 201711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시킨 후 지난해 9월에는 방위산업, 철도, 자동차, 정보통신, 농산품, 인적교류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증진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는데요

 

신남방정책의 교두보로서 26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는 우리 나라에게 상당히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8. 상당히 중요한 국가지만 지금까지는 우리가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같아요.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외교가 그동안 동남아 나라들에 대해 등한시했던 것이 사실인데요

 

더 이상 강대국 중심의 단조로운 외교에서 벗어나 전략적이고 실리적인 관계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핵심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높여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건데요

 

풍부한 천연 자원과 많은 인구수를 가진 동남아 국가들의 발전 가능성과 시장 규모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할 준비를 철저히 해야만 합니다.

 

 

9. 경제 교류가 활발해질수록 이번 사태와 같은 일들은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의 열악한 노동 조건도 문제지만 현지의 노동법조차 지키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지적하는데요

 

게다가 그렇게 문제를 일으키고 야반도주를 하더라도 한국 내에서는 무사 입국되고 아무런 제재가 없는 것도 심각한 부분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도 저렴한 생산 원가를 찾아 나간 기업이 현지에서 어떤 방식으로 생산을 하고 있는지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데요

 

최근 환경운동연합과 공익법센터 어필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우리 나라 대기업들이 팜유를 이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 파괴와 인권 침해를 일으키고 있는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