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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인 "공정거래법 개정안,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 포기 선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0-12 09:14  | 조회 : 4217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12일 (금요일) 
□ 출연자 : 박상인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에버랜드 키우기 위한 편법 중 하나가 차명 거래
-에버랜드, 이재용 세습에 핵심 역할
-공정거래법 개정안, 재벌개혁 포기 선언이나 다름없어
-삼성 재벌 같은 경제적 집중 해소 위한 방안 전혀 없어
-차명거래, 일감 몰아주기 규제할 사익편취 실효 방안도 없어
-기업 옥죄면 경제 어렵다? 공정 경제는 공정한 경쟁의 기회 있어야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한국 사회, 한국 정치를 말할 때 진보-보수 이렇게 구분하기보다는 개혁-반개혁으로 봐야 한다. 이런 이야기 종종 합니요. 개혁이 되지 않고 있는 곳들이 있는데요. 바로 재벌 대기업입니다. SBS 보도를 통해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삼성 차명부동산 의혹, 또 재벌의 집중과 사익편취를 막기 위한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 이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배와 이익구조가 재벌일가에 집중되는 현실은 우리 경제에도 사실 도움이 안 되고요. 대기업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안 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계속하고 있는데 왜 변화가 되지 않는 걸까요.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을 맡고 계시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봅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박상인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이하 박상인): 안녕하십니까.

◇ 김우성: 차명이라는 말이 꼭 자동으로 붙듯 삼성 관련 이슈가 또 터졌는데요. 에버랜드 주변 토지거래 의혹에서 차명 부동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결국 또 오너 일가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 박상인: 말씀하신 것처럼 SBS가 특종으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병철 회장이 보유하고 있었던 에버랜드 부근의 토지를 측근들에게 차명으로 사실상 주고요. 그것을 측근들이 회사를 만든 다음에 에버랜드에 헐값으로 다시 파는, 그런 거래 과정을 거친 거죠. 결국은 이병철 회장에서 이건희 회장,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증여 내지 상속이 이뤄질 때 내야 하는 증여세·상속세를 두 번 건너뛰고 일부 거래세만 가지고 막대한 토지를 에버랜드의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사실상 물려주는 차명거래 형태를 띄었다는 것이고요. 이것은 어떻게 보면 삼성생명 주식을 차명으로 가지고 있던 것을 이건희 회장이 98년에 실명 전환하면서 다시 에버랜드에 헐값으로 되팔았죠, 주당 9000원. 삼성자동차 사건이 있었을 때 주당 70만 원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셨는데 사실상 9000원에 돼버렸는데 헐값에 넘겼습니다. 이것도 역시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으로 2대에 걸쳐서 상속·증여세를 건너뛰는 그런 불법과 편법을 동원한 세습이라고 볼 수 있죠. 같은 유형입니다, 사실.

◇ 김우성: 조직적으로 매각되고 있거나, 공시지가 수준이나 낮은 가격으로 거래가 되거나, 이런 부분들을 일반적인 국민들도 정상적이지는 않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의혹이 제기되는 건데. 이게 지금 단순히 땅의 문제라든지 증여만이 아니라 삼성 오너 일가의 재산, 지분과도 관계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 어떻습니까?

◆ 박상인: 당연히 그렇죠. 에버랜드란 회사 자체가 삼성 현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세습을 위해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회사고요. 아시다시피 삼성 특검까지 불러왔던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헐값에 매각했죠. 그래서 아주 적은 돈을 가지고 그 당시 이재용 남매가 합쳐서 100억 조금 안 되는 돈으로 거의 66% 이상 지분을 확보하는 대주주가 됩니다. 그런 다음에 에버랜드를 키워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불법과 편법을 동원했는데 그중의 하나가 이런 차명거래를 통해서 삼성생명 주식이라든지 토지를 에버랜드에게 귀속시키는 것이고요. 그리고 일감 몰아주기, 상장시키기, M&A 통해서.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 60억 아버지에게 물려받고 증여세 12억 내고 48억 원으로 시작해서 이런 모든 불법·편법 과정을 거쳐서 지금 재산이 10조가 됩니다. 워렌 버핏이 부러워할 정도의 수익률을 올렸죠.

◇ 김우성: 수익률이라고까지 표현해주셨는데. 결과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정치인들은 상속·증여세 정당하게 지금이라도 부과해라. 이런 요구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 박상인: 이게 정말 나라냐,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정말 문재인 정부가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을 받들어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면 이것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힘 있고 가장 우리 사회에 영향력이 큰 삼성 재벌에 대해서는 작아지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만 단호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다. 저는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나라 바로잡기, 촛불시민혁명 정신을 받든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관련해서 사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의 하나였고요. 또 오랫동안 사회적인 목소리로 공감대를 가져왔던 게 바로 재벌개혁입니다. 공정하지 않았던, 또 여러 가지 경제상황에 있어서 왜곡이 많았던 성장이었기 때문에 바로잡자는 얘기인데. 공정위가 사실 그 주무부처고요. 지금 관련법을 전부 개정하겠다, 이렇게 나왔는데. 공청회 때부터 교수님께서 쓴소리를 많이 하셨어요. 개정된 게 전혀 없는 개정안이다, 이런 평가까지 나왔는데 왜 그렇습니까?

◆ 박상인: 사실 이번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재벌개혁이 없다, 재벌개혁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말씀드린 삼성 문제가 이렇게 불거지고 있음에도 사회적·법적 제재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이것이 경제 권력에 대한 삼성재벌을 의미하는 것이고요. 경제적 집중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재벌개혁의 핵심이 바로 경제적 집중이라는 것은 공정거래위원장도 여러 번 언급하셨던 상황인데 경제적 집중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기득권 갖고 있는 재벌들을 철저히 보호하겠다는 취지의 입법이고요. 두 번째는 사익편취죠. 경제적 집중을 남용할 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는 게 사익편취, 지금처럼 증여세·상속세를 다 회피하는 식의 차명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 일감 몰아주기, 또 계열사 M&A를 통해서 총수 일가가 사익편취 하는 것. 이런 것들이 사익편취인데 사익편취를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도 역시 없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볼 때 재벌개혁과 관련해서는 이번에 전부 개정안은 전혀 내용이 없고 오히려 이것을 한다는 말은 재벌개혁 안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가 꼭 알아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총론적으로 재벌개혁을 안 하겠다는 의미냐는 문제제기까지 하셨는데. 조금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재벌이 지주회사를 전환하는 과정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현재도 그런데. 자회사, 손자회사 지분율 개정과 관련해서 지금 이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경총도 반대하고 있고요. 비용이 부담된다, 이런 이야기들 나오고 있고. 시민단체들은 기존 지주회사는 쏙 빼고 새로운 것만 얘기하면 이게 무슨 개혁이냐, 이런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 설명해주시죠.

◆ 박상인: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한데요. 지주회사 우리가 처음으로 도입했을 때 규제를 보면 출자단계를 2단계로 규정했고요. 그리고 지분율 규정이 있습니다. 지주회사가 자회사, 자회사가 손자회사를 소유할 때 일정한 특정한 10%, 50% 지분율 이런 규정이 있었는데요. 지금 두 가지 지분율 규제와 출자단계 규제가 그동안 다 완화됐습니다. 그러면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나 문어발식 확장이 더 확대됐고요. 이것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했는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기존 출자단계가 늘어난 거라든지 지분율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않겠다는 것이고, 신규로 지주회사로 들어오는 대규모 기업집단에 대해서 적용하겠다는 거죠. 비대칭 규제라서 위헌 요소도 있다고 보이고요. 더군다나 말씀드린 것처럼 경제적 집중 완화를 위해서 출자단계 규제는 전혀 언급이 없고요. 그리고 기존 재벌에 대해서는 지분율 규제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경제적 집중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느낀다면 이런 개정안은 이해할 수 없는 개정안이란 것이죠.

◇ 김우성: 재벌이란 말 자체도 그런 의미일 텐데요. 집중돼 있습니다. 모든 회사 소유권, 지분율이 집중돼 있어서 굉장히 비민주적인 형태고요. 또 문제들이 많이 난다는 건데. 지금 교수님 말씀을 쉽게 설명해보자면 기존에 있었던 재벌개혁의 의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다시 해석할 수 있겠네요.

◆ 박상인: 네, 그렇죠.

◇ 김우성: 사실 이런 이야기들 나올 때 사회적 의제로써 경제 상황에 대한 논의들이 배경으로 많이 다뤄집니다. 지금 소득주도성장의 한 축으로 혁신성장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 자꾸 기업들 옥죄면 경제가 어렵지 않느냐. 그리고 여러 가지 정부가 내세우는 정책들이 부담을 받고 있으니까 사실 또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아요.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 박상인: 그게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저는 기본적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규제라는 것이 바람직한 규제가 있고 바람직하지 않은 규제가 있어요. 바람직하지 않은 규제를 없애는 것은 해야 할 일인데, 바람직한 규제를 없애는 것은 해선 안 될 일이죠. 예를 들어서 공정경제 문재인 정부가 한 축으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공정경제가 되려면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있어야 하죠. 그런데 재벌 대기업이 지금 일감 몰아주기, 과도한 수직계열화, 그리고 하청에 대해서 단가 후려치기, 이런 상황에서는 공정한 경쟁 또는 공정경제라는 것 자체가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이죠. 공정경쟁이 일어나야 많은 기회가 있고 또 약자의 재산권이 보호될 수 있는 제도들이 들어가야만 혁신이 일어나고, 그래서 좋은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재벌 대기업만 바라보고 일자리 늘리기 바라보는 게 실패했다는 것은 이미 10년 이상 입증된 일이고요. 이것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경제를 자꾸 볼모로 해서 그런 식의 프로파간다 또는 공포를 조장하는 공포 마케팅을 하는 것 굉장히 구태의연하고 지금도 이런 공포 마케팅이 통하고 있다는 것이 저는 사실 믿어지지 않습니다.

◇ 김우성: 공포 마케팅으로까지 설명해주셨는데. 사실 국민들의 인식도 그렇습니다. 앞서도 대표선수 한 명만 있는 스포츠가 그 사회의 정확한 스포츠일 수 있느냐, 이런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 국가대표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삼성이 선전하고 있다, 세계에서 앞서고 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사실 다양성이라든지 말씀하신 집중력 완화를 통한 또다른 기회, 이런 이야기들은 나올 수가 없는 분위기도 있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같이 바꿔나가야 할 텐데요.

◆ 박상인: 맞습니다. 국가대표 말씀을 하셨는데 우리 지금 잘하는 종목, 양궁이라든지 또는 쇼트트랙 생각해보시면 대표 선발을 예를 들어서 한 명을 했는데 잘했어요. 그러면 이 선수만 계속해서 대표로 내보내기 위해서 다른 선수들은 경기력 향상을 오히려 막고, 이 친구만 자꾸 지원하는 식으로 하는 정책을 우리가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대표선수 되는 것 자체의 엄청난 경쟁을 통해서 가장 잘하는 선수가 대표가 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방식이 있죠. 우리 양궁이나 쇼트트랙이 한 것은 자체 경쟁을 치열하게 해서 대표선수가 나오게 하는 방식이었고요. 지금 삼성전자 잘하고 있고 이러면서 국가대표 채워서 양성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시는 분은 그런 경쟁 시스템 없이 한 명 잘하면 끝까지 그 선수만 데리로 갑시다, 라고 얘기하는 게 되는데 그런 시스템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죠, 결국. 그게 지금 우리 제조업이라든지 경제에서 많은 문제점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이것을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 한국 경제의 앞날은 참 어둡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우성: 사회가 원칙과 복잡한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이유, 그 복잡한 제도 자체가 아니라 바로 그 제도가 지향하는 바가 말씀해주신 것과 같은 지속 가능성과 발전 때문일 텐데요.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상인: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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