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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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난, 깡통전세... 언론의 부풀리기 보도 탓?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3-11 16:39  | 조회 : 1624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역전세난, 깡통전세... 언론의 부풀리기 보도 탓?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열린라디오 YTN, 미디어 비평 함께 이야기해주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이하 김언경)>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서울에서는 몇억씩 아파트 매매가나 전세가가 떨어지고 있다, 역전세다, 깡통전세다, 이런 보도가 최근 연일 이어지고 있어요. 그런 보도들, 정말 맞습니까?

◆ 김언경> 네, 많이 있더라고요. 저도 가끔 보는데, 이게 얼마나 많은지 확인해보려고 했거든요? 그래서 민언련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4일까지 역전세난, 그리고 깡통전세라는 말이 들어간 기사량을 전부 분석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모니터 기간 동안 총 68건이 지면에 보도됐는데요. 저희가 모니터하는 대상은 조선, 동아, 중앙, 그리고 한겨레, 경향. 또 매일경제, 한국경제, 이렇게 7개의 언론사거든요. 이 중에서 한국경제가 19건으로 가장 보도가 많았고요. 매일경제가 17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종합일간지 중에서는 조선일보가 9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는 각각 6건, 경향신문은 5건에 그쳤습니다. 주로 경제지들에서 관련 단어가 많이 등장했음을 알 수 있죠. 방송 보도에서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보도량이 나왔습니다.

◇ 김양원> 아마 언론이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전셋값이 정말 떨어지고 있기는 한 건가요? 근거가 있습니까?

◆ 김언경> 저희가 찾아보니까 역전세난이라는 것이 언론에 오르내리게 된 시발점은 각종 부동산 통계조사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의 한국감정원이라는 곳이 있어요. 이곳에서 발표하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은 매월, 또는 매주의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를 발표하는데요. 이 통계가 발표되고 나면 여기저기 언론에서 집값이 하락세라거나 몇 주 연속 하락했다거나 사상 최초 하락이라는 등의 표현이 나오는 보도가 등장합니다. 주간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가 발표되는 금요일이었던 지난달 8일에 이 통계가 나오자 온라인 경제지들이 통계수치의 최근 15주 연속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경제지에서 한참 보도가 나간 다음에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에서도 본격적으로 전세 가격을 걱정하는 보도들이 이어졌습니다. 신문의 경우에는 보도량이 제가 보기에 경제지보다는 많지 않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제목을 보면요. 사실상 역전세난이나 부동산을 걱정하는 제목이 심각합니다. 중앙일보 제목을 한 번 볼게요. “부동산 한파에 입주 쓰나미, 전세가 뚝뚝.” 11일 보도고요. 이 보도에서는 당연히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역전세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강남발 전세 하락, 12주 연속 떨어졌다.” 이런 보도를 했고요. 동아일보는 “전셋값 내리막, 커지는 깡통전세 공포.” 이렇게 굉장히 세게, 공포스럽게 했습니다. 매일경제도 “광역 17개 시·도 중 11곳 역전세 위험지대”라고 해서 위험, 공포, 연속, 쇼크, 이런 충격적인 단어들이 등장하는, 한 마디로 부동산 하락 공포를 조성하는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 김양원> 근거가 있기는 있군요. 그런데 집값이 떨어졌다고들 하는데, 막상 집을 구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것 같아요. 지역별로도 차이가 있겠고요.

◆ 김언경> 저도 최근에 집값, 전셋값을 알아봤는데, 제가 가고자 하는 동네는 하나도 안 떨어졌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했어요. 그런데 언론사들이 전셋값이 떨어졌다고 하는 예시가 특정 지역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방송사들의 보도를 보면,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 대부분 깡통전세라고 예시를 드는 곳이 서울의 송파구와 강남구였습니다. 신문의 경우는 더 작게 되어 있는데요. 송파구의 헬리오시티라는, 작년 말에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를 특정해서 이곳의 전세가 굉장히 많이 떨어지고 있다, 이렇게 초점을 맞춰서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송파구와 강남구는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에 부동산 가격 하락을 이끄는, 어떻게 보면 대표적으로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지역이라고도 말해요. 그런데 또한 기존 시세가 워낙 높았어요, 이곳이. 많이 올랐으니까 떨어지는 가격대도 높은 거예요. 그러니까 몇억씩 가격이 떨어졌다는 말을 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그래서 아마 역전세난 보도를 하면, 대부분 송파구나 강남구를 찾아가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 김양원> 저도 언론에서 헬리오시티 발 전세난, 이런 기사를 많이 본 것 같아요. 실제로 이런 송파, 강남, 이 지역의 전셋값이 떨어지기는 했다는 거네요?

◆ 김언경> 그런데요. 떨어진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높지는 않더라고요. 하락률이–0.82% 정도인데요. 전국 평균 전셋값 하락률이 –2.67%입니다. 그러니까 이에 비하면 송파수가 그렇게 떨어진 것도 아니라고 볼 수 있고요.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하락세인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 하락세의 대부분은 지방이 이끈 것이고요. 서울의 경우에는 아직 2년 전 아파트 전셋값에 비해서 1.78% 높다고 합니다. 게다가 서울 아파트 가격이 낮은 편이었던 2005년과 비교해보면, 지금 매매는 80%가량, 전세는 120%가량 올랐다고 봅니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 1~2% 정도 전셋값이 빠졌다고 하는 게 사실 그렇게 큰 문제라고 하기에는 엄살이다, 이런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 김양원> 그런데 처장님, 생각해보면요. 대한민국 역대 정부에서 늘 내세우는 정책이 바로 집값 안정화에요. 현 정부에서도 집값 폭동을 막기 위해서 여러 정책을 내놨는데,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이 이런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왜 이렇게 역전세난, 쇼크, 이런 식으로 부정적인 이름을 붙이고 있을까요?

◆ 김언경> 저는 기본적으로 언론이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는 부동산을 안정화에 목표를 두는 태도가 아니고요. 사실은 부동산이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이 늘 있어 왔다고 생각해요. 현재 언론이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평가하기보다는 일단 역전세난이 생겨서 서민들, 그리고 중산층이 전세금을 잃을 위기에 있다고 과장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이 비판은 곧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너무 강했다고 비난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 그러니까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지금 이런 전세보증금 걱정을 하거나 전세 가격이 떨어져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없을 텐데, 라는 보도만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부동산 정책이 실효성이 있어서 지금 안정화되고 있다고 같은 현상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데, 그런 보도는 안 나오는 거죠.

◇ 김양원> 아마 기자님들도 정책이 먹히기를 바라는 마음 한편과 내 집 값은 떨어지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복합적으로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러고 보면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던 작년 같은 경우에 집값이 너무 높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다, 이런 이유로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기사들이 또 많지 않았나요?

◆ 김언경> 그렇죠. 왜냐하면, 그때 당시에도 부동산 정책을 내놨었죠. 그런데 그게 실효성이 없다는 비난 보도들이 꽤 있었습니다. 현재의 언론 보도들이 모순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대책이 나와서 대책이 효과가 없어서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면, 이 대책 때문에 효과가 없다고 비난하고, 또 그 대책 때문에 집값이 안정화되면, 전세난이 걱정된다고 비난하는 보도들이 나오는 거죠. 작년 문재인 정부가 9.13 정책을 내놨을 때도 마찬가지로 이것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보도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채널A는 2018년 9월 4일 보도에서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서 경기도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고 보도한 적도 있고요. 이 리포트를 쓴 기자는 마포의 한 아파트를 소개하더니 1년 새 집값이 전용면적 59m² 기준 2억 원 가까이 올랐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지 전인 지난해 7월에는 1억 5,000만 원이 있으면 돈을 빌려서 집을 살 수 있었는데, 현재는 집값이 오른 데다가 대출 규제까지 있어서 집을 사는 데 4억 원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부동산 시장의 왜곡을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비판했거든요.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작년에는 집값을 잡아야 한다고 이구동성이었는데, 지금은 집값이 잡히자 역전세난, 깡통전세다, 이렇게 비난하고 있는 겁니다.

◇ 김양원> 부동산 보도들을 보면요. 전문가들의 인서트가 들어가잖아요. 기자들이 보도하면서 전문가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해서 전문가분들께서 코멘트를 해주시는데요. 그런 코멘트로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쪽으로 말씀을 많이 하시는 게 아닌가, 이런 지적도 하셨어요.

◆ 김언경> 네, 저희가 작년 9월 14일부터 21일까지 8일간이었는데요. 7개 신문의 실명 부동산 전문가를 분석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부동산과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직군, 예를 들어보면, 금융 업계 내의 부동산 전문가가 있고요. 금융 업계 종사자들, 그리고 부동산학과 교수들, 부동산 관련 연구소, 부동산 업계, 이런 분들이 인터뷰를 해주는 경우가 82%나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이해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타과 교수들, 그리고 시민단체 관계자 등의 인터뷰는 고작 18%를 차지했어요. 이런 비율은 방송의 인터뷰 녹취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신문·방송 모두 부동산 관련된 전문가의 인터뷰가 대부분 부동산이 오르기를 바라는 직군에 있는 분들에 해당됐다는 거죠. 이러다 보니까 언론에 등장하는 이른바 부동산 전문가들이 대부분 주거권이나 조세형평성과 같은 공적인 의미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부동산은 그저 재산 증식의 도구로 바라보는 발언들이 많이 나왔고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고 집값 상승의 방법을 오히려 설파하고, 집값이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멘트들이 굉장히 많이 부동산 전문가의 말로 포장되어서 나왔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 보도에 있어서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가 경제는 심리라고 말하는데, 부동산도 굉장히 심리의 영향이 크거든요. 그래서 언론의 영향력이 부동산에서 굉장히 큽니다. 언론이 건설업자나 다주택자, 그리고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만 부동산 관련 보도를 내놓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서 국민의 입장에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어야지, 우리 삶의 질이 높아진다, 이런 부분에 대한 원칙을 가지고 보도해야 하는 것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양원> 네, 저부터도 부동산 관련 아이템 다룰 때 타사에서 어떤 분들 했지? 하고 먼저 보고, 무작정 섭외하지 않았나, 이런 반성도 하게 되는데요. 오늘 미디어 비평 시간에는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부동산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처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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