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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 것 잘했다고 하면 정부 편향? 조사자체가 편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2-13 08:15  | 조회 : 3197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2월 13일 (수요일) 
□ 출연자 :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서울대 연구보고서, 학계 대다수는 동의하지 않을 것
-당파적일 위험 있는 곳으로부터 발주 받은 연구...과연 객관적일까
-언론 편향성, 다양한 변수 배제돼 일방적 결론 위험성 있어
-언론 다양성 증가에 대해선 별로 의미부여하지 않아
-잘한 것을 잘했다고 한 걸 편향적이라고 할 수 있나
-숙의성 기준? 방송 전달 내용의 깊이가 중요한 관건
-유튜브, 기존 언론의 공정성 보장하기 어려워
-언론, 9년 간 신뢰가 땅에 떨어져... 좀 더 노력해야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언론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언론이 언론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그렇게 썩 편안하고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현 정부 들어서서 언론이 정부 편향적이다’ 최근 보수 일간지에 이 같은 보도가 나왔습니다. 근거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박근혜, 문재인 정부 시기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 평가 연구’ 이런 자료입니다. 사회의 잣대가 될 언론을 엄격하게 비판하고 견제할 필요가 있죠. 요즘처럼 가짜뉴스, 오보 이런 것들로 인한 파문이 많이 나올수록 더더욱 그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론에 대한 평가, 그 평가의 목적, 분명히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의견들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론중재위원, 언론정보학회장을 지내신,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이하 김서중): 안녕하세요.

◇ 김호성: 조선일보 보도 관련해서 많은 해석들이 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교수님께 조언을 듣고자 합니다. 이번 연구결과,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 김서중: 예, 제가 연구 보도를 보니까요. 연구보고서의 목적에서 친정부 여당인사로 교체된 KBS·MBC 양대 공영방송사와 SBS가 그렇다라는 상황 인식이 있더라고요. 아마도 이것은 학계 전부는 아니겠지만 학계 대다수는 이 해석에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따라서 연구를 하면서 이런 인식을 갖고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을까, 이런 우려도 되네요. 더군다나 연구 발주처를 밝혀 달라고 요구하는데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더 의구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내용을 얘기하기 전에 이 연구가 조금 객관적일까, 이런 의심이 들 수도 있고요. 또 하나는 이 연구가 굉장히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기본은 특정 집단에 우호적이면 편향적이다, 이런 기준을 갖고 이뤄진 연구인데요. 아주 쉽게 얘기해서 좋은 사람 좋다고 하면 편향적인가, 이런 반론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연구방법에 의문이 좀 있죠. 그렇다면 이 연구보고서를 보도한 언론들이 보고서가 내린 결론이 아니라 연구보고서를 세부적으로 비판적으로 검토하고도 그 결론에 동의했는지는 좀 의문입니다.

◇ 김호성: 조선일보 보도에 이어서 중앙일보·연합뉴스에도 보도가 됐습니다. 그런데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윤석민 교수의 연구를 나중에 보면 조선일보의 발주로 약 3000만 원 연구지원비를 받았다.

◆ 김서중: 그렇군요, 이제 알려졌군요.

◇ 김호성: 예. 조금 전에 지금 어디서 발주했는가, 이런 말씀 하셨잖아요, 교수님께서.

◆ 김서중: 네, 저는 거기까지는 몰랐습니다.

◇ 김호성: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김서중: 이제 좀 더 기회가 나면 이야기하겠지만, 사실은 조선일보나 중앙일보나 또 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연합뉴스나, 이전 정부 시절에 굉장히 편향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고 지금도 현 정부에 대해 굉장히 적대적이다, 이런 평가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당파적일 위험성이 있는 곳으로부터 발주를 받은 연구가 과연 객관적이냐. 이런 일반의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연구자나 연구한 사람들이 그런 의도를 가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연구보고서 내용 자체에서 조금 한계가 있었다라는 결론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호성: 이게 지금 보면 몇몇 언론학자 분들이요. 이 같은 분야 연구에서 수용자가 아니라요. 언론에 대한 편향성 연구, 이건 참 낯설다. 이런 코멘트를 했습니다. 교수님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김서중: 사실 언론이 편향적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연구가 필요한 건 사실이고요. 많지 않아도 연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언론의 편향성이라는 게 굉장히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사회적 맥락이 있고 진실과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자세히 살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금처럼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양적연구를 한 거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다양한 그 아래 속에서의 변이, 변화, 여러 가지 변수들이 배제될 가능성이 있어서 일방적인 결론에 이르게 될 위험성이 있어요. 저는 그런 문제가 좀 있다고 봤습니다.

◇ 김호성: 교수님, 시사 프로그램 소재의 다양성, 깊이 이런 부분은 예전에 박근혜 정부보다 많이 강화됐다. 이런 평가가 있고, 반면 ‘프로그램의 편향성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이런 분석을 이번에 지금 했단 말입니다. 이 같은 것을 어떻게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지요?

◆ 김서중: 사실 다양성이 증가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부분은 아주 짧게 언급하고 말았어요. 기사에서는 다르겠지만. 따라서 보고서는 다양성이 증가한 것이 갖고 있는 가치에 대해서 별로 의미를 부여한 것 같지는 않고요. 편향성이 증가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편향성이 증가했다는 게 결국 뭐냐면 정부에 비판적이냐, 아니냐. 또 민주당 정부에 우호적이냐, 아니냐. 이것만 갖고 판단을 했어요. 그런데 이제 속마음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보도를 할 때 잘한 것을 잘했다고 하고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하는 과정에서 특정 집단에게 결과적으로 우호적이거나 약간은 긍정적인 게 더 많이 나왔다고 해서 그걸 편향적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 이런 의문이 있는 거죠. 예를 들면 진행자의 편향성을 얘기하면서 자기네들이 분석할 때 예를 드는 것들을 구체적인 내용을 적어놓은 게 있어요. 전반적으로 그렇긴 하지만 대표적인 예를 두 개만 제가 언급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뭐라고 했냐면, 연구보고서도 작은 글씨로 단서를 달은 내용이 뭐냐면, 박근혜 정부 연구 시기, 프로그램 내용을 다룬 시기에는 ‘세월호·국정원 선거개입 등 부정적인 일들이 많이 있었고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남북정상회담이 긍정적이었고 대통령 지지율이 두 시기에 차이가 있었다’라고 전제하고 있어요. 그러면 아무래도 언론이 다룰 때 부정적인 것을 더 많이 다루게 되고, 또 문재인 정부 때 긍정적인 걸 많이 다룰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걸 무시하고 양적 결과로 이렇게 결론 내리는 게 맞는가. 예를 들면 박근혜 정부 당시 철도 마피아라고 불리는 철도공사의 납품검사 비리의혹이 있었어요. 이걸 지적하면서 ‘세월호 때와 마찬가지로 끼리끼리 엮여있다면 안전에 대한 점검이 제대로 될까 걱정되는데’라고 발언한 내용이 편향적이라는 겁니다. 또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관료 출신의 총무비서관을 임명한 것이 있거든요. 이걸 파격이라고 이야기하니까, 이건 파격이 아니라 정도인 거죠. 
‘자기 사람만을 총무비서관에 두는 것이 비정상이었고 이것이 정상화입니다’라고 발언한 것도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인, 편향적이라고 분석했어요. 이런 것들이 모여서 편향적이라고 내린 결론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런 거죠.

◇ 김호성: 그러면 말이죠. 교수님, 편향성과 더불어서 숙의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그렇게 저희들에게 친근한 단어는 아닌데요. 숙의성 문제도 좀 다뤘습니다, 이번에 보면요. 그런데 숙의성이라는 것이 방송이 얼마나 다양한 입장을 소개했는가, 이런 걸 다루는 것 아니겠습니까. 편향성과 숙의성, 이 두 가지 문제를 정리해본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 김서중: 일단 숙의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만 먼저 소개하면요. 보고서는 숙의성, 즉 얼마나 숙의민주주의에 맞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느냐. 이 기준을 다양한 입장의 진행자, 또는 출연자가 발언한 것, 문자 소개가 다양한가. 이것을 숙의성의 기준으로 삼았어요. 저는 이게 숙의성의 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시사 프로그램의 특성상 아이템별로 다양한 의견의 출연자가 한 번에 출연할 가능성이 사실 적어요. 또 아이템에따라 일방의 당사자가 출연을 거부한 사례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면 다양성이 사실 숙의성의 기준이 되기에는 프로그램 특성이 다른 거죠. 그러면 당연히 다양성이 적은 거예요. 이럼에도 불구하고 다양성이 늘어났다고 평가한 것은 굉장한 변화라고 볼 수 있는 거고요. 반면에 숙의성을 가지고 얘기하려면 저는 앞에서 말한 형식적인 측면보다는 전달하는 내용의 깊이가 얼마나 깊이 있는가, 라는 게 중요한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외부 압력으로 필요한 내용을 전달하지 못한 상황이었느냐, 아니면 자유롭게 본질적인 내용을 충분히 전달했느냐가 연구의, 숙의성을 연구하는 것의 핵심이어야 하는데, 이번 연구에선 그런 걸 고려하기보다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얼마나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출연했느냐라는 아주 기계적 균형을 중심으로 숙의성을 본 게 아닌가, 라는 아쉬움이 좀 있더라고요.

◇ 김호성: 기계적 균형이 잡힌 상태에서 맥락을 짚는, 내용을 채우는 그런 것이 라디오의 특성상 동시간대에 이뤄지기는 참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디오는 줄곧 ‘친민주당 성향, 정부 우호적이다’ 이런 결론을 내린 것 같습니다, 이번 연구는요. 교수님, 이 연구 결과를 어떻게 판단하고 계십니까?

◆ 김서중: 제가 이제 연구의 설계상 이게 진실에 가깝게 가기 어렵겠다라고 하는 반론은 제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말하자면 아까 쉽게 얘기한 대로 지금 진실로 볼 때 어느 쪽이 더 잘했는데 잘한 쪽을 우호적으로 이야기했다고 해서 편향적이라고 하는 것의 결론이 과연 맞는가. 이런 의문이 있고. 지금 이 연구는 분명 그런 오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내용상으로 들어가서 개별적인 프로그램, 개별적인 아이템을 보면 편향적인 것이 지금 현 정부 시기에 시사 프로그램에 전혀 없다고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지지율도 높고, 연구 보고서가 밝힌 대로, 또 여러 가지 우호적인 상황들이 많이 있었던 긍정적인 사례가 많이 있었던 감안한다면 양적 결과를 갖고 이렇게 결론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했다. 이렇게 저는 봅니다.

◇ 김호성: 최근에 1인 미디어 시대라고 해서 1인방송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가짜뉴스를 잡기 위해서 또 다른 1인방송을 통해서 진실을 전달하겠다, 라고 하는 걸로 해서 예를 들어서 유시민 전 장관의 ‘알릴레오’라는 방송도 있었고요.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의 1인방송도 물론 있습니다, ‘홍카콜라’ 해서. 그런데 이 같은 서로 다른 컬러의 1인방송들이 등장하는 것이 가짜뉴스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거라고 보시는지요?

◆ 김서중: 그런 1인방송들이 다양한 시각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비교적 가짜뉴스, 허위조작정보의 잘못된 것들을 교정하는 길은 있을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런 유튜브상에서의 언론들이 기존 언론이 가질 수 있는 공정성 이런 것들을 다 보장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저는 최근에 나타나는 허위조작정보와 같은 가짜뉴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팩트체크를 한다든가, 또는 직접 그 플랫폼에 들어가서 진실을 전달하겠다고 하는 행위도 매우 중요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신뢰받을 수 있는 언론들이 제대로 정립돼서 사람들이 마지막에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그런 기존의 언론들이 좀 더 다시 부활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편입니다.

◇ 김호성: 소위 말해서 제도권 언론들의 공정성을 기반으로 한 사실보도에 입각한 진실추구, 이것에 대한 중요성을 말씀하시는 것이죠.

◆ 김서중: 네, 그러니까 기존에 9년 동안 사실 신뢰가 땅에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이것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노력해서 신뢰를 회복해서 진짜로 우리 사회의 저널리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서중: 고맙습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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