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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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뉴스 완전정복> "이번 연휴 가족 모두 사이 좋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2-01 11:08  | 조회 : 2004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9년 2월 1일 금요일
□ 출연자 : 김경아·조승희 개그우먼,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수도권 투데이> 설 특집 밥상머리 뉴스 완전정복, 마지막 순서 5탄입니다. 가족관계와 심리상담을 주제로 오늘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특별한 분들 세 분을 모셨는데요. 먼저 개그우먼 김경아 씨 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경아 개그우먼(이하 김경아):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녀 개그우먼 김경아입니다. (웃음) 저도 모르게.

◇ 장원석: 아니요, 맞아요, 미녀.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그리고 개그우먼 조승희 씨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승희 개그우먼(이하 조승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KBS 개그우먼 조승희입니다. 아직 미혼입니다.

◇ 장원석: 그리고 누다심 칼럼니스트, 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이하 누다심): 안녕하세요.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을 꿈꾸는 사람, 누다심입니다.

◇ 장원석: 반갑습니다. 일단 간단하게 자기소개 청취자분들께 하셨지만, 그래도 혹시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한 번 더 한 분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나눠보죠. 우리 누다심 칼럼니스트님은 지난해 저희 YTN 라디오 <당신의 전성기, 오늘>에서 마음다방 코너에서 활약해주셨잖아요. 예명이시죠, 누다심은? 어떤 뜻인지 한 번 더 알려주세요.

◆ 누다심: 네, 필명입니다.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을 꿈꾸는 사람, 이라는 말의 준말입니다.

◇ 장원석: 성과 이름이 따로 있습니까, 필명에? 그런 건 없나요?

◆ 누다심: 네, 그런 건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어디 누 씨냐고 이렇게 정말 묻는 분들이 계세요.

◇ 장원석: 그럼 어디 누 씨라고 얘기해주세요?

◆ 누다심: 그럼 누구나 누 씨라고 합니다.

◇ 장원석: 그다음에 우리 특별한 두 분, 김경아 씨부터. 선배시죠, 두 분 중에서?

◆ 김경아: 네, 한참 선배죠.

◇ 장원석: 오늘 가족관계 얘기를 하니까 벌써 결혼하신 지가 꽤 됐죠. 10년차 아닌가요?

◆ 김경아: 네, 어느새, 세상에. 그런가요? 결혼을 하면 어느 순간 애들 나이는 바로바로 나오는데 제가 결혼 몇 년차라는 것은 세게 돼요. 그래서 한 9년 10년 됐을까 봐요.

◇ 장원석: 자녀분도 키우고 계시는데.

◆ 김경아: 큰애는 이제 9살 됐고요. 작은애는 5살 됐네요, 어느새.

◇ 장원석: 다 키우셨죠. 아닌가요?

◆ 김경아: 그러게요. 이제 밤잠 자고 이런 건 다 키웠는데 앞으로 교육시키고 이런 건 이제 시작이니까.

◇ 장원석: 앞으로 한 10년 동안 또 고생 많으시겠어요.

◆ 김경아: 등골이 휘어지는 거죠.

◇ 장원석: 그렇겠군요. 우리 미혼을 강조해주신 조승희 씨는.

◆ 조승희: 네. 녹음 전에 잠깐 우리 여기 아나운서님께 결혼하셨냐고 살짝 여쭤봤더니 아직 안 하셨다고 하면서 고개를 떨구시더라고요. 방금 김경아 씨와 이야기할 때 아이컨택을 엄청 잘하셨는데 저를 잘, 대본을 왜 그렇게 보시는 거지?

◆ 김경아: 처녀라, 아가씨라 아침에 이렇게 일찍 나오는 게 어려워서 눈이 좀 부어가지고 그래서 그랬을 거예요.

◇ 장원석: 그러니까요. 오늘 또 생방송으로 이렇게 일찍부터 자리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아닙니다, 제가 고개를 떨구다뇨.

◆ 조승희: 절레절레 흔드시던데.

◇ 장원석: 올해 설 연휴에는 계획 어떻게 있으세요, 어디 가세요?

◆ 조승희: 저는 작년 정도부터 집을 원래 원룸에 살다가 옮겼는데요. 가족들이 역으로 역귀성을 해주고 계세요. 명절에 다른 스케줄도 있고, 또 한가할 때 서울에 와서 가족들하고 여행하니까 좋더라고요.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가족들이 다 저희 집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 김경아: 고향은 어디신데요?

◆ 조승희: 고향은 전라북도 고창이라고요. 복분자와 수박, 선운사의 고장입니다.

◇ 장원석: 언제 오세요, 가족분들은?

◆ 조승희: 오늘 오세요. 오늘 온 가족이 와서요. 지금 집 다 대청소 하고, 기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김경아 씨는 가족분들 만나러 시댁도 가고 친정도 가고 그래야 할 거 아니에요.

◆ 김경아: 저는 지금 불행인지 다행인지 시댁이랑 같이 살아요. 그래서 어디 갈 이유가 없고요. 그냥 원래처럼, 어제처럼 내일처럼 지내면 되고요. 친정 가는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만 남아있죠.

◇ 장원석: 그렇군요. 멀리 가세요?

◆ 김경아: 친정이요? 친정은 경기도예요.

◇ 장원석: 가까워서 다행이네요. 그나마 좀 다행입니다. 자, 그리고 우리 칼럼니스트님은 설 연휴 계획 어떻게 되세요? 

◆ 누다심: 저희는 설 연휴 때 이번에 처가댁 식구들이랑 같이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는 저희 부모님 댁에 가서 지내고, 다음 주 여행을 출발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 김경아: 너무 멋있다. 어디로 가세요?

◆ 누다심: 저희 필리핀으로 갑니다.

◇ 장원석: 부럽습니다. 심리학 칼럼니스트로서 저희 셋을 관찰하셨을 때 지금 심리적으로 제일 불안해보이는 사람은 누굽니까?

◆ 누다심: 아나운서님 같아 보여요.

◇ 장원석: 티 안 내려고 하는데 자꾸 불안한가 봅니다. 자, 이제 설 얘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봐야겠어요. 모이는 것 얘기하면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죠. 가족들 만나서 오랜만에 이야기꽃도 피우고 맛있는 것 먹고 하는데 스트레스가 더 크다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먼저 글쎄요, 우리 김경아 씨는 시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명절 앞두고서 부담은 그러면 좀 덜하시겠어요?

◆ 김경아: 저희 집은 또 차례도 안 지내니까 그냥 맛있는 음식 차려먹으면 되거든요. 성묘만 가면 되는데, 명절이라는 이름에서 주는 어떤 압박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에 뭔가를 해야 할 것 같고, 금전적인 부담도 있고. 저희 결혼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미 시작됐어요, 명절증후군이. 그래서 담이 왔다는 친구가 벌써 나타나서 침 맞으러 갔단 이야기도 있고. 그래서 주부들 사이에서 명절은 그야말로 뭔가 정말 민족의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핵폭탄이 몰려오고 있다는 부담감이, 그러고 싶지 않은데도 있는 것 같아요.

◇ 장원석: 세월이 변해도 그런 부담감은 여전하네요. 그러면 딸, 아내, 아이 엄마, 며느리 이중에서 뭐가 제일 어렵나요?

◆ 김경아: 저는 엄마가 어렵죠.

◇ 장원석: 엄마가 제일 어려워요. 다행이네요, 며느리라고 안 해서.

◆ 김경아: 듣고 계시니까요.

◇ 장원석: (웃음) 남편 권재관 씨가 많이 도와주세요?

◆ 김경아: 네. 생방송에서 노코멘트 해도 될는지 모르겠네요.

◇ 장원석: 알겠습니다. 10년차 결혼생활 했으면 진짜로 흔히 말하는 전우애로 똘똘 뭉쳐서 함께 힘든 세상을 헤쳐나가는 것 아닌가요.

◆ 김경아: 우리 전우는 지금 이 시간에도 자고 있고요. 자기 엄마아빠랑 사니까 세상 두려울 게 뭐가 있겠습니까. 거실에서 자고 있어요. 이런 얘기를 괜히, 정말 행복해요.

◇ 장원석: 행복해 보여요. 저도 빨리 결혼하고 싶네요. 우리 조승희 씨는 어떻게, 집안 어르신들이 부담은 안 주세요?

◆ 조승희: 그래도 저희 어머니는 그렇게 부담은 안 주시는 편이시긴 한데, 외할머니가 우선 걱정이, 할머니들은 사실 걱정이 좀 많으시고. 엄마 같은 경우에는 5년 전까지만 해도 엄청 가리시더라고요. 예를 들면 제가 연예인으로 이상형들을 말하잖아요. 어떤 남자를 말하면 그 남자는 키가 작다, 얼굴이 못생겼다부터 엄청 가리시더라고요. 그러더니 한 3년 전부터, 제가 서른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 갑자기 엄마가 아무 수식어도 없이 바지만 입은 사람 데려오라고, 야누스 얼굴 바꾸듯이 꺾이셨어요, 지금. 누구라도 데려와라, 그런 상황입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칼럼니스트님,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부모님들 사실 부담을 안 주다가도 자녀분들이 어느 시점이 되면 슬슬 압박감을 느끼시고, 단체채팅방에서 친구들이 손자손녀 사진 동영상 자랑하면 부러워하시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슬슬 자녀들한테도 푸시를 하시는데. 그런 부모님들이 마음의 평안을 가질 만한 방법이 없을까요?

◆ 누다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없습니다.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워낙 주변에서 손주 사진 동영상 이런 걸 보내는데, 당연히 그럼 부럽잖아요. 그런데 사실 부러움을 해결할 방법은 본인도 손주 사진 동영상 가지고 싶은데 그게 없으니까, 그래서 자녀가 좀 불편해할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그 아쉬움에 계속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시게 되는 거죠. 그래서 마치 자녀들이 학교에 다닐 때에는 자녀가 공부 못하고 공부머리 없는 거 알아도 공부 얘기를 계속하는 것처럼, 사실 이것은 일종의 애정의 표현이기도 하고요. 또 관계에서 나도 좀 자랑거리 할 수 있게 해줘라, 라는 그런 표현입니다.

◇ 장원석: 그러니까 ‘공부 잘하니?’ 시간 지나면 ‘취업하고 있니?’ 나중에 또 직장생활 하면 ‘연봉 얼마 받니?’, ‘결혼 언제 하니?’ 신혼부부한테 ‘애 언제 가지니?’ 이게 다 그런 관심에 의해서 질문하는 거다.

◆ 누다심: 그렇죠. 그러니까 또 이게 공부 못하는 친구들의 입장에서는 ‘공부 잘하니?’ 이러면 되게 싫잖아요. 그런데 만약 그런 친구가 어느 날 열심히 공부해서 우연하게 반에서 1등을 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은근히 물어봐주길 바라요. 그리고 만약 내가 취직을 했어요. 취직하기 전에는 ‘너 취직 언제 하냐’ 그러면 스트레스 받는데, 취직을 했는데 안 물어봐줘. 그러면 서운한 거예요. 그래서 어른들 입장에서는 그게 상대방한테 부담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관심의 표현이라는 의미로 좀 상투적인 말을 하는 거죠. 우리가 아침에 보면 ‘아침식사 하셨어요? 주무셨어요?’라고 하는 것은 진짜 밥 먹었는지, 잘 잤는지 궁금하지 않잖아요. 그냥 상투적인 표현이라고 받아들이시면 듣는 사람 입장도 조금 덜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 장원석: 그러네요. 그런데 사실 질문을 받는, 관심을 받는 당사자는 부담돼요. 아무리 그렇게 선의에 의해서 어르신들이 관심 가져주고 하지만. 그럴 때 조승희 씨는 좀 피해나가는 방법, 노하우 없습니까?

◆ 조승희: 저는 그런 부분이 약한 부분이니까 그런 부분을 감추고 요즘에 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막 자랑을 해요. 오히려 장점에 대해서 표현하면,

◇ 장원석: 관심을 다른 걸로 돌리는군요.

◆ 조승희: 그렇죠. 그러면 또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잔소리로 시작했다가 ‘그래? 요즘 그렇게 잘나가고 있어?’ 이렇게 표현하면서 칭찬을 받는, 살짝 관심사를 돌려보는 방법.

◇ 장원석: 김경아 씨는 요즘 어르신들이 관심 갖고 질문하시는 거 있나요? 이런 거 다 한 번씩 경험해보셨잖아요.

◆ 김경아: 제가 그런 단계를 다 겪었죠. 결혼 언제 하냐. 결혼했더니 애 언제 낳냐. 애를 낳았더니 둘째는 언제 낳냐. 끝이 없거든요. 둘째까지 딱 낳아서 이런 생활사에 대한 관계는 끝났는데 이제 앞으로 요새는 애가 키가 안 크냐, 그런 것들이 소소하게 들어가는 거 있죠. 그 모든 게 엄마의 잘못 같은. 뭐 하나만 삐그덕대도 네 남편은 왜 술을 안 끊냐. 그런 소소한 전반적인 것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관심에서. 왜냐면 저 사람이 결혼을 안 했다 그러면 결혼에 대한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어가야겠다. 저는 다 했잖아요. 그러면 우리 김경아 씨한테 무슨 질문을 해야 하나. 남편은 어떻게 잘 지내시나요, 이렇게 계속 그게 관심이자 질문이자 잔소리가 되는 것 같아요. 

◇ 장원석: 그렇군요. 그래도 결혼생활에 대한 로망이 아직 있는 우리 미혼 두 명에게 뭔가 조언을 해주신다면, 결혼 이래서 해야 한다. 이런 것 좀 알려주세요.

◆ 김경아: 결혼이요. 이런 건 질문을 서면으로 제출해야, 고민을 좀 해야 하는 문제인데. 결혼을 한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얘기하세요. 진짜 그야말로 뭔가 숙제를 끝냈다는 안도감이 있어요. 그래서 저 사람이 지금 사네 못 사네 막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내편 하나는 생긴다는 것. 그런 것이 최후의 보루 같은 느낌은 있더라고요.

◇ 장원석: 우리가 결혼에 대해서 예전보다 필수라는 인식이 많이 흐려졌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선택사항이다. 그런데 이게 사실 자기합리화일 수도 있거든요. 왜냐면 남들 다 하는데 부럽기도 하지만 세상이 어렵고 내가 힘드니까 안 하는 거다, 이렇게 하는 심리. 이게 차라리 스트레스 안 받는 데 도움이 될까요?

◆ 누다심: 분명히 도움은 됩니다. 도움은 되는데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빠져나가는 친구들이 아직도 있거든요. 그런 친구들한테 ‘야, 빨리 함께 고통 받자. 빨리 결혼해라’

◇ 장원석: 결혼이 고통인가요?

◆ 누다심: 아니죠.

◇ 장원석: 빨리 넘어가야겠네요. 남자들은 나이 들수록 아내를 필요로 하고, 아내는 나이 들수록 남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리고 나이 들수록 남성들이 외로움을 여성들 동년배보다 더 많이 탄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김경아 씨는 10년차 유부녀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경아: 그런 걸 조금씩 느끼는 것 같아요, 10년차 되고 나서. 저는 육퇴라고 해요, 육아퇴근. 애들을 재워놓고 나서 비로소 엄마의 시간이 찾아오거든요. 그럼 그때 밀린 드라마도 봐야 하고 친구들이랑 단톡방에서 오늘 일과도 주고받고, 할 일이 너무 많은데 그때 남편이 들어와요. 들어오는데 심지어 봉투라도 하나 들고 들어오면, 순대볶음이라도 들고 와서 남편은 그때 아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거예요. 나는 지금 그 사람과 얘기를 나눌 시간이 없는데, 나는 지금부터 너무 바쁜데. 시간이 그래서 어쩔 때는요. 이것은 비밀인데, 남편이 들어오는 띠띠띠 소리 나면 얼른 TV를 끄고 방으로 들어가 버려요. 자는 척을 해요. 이불 뒤집어쓰고, 저는 톡이나 주고받자 해서. 왜냐면 나는 나만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거든요.

◇ 장원석: 그렇구나. 어떠세요, 조승희 씨는 이런 이야기 들어도. 저는 그래도 아직 꿈이, 조그마한 로망이 있거든요.

◆ 조승희: 이런 이야기를 그런데 너무 많이 들어서. 처음에 들었을 때는 너무 충격을 받아서 결혼하면 안 되겠구나, 무조건 힘들구나, 무조건 싸우는구나. 이런 생각이 있었는데, 제가 이런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더니 선배들이 직접 말해주기를, 원래 사람이 자기가 살면서 좋은 9개 정도는 말 안 하고 부족한 하나 정도를 표현하게 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결혼생활에서 분명히 좋은 점이 훨씬 많은데 그냥 표현할 때는 이런 말만 하는구나를 작년 쯤에 깨달았어요. 깨달은지 얼마 안 됐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참 깨닫기가 쉽지 않아요. 

◆ 김경아: 좋아요. 되게 행복하고요.

◆ 누다심: 엄청 행복합니다. 여행도 가잖아요.

◇ 장원석: 아까 저보고 굉장히 불안해 보인다고 했는데, 지금 누 서방님이 가장 불안해 보여요. 이제 육아 이야기도 좀 해볼까요? 우리 김경아 씨는 아이 키우는 엄마들끼리 채팅방에서 같이 공유도 하고 그런가요?

◆ 김경아: 채팅방이 지금 대략 7~8개가 있죠.

◇ 장원석: 거기서 주로 어떤 이야기 하세요?

◆ 김경아: 교육적인 이야기 하는 채팅방이 주로 있고요. 그리고 반 애들 전체 엄마들, 그런 데선 소소한 이야기 나누고. 친한 엄마들 사이에서는 주로 시댁 이야기 많이 나오기도 하죠. 지금 난리가 났어요. 명절 전이라 지금 계속 올립니다.

◇ 장원석: 그런 거라도 있어야 스트레스 풀리죠. 저희가 또 궁금한 것이, 김경아 씨하고 조승희 씨하고 정경미 씨가 또 국내 최초 육아맘들을 위한 공연도 하셨잖아요, 투맘쇼라고 해서. 어떤 내용입니까?

◆ 김경아: 처음에는 저희 좋자고 시작한 공연이에요. 왜냐하면 우리가 커리어를 쌓아놨다가 아이를 낳으면서 본의 아니게 경력단절을 겪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정말 너무 우울한 거예요. 그래서 우리끼리라도 좀 힐링을 찾자. 그래서 이런 엄마들이 많을 거야, 우리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자, 해서 토크쇼처럼 만든 공연이 생각보다 엄마들이 너무 폭발적으로 호응해주셔서 몸집을 늘려가게 된 거예요. 그래서 지금 전국을 다니면서 정경미 씨, 김경아는 유부녀고, 우리 조승희 씨가 싱글로서 처녀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투맘쇼를 해서 지금 전국의 모든 엄마들을 찾아가자는 취지로 많이 다니고 있죠.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데 육아하는 주부님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인데, 우리 싱글 조승희 씨, 그러면 유부남이나 처녀총각들은 이 공연 보면 공감 못 하나요?

◆ 조승희: 아닙니다. 이건 저는 정말 권장 드리는 게, 남녀노소 무조건 다 보셔야 하는 게, 처녀들도 사실 결혼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들을 학습을 해야 하고, 남편들 어머님들은 이 공연을 보시면서 왜 이렇게 우리 며느리가, 우리 와이프가 힘들어하는지에 대한 부드러운 이해를 하시더라고요. 교육처럼 이걸 딱딱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시고 공감을 받으시면서 감정적으로 이해하다 보니까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요. 저희 투맘쇼에 두 명의 엄마 쇼라는 뜻도 있고, to 엄마들을 위한 공연이라는 그런 두 번째 뜻이 또 있어요. 그래서 저희 셋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거기서도 소통을 하면서 공연하시잖아요. 엄마들이 뭐가 가장 힘들다고 얘기를 주로하세요?

◆ 김경아: 엄마들은요. 대단한 것 때문이 힘들지 않아요. 그냥 한 명이 ‘제가 워킹맘인데요’ 그러면 다 펑 울어요. ‘애가 엄마 왜 일하냐고’ 그러면 또 막 울고. ‘그런데 애를 친정엄마가 봐주시는데요’ 그러면 또 다 울고. ‘남편이, 카드값이요’ 그러면 또 다 울고. 정말 소소하지만 부드러운 이해, 결혼이라는 걸 환상만 가지고 있다가 결혼이라는 실생활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나만 이렇게 조금 우울한 게 아니구나, 저 엄마도 저러고 사는구나, 하면서 같이 그랬구나, 그랬구나 하면서 힐링을 얻는 것 같아요.

◇ 장원석: 그랬군요. 누 서방님, 이런 공연에서 육아하는 엄마들이 모여서 같이 공감하고 이렇게 울기도 하고 하는 것, 심리적으로 어떻게 보세요?

◆ 누다심: 사람의 고통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지금 말씀하신, 그 보편성입니다. 그래서 남자분들은 군대 가더라도 군 생활 중에 신병교육대가 어떻게 보면 육체적으로 가장 적응하기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적응하기 힘든데 동기들이 있어서 신병교육대가 사실 버틸 만하거든요. 그래서 세상의 고통이 나만이 아니구나라는 그런 경험들은 진짜 우리의 마음속에 큰 위로가 되는 부분이어서 굉장히 두 분이 큰일을 하고 계신 거예요.

◇ 장원석: 그렇죠. 그러니까 지자체에서도 공익적으로 굉장히 좋은 공연이라고 해서 불러서 같이 또 공감을 나누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우리가 남편의 역할에 대해서도 한 번 얘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지금 같이 살고 계시니까요. 시어머니와 남편과 며느리, 그 사이에서 남편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 제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코요테의 사연을 듣고서 굉장히 감명 깊었는데. 빽가 씨가 코요테를 지금까지 이끌어왔다. 어떤 얘기냐면, 신지 씨하고 김종민 씨가 굉장히 싸우는데 빽가 씨가 중간에서 신지 씨한테 가서는 김종민 씨를 뭐라 그러고, 김종민 씨한테 가서는 신지 씨를 뭐라 그러면서 속을 풀어놨기 때문에 이렇게 관계가 유지됐다고 농담처럼 한 얘기, 진담도 어느 정도 섞여 있었겠지만요. 이런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보세요? 이런 빽가 씨처럼 하는 행동, 괜찮다고 보시는지요?

◆ 김경아: 저는 가정생활에 있어서 진짜 남편의 역할이 그런 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고부관계에서는. 내가 우리 어머님한테 너무 서운한 점이 있는데 그 서운한 점을 누구한테 위로받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래, 맞아. 너 그랬을 것 같아’ 그 말이 듣고 싶은 거거든요. 그 사람의 입장을 대변해 달라는 게 아닌데. 그런데 남편들이 대부분 ‘엄마는 그게 아니라’ 이렇게 시작하거든요. 그러니까 남편이 동조해주는 것만으로도 와이프는 힐링을 받을 것 같은데. 저는 진짜 궁금한 게, 남편들은 언제 남편이 제대로 되나요?

◆ 누다심: 안 됩니다. 기대를 좀 낮추셔야 하고요. 사실 남자 입장에서는, 분명히 저는 심리학자로서 활동하니까 사람들이 힘든 일을 얘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게 공감이거든요. 그래, 그럴 수 있겠다. 저도 직업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제3자 입장에서 볼 때는 참 공감이 되는데, 내가 사랑하는 두 여자가 갈등하게 되면요. 정말 지구를 떠나고 싶습니다. 그래서 분명히 아내 입장에서는 같이 아내 편들면서 엄마 욕을 좀 해주고, 또 엄마한테 가서는 엄마 입장 편을 들면서 아내 욕을 좀 해줘야 하는데 그 말 떨어지는 게요. 마치 갑자기 외국인 만났을 때 영어가 안 되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한 것처럼 이게 안 떨어져요.

◆ 김경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구나.

◆ 누다심: 그렇죠. 그래서 이건 저도 굉장히 열심히 연습하고 연습해서 아주 조금 하고 있습니다.

◆ 조승희: 그런데 이렇게 남편들이 영원히 속이 들지 않으면, 사실 그러면 결혼해야 할 이유들이 있을까요?

◆ 누다심: 그런데 남편들의 입장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기 위한 게 아니라, 남편들은 아내가 엄마 욕을 하면 머릿속에서 벌써 ‘지금 이 사람 우리 엄마 때문에 나한테 이혼하자고 하겠구나’ 이 걱정이 드는 거예요. 마치 엄마들 입장으로 가보면 애들이 엄마한테 가서 ‘엄마, 나 학교 다니기 싫어졌어’ 그럼 엄마들이 뭐라 그래요. ‘그래, 너 학교 다니기 싫구나’ 이렇게 얘기 안 하거든요. ‘너 왜 그러니?’ 그런 거 다 똑같은 마음입니다.

◇ 장원석: 그냥 가족관계에서 일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가족들이 다 모이면 사실 좋은 이야기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잖아요. 그러면서 아내나 남편한테 평소에 속상했던 것 있더라도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는 추켜세워주기도 하고 칭찬도 하고 하는데. 이런 부분들,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해야 하는 부분들 있을 것 같은데요. 김경아 씨 평소에 이런 부분 많이 느끼시죠?

◆ 김경아: 다른 친척들이 오면 평상시에 내 신랑과 내 아내는 남편이 마음에 안 들었어도 저쪽 신랑은 좀 나아 보이는 것 같은 거예요. 그러면 자존심에 우리 신랑이 그 정도는 아니다, 하면서 ‘당신 이번에 승진’ 이러면서 괜히 얘기하게 되죠. 그러면서 하게 되는데, 그 부분이 쉽지는 않아요. 서로 남의 떡이 더 커보였을 때 집에 오면서 많이 싸우게 됐죠.

◇ 장원석: 그런 얘기도 있잖아요. ‘내 남편 욕은 내가 하지, 왜 네가 내 남편 욕을 해’ 이런 얘기도 있고. 이런 경우에 서로 추켜세워 주면서 관계를 이런 공개적인 자리에서 더 회복시키고 나중에 단 둘이 있을 때도 더 관계가 나아지는 계기가 될까요?

◆ 누다심: 사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특별히 집단주의 문화인 한국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사건입니다. 우리가 왜 직장에서나 동료들이나 선배들한테 있을 때도 다 같이 있는 데서 공개적으로 꾸지람 들으면 그 수치감이 굉장히 크잖아요. 그래서 그럴 때는 개인적으로 와서 얘기해주기를 바라기도 하고. 그런데 또 칭찬은 공개적으로 해주기를 바라거든요. 그래서 특히 친척들이 모였을 때 굉장히 예민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저는 좀 추천을 드리자면 남들이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안 하는데 자기 남편, 자기 아내 혼자서 자랑하면 오히려 눈엣가시가 돼요. 그래서 오버는 하지 마시고 남들 하는 만큼은 해라. 그래서 만약 저쪽에서 남편 자랑했으면 이쪽에서도 한마디 좀 해주면 사실 분위기가 서로 화목하거든요. 저쪽에서 한마디 했는데 이쪽에서 안 하면 이쪽 남편은 기분이 상하죠. 나도 잘하는 게 있는데 우리 아내는 그런 이야기 안 하니까. 그래서 균형을 맞추는 것, 그런 부분들이 중요합니다.

◆ 김경아: 남편들은 진짜 아들 같아요. 어쩜 그렇게 칭찬 듣는 걸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 장원석: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명절에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아예 그날을 피해가는 며느리들도 있잖아요. 싱글들도 마찬가지고. 방송 핑계 대보신 적 없으세요, 조승희 씨는?

◆ 조승희: 저는 이번 명절, 지난 명절부터 사실. 저는 제가 생각하는 여러 가지 장점 중에 어르신들을 안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사실 있죠.

◇ 장원석: 김경아 씨는 시댁 어르신들과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르신들을 불편해한다든지 그런 건 덜할 것 같은데. 가끔 명절마다 아이들이 어르신들 만날 때 부담스러워한다든지 낯설어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누 서방님, 그런 경우에 아이들 어떻게 어르신들과 가까이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 누다심: 분명히 사전에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요. 저희 할아버지가 좀 오래 사시긴 하셨는데, 갑자기 암 발병하셔서 돌아가셨거든요. 그런데 그 전해 명절에도 여느 명절과 똑같이 명절을 보내고 갑자기 그냥 쓰러지셨기 때문에 좀 많이 후회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초등학교 아들 둘이 있는데, 저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 계시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명절 때만이라도 가서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이야기를 하자고 하고. 또 그냥 가서 이야기하면 사실 무슨 얘길 하겠어요. 그래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저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까지 다 같이 놀 수 있는 보드게임, 전통 보드게임 윷놀이 같은 것. 이런 걸 하자고 하면 아이들도 할아버지도 같이 어울릴 수 있어서 그런 어떤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 장원석: 괜찮은 아이디어군요. 이렇게 명절이 끝난 다음에 이유 없이 그냥 굉장히 지치고 우울해하는 여성분들도 계시는데. 공연하시면서도 이런 이야기 종종 하실 거 아니에요. 조승희 씨, 그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없나요?

◆ 조승희: 저희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정말 많은 어머님들을 만나잖아요.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는데도 중요한 것은 거의 비슷하세요. 말씀하시는 어려워하시는 점이나, 또 저희가 공연 가장 핵심 부분에 꼭 이런 질문을 해요. 본인에게 2~3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이 생긴다면 어머님들 뭐 하시고 싶으시냐고 꼭 제가 여쭤 봐요. 어떻게 그렇게 짠 것처럼 하나같이 뭐라고 하시는지 아세요? 대단한 해외여행 가고 싶어요, 목욕탕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고, 커피숍 가서 가만히 있고 싶어요. 이런 말씀을 진짜 많이 하세요. 그래서 그런 것 보면서 그냥 개인적인 사소한 시간이 필요한 거구나, 소소한 행복이 필요하신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 장원석: 어떠세요, 누 서방님? 이런 것들 명절증후군 극복하는 방법 짧게 한 번 들어볼까요?

◆ 누다심: 저는 지금 얘기하신 것처럼 명절 때 스트레스 받으셨던 분들이 자신에게 보상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든지, 혹은 자기가 평소 사고 싶었던 것들을 사달라고 하든지, 스스로 사주든지. 그래서 스스로 보상하는 것도 정말 너무 중요하고요. 그리고 그런 정도들이 보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너무 우울하고 힘드시다면 꼭 전문적인 상담 받기를 추천드립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굉장히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은데요. 끝으로 김경아 씨가 대표해서 설 인사, 청취자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 김경아: 네. 우리 엄마들, 기운 내시고요. 설은 지나갑니다. 설 후에 우리만의 보상을 찾읍시다. 반드시 찾읍시다. 그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장원석: 싱글을 대표해서 조승희 씨도 한마디 해주세요.

◆ 조승희: 네. 저희가 일반적인 삶을 똑같이 살려고 할 때 갑자기 불행해지는 것 같아요. 남들 결혼했는데 나는 왜 못했을까, 이런 생각들을 했을 때 좀 덜 행복할 수 있으니까 지금은 어떤 개인적이고 개성이 넘치는 시대잖아요. 우리도 개성 넘치게 결혼도 제 타이밍에 제가 잘 맞춰서 한 번 해보겠습니다.

◇ 장원석: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수도권 투데이> 설 특집 밥상머리 뉴스 완전정복 마지막 순서, 가족관계와 심리상담을 주제로 개그우먼 김경아·조승희   씨,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와 함께했습니다. 세 분, 고맙습니다.

◆ 김경아, 조승희, 누다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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