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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화학물질 “흡입하게 되는 제품부터 사용자제해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5-18 10:45  | 조회 : 4083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6년 5월 18일(수요일)
□ 출연자 : 현재순 화학물질감시네크워크 사무국장


- 환경부 생활화학제품 조사 발표, 보다 적극적인 대응 필요
- 화학성분 표시 제도 부재... 유럽기준은 "No data, no market"
- 모든 화학물질 정보 사전에 파악할 수 있게 해야
- 소비자는 호흡기로 흡입할 수 있는 살생물질류는 특히 주의
-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정부도, 기업도 바뀔 것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이제 생활화학사건 전반으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 탈취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환경부에서 섬유탈취제 등에 대한 전수조사 착수 계획을 밝혔는데요. 시민단체의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현재순 화학물질감시네크워크 사무국장 전화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현재순 화학물질감시네크워크 사무국장(이하 현재순):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일단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에 옥시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죠. 현재 불매운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 현재순: 각계 시민단체가 참여해서 전국적으로 진행은 되고 있는데요. 5월 6일자 통계로 보면, 옥시가 전체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매출의 한 40% 정도 감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언론에 나왔고요. 저희들이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언론에 그렇게 나와서, 저희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불매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병진: 네, 저도 대형 마트 같은 곳에 가봤는데, 어떤 곳은 싹 치운 곳도 있고, 어떤 곳은 남아 있는 곳도 있더라고요?

◆ 현재순: 네, 그래서 마트별로 찾아다니면서 직접 회수해줄 것을 요구하는 불매운동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가습기 살균제 이후에 화학제품 하나하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제기했던 것이 바로 섬유탈취제, P&G 사의 페브리즈입니다. 페브리즈 같은 경우에는 정부에서 성분을 공개하라고 해서 성분을 넘겼죠. 그리고 보니까 거기에 유해물질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후에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보십니까?

◆ 현재순: 지금 전수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옥시 가습기 살균제 이후에 환경부가 이게 큰 사건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2천 종의 화학물질을 조사하겠다. 그리고 유럽에 있는 사전안전등록제도를 빠르게 시행하겠다, 그리고 어제 같은 경우에는 7개 제품에 대해서 정지를 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하여튼 이게 너무나 많기 때문에, 페브리즈뿐만 아니라 방향제, 전자모기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이게 섬유탈취제 하나 가지고 끝날 문제는 아니고요. 적극적이고 빠른 시행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겠습니다.

◇ 정병진: 그렇다면 정부가 애초에 밝힌 것은, 페브리즈에 들어 있는 4기 암모늄 같은 경우는 해외에서 허용되는 물질이다, 하지만 혹시나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지 검사해보겠다, 이거거든요. 이 반응은 조금 소극적이라고 보십니까?

◆ 현재순: 일단 외국의 사례를 들어서 안전하다, 그러면서 우리가 한 번 조사해보겠다는 방향인데요. 지금 저희가 실시하고 있는 화학물질 평가·등록에 관한 법이 유럽의 리치(REACH) 제도라는 것을 본떠서 가지고 온 것인데요. 그 리치 제도의 기본이 이런 겁니다. 화학물질이라는 것은 완전히 안전하다는 증명이 되기 전까지는 의심을 해야 하고, 규제해야 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런 게 유럽이나 선진국들의 관점이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저희 정부도 관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정병진: 지금 이런 상황에서, 앞서도 말씀해주셨지만 화학제품이 정말 많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한 품목씩 유해한지 검사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아니면 화학 원료가 들어간 것 전반적으로 확산해서 전수조사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어떤 방향이 맞다고 보십니까?

◆ 현재순: 저희들 입장에서는 이렇습니다. 이게 너무나 광범위하기 때문에, 지금 이런 식이잖아요? 예전의 해외 연구를 보니까 방향제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 전자 모기향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 이렇게 계속 터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원래는 화평법에 의해서 1톤 이상의 화학물질을 제조, 수입을 할 때 등록을 하겠다고 해서 화평법을 실시한 거예요. 이 화평법이라는 것도 2012년에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터지면서 이 법이 만들어지게 되었거든요.

◇ 정병진: 화학물질 등록 평가에 관한 법률이죠?

◆ 현재순: 네,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이런 법을 만드는 시발점이 된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에 4만 종 정도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평법 계획에 의하면 올해까지 500종을 등록하겠다는 거고요. 내년, 내후년까지 약 2천 종 정도 등록을 해서 관리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4만 종이라는 말이에요. 그러면 이게 4~5%도 안 되는 정도라는 겁니다.

◇ 정병진: 그동안에는 성분조사 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게 너무 많은 거잖아요?

◆ 현재순: 그렇죠, 아예 없었다는 겁니다. 화학제품에 대한 독성 분류나 표시 의무,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알리는 제도, 이런 게 아예 없었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에서야 하겠다는 건데, 그런 계획을 밝혔는데, 이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2012년에 대두되어서 피해자들이 요구를 했는데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올해 이게 이슈화되고 있는 것 아닙니까? 5년간 외쳤는데 갑자기 이슈화 되면서 환경부는 기존의 500종, 2000 종 하겠다고 소극적으로 대응을 한 거죠. 그런데 이게 막 터지면서 급한 것부터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들은 일단 지금 상황에서는 급한 거부터라도 빨리빨리 조사를 하고, 문제는 유럽의 리치 같은 법 제도적인 것을 조금 더 개선해야 한다는 거죠.

◇ 정병진: 방금 말씀하신 유럽의 법규가 어느 정도로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는지 조금 더 설명을 해주세요.

◆ 현재순: 그러니까 유럽은 "No data, no market"이라는 취지예요. 데이터가 없으면 아예 시장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거죠. 이건 모든 기존 화학물질, 신규 화학물질을 포함해서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존 화학물질에서도 이제 500종을 하고 있는 거고, 규제에 있어서도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벤젠 같은 것이 발암물질로 제일 유명한 경우인데, 우리나라는 벤젠의 농도가 85% 이상 되는 것만 규제를 하고 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외국은 0.1%예요. 그러면 이게 엄청난 사각지대, 구멍이 생기는 거죠. 그래서 저희들은 이 화평법을 모든 화학물질의 독성 정보, 용도 정보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게 해라, 그래서 유통량 1톤 이상의 모든 기존 화학물질, 0.1톤 이상의 신규 화학물질을 다 등록하게 해라, 그리고 모든 제품에 들어있는 화학물질 정보를 소비자에게 공개하라, 우리나라가 화평법상 고형제품이라고 하는 것 있지 않습니까? 자동차, 장난감, 의류, 이런 제품에 대한 의무가 없어요. 그런 것 외의 물질만 등록하게 되어 있거든요.

◇ 정병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런 내용을 담아서 아예 화학물질이 포함된 제품은 애초에 성분 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건데요.

◆ 현재순: 그렇죠. 그래서 위험하다 싶으면 아예 시장에 못나오게 해야 하는 겁니다.

◇ 정병진: 알겠습니다. 앞으로 대책이 더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말씀해주신 법적 제도, 법적 보안, 이런 차원에서 강력한 규제를 말씀해주신 거고요. 당장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어찌되었건 그런 제도가 완비되기까지는 알아서 화학제품에 대해서 조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자연제품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현재순: 지금 21세기에 이런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안 쓰고는 살 수 없는 사회가 되어 버렸잖아요? 실제로 어떤 물질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화학물질로 만든 제품이 위험하다고 해서 천연제품이라고 나와서 썼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천연 제품 안에도 화학물질이 있더라, 이런 사례도 있어요. 그러니까 이게 완벽한 천연 제품으로 살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그래서 이런 빠른 사전안전등록 제도가 안정되어야 하는데요. 그 전에는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 호흡기, 흡입하는 생활용품들 있지 않습니까? 1차적으로는 이런 생활용품은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소비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 그거 이상은 없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 앞으로 계속 문제가 될 텐데, 방향제든 우리가 살생물제 제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호흡기로 들어가는 독성이 강한 제품이 많기 때문에, 이런 제품들은 되도록 삼가시고, 성분 표시를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이 요구하는가에 따라서 기업들도 바뀌게 됩니다. 저희들의 걱정은 우리나라가 이렇게 막 하다가 좀 사그라지면 없던 일로 되어 버리잖아요?

◇ 정병진: 계속 지속적인 관심을 갖자는 말씀이시군요?

◆ 현재순: 네, 그래서 외국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나서는 거예요. 그래야만 정부도 나서고 기업도 바뀌는 거죠.

◇ 정병진: 알겠습니다. 신발 탈취제에도 요즘 문제가 되었던 PHMG, PHMB, 이런 게 다 들어 간 것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어찌 되었건 화학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우리 생활 속에 많기 때문에,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성분을 찾아보고, 알리고, 공유하면서 대응해야 되겠다,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겠네요.

◆ 현재순: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저희들이 ‘우리동네 위험지도’라고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작년에 출시했는데요. 무료 제공을 하고 있고요. 거기에 저희들이 조사한 어린이 용품이나 생활용품 약 500여 종에 대한 안전 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분들이 거기 들어가셔서 보시면 조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정병진: 네,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이렇게 정보들을 서로서로 공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현재순: 네,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현재순 화학물질감시네크워크 사무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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