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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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이세돌 9단, 알파고에 대망의 첫 승... 과연 불공정한 경기인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3-14 21:58  | 조회 : 6729 
[정면인터뷰]이세돌 9단, 알파고에 대망의 첫 승... 과연 불공정한 경기인가?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03/14 (월)
■ 대담 :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알파고 논문에 특정인 학습하는 개념 없어
- 1,200개의 CPU와 싸웠다고 불공정? 합리적이지 않아
- 알파고 져줬다는 음모론, 버그 수준 에러 보여줬기 때문에 사실 아닐 것.
- 이세돌 9단 흑 잡고 우세할 것
- 알파고 이기고 있을 때 더 잘 둬.
- 이세돌 첫 수 두면 알파고 형세판단 마이너스.
- 바둑에서 졌다고 인간이 다른 분야에서 진다는 의미 아냐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어제였죠.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에게 대망의 첫 승을 거뒀습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 대해서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하 이경전)> 네. 안녕하세요.

◇최영일> 이세돌 9단이요. 이제 알파고에 대해 파악한 것으로 보고 계세요?

◆이경전> 예. 아무래도 1, 2, 3국 또 4국 두면서 계속적으로 알파고에 대해서 파악을 하고 계시는 거로 봅니다.

◇최영일> 네. 그럼 반대로요. 알파고도 이세돌 9단과 4번 대국을 하면서 이 9단에 대해 파악하지 않았을까요?

◆이경전> 제가 알파고 논문을 본 바로는 알파고는 어떤 특정인에 대한 학습이란 개념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최영일> 그러면 특정 바둑 기사에 대해서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기보를 학습하고 있는 것이겠군요?

◆이경전> 예. 이세돌 9단은 1국에서 알파고도 약간의 포석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봤고, 하지만 어떤 끝내기나 집을 지키는 바둑, 형세를 판단하는 바둑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을 알았죠. 그리고 1, 2국을 지고 나서 패를 3국에서 많이 시도를 했고요. 4국에서는 알파고가 2국과 상당히 유사하게 둔다는 것까지 알았기 때문에 아 영락없는 컴퓨터다, 아마 그런 느낌도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큰 차이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최영일> 네. 인공지능이 기계니까요. 우리 입장에서는 알파고가 감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진다는 개념이 없나 봐요? 마지막까지 두더라고요.

◆이경전> 4국에서 완전히 마지막까지 둔 것은 아니고요. 중간에 불계패를 선언한 것이긴 한데 보통 프로기사라면 더 일찍 예절상, 불계패를 선언했을 텐데 예절 상두지 않는 수를 마지막에 두고, 도저히 불가능할 때 돌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알파고 나름의 계산법이기 때문에 이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두고요. 이 9단은 알파고 소프트웨어의 설계나 작동 원리, 알고리즘을 모르기 때문에 인간이 컴퓨터에 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불공정한 게임이다, 이런 시선이 많았어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이경전>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많은 바둑프로그램이 나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 설계나 작동원리를 인간이 잘 몰랐지만, 인간이 이겼어요. 이번에는 알파고의 소프트웨어 설계나 작동원리, 알고리즘이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에 대부분 공개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세돌 9단이 1, 2 다 진 것이죠. 물론 이세돌 9단이 그 논문을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알파고 논문을 이해하려면 신경망 이론도 알아야 하고 실제 좀 써볼 정도로 학습이 된 사람이어야 하고, 강화학습기법이라던가 트리탐색기법,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같은 것도 이해해야 되기 때문에 상당히 공부가 필요한 거거든요. 어쨌든 예전에는 인간이 이런 프로그램 방법론을 몰라도 이겼는데 이제는 방법론이 다 공개된 기계와 힘겨운 싸움을 한 것이고요. 그런데 1,200명의 사람과 싸운 것과 다름없다. 이런 부분은 사실 어떤 컴퓨터의 원리를 잘 모르는 분들이 하는 얘기고요. 저는 1,200개의 CPU가 있고 700여 개의 DPU가 있다 하더라도 하나의 컴퓨터 시스템과 싸운 것이고요. 그다음에 여러 명의 훈수를 두지 않았겠냐 하는데 사실 고수들은 만약 천명이 훈수를 둬서 다수결로 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면 무조건 이세돌 9단을 이길 수 있다. 이런 것도 사실은 맞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클라우드로 연결된 부분 그다음에 CPU에 대한 불공정 논의는 저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최영일> 합리적이지 않다.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그러면 이것도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언짢은 음모론인데요. 구글이 알파고에게 한번 져주게 했다는 음모론도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이경전>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우리가 보통 3대0, 다섯 판을 싸우는데 이미 3대 0이라면 미안하기도 하고, 져주고 싶은 마음도 있잖아요. 그래서 구글이 약간의 파라미터를 조절할 수도 있죠. 만약 40수까지 볼 거를 15수까지 본다거나. 그런데 이제 그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두 가지인데 4국에서 초반 한 12수까지 알파고가 똑같이 뒀단 말이죠? 알고리즘의 파라미터가 완전히 똑같았다. 이렇게 추론해 볼 수 있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결국엔 어제 버그라고 여겨질 정도의 악수가 서너 번 나왔는데, 지금 구글이 이러한 실수가 만천하에 공개된 상황이거든요. 그것은 인공지능 딥러닝 방법론 이런 것들이 실수를 한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사실 구글이나 딥마인드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상당히 손해를 본 것입니다. 져주는 건 져줄 수 있지만 이렇게까지 손해를 보면서까지 져줄 수는 없다. 그리고 어제 발생한 버그 수준의 실수들은 구글과 딥마인드의 큰 충격을 준 것이고요. 이세돌 9단이 그러한 것을 유도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최영일> 교수님의 두 가지 분석을 들으니까 다소 안심은 되네요.

◆이경전> 그렇습니다. 인간의 세계에선 정으로 져줄 수도 있는데 지금 이건 비즈니스이고 그리고 어떠한 큰 실수로 졌기 때문에 이것을 의도했다, 만약에 아주 나이스하게 졌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엄청난 버그 수준의 에러를 보여주면서 졌기 때문에 이것은 구글의 비즈니스 로직상 져줬을 리가 없다고 오히려 반대로 판정할 수 있는 것이죠.

◇최영일> 이 교수님 국내에 몇 분 안 되는, 인간도 이해하시고 인공지능도 이해하시는 전문가시잖아요. 그러면 이 경기를 보시면서 이세돌 9단이 사람이라면 두지 않을 수를 두는 알파고를 맞아서 좀 곤혹스러웠을 텐데 심리전도 안 먹히는 기계 아닙니까? 그러면 이세돌 9단이 일반대국보다 훨씬 힘들었겠죠?

◆이경전> 이게 이기는 게임이라면 상당히 즐겁게 두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초반부터 지는 게임을 했기 때문에 굉장히 심리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최영일> 네.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마지막 5국이 내일 열립니다. 교수님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이경전> 저 역시 전망과 응원이 섞여서 계속 틀렸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전망할 능력은 안 되고요. 하지만 이세돌 9단이 계속적으로 알파고를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유리한 측면이고요. 그러나 이세돌 9단이 자청해서 흑을 두겠다고 했기 때문에 흑을 두면서 이세돌 9단이 불리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냐가 중요한데 저는 이세돌 9단의 우세를 또 한 번 전망해보겠습니다.

◇최영일> 교수님 잠깐 짚어주셨으니까요. 이세돌 9단이 승리 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흑돌에서 좀 약한 것 같았다는 얘기를 했는데, 이게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는 얘기인가요?

◆이경전> 그렇죠. 왜냐하면 알파고의 방법론에서 가치 망이라는 것의 형세를 판단하는데요. 지금 이기는 것으로 보느냐, 지는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전략이 달라집니다. 지금까지의 알파고의 바둑을 보면 이기고 있을 때 훨씬 더 잘 두고 있거든요. 그런데 흑을 쥐었다는 것은 초반에, 첫수를 둘 때부터 이미 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형세판단에 있어서 마이너스로 나오는 상태이죠. 그러면 알파고는 어떤 포석에서 초중반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형세판단을 플러스로 바꿔야 하는 그런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흑일 때 훨씬 더 알파고가 더 강수 또는 위험한 수 이러한 것들이 나올 수가 있고요. 어떻게 보면 이세돌 9단은 어제 4국에서 활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4국까지 보면서 알파고도 진화하고 있고 이세돌9단도 진화하고 있다 이런 느낌을 많이 받으셨을텐데 결국 이제 1,2,3국을 패하고 4국에 이어서 5국까지 이세돌 9단이 이긴다면 숫자로는 이제 3패 2승이니까 진거지만, 최종적으로는 알파고를 이겼다, 극복했다 이런 선언이 가능할까요?

◆이경전> 저는 게임의 룰이라는게 냉정한 것이기 때문에 오선 삼 승제에서 삼승을 했기 때문에 이세돌 9단이 진 것입니다. 그러나 구글이 봐주지 않았는데 4국과 5국을 만약 다 이긴다면, 저는 오히려 인공지능이 연구할 게 더 많아졌다. 이건 인간의 영원한 승리도 아닌 거고요. 인공지능이 현재 방법론 가지고는 인간 천재를 쉽게 이기지는 못한다는 걸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영일> 끝으로 큰 틀의 질문 하나 여쭤볼게요. 이번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우리 인간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 걸까요?

◆이경전> 크게 보면 큰 의미이고, 작게 보면 그동안 반복됐던 역사가 있다고 볼 수가 있는데요. 우리가 이제 바둑이라는 것이 인간의 초지능 영역이었고 그것을 기계가 이기는 것을 보고 충격이 있을 수 있지만 저는 사실 바둑이 상당히, 어떻게 보면 간단한 게임이다. 인간의 생활사는 더욱더 복잡하기 때문에 19x19의 바둑 세계에서 인간이 졌다고 해서 그것이 어떤 다른 분야에서 인간이 많이 질 것이다, 이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최영일> 알겠습니다. 또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만큼 인간이 더 지혜로워 져야 되겠군요.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경전> 네 고맙습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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