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중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일까요? 우리나라도 조사해 보면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김구 선생처럼 의견이 분분한데요. 중국도 노자, 공자, 굴원, 저우언라이처럼 여러 인물들이 오르내립니다. 그런데 어떤 사회나 국가가 그 존경심을 나타내는 중요한 표현 중에 하나가 그 나라 화폐에 인물의 도안을 그려넣는 것 아닐까 합니다. 중국 화폐는 런민삐, 인민폐라고 불리는데요. 지폐만 놓고 보면 1원, 5원, 10원, 20원, 50원, 100원 이렇게 여섯 종류가 있습니다. 100원이면 대략 우리돈 만칠팔천원 쯤인데요. 그런데 이 지폐들에는 예외 없이 마오쩌둥의 얼굴이 그려져 있습니다.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키고, 또 초대 국가주석까지 지냈으니 뭐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을텐데요,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중국의 첫 화폐는 1949년에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다섯 번에 걸쳐 디자인을 바꿉니다. 그런데 앞선 네 번째까지 화폐 디자인에 들어간 인물은 주로 노동자, 농민, 군인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특정한 인물이 아니라 중국 혁명의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상징적인 인물 형상을 그려 넣은 거지요. 특히 1987년에 네 번째로 바뀐 지폐에는 중국이 소수민족 인물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다가 1999년, 지금 쓰고 있는 중국 지폐의 디자인에 일률적으로 마오쩌둥 얼굴을 새겨 넣은 겁니다. 중국 화폐 이름이 인민폐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그 뜻은 짐작하시다시피 ‘보통 사람들의 돈’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디자인을 바꾸면서 전부 마오쩌둥 얼굴이 차지하자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건 더이상 인민폐가 아니라, 링다오삐다 이렇게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링다오란 중국에서 힘깨나 쓰는 지도자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지폐에 올라 있는 마오쩌둥을 실제로 중국인이 얼마나 마음을 다해 존경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再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