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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멧돼지 출몰 급증, 시민 안전문제 우려” - 고기정 은평소방서 홍보교육팀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2-18 11:16  | 조회 : 5791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서울 멧돼지 출몰 급증, 시민 안전문제 우려” - 고기정 은평소방서 홍보교육팀장



앵커:
최근 6년 동안 서울도심에 야생 멧돼지 출현으로 시민들이 큰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119 구조대에 야생 멧돼지 관련 신고가 들어온다는데요. 전문가와 자세한 이야기 좀 나눠 보겠습니다. 은평소방서 홍보교육팀 고기정 팀장 전화연결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고기정 은평소방서 홍보교육팀장(이하 고기정):
네, 안녕하세요.

앵커:
저는 오늘 이 아이템 준비하면서 옛날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시골에서 살았는데,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멧돼지와 마주한 적이 있거든요. 다행히 별 탈 없이 지나갔지만 이게 굉장히 위협적이죠. 특히 도심지역에 멧돼지가 출몰하면 사람들이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실제로 사례들이 있습니까?

고기정:
네, 말씀하신대로 서울에서는 은평구, 종로구, 성북구 지역이 서울 전체의 멧돼지 출현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은평구에서는 북한산 서쪽 능선 지역이 진관동인데요. 진관동 북한산 능선 아래에 선림사라는 사찰이 있어요. 그 사찰 바로 아래에 은평구 뉴타운 3지구가 있는데요. 이 지역이 은평구에서 가장 출몰이 잦은 지역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이 있는 지역들이 멧돼지 출몰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은평구도 그 중에 하나인데요. 한 달 평균 몇 건 정도 들어오나요?

고기정:
최근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꾸준히 멧돼지가 출현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가을, 겨울에 출몰이 더 잦습니다. 우리 통계에는 월 10~15회 정도 출동이 있고요. 당장 올 겨울만 하더라도 지난 11월에는 13건의 출동이 있었고요. 이번 달은 벌써 11건의 출동이 있거든요. 결국 우리 은평구는 평균 이틀에 한 건 정도, 그리고 북한산 자락에 있는 종로구, 은평구, 성북구 전체를 합산해서 집계한다면 하루에 한 건 이상 무조건 출동하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앵커:
신고유형이 어떻게 되나요?

고기정: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단순한 신고에서부터, 멧돼지가 자기 생활권역에 침입해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상황도 가끔 있습니다.

앵커:
농작물을 훼손하기도 하나요?

고기정:
네, 멧돼지 밑에는 규모는 작지만 농사를 짓는 분들도 계신데요. 자가 농업을 하고 계시는 분들의 농작물을 훼손한다는 신고도 가끔 들어옵니다.

앵커:
농작물 훼손은 재산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안타깝기는 한데요. 그런데 이걸 어떻게 봐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게, 엊그제 삼척에서 30대가 멧돼지에 물려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어요. 이 정도로 야생 멧돼지가 위험한가요?

고기정:
네, 멧돼지는 야생동물이지만 본래는 공격적인 동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11월부터 1월까지 번식기라든지, 또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4월부터 6월까지는 포유기라고 해서요. 이때는 멧돼지들이 신경이 예민해지고 성질이 난폭해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더욱 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지난 11월에는 경북 군위군에서 50대 여성이 멧돼지에 물려서 사망한 사고도 실제로 있었고요. 또 지난달에 서울 강동구에서도 길을 지나던 20대 여성이 멧돼지에 물리고 치이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앵커:
참 심각한 문제로 볼 수 있는데요. 왜 이렇게 멧돼지들이 도심지역까지 출몰하는 건가요?

고기정:
몇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첫째로 멧돼지는 생태계에서 사람을 제외하고는 상위 포식자가 없습니다. 천적이 없는 거죠. 거기다가 그 상황에서 한 번에 새끼를 5~6마리까지 나을 수 있어서 개체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거죠. 그 다음에 두 번째는 가을 철 등산객들이 멧돼지의 먹이가 되는 도토리라든지 유실수를 채취해서 먹이부족 현상이 벌어지는 거고요. 또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는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기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도심 주택가로 내려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마지막으로는 최근에 도심개발로 인해서 산림지역이 점점 좁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등산인구가 많아져서 멧돼지들의 서식지가 점점 부족해지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개발로 인한 서식지가 줄어들게 되고, 등산객들이 멧돼지들의 먹이를 가져가고, 이런 식으로 멧돼지의 생존공간이 줄기 때문에 자꾸 도심으로 내려오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고기정:
네, 그렇습니다.

앵커:
요즘이 번식기라고 하셨죠?

고기정:
네, 11월부터 1월까지 계속 번식기가 되겠습니다.

앵커:
그래서 짝짓기에 실패한 수컷이 민간에 내려와서 이성을 잃고 날뛰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고기정:
네,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죠. 그런데 전반적으로는 먹이 부족으로 인한 출몰이 아닌가, 이렇게 분석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거 출동하면 어떻게 잡습니까?

고기정:
보통 119 구조대원들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면, 원래 우리 119 구조대원들한테는 멧돼지를 포획하는 전용 장비나 사살하는 장비는 없습니다. 그런 어려움 때문에 항상 저희가 출동할 때 경찰과 함께 출동해서 공조하고 있고요. 포획이 어려워서 사살을 해야 할 경우에는 구청 공원녹지과를 통해서, 서울시 멧돼지출현방재단이라는 민간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 방재단 소속의 전문엽사의 소속을 받아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결국 119 구조대의 기본 역할이라는 것은 멧돼지 출몰 지역에 즉각 출동해서 흥분한 멧돼지로 인해서 위험요소가 발생했을 경우에 그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그 위험범위 내에 있는 인명을 안전하게 벗어나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멧돼지 출몰시에는 어느 단일 기관에서 나가서 단독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고, 구청, 경찰, 소방 등 관련 기관들이 서로 역할 공조를 통해 처리하게 됩니다.

앵커:
포획을 하면 그 멧돼지는 어떻게 되나요?

고기정:
포획되거나 사살된 멧돼지는 구청 공원녹지과에서 수거해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앵커:
도살하는 건가요?

고기정:
살처분하거나 그런 방향으로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연구목적으로도 쓰인다고 하더라고요?

고기정:
네, 일부는 그렇게 나가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멧돼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사실 어떻게 보면 공존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멧돼지가 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든지, 근본적으로 멧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가 되고 있을 것 같은데요. 방법이 있을까요?

고기정:
네, 지금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은 이미 모두에 말씀드린 것에 나와 있는데요. 등산객들이 산행 시에 유실수 같은 것을 채취해가는 것, 그 자체가 불법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 게 잦기 때문에 먹이 부족으로 인해서 민가로 내려와서 인명을 해치고 농작물을 해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그런 점을 염두에 두시고, 되도록 산에 오르셔서 유실수를 채취하는 불법행위들을 자제하시고, 또 살림이 점점 황폐화되고 좁아지고 있기 때문에, 등산객들은 정해진 등산로만 이용하시고, 기타 등산이 금지된 지역은 접근을 안 하셔서, 멧돼지이 사람으로부터 위협을 받지 않는 상황을 조성해주는 것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멧돼지들이 그곳에서 잘 살 수 있도록 먼저 배려해주자, 이런 관점이네요. 만약에 멧돼지를 마주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고기정:
우선 멧돼지와 직접 마주쳤을 경우를 생각한다면, 우선 뛰거나 소리치면 멧돼지가 오히려 놀라서 공격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멧돼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뒷걸음치면서 천천히 벗어나는 게 좋습니다. 절대로 멧돼지의 시야를 벗어나는 돌발행위는 절대로 금해주시고요.

앵커:
서로 눈이 마주쳐야 한다는 거죠?

고기정:
네, 야생동물은 상대가 겁을 먹은 것을 직관적으로 판단하게 되면 무모하게 공격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멧돼지를 보고 크게 놀라거나 달아나는 모습을 보여주면 겁을 먹은 것으로 보고 멧돼지가 달려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하고요. 두 번째로는 멧돼지를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게 아니라, 길을 지나는데 일정한 거리에서 멧돼지를 발견했을 때의 상황인데요. 멧돼지가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신속하게 안전한 장소로 피하시고, 멧돼지를 일부러 위협하거나, 해를 가하기 위해서 행동하거나, 또는 무리하게 멧돼지에게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되겠습니다. 멧돼지는 시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상대에게 공격받거나 놀란 상태라면 크게 움직이는 물체에 저돌적으로 달려와서 큰 피해를 입기 때문에, 주변에 큰 나무라든가 바위 등의 은폐물에 몸을 숨겨야 안전하겠습니다.

앵커:
일단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겠네요. 마주치더라도 천천히 뒷걸음질 쳐서 그 상황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고기정:
그렇습니다. 그렇게 몸을 숨기신 다음에 빨리 119에 신고해서 도움을 청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사실 웬만한 담력이 아니면 힘들 것 같은데요.

고기정:
네, 그렇습니다. 당황하지 마셔야죠.

앵커: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은평소방서 홍보기획팀의 고기정 팀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고기정: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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