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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월급쟁이가 320년 모아야할 돈을 상위 1%는 OO으로 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3-31 18:10  | 조회 : 4129 
[생생인터뷰] 월급쟁이가 320년 모아야할 돈을 상위 1%는 OO으로 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홍영만 서울여대 교수
■ 대담 :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감시팀 부장


◇ 홍영만 교수(이하 홍영만)> 오늘 새벽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 현재 시세로는 약 58억 원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대지가 484제곱미터, 건물 연면적은 317제곱미터인데요. 1990년 10억 5천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단순계산으로는 27년간 약 47억 원 정도 가격이 오른 거죠. 물론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단순한 현금소득과 비교할 수 없고, 또 경제 발전에 따른 전체적인 가치 상승과 맞물려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부동산 상승과 그 이익의 편중문제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최근 경실련이 토지소유 편중과 땅값 상승에 대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관계자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봅니다. 경실련 부동산, 국책 감시팀의 최승섭 부장입니다. 안녕하세요?

◆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감시팀 부장(이하 최승섭) 네, 안녕하세요.

◇ 홍영만> 이번 50년간의 토지가격, 편중의 문제를 제기했던데요. 대략 어떤 내용입니까?

◆ 최승섭> 한국은행이 매년 토지가격을 발표하고 있긴 한데요. 1995년부터 발표하고 있다 보니까 과거 우리나라 토지가 어떤 가치가 있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5년 한국은행이 1964년부터의 땅값을 발표하게 되었고 최근 국회 정동영 의원이 지금 토지 편중 실태가 어떤지 자료를 입수하게 된 것을 기반으로 삼아 이번에 1964년부터 50년간 토지 상승 실태를 조사했고요. 그 결과 저희가 보기엔 국가가 소유한 토지를 제외했을 때 민간 소유 토지가 약 1.7조 원에서 6,704조 원으로 6,700조 원 상승했습니다. 어제 발표한 것처럼 이 중에서 상위 1%가 약 38%의 불로소득을 모두 가져갔다, 금액으로 하면 6,700조 원 중 2,550조 원을 상위 1%,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이 5,000만 명이니 50여 명이 가져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홍영만> 결국 사회 양극화나 불평등 심화 문제로 이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토지와 부동산 가격이 이러한 불평등을 더 심화시키고 있는데요. 어떤 점이 가장 도드라졌나요?

◆ 최승섭> 통계청이 발표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월평균 가구의 저축 가능 금액이 약 100만 원 정도 나옵니다. 물론 이 수치는 평균이기에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고요. 월 100만 원을 저축하는 가구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에 이것을 봤을 때는 연간 가구가 저축할 수 있는 가능 금액이 약 1,000만 원 정도 되는데 상위 1% 가구는 50년간 33.4억 원의 불로소득을 얻었습니다. 순수하게 땅값이 상승한 금액이 33억 원이기에 월급쟁이 가구가 저축을 통해 모을 수 있는 돈은 약 320년의 격차가 생겼다. 320년 동안 월급쟁이 가구가 모아야 하는 금액을 상위 1%는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벌게 된 겁니다. 

◇ 홍영만> 이번 분석에서 역대 정부를 통틀어 보니까 노무현 정부 시절에 상위 1% 땅값 상승이 가장 심화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던데요. 정권별로 보면 어떻게 상승률이 나왔나요?

◆ 최승섭> 상위 1%는 전체 땅값 상승이 높아지면 높게 될 수밖에 없는데요. 아파트값을 분석하고 땅값을 분석했는데, 총 6,700조 원 중에서 노무현 정부에서 약 3,100조 원이 올랐고요. 그 다음에 김대중 정부에서 약 1,200조 원, 그 다음에는 노태우 정부에서 약 1,130조 원 정도 올랐습니다. 땅값 상승률 자체가 노무현 정부와 김대중 정부 때 가장 높았기 때문에 상위 1%가 가져가는 금액도 가장 클 수밖에 없고요. 상위 1%가 가져가는 금액은 물론 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38% 정도를 가지고 가는 거로 알려졌습니다. 노무현 정부와 김대중 정부를 합쳐서 약 20억 원을 상위 1% 가구가 가져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 홍영만>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서 일부 참여정부 인사들은 가격으로만 보면 당연히 지난 50년 중에서 최근에 와서 가장 많이 땅값이 올랐을 테니까, 이것이 자기들에게 책임이 있는 거로 보이는 것 아니냐는 입장일 텐데요. 그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 최승섭> 오늘 반박 칼럼도 나가긴 했는데요. 잘 보시면 박정희 정권에서는 320조 원이 올랐고요, 저희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참여정부에서는 약 3,100조 원이 올랐습니다. 물론 상승률의 차이로 다시 볼 수 있겠지만, 저희가 보기에 금액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발생하는데, 금액이 상승하는 건 외면한 채 단순히 상승률만으로 보는 건 약간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고요. 또 하나는 60년대에는 전쟁 이후이기에 경제 성장률이 국민총생산, 땅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습니다. 대규모 신도시와 특히 강남 개발을 위주로 한 서울 개발이 이뤄졌기에 일정 부분 땅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는데, 저희가 독재 정권을 미화한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당시에는 땅값 상승을 막기 위해서 분양 가격도 통제했고, 여러 가지 땅값 상승을 막기 위한 제도가 있었는데, 김대중 정부와 참여 정부 때는 이러한 제도가 많이 풀리게 되면서 오히려 땅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불러오지 않았나, 지적하고 싶은 겁니다. 

◇ 홍영만> 이번 조사에서 보니까, 서울이 1인당 GDP 대비 평균 주택 가격이 9배 가까이 되어서 국제적으로 비교하더라도 높은 거로 나왔던데요. 그만큼 경제 총량이나 질적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 텐데요. 

◆ 최승섭> 그 자료는 지난해 11월 달에 한국감정원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건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경제 총량도 늘기 때문에 집값이 상승할 수 있겠지만, 같이 비교한 나라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총 GDP가 1만 GDP와 평균 주택 가격이 8.8배 차이가 났고요. 영국은 6.8배, 독일은 5.0배, 미국은 4.8배 차이가 났습니다. 독일과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국가인데 우리나라보다 절반 정도밖에 GDP 차이가 안 나는 상황인데 이 때문에 제가 보기엔 경제 총량으로만 얘기하기엔 불가능한 것 같고요. 서울 아파트값에는 17.3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물론 홍콩이나 맨해튼, 이러한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구들에 비하면 크지 않지만 당시 한국감정원이 비교한 밴쿠버, 런던, 도쿄, LA, 뉴욕에 비해서도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역대 정부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서 청년들이 집을 못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 아닌가, 지적하고 싶은 겁니다. 

◇ 홍영만> 사실 부동산이나 건설 위주의 경기 부양책을 그동안 해오다 보니까 부작용을 지금 가계 부채 등의 문제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거든요. 사실상 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데요. 어떤 대안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 최승섭> 과거 2000년 초반부터 땅값 상승할 때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고 지적해왔고 실제로 거품이 계속 컸고, 말씀하신 것처럼 가계 부채 문제도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입니다. 수술로 비교하자면 물론 당장 어려운 수술이고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수술이지만 그 수술이 무서워서 계속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결국 수술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제가 보기엔 우리나라 경제가 꼭 그러한 상황으로 가는 겁니다. 물론 거품이 빠지면 나라가 망하는 것 아니냐, 기업이 망하는 것 아니냐, 가계가 도산하는 것 아니냐, 이러한 위협을 하게 되면서 계속 부동산 거품을 키워라, 부동산 부양책을 계속 펴라는 것을 계속하는 거고요. 그 때문에 저희는 뒤늦게 손 쓸 수 없는 상황보다는 어느 정도의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고 힘들 수밖에 없지만, 지금 청년들의 미래를 포기하게 만드는 상황들을 계속 그대로 끌고 가고 더 크게 만드는 것이 과연 맞는 정치권과 정부의 역할인 것인가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를 안 할 것 같고요.

◇ 홍영만>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고쳐 나가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 최승섭> 네, 그렇습니다. 

◇ 홍영만>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최승섭> 감사합니다. 

◇ 홍영만> 지금까지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감시팀 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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