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英의회, 노딜 브렉시트도 거부...갈길 잃은 브렉시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3-14 11:17  | 조회 : 891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3월 14일 목요일
□ 출연자 : 김수정 통신원 (英 런던 현지)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영국 하원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열렸던 승인 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또 부결시켰죠. 메이 총리가 의회 성명을 통해서 예고한 대로 13일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여부를 하원 표결에 부치겠다라고 밝혔고,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늘 새벽에 그 투표가 끝났습니다. 일단 노딜 브렉시트는 간신히 피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오늘 NOW인터뷰에서 준비해봤습니다. 영국 현지 연결합니다. 영국 런던에 계시는 김수정 통신원입니다. 김수정 통신원님, 안녕하세요.

◆ 김수정 통신원(이하 김수정): 안녕하세요. 영국 런던입니다. 

◇ 전진영: 오늘 하원 표결 결과에 대한 이야기부터 먼저 좀 자세히 해주시죠.

◆ 김수정: 네. 현지시간으로 13일이죠. 영국 하원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안을 부결시켰습니다. 우선 하원은 보수당의 캐롤라인 스펠맨, 노동당의 잭 드로미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을 찬성 312표-반대 308표, 단 4표 차이로 일단 통과시켰는데요. 이 수정안은 하원이 어떤 경우에도 영국이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 없이 EU를 떠나는 것을 거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수정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른바 정치적 구속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원은 또 메이 총리가 제출한 결의안에 대해 표결을 벌였는데요. 당초 결의안에는 ‘의회는 오는 29일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는다’ 또 ‘영국과 EU가 합의안을 비준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노딜 브렉시트를 법률적 디폴트로 설정한다’는 좀 다소 혼란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결의안에 앞서서 스펠맨과 드로미 의원의 수정안이 먼저 통과되니까 메이 총리 결의안을 의회가 어떤 경우에도 노딜 브렉시트를 승인하지 않는다, 이런 단순한 내용으로 수정한 채 상정을 했고요. 표결 결과 찬성 321표-반대 278표, 43표 차로 가결됐습니다. 결국 아무 조건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감수해야 한다. 이런 입장이랑,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한 노딜 브렉시트만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표결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맞선 셈인데요. 메이 총리는 최종적으로 오는 20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통과 여부를 보고 연기 기간 결정을 의회에 맡기겠다고 밝혔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이제 다음 절차는 이제 내일이 되겠습니다. 이번에는 브렉시트 연기 여부를 묻는 의회 투표가 진행되는 거죠?

◆ 김수정: 예, 맞습니다. 이달 29일로 결정된 브렉시트 자동탈퇴 시한을 연기하는 방안이 표결에 부쳐지는 건데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의회 표결에서 노딜 브렉시트 거부가 확정된 뒤 의원들에게 ‘14일 표결에서 연기 찬성에 표를 던져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또 메이 총리는 ‘현재로서 영국 의회는 빠른 시일 내에 EU로부터 탈퇴 합의안을 승인해야 한다’면서 단기간의 연기든, 아니면 훨씬 더 긴 기간의 연장이든 브렉시트 연장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연장이 결정되더라도 이런 정치적 혼란을 피하지는 못할 것 같은데요. 애초 브렉시트 결정이 잘못된 게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재투표를 하자는 여론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정치권을 향한 비난은 계속 거세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사실 어떻게 보면 좀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이긴 했거든요. 왜냐하면 영국도 그렇고 EU도 그렇고, 모두 강력한 국경의 부활을 원하지는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국은 브렉시트 연기로 이어질 거다, 이런 전망이 한국 내에서도 굉장히 우세한 편이었는데. 영국 현지 언론들의 전망은 어땠습니까?

◆ 김수정: 네, 맞습니다. 현지 언론들도 하원에서 노딜 브렉시트만은 피할 거라고 예측을 이미 했고요. 여야를 막론하고 노딜 브렉시트만은 막아야 한다는 어떤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었기 때문인데요. 오늘 그런 이유로 14일 열리는 브렉시트 연기를 하는 표결은 무난하게 통과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강합니다. 만약 오늘 표결이 부결된다면 EU 탈퇴를 규정한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서 29일부터 브렉시트가 자동으로 시작되는 거고, 결국 노딜로 유럽연합을 탈퇴하게 되기 때문인 거죠.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런데 브렉시트를 얼마나 연기할 수 있을까, 그 기간에 대한 관측도 굉장히 다양하게 나오죠?

◆ 김수정: 네, 그렇습니다. 기간에 대한 이야기도 참 분분합니다. 경우의 수도 참 다양한데요. 연기 기간에 대해서 짧게는 2개월 또 길게는 2년 정도까지 스펙트럼이 꽤 큰 상황입니다. 하지만 EU와 영국의 공통적인 이해관계를 감안했을 때 현실적으로 보자면 올해 5~7월 사이, 이 사이에 이뤄질 거라는 관측이 대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메이 총리는 여전히 오는 20일을 브렉시트 합의안의 어떤 데드라인으로 잡고 있는데요. 만약에 그때까지 합의안이 통과되면 정부는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른 탈퇴 시점을 6월 30일까지 연기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언제까지 연기하냐가 문제인데요. 관건은 영국이 EU와 새로운 합의를 빨리 도출해서 표결을 해야 한다는 건데, EU를 다시 협상테이블로 끌어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쎌 바르니에 EU 집행위 브렉시트 협상 대표는 ‘EU는 할 만큼 했다. 우리의 노딜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런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EU는 영국과 다시 논의에 나서더라도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영국에 많은 시간을 주지 않을 가능성도 높고요. EU와 새 협상안이 통과되더라도 선거 전까지 브렉시트 절차를 완료하지 못하면 영국도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 애매한 상황이 도래하게 됩니다.

◇ 전진영: 내일 투표를 통해서 브렉시트 연기가 결정되면 메이 총리가 EU에 공식적으로 연기를 요청하게 될 겁니다. 그 이후의 과정은 그러면 또 어떻게 진행되나요?

◆ 김수정: 메이 총리가 EU에 연기를 공식적으로 요청해야 하고요. 27개 회원국의 동의를 받아야 결정할 수 있습니다. EU는 영국에서 타당한 사유로 브렉시트 연기를 요구해오면 EU 27개국은 이를 검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이미 밝힌 바가 있고요. 메이 총리 역시 지난 2월 26일이죠.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한다면 단 한 번 제한된 짧은 기간만 가능하다’ 이렇게 언급한 적도 있습니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뿐 아니라 유럽연합 쪽에서도 피하고 싶은 카드이기 때문에 연기 결정은 비교적 쉽게 진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전진영: 그런데 문제는 이미 지금 영국 내부에서는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한다고 해서 정국 혼란이 해결될까, 그 부분이 사실 미지수거든요. 여기 기사들이 나온 걸 봐도 브렉시트 찬반을 놓고 아직도 시민들의 시위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고요.

◆ 김수정: 예, 그렇습니다. 짧은 기간 내 영국이 EU와 새로운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습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말씀대로 영국이 브렉시트 시한을 설사 연기하더라도 현 교착국면을 돌파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 EU는 영국과 도출한 탈퇴 합의안이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재협상은 없다. 이런 입장을 취했고요. 영국 의회 역시 이미 두 번이나 협상안을 부결시킨 상황이기 때문인데요. 현실적으로 2~3개월 연기가 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 시간을 벌더라도 영국의 조기총선이나 혹시 제2투표 가능성이 커진다면 5월 중순으로는 브렉시트 시점이 매우 촉박하게 되는 거죠. 게다가 유럽 의회 선거가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예정돼 있는데, 이때까지 영국이 EU에 남아있다면 영국도 선거에 후보자를 내야 해서 상황이 참 애매해집니다. 또 말씀하신 대로 브렉시트 찬반에 대한 시위도 여전히 계속 도심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연기가 된다고 해도 당분간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게다가 이미 두 번에 걸친 합의안 부결로 인해서 메이 총리의 입지 자체도 지금 위태로워졌습니다. 조기총선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죠?

◆ 김수정: 네, 맞습니다. 영국 정치인들의 문제해결 의지 부족, 정치력 부재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정치인들의 무능이 브렉시트 진행상황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이야깁니다. 특히 리더십의 부재 이런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조기총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요.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가 시간을 끌고 있는 만큼 조기총선을 개최해야 할 수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단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고 조기총선 이후 새로 꾸려지는 정부에게 힘을 실어준 후에 다시 대(對)유럽연합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긴데요. 이와 관련해서 영국 현지 언론은 ‘조기총선은 집권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이야기’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정치가 붕괴 단계다’ 이런 지적을 하기도 했고요.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영국 정치권이 시민의 안녕과 경제를 놓고 안일하게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전진영: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영국 내 국민들도 굉장히 많이 혼란스러울 것 같은데. 국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김수정: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에 대해서 불만들이 많은데요. 제 주변에 있는 영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미래가 어떻게 되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 브렉시트 진행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 대해서 참 착잡한 심정인 것 같습니다. 물론 강력하게 EU탈퇴, 잔류 이런 주장을 하는 시민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시민들도 몇 년째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이 정국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지 영국시민들 대다수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도 나왔습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자문회사인 핸버리가 지난 13일 공개한 여론조사인데요. 응답자의 반이 메이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조기총선에 대해서는 42%가 찬성, 38%가 반대한다고 답했고요. 또 브렉시트 발효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44%라는 높은 사람들이 찬성했습니다. 또 영국이 EU에 잔류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8%로, 지난 2월 조사와 비교해서 6.5% 높아졌다고 합니다.
 
◇ 전진영: 브렉시트 관련해서 계속 영국이 혼란스러운 모습인데, 앞으로 상황을 또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수정: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영국 런던 김수정 통신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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