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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제주 예멘 난민. 난민 수용이 비경제적인 일일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22 17:59  | 조회 : 3795 
[생생인터뷰] 제주 예멘 난민. 난민 수용이 비경제적인 일일까?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PD
■ 대담 : 박병률 경향신문 기자
  
◇ 김혜민PD(이하 김혜민)> 우리 주변에 벌어지는 많은 일들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해보는 시간입니다. 이것도 경제야? 생생경제의 과외선생님, 경향신문 박병률 기자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박병률 경향신문 기자(이하 박병률)>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제주에 머무르고 있는 난민문제를 짚어보기 전에요. 먼저 난민에 대한 정의를 좀 이야기해주시겠어요?

◆ 박병률> 법적으로는 여러 가지 내용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경제적, 정치적인 이유로 자신의 특정 지역, 나라에서 머무를 수 없는 분들, 이렇게 정의하면 무난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물론 이것이 조금 더 법적인 문제, 정의를 해야 하는 문제에서는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인종이나, 종교나,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박해를 받아서 외국이나 다른 지역으로 탈출하는, 지금 예멘 난민의 경우에는 그 안에 언론인들, 고문받은 군인들, 이런 분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 박병률> 그렇죠. 경제적인 문제가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주로 정치적인, 사상적인 이유로 머무를 수 없는 분들, 만약 또 전쟁이 났다든가, 이러면 경제적인, 또 사회적인 이유로 머무를 수 없는 분들이니까요. 어쨌든 어떤 이유로든지 자신이 원래 있던 곳에서 살 수 없는, 그리고 그 나라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분들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혜민> 범죄나 개인적인 일탈 때문이 아니라 그런 다른 이유 때문에 이렇게 탈출하고, 도망 오는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정의하는데요. 리얼미터 조사를 보니까 난민수용을 반대한다, 그러니까 지금 제주도에 예멘 난민 수용을 반대한다가 49%, 찬성한다가 39%에요. 기자님은 개인적으로 어떤 편이세요?

◆ 박병률> 저는 개인적으로 찬성입니다. 난민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먼저 우리가 과거에 많은 빚을 졌잖아요. 사실 일제 강점기 때 많은 분들이 하와이라든가, 이런 곳으로 떠나셨는데, 사실상 난민으로 봐야 하는 부분이 있고요. 또 난민은 아닙니다만 우리가 한창 어려웠던 시절에 독일에 가서 일을 했다던가, 사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빚을 많이 졌거든요. 저는 저희가 1인당 GDP 3만 달러라고 하면, 다른 나라들도 지켜 봐야 하지 않느냐, 이 말은 다르게 해석하면 일종의 보험이죠. 우리가 베푸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받은 것에 대해서 되갚는 것도 있지만, 미래에 우리 대한민국이 항상 잘 나간다고 할 수 없으니까 우리가 어떤 식으로 정치, 외교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 다른 나라에 우리 좀 도와줘, 라고 말할 수 있는 하나의 장기 보험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해요. 대한민국같이 평소에 좋은 일 많이 하고, 좋은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면 안 된다, 라는 적어도 그런 얘기를 한 번 듣게 되면, 이것 나중에 수출할 때도 유리하지 않을까요? 국가 브랜드 올라가면 한국이라면 괜찮은 국가, 이렇게 되면 아마 나중에 사업하기도 편할 거고요. 조금 더 멀리 보고, 길게 보고, 정말 투자라는 개념으로 보더라도 저는 손해는 안 볼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예멘이 어디 있어, 평소에 살면서 덕을 보겠어, 이런 생각이 아니라요. 정말 글로벌 시대에,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자꾸 나가면 만난다고 하잖아요. 그 노래처럼요.

◆ 박병률> 저는 이 예멘 한 번 다녀왔거든요. 예멘에 우리나라랑도 관련이 있습니다. 원양어선들이 많이 작업을 합니다. 과거에 우리나라 배가 소말리아 해적한테 납치가 된 적이 있었는데, 고초를 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풀려나서 처음 기착지가 예멘이었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 박병률> 그러니까 다 연결이 되어 있는거죠. 그 때 우리 외교부가 예멘 외교부에 부탁읕 많이 했거든요. 다 그렇게 연결되어 있는 겁니다. 

◇ 김혜민> 지금 우리 기자님이 경제학적으로 나는 찬성하는 논리를 내주셨는데, 난민을 반대하는 이유 역시 경제적인 문제가 클 거예요. 

◆ 박병률> 일단은 복합적일 것 같아요. 정치적인 문제도 있을 것 같죠. 정서적인 반감 같은 것. 이 리얼미터 자료도 제가 쭉 보니까 상대적으로 서울은 찬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지방은 반대가 높고요. 왜냐하면, 서울은 조금 그래도 외국인들이 많은 도시이고, 개방된 도시이다 보니까 찬성하는 비율이 조금 많고요. 특히 종교적인 문제로 오는 난민도 있을 겁니다. 주로 이슬람이 많다 보니까, 우리가 이슬람에 대해서 낯선데, 또 피부색도 흑인 쪽이 많고, 이러다 보니까 만약에 역으로 기독교라든가, 불교, 가톨릭 같은 대한민국에 많은 이런 종교 쪽의 종교였다면 지금처럼 난민을 볼까, 이런 생각도 사실 좀 하고요. 아마 종교단체들이 나설 텐데, 물론 이러면 너무 복잡해지니까 이건 차치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앞의 이런 문제들은 제외하면 경제적인 문제, 많은 사람들이 일단 돈이 너무 많이 들 것 아니냐, 까놓고 말하면 이 부분이죠. 

◇ 김혜민> 그렇다면 난민 비용이 얼마나 듭니까? 먼저 제가 궁금한 것은 단순히 난민을 일차적으로 돕는 비용입니까? 아니면 아예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여서 정착시키는 비용입니까?

◆ 박병률> 그것을 어디까지 봐야 하느냐, 이것은 계산이 다르겠죠?

◇ 김혜민> 통일비용하고 비슷하죠.

◆ 박병률> 1차적으로 유럽의 경우를 보면, 난민들이 와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캠프에 수용이 되고요. 거기에 들어가는 직접적인 비용, 여기까지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분들이 나와서 자국민과 똑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제도를 받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정말 눈덩이처럼 커지기 때문에 사실 산정하기 어렵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외국의 경우를 조금 들어주세요. 예를 들어 독일 정부 같은 경우에 돈도 많이 썼고, 고생도 했고요. 

◆ 박병률> 사실 독일이 보면 과거에 빚을 많이 졌던 나라다 보니까 어떤 면에서 난민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 같은데, 과거 HSBC라는 금융기관이 독일 정부가 난민 지원을 위해서 부담하는 비용에 대해서 추산을 해봤습니다. 2016년 기준으로 약 210억 유로 정도를 썼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이때 난민이 한 50~60만 명 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우리 돈으로 하면 약 27조 원 정도인데요. 독일 전체 국내 총생산의 0.7% 정도 된다고 했는데, 난민 1명당 드는 돈이 1,200 유로다, 우리 돈으로 연간 1,600만 원이 들더라는 거죠. 그리고 이 난민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공무원들이 필요할 것이잖아요. 이들을 뽑아야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들에게도 1,500 유로, 즉 200만 원의 추가 수당이 지급되어야 한다, 다 합치면 약 1,800만 원 정도 1인당 돈이 든다는 것이죠. 당시에 27조 원이었는데, 지금 난민 수용한 것 다 따져보면 아마 연간 40조 원 이상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40조 원이면 우리나라 예산의 10% 정도 됩니다.

◇ 김혜민> 큰돈이네요. 

◆ 박병률> 엄청나게 큰돈이죠. 

◇ 김혜민> 제가 알기로 탈북자들이 탈북하면 집을 한 채 해주고, 정착금으로 일시금으로 1,000만 원을 준다고 했나요? 물론 정확한 정보는 아닙니다. 그랬는데 이 문제는 탈북자고, 우리 민족이라는 생각이 있지만, 이것은 진짜 그런 것도 아니고, 생면부지 모르는 외국인들이잖아요. 그럼 국민들이 난민들을 나의 국민으로 받아들이고, 이렇게 재정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건 맞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일자리에요. 사실 저는 이 문제가 더 예민할 것 같아요.

◆ 박병률> 네, 그렇죠. 난민들을 어떻게 양보를 해서 수용까지는 해주겠다, 그러면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요. 언젠가는 수용소에서 나와야 하는데, 나오면 결국 우리와 섞여 살 수밖에 없는데요. 문화적인 충돌을 차치하고서라도 결국 이분들이 일자리를 갖게 될 텐데, 문제는 이럴 경우 난민들 중에서, 물론 아주 지식인층도 있겠습니다만, 생면부지의 나라에 와서 예멘 난민들이 와서 대한민국 제주도에 살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사실 한정되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소위 저임금 일자리를 많이 찾을 수밖에 없을 텐데, 이렇게 되다 보면 우리도 사실 저임금 일자리에 있으신 분들이 사회적으로 약자인데, 약자가 약자로 인해서 피해를 당하게 된다, 이런 부분에서 정치적인 반감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부분이 사실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항상 충돌하고 있거든요. 중소기업에서는 가급적 외국인 노동자를 많이 받아들이자, 왜냐하면 임금이 적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노동시장이 흔들리니까, 노동계에서는 안 된다, 반대를 하는데요.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국내에 한 100만 명 정도 들어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100만 명 중 상당수가 조선족분들인데, 뭐 바로 체감하고 있잖아요. 식당가면 웬만하면 조선족 출신의 이모님들이 계셔요. 이러다 보니까 우리나라 실업자가 100만 명입니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 일하고 있는 분들이 100만 명이다, 그러면 산술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만 없으면 실업 문제가 상당히 해결될 수 있지 않느냐, 라고 단순하게 볼 수 있는 거죠. 물론 우리 실업자 100만 명들에게 이러한 저임금 노동직을 줬을 때, 일할 것이냐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만 확실히 저임금 일자리 쪽에서는 잠식당하는 것이고요. 최소한 이렇게 생각해볼 수는 있죠. 이분들 없으면 내 봉급이 더 올라갈 수 있는데, 이런 분들이 자꾸 저임금으로 막아주니까, 내가 요컨대 청소를 한다든가, 일용직 노동자인데 임금이 안 오른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손해 보는 것이니까 충분히 불만 가질 수 있죠. 

◇ 김혜민> 그러니까 하겠다는 사람이 없으면 내 몸값이 조금 올라가는데, 이렇게 난민들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와서 이런 저임금직을 하면 나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다는 거죠. 

◆ 박병률> 그렇죠. 내 일자리도 줄어들게 되고요. 

◇ 김혜민> 그런 생각을 하시는데, 그럼 이렇게만 생각해야 해요? 정말 이런 분들이 들어오면 경제적으로 손해다, 이렇게 결론 내야 합니까?

◆ 박병률> 그렇죠. 모든 경제는 비용이 발생하면 또 거기에 따른 편익이 발생하는데, 확실히 우리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독일만 해도 그때 기준으로 GDP 대비 0.7%를 쓴다고 말씀드렸는데, HSBC의 자료를 보면 GDP의 0.4% 정도는 지출 효과로 인해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그러니까 성장 효과도 0.4%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GDP 대비 0.3% 정도는 손실이라는 얘긴데요. 하지만 지출 대비해서 우리가 얻는 것도 있으니까 무작정 손해는 아니라는 얘기고요. 왜냐하면, 이분들이 한국에 와서 결국은 뭘 쓰기 시작하면 내수가 되는 것이잖아요.

◇ 김혜민> 어쨌건 쓰기는 쓰죠. 안 쓰실 수가 없죠. 기본 생활을 하셔야 하니까요.

◆ 박병률> 물도 제공해야 할 것이고, 먹을 것이라든가요. 그러면 거기서 또 내수 경기에 돈이 또 흘러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무작정 우리가 쓴 돈이 100% 손실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또 이런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은 우리 국민들이 아까 전에 일자리가 뭐 이 사람들 때문에 없어진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이 안 하는 일자리도 되게 많잖아요. 청년 실업률 이야기하면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제발 우리 회사에 와서 일을 해줘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이분들이 우리를 대신해서 하는 일, 그것도 경제적 가치가 있는 일 아닙니까?

◆ 박병률> 네, 맞습니다. 우리 사회가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으니까 우리 경제에 값비싸고 질 좋은 일자리가 있을 것이고요. 또 역시 상대적으로 돈의 가치만 보자면 질 좋지 않은 일자리도 있을 수 있는데, 아무래도 갈수록 한국인들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죠. 우리 국민들의 20대의 80% 정도가 대학을 나와 가지고, 과거에 하던 허드렛일을 하라고 하면 안 할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이 일자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 결국은 그래도 나는 일하겠다는 외국인을 데려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마치 우리가 1960년대, 1970년대에 독일에 가서 광부를 하고, 간호사를 했던 그런 것과 사실 같은 것이죠. 그래서 이제 조선족의 경우도 국내에 들어와 있는 조선족도 80만 명 정도 된다고 얘기가 되어 있어요. 그중 50만 명 정도가 실제로 일을 하고 있다고 추정을 하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이 조선족에 대한 최근의 어떤 부정적인 여론이 많으니까 아니다, 우리 조선족들도 한국에서 상당히 역할을 하고, 생산 유발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해서 계산을 한 것들이 있는데요. 그 자료를 찾아보니까 조선족분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창출하는 경제 규모가 약 1조 6천억 원 정도가 되더라, 한 달에 약 195만 원 정도 번다고 가정하면, 전체 50만 명 일하는 것을 계산해서 이 정도 된다고 얘기를 합니다. 잘 생각해보면, 지금 서울만 하더라도 조선족분들이 많이 사는 동네가 있죠. 일부 동네에 많이 사는데, 만약에 그러면 그 지역에 조선족분들이 없다면 과연 그 동네의 경기가 지금보다 좋을 것이냐, 생각을 해보면 또 딱히 그렇지는 않다는 부분이 있고요. 또 하나는 사실 난민이라든가, 조선족, 혹은 외국인처럼     우리랑 다른 분들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유, 무형의 우리한테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끼리만 있었으면 갖지 못했을 문화라든가, 어떤 제도적인 측면, 이런 것들을 우리가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이 일어날 수도 있고요. 그런 것들이 있는 것이죠. 최근에 보면 식당만 가보면 양꼬치, 이런 것들이 많이 늘었는데, 새로운 어쨌든 업장의 입장에서는 업종이 하나 더 창출됐거든요. 이런 부분들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과거에 영국에 한 번 가보니까, 8월 말에 가면 ‘노팅힐 페스티벌’이라는 것을 해요. 이게 영국에 있는 아프리카계 사람들이 하는 축제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세계적인 축제에요. 되게 많은 사람들이 와서 즐기는데, 아니 무슨 영국에 아프리카야, 이러지만 그 축제가 상당히 크거든요. 예를 들면 여기에 새로운 산업, 페스티벌이라는 축제를 하나 만들어버렸는데, 이런 효과도 저희가 생각해야 될 것이고요. 또 장기적으로 보면 이분들 중에서도 아주 대단한 대한민국 사람이 나올 수 있잖아요. 최근에 월드컵 보면, 어제 월드컵 보니까 프랑스에서 골 넣었던 음바페라는 선수, 흑인 선수입니다. 특히 프랑스는 선수들을 보면 거의 다 흑인 선수에요. 귀화를 했던가, 과거 식민지 시대에 2세, 3세들인데요. 그렇게 지금은 프랑스 국가대표의 근간을 이루고 있거든요. 마찬가지로 우리도 스포츠라든가, 시간이 흐르다 보면 문화, 예술, 이런 부분에 상당히 다양성이 강화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감내할 수만 있다면 경제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혜민> 제가 한때 취재를 해봤었는데요. 우리나라에 들어온 몽골 분들이 계세요. 그분들은 유목민족이다 보니까 가족들을 다 데리고 오거든요. 그래서 엄마, 아빠는 일을 하고, 아이들은 몽골 학교를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공부를 받는데 거기 1회 졸업생이 몽골에 돌아가서 굉장히 고위급에 관리가 됐대요. 그래서 이 친구가 한국과 몽골을 잇는 그런 가교 역할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민간 대사관을 만드는 거죠. 그래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것들은 경제적인 수치로 말할 수 없는 것이고요. 지금 의견들을 말씀해주고 계시는데, 사실 이런 문제가 나오면 찬, 반이 격렬합니다. 한 청취자님께서 “요즘 언론들 보면 대부분 난민에 대한 우호적인 보도를 많이 하는데요. 여론은 반대가 태반입니다. 호도하지 마세요. 취업 가장한 난민입니다.” 하셨는데요. 저는 오히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지금 우리 기자님이 경제적인 가치 창출 얘기를 하면서 왜 언론들이 이걸 보도 안 하지? 왜 언론들은 맨날 여기 온 난민들이 범죄 저지르고, 우리나라 사람들 괴롭히고, 이런 것만 보도하고, 왜 이렇게 중요한 것은 보도 안 하지, 이렇게 저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언론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진짜 객관적으로 난민을 우리가 받아들였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득과 실을 명확하게 보도해줬으면 좋겠어요. 

◆ 박병률> 조금 더 공개적으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청와대 청원도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우리가 난민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이냐, 사실 쉬쉬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된 대화와 토론이 없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충분히 반대하는 의견도 틀린 얘기가 아닙니다. 분명히 존중해야 하고, 맞는 얘기고요. 또 그게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위치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이냐, 한 번 진지하게 토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재밌는 것이 최근에 일본의 사례가 있어요. 일본에 요즘 일자리가 넘쳐난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요. 물론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만 50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받겠다, 지금 이렇게 밝히고 있어요. 그런데 이 50만 명 외국인 노동자를 보면 건설, 농업, 간병, 숙박, 조선업, 특히 일본에서도 일본 사람들이 많이 안 하는, 일자리가 부족한, 다섯 개 분야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을 받아서 채우겠다고 했는데요. 사실 난민에 대해서 우리보다도 더 엄격한 곳이 일본입니다. 

◇ 김혜민> 그렇죠. 더 보수적이죠. 

◆ 박병률> 더 보수적이고, 외국인에 대해서도 더 보수적이고요. 이런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일자리 문제가 생기니까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것이죠. 이것도 사실 일종의 전략이거든요. 우리가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지금 우리 수준에서는 어떻게 갈 것이냐, 그리고 우리가 얼마만큼의 난민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냐, 이런 것들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맞습니다. 지금 실제로요. 3년 뒤에 우리나라에 예상되는 난민 신청자가 12만 명이래요. 그래서 무조건 안 된다, 된다, 이렇게 말할 때가 아니라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토론하고, 명확한 난민에 대한 규정,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세워야 할 때인 것 같아요. 그 좋은 때가 이번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박병률> 우리가 또 장기적으로 보면, 사실 한류 얘기를 많이 하는데, 한류가 나가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높아지고 있거든요. 저는 이런 난민 신청이 많아지는 이유 중 하나가 외국에서 볼 때, 아, 대한민국 괜찮은 나라인가 보다, 어떤 측면에서는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인정받고 있는 것이죠. 관심이 없으면 아예 가지도 않죠. 그런 측면도 있다고 보는데, 그러면 우리가 전 세계를 주도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책임 있는 우리 동아시아에서 선도국 입장으로 가려고 하면 전반적인 것을 다 같이 봐야 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이 와중에 손해를 보게 될 많은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정부가 빠짐없이 대책을 세워야 하고요. 이것이 되려면 역시 공개적인 토론이 필요하다는 거죠.

◇ 김혜민> 알겠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한다는 것은 대의적인 이야기인데요. 사실 요즘 추세가 트럼프도 외국 사람들 다 쫓아내고요. 그것도 같은 문제라고 볼 수 있나요?

◆ 박병률> 같은 문제죠. 

◇ 김혜민> 그러면 미국도 지금 그런 마당에 우리는 미국보다 경제력도 더 약한데, 우리가 지금 그럴 수 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잖아요. 

◆ 박병률> 그것은 전략적인 차원이죠. 요컨대 어떤 사람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아주 뚱뚱한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갸름한 사람이 있는데, 뚱뚱한 사람은 조금 살을 빼야 할 것이고요. 정상화되기 위해서요. 그런데 아주 살이 없는 사람의 경우는 많이 먹어야 하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외국인이 많았다고 가정한다면, 그 나라 입장에서는 외국인을 조금 줄일 수 있을 것이고요. 우리 입장에서는 없기 때문에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 그리고 우리는 이제야 세계적으로 조금 힘이 생기는 나라인 것이고요. 반면에 아메리카의 경우는 상당히 많이 포용하다가 자기들도 경제력의 한계가 온 부분이 있으니까 굳이 이 추세를 따져야겠냐는 의문도 들기도 하고요.

◇ 김혜민> 그리고 사실 국제적으로 트럼프에 대한 비난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커요. 

◆ 박병률> 그렇죠. 그러면서 미국도 사실 최근에 국가브랜드가 많이 떨어졌죠. 이미지가요. 사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세계적인 트렌드는 이민에 대해서도 상당히 엄격한 것이 사실입니다. 호주라든가, 최근에 캐나다 이런 곳에 이민 가려고 하면, 웬만한 직장을 가지고는 이민 신청을 안 받아주거든요. 그만큼 전 세계가 어렵고, 힘들고, 그런 사정은 맞습니다.

◇ 김혜민> 어렵고, 힘들 때 제일 고통 받는 사람은    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잖아요. 그러니까 제주도에 있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예멘인들 중 납치됐다 고문당한 언론인, 총상을 입은 남성도 있었고요. 또 우리나라만 해도 미국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가셨던 것, 그것도 정치적인 망명하시려고 했던 것이잖아요.

◆ 박병률> 그렇죠. 그런 부분들이 많죠. 인도적인 부분이요. 그런데 참 재밌는 것이 어느 나라나 그렇습니다. 지금 어려워가지고, 특히 인권문제 같은 경우 우리가 당장 경제적인, 즉각적인 반응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장기적으로 시간이 10년, 20년, 50년이 지나고 보면, 결국 평가받는 것은 보편적인 인권이거든요.

◇ 김혜민> 그래요. 맞아요.

◆ 박병률> 지금 당장은 되게 손해라고 생각하는데, 나중에 보면 영국의 경우를 보면, 과거에 그런 논쟁이 있었습니다. 1800년대 초반에 노예무역을 두고,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이냐, 그때 영국의 이득을 위해서는 당연히 유지를 해야 한다, 라고 하는 쪽이 큰 힘을 얻었습니다만 결국 100년이 지나고 보니까 노예무역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던 쪽이 역시 대단했다, 이렇게 재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누가 충신이었냐, 이 평가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었는데, 이런 보편적인 인권 문제라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이 답은 사실 나와 있습니다. 

◇ 김혜민> 네, 여러분들도 한 번 경제적 이득, 손실, 잘 따져보셔서 이 난민 문제를 조금 스스로 재정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함께해주신 경향신문 박병률 기자님 고맙습니다.

◆ 박병률>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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