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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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애프터평창 남북 평화로 가는길(1) Guest 설 훈, 정동영, 홍현익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2-13 20:25  | 조회 : 1941 
[긴급진단] 애프터평창 남북 평화로 가는길(1) Guest 설 훈, 정동영, 홍현익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2월 13일 (화요일)
■ 대담 : 정동영 前 통일부장관, 설 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설 특집 기획 대담, “긴급진단! 애프터 평창... 남북, 평화로 가는 길!” 먼저 오늘 토론 함께하시는 분들 소개합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내셨고 통일·외교·안보 분야 전문가인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 설훈 의원 나오셨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민주평화당 4선 중진, 정동영 의원 나오셨습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동영 前 통일부장관(이하 정동영): 네, 안녕하십니까.

◆ 설 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하 설훈): 네, 안녕하세요.

◆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이하 홍현익): 네, 안녕하세요.

◇ 곽수종> 오늘로써 평창 동계올림픽이 닷새째입니다. 그 사이 외교안보 상황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남북 정상회담이 공식적으로 거론될 정도로 남북 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입니다. 우선 문재인 정부의 평창올림픽 외교전, 총평을 들어볼까 하는데요. 설훈 의원님부터 주시겠습니까?

◆ 설훈> 평창올림픽에 역대 제일 많은 국가가 참여하고 있죠, 92개 국가 3천여 명 정도 되는 선수들이 오는데요. 시작도 잘 됐지만 지금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사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한반도는 전쟁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한반도에 전쟁이 터진다고 할 때였는데요. 그러다가 지금 이 상황에서는 그것이 싹 가시고 평화올림픽이 되면서 훈풍이 불어오는 상황으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터닝 포인트에 온 것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문재인 대통령도 그렇고 북쪽 김여정 제1부부장도 와서 적절하게 잘 처신한 것 같아요. 이를테면 국제 무대에 데뷔했는데 데뷔한 것 치고는 의외로 점수를 많이 받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쨌든 전체적으로 보면 한반도에 훈풍이 부는, 전쟁의 위기를 걷어내고 평화가 정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올림픽 끝나고 난 뒤에 어떤 상황이 올 것인가, 한미 군사훈련 문제라든지 또는 북한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 것인가, 이런 점이 숙제로 남아 있는데요. 사실 평화의 시작이자 갈등의 시작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대로 해야겠구나. 결국 문제는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 이게 중요하고 이것을 결정짓는 문제 중 하나가 우리가 어떻게 미국과 관계를 설정해나갈 것인가, 미국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이 문제가 큰 문제로 될 것 같습니다. 

◇ 곽수종> 홍현익 말씀을 듣고 전 통일부 장관 정동영 의원님 말씀을 듣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홍현익 박사님?

◆ 홍현익> 저도 설훈 의원님 견해와 거의 비슷한데요. 두 달 전만 해도 대한민국의 운명이 우리가 동포이지만 불량 정권이라고 하는 북한의 태도나 행동, 초강대국이지만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미래를 예측 못하는 지도자가 다스리는 미국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왔다 갔다 했는데요. 이제는 우리 정부도 자신감을 가지고 저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평화가 훨씬 더 튼튼해졌다. 한 마디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할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들었고, 미국이 이러한 북한의 도발을 빌미로 대북 선제공격 시도 때도 없이 한다고 했는데, 사실상 지금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됐는데요. 설훈 의원님 말씀처럼 올림픽 이후 만약 위기가 다가오면 그 체감온도는 더 낮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덤으로 올림픽을 평화적,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만 해도 어딥니까. 일단 대단한 거고요. 너무나 기쁘고요. 그 다음 우리 정부가 잘 하기만 하면 국운 상승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상당히 희망을 가지고 지금 상황을 보고 있습니다. 

◇ 곽수종> 정동영 의원님?

◆ 정동영> 자유한국당에서 오늘 한 사람이 나왔으면 따끈따끈했을 텐데요. 어쨌든 올림픽 정신에 가장 부합한, 역대 올림픽 중에 평화 올림픽으로 전개되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요. 두 분 말씀처럼 전쟁과 평화의 교차로에서 평창 올림픽이 열렸는데요. 전쟁 위협의 한반도로부터 평화의 문으로 들어가는 한반도로 바뀐 대전환의 시간이었다고 볼 수 있고요. 지난 10년 동안 사실 남북 관계는 비정상 아닙니까. 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과정이다. 마침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것은 우리 민족에게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림픽위원장이 말한 대로 평창에서 발신하는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 울림이 있을 거라는 말씀이 참 좋았어요. 

◇ 곽수종> 일부 언론에서는 노벨평화상을 북한 응원단 아니면 아이스하키팀이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잘 하면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에 오르실 것 같아요. 이번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 정동영> 그렇죠. 정상회담을 잘 치르시면. 

◇ 곽수종> 세 분께서 말씀을 주셨습니다. 올림픽, 우리나라의 전쟁과 평화 교차로를 지나는 시점에서 신호등은 평창올림픽 오륜기로 반짝이고 있는데요. 설훈 의원께서도 말씀 주셨지만, 올림픽 이후 한반도 상황은 또 다른 하나의 조정을 거치는 장면이 연상되기에 이는 어떻게 지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2박 3일 동안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이분은 무려 3번이나 눈물을 흘리셨다고 해요. 남북 예술단 공연 보시면서요. 밝혀진 어록은 별로 없는데, 인상에 남았던 장면이나 말이 있으신가요?

◆ 정동영> 청와대에서 김여정 특사가 들고 갔던 파란 표지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장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고요. 물론 예측은 했지만, 무슨 내용이 들었을까 궁금했는데요. 제가 연상한 것은 2000년 10월 조명록 차수가 군복 별 다섯 개를 달고 백악관에 들어갔잖아요. 앉자마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 위원장께서 미합중국 대통령 빌 클린턴 대통령 각하를 평양에 초청합니다. 이렇게 해서 대전환의 역사, 한반도 탈냉전의 역사가 펼쳐지는가 하는 감동적인 순간이 있었는데요. 물론 그 뒤에 불발됐습니다만 이번에 김여정 특사가 들고 온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합니다,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제일 하이라이트 아니었을까요?

◆ 설훈> 장면, 장면 다 감격적인 거였죠.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코리아로 남북이 같이 등장했을 때, 한반도기 앞세워서. 다시 보는 장면이었지만, 예전에도 있었죠, 그러나 역시 감격적이었죠. 정동영 의원 말씀하신 것처럼 파란 표지의 내용물, 무엇일까. 이랬는데 역시 문재인 대통령 초청한다는 내용들. 남북이 같이 가는, 평화를 이끌어내는 모습들이 국민들에게 강하게 어필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역시 그랬고, 찡하더라고요. 

◇ 곽수종> 저는 방송 진행하면서 개막식을 못 봤습니다. 나중에 녹화된 것을 봤는데요. 말씀 해주셨지만, 국민들은 피부로 못 느끼셨을 거예요. 얼마나 긴박한 상황이 올림픽 전에 미국과 북한과 긴장관계가 있었는지. 평창올림픽에서 한반도기가 등장하는 순간에 직접 봤다면 정말 한숨 쉴 수 있겠구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긴장관계를 어떻게 넘길 수 있겠는가 고민했을 텐데 파란색 파일에 담긴 내용을 보면서요. 공이 우리에게 넘어왔습니다. 

◆ 정동영> 입장할 때 말씀하시니까, CNN인가에서 비판했더라고요.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했을 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기립하지도 않고 박수도 안 쳤다. 초강대국의 체면을 깎았다. 적절하게 뭔가 제스처를 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비판을 했는데요.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 설훈> 이해가 잘 안 돼요. 나라면 당연히 일어나 박수치면서 이렇게 했을 텐데, 그렇게 했을 때 전 세계인들이 미국을 어떻게 볼까, 저렇게 옹졸할까. 이런 생각이 들 텐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 곽수종> 그래도 CNN에서는 그런 말을 썼지 않습니까. 홍 박사님?

◆ 홍현익> 저도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맹인 미국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고 전 세계에서 모든 나라 국방비만큼이나 국방비를 쓰는 나라가 그 아주 조그마한 북한의 정치 지도자 앞에서 스스로 피하는 모습, 그리고 남북한 공동 입장하는데 아베 총리의 귓속말을 하면서 일부러 외면하는데 우리 대통령께서 일어나셔서 김여정과 악수하는, 그런 장면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우리의 친구 미국이 왜 이렇게 스스로 망가지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차라리 테이블에 앉아서 위엄을 갖추고 김영남 한 마디 안 하더라도 꾸짖는 표정으로 무섭게 쳐다보는 게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사실 감동적인 것은 남북 아이스하키팀 두 선수가 성화를 같이 들고 계단을 쭉 올라가서 김연아 선수가 받아서 불붙일 때 저도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왜 김연아에게 눈물이 나올까. 그리고 우리나라 공연예술 기술이 정말 천 개가 넘는 드론을 일사불란하게 조정해서 연출하는 것 멋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러울 정도입니다. 

◇ 곽수종> 저도 방송에서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습니다. 대통령께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이렇게 응답했다는 내용을 읽고는 ‘여건’이라는 것에 대통령의 고민이 들어있다고 말씀드렸고요. 그 ‘여건’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말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여건인지 설훈 의원님께 먼저 여쭤볼까요?

◆ 설훈> 결국 북미 대화이거든요. 남북 대화를 하기 전에, 남북 대화는 정상 간 대화겠죠. 대화를 하기 전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여건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정확히 짚었죠. 우리가 무엇을 하더라도 남북 관계를 제대로 본궤도에 올려놓고 평화를 이끌어 내려면 미북 관계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미북 관계가 틀어지는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안 된다고 봐야죠. 그래서 우리가 북한과 어떤 얘기를 할 경우에 그 내용에 대해서 하나도 남김없이 미국과 상의를 해야 합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 계실 때는 6.15 선언하기 직전에 그런 말씀을 하셨죠. 우리 북한과 한 얘기에 대해서 미국에 하나도 빠지지 말고 다 얘기 해줘라. 그리고 같은 테이블 올려놓고 같이 논의하고 결정내려서 하도록 하라는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게 일종의 미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범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 원칙에 따라 지금 적어도 우리가 진행하는 내용들을 미국과 소상하게 얘기하고, 같이 논의하면서 남북 관계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하는데요. 여기에서 여건이라는 것은 미북 관계를 풀 수 있도록 북한이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게 전제일 것 같습니다. 미북 대화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여건일 거고요. 물론 일본과의 관계도 있겠죠. 일본과의 관계도 있겠지만 일본과의 관계는 그 다음이고, 무엇보다 미북 관계가,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여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 곽수종> 정동영 전 장관께 여쭤보고 싶은 게, ‘여건’에 대해 설훈 의원께서 말씀해주셨는데요. 재미있는 해석으로는, 이미 대통령께서 여건이라는 말씀을 하시기 전에 미국과 이러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면 이렇게 응대하도록, 사실 여건을 가지고서 김여정을 만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지금 미국과 물밑에서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는 내용이 있을 것 같습니다. 통일부장관도 역임하셨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당연하죠. 아마 정의용 안보실장이 그런 일 하라고 있는 거죠. 특히 안보실에 외교관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데요. 한미 간 공조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잘 되고 있을 거로 생각이 들고요. 여건과 조건은 다르죠. 지금까지 박근혜, 이명박 정부에서 계속해서 단서가 붙었잖아요. 북한이 핵 포기 의지를 보여주면 대화를 하겠다는 거였는데, 정상회담을 성사시키자, 여건을 만들어서 하자, 만들면서 하자는 뜻인데요. 이번에 어쨌든 미국의 2인자 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대화 이전과 이후가 다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돌아가는 비행기 속에서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대화를 하겠다고까지 나갔고. 사실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했지만 사실상 남북 정상회담은 기정사실화된 거거든요. 시기와 여건이 남아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 동맹국인 미국 입장에서 말하자면 펜스 부통령이 올림픽 기간 중에 와서 보여줬던 개막식 때 보여줬던 그런 입장을 계속 가지고 갈 수는 없는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결국 언제 어떤 레벨로 시작할지 모르겠지만 북미 간 접촉이 곧 시작될 거로 기대합니다. 이미 트럼프 정부 들어와서 1.5트랙 대화는 몇 차례 있었거든요. 북미 간 접촉이 개시되고 정상회담 준비 작업에 착수하고 있고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리라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홍현익 박사님, 예전에 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 하에서, 방금 조건과 여건은 단어가 다르지만, 대화의 조건이 저는 비핵화였다고 생각합니다. 핵을 포기하라. 그래서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은 거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지금 여건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여건이라는 게 미국이 내놓는 것은 조건인 것 같고, 미국은 비핵화를 북한이 명확히 하지 않는 한 남북 정상회담은 대화로 끝날 부분이다, 미국은 더 이상 여기에 어떤 조건을 달지 않겠다는 의사인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여건과 조건?

◆ 홍현익> 이명박 정부는 비슷해 보이는데 조금 다릅니다. 이명박 정부는 팩트로 볼 때 남북 정상회담 추진도 했거든요. 임태희 실장과 김양건과 만나기도 했고 통일부에서도 만나기도 했는데요. 북한에서 상당한 반대급부를, 정상회담의 반대급부를 요청한 것 때문에 일단 결렬된 거고요. 우리 정부가 그 당시 잘못 판단한 것은, 반드시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 의제로 북핵 문제를 다뤄야 한다. 이게 잘못된 거거든요. 이게 거론은 할 수 있지만, 그래서 북미 회담과 6자회담 쪽으로 연결시켜줄 수 있지만 남북 간 해결한다? 이건 사실 북한이 볼 때 코웃음 칠 일입니다. 왜냐면 사실 재래식 군사력은 우리가 더 강하다고 하더라도 핵 문제라는 건 북한이 자위력을 위해서 한 건데, 한국을 두려워서 하던 게 아니거든요. 미국이 두려워서 한 거고 한국은 어떻게 보면 지정학적으로 수도 서울이 2천만 명이 북한 장사정포 사정권 안에 있어서 한국은 볼모로 잡고 있는데 한국과 핵문제 해결하자고 대화 진지하게 하자는 건 김정은이나 김정일이 볼 때, 내가 만든 게 너네 때문에 만든 게 아니야.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그러한 상황 판단이 잘못 되니까 대북 정책도 잘못됐었다, 그 당시는. 이번에 문 대통령이 특사 초청에 대해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 대단히 정답을 얘기하신 거고요. 작년 말까지만 해도 불안했던 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 정부가 한미 동맹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 할 수 없이 트럼프가 북한을 여차하면 완전히 파괴하겠다, 유엔 연설에서 그렇게 했을 때 상당히 연설이 좋았다고 할 정도로, 진심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한미 동맹은 워낙 중요하니까. 그리고 또 한반도에서 전쟁은 한국 정부의 승인 없이 절대로 안 된다, 어떻게 보면 뭔가 갈팡질팡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정답을 완전히 찾아서 하셨고. 또 하나는 높이 평가할 수 있는 건, 펜스 부통령이 리셉션장에서 나와서 자리에도 안 앉고 5분 만에 나갔잖아요. 김영남과 악수도 안 하고. 그러고 나서 쓸쓸하게 혼자 쇼트트랙 경기 구경하는데 사전 예고 없이 우리 대통령께서 펜스 부통령 찾아가서 김여정과 김영남과 무슨 얘기를 했고 걱정하지 말라, 한미 동맹 튼튼하다. 북한과 했던 얘기를 미주알고주알 다 얘기해줘서 펜스가 많이 풀린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 대통령이 스스로 정상회담의 여건을 상당히 만드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강경하던 펜스가 돌아갈 때는 북한이 진짜로 원한다면 대화할 수도 있다고 만드신 게 상당한 외교력이다. 너무 여당 편인 것 같지만 잘하신 건 잘 하셨다고 평가해드리고 싶습니다. 

◇ 곽수종> 말씀하시는 동안 자유한국당의 기조를 찾아보니까, 김여정 환대 받는 동안 펜스 아베 차디찬 혼밥 먹어,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여정 현송월 뒤치다꺼리에 국회 정상화 안 해. 이런 말씀을 하셨으니 견해가 많이 다르시네요. 

◆ 설훈> 여건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해서 말씀드리는 건데, 남남 갈등이 있지 않습니까. 줄어들어야 합니다. 특히 현재 보수 야당에 있는 분들이 이 국면을 어떻게 보느냐.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거든요. 이 시각을 고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남북 관계가 될까. 말하자면 물귀신 작전으로 밑에서 당기면 앞으로 진전이 안 되고 계속해서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에. 특히 자유한국당 쪽에 있는 분들이 이 상황을 보고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는 건 아닌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동영> 그런 점에서 맨 먼저 만나야 할 사람이 홍준표 대표라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이. 그래서 펜스 부통령에게 설명해줬듯이 야당에게, 홍준표 대표를 포함해서 야당들, 대개 함께 모아 놓으면 별로 진지하지 않거든요. 깊이 대화 못 들어가니까 하루 세끼 아닙니까. 아침, 점심, 저녁, 이틀 정도 여야 대표들 한 사람씩 초청해서 충분히 설명해주고 그러면 얘기를 들으면 공감하는 부분이 생기거든요. 이런 게 남남 갈등을 해소하는 첫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설훈> 그러고 싶은데 존경하는 홍 대표께서 받을 수 있는 상황인지 모르겠어요. 

◆ 정동영> 둘 만나자고 계속 요구했잖아요. 단독으로. 

◆ 설훈> 하자고 하면 안 오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은 해요. 

◇ 곽수종> 말씀 나누는 동안 자유한국당에서 한 분 계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습니다만, 이런 질문을 드려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베와 펜스 부통령이 보여준 이번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의 모습은, 미일 간 공조 체제는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데 한반도에 대한 미일의 공조 체제가 낙관론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아베는 아베 나름대로 경고적 메시지를 친구니까 잘못하면 한 대 맞는다, 조심해, 이런 정도로 메시지를 던지려고 한 것인지, 조금 궁금한 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왜 저렇게 싸늘하게 웃는 모습도 안 보이고 그랬죠?

◆ 설훈> 아베 총리는 이번에 된통 당했다고 표현할까요? 문재인 대통령 아베 총리 같이 대화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한 얘기가, 평창 올림픽 끝나고 나면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 해야 할 것 아니냐고 주문했지 않습니까. 문재인 대통령께서 그건 내정 문제다. 한국과 미국 간 결정할 문제이지 일본이 가타부타하느냐, 이런 얘기를 정리했는데요. 그 말씀은 적절하게 잘 하셨다고 생각이 들어요. 박지원 대표도 그 지점에 대해 지적한 것 같은데요. 쉽게 나올 수 있는 얘기는 아니거든요. 아닌데 정확하게 지적했죠. 그건 내정 문제이기에 아베께서 할 얘기는 아니다. 이런 식의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 점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참 잘 한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단히 그랬을 때 아베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 정동영> 아베 총리는 사실 북한 때문에 기사회생한 사람이거든요. 한 번 단명 총리로 끝났다가 북한 때리기로 해서 인기를 모아서 장수 총리가 됐는데요. 북이 미사일을 쏠 때마다 지지율이 올라가요. 그리고 그것을 빌미로 해서 군사대국화, 헌법을 개정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질주하는. 아베는 철저하게 북한 문제를 국내 정치화합니다. 일본 국내 모든 메시지가 자신의 일본 지지율과 연결되어 있는 거고요. 그래서 남북이 화해 국면으로 가고 핵 문제가 대화가 협상으로 해결되는 국면이 열리면 아베는 끈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아마 필사적으로 그런 자세를 보이는 것 같은데요. 알아둘 것은 아베 정권의 방위상이 이런 얘기를 공개적으로 했어요. 한국의 유효한 지배력이 미치는 지역은 휴전선 이남이다. 한국은 휴전선 이남이 한국이고 북한 영토 문제는 한국 미국 일본 3국이 협의할 대상이다. 그러니까 자기들도 주주라는 입장을 밝혔기에, 이것은 제국주의적 발상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 본질을 항상 꿰뚫어 봐야 한다고 봅니다. 극우성 정권이잖아요, 극우 세력이 아베 정권 내에서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남북 문제, 한일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 곽수종> 청취자분들께서 평창올림픽을 보고 계시지만, 그 뒷면에 한반도에 놓인 상황은 급박하게 변하는 모습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아무리 문재인 정부가 준비도 없었고 극박하게 출발한 정부이지만, 미국과 북한 간 핵무장을 앞두고 부딪히는 상황에서 위기를 돌파하는 고민의 근간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우리나라가 바람 앞에 있는 등불과 같은 모습이라는 말씀도 하셨고요. 이번에는 여건이라는 말씀을 하신 것을 보면 남북 간 대화도 중요하지만 한미 간 대화도 중요한 상황이다. 거기에 소위 일본도 어느 정도 지분을 가지고 참여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역할은 제한적이라는 역할론으로 선을 그어 놓으신 것 같습니다. 지난 달에서 한미일 국가안보수뇌부가 미국에서 비공개 토론을 가졌거든요. 이런 점에서 놓고 보면 상당히 한반도 정세 상황은 우리 중심으로 가고 있는 것도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청취자분들께서 문자를 보내주시는데요. 읽어드리겠습니다. 1423번 님, “현 정권 자화자찬만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하셨고요. 3496번 님, “북핵 위기는 여전한데 너무 낙관론 아닌지 걱정됩니다.”, 1811번 님, “북 특유의 위장 전술이나 통일 전선 전술에 말려드는 건 아닌지.”, 5778번 님, “지금 대화는 지난 10년의 북한 압박 결과 아닐까요? 핵 개발은 계속될 거고 여기에 이용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청취자분들 가운데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제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이 상황은 정부가 절대로 긴장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럴 땐 국민이 이데올로기적으로 남남갈등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미뤄두고 해법을 같이 고민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고요.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잠시 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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