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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금요기획]"키워드로 본 한국경제 70년사“-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 허원순 한국경제 논설위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8-14 20:35  | 조회 : 7210 
[금요기획]"키워드로 본 한국경제 70년사“-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 허원순 한국경제 논설위원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 허원순 한국경제 논설위원

◇김윤경> 6.25 당시 맥아더 사령관은 폐허가 된 서울을 보면서 회복하려면 최소한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100년이 아닌 50년 만에 1인당 국민 총소득이 380배로 성장을 했고요. 광복 70주년이 되는 지금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릴 만큼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빠른 성장은 성장통을 동반하기 마련이고요. 양극화 등 지금 전근대적인 모습이라든지 해결해야 될 새로운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는데요. 오늘 3,4부 금요기획은 70주년 광복절을 맞이해서 특별기획 ‘키워드로 본 한국 경제 70년사’를 주제로 준비를 해봤습니다. 두 분 모셨는데요. 계속 제가 뜸을 굉장히 많이 들였죠. 한 분은 학계에서, 한 분은 기자로서 현장에서 오랫동안 우리 경제를 봐오신 분들입니다. 한국 경제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두 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이하 이필상)> 안녕하세요.

◇김윤경> 또 한국경제신문의 허원순 논설위원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하 허원순)> 예. 안녕하십니까.

◇김윤경> 두 분도 인사 나누시죠.

◆이필상> 반갑습니다.

◆허원순> 반갑습니다. 교수님.

◇김윤경> 저는 오늘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두 분이 말씀을 다 잘 해주실 것 같은데요. 시간이 없으니까 바로 본론 들어갈게요. 한국 경제를 그동안 광복 이후의 한국 경제로 해서 70년을 보면 어땠는지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요? 먼저 이필상 교수님께 질문을 드릴게요.

◆이필상> 네. 우리 경제 지난 70년은 눈물의 70년이었고, 감격의 70년이었다. 저는 그렇게 보는데요. 시대별로 보면요. 우선 1945년부터 1960년대 초까지 우리 국민은 가난의 고통과 전쟁의 아픔 속에서 미국 원조로 어렵게 살았습니다. 정말 참담한 눈물의 세월이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요. 그러다가 1960년대에서 80년대에 이르러 우리 경제는 스스로 살 수 있는 경제 개발을 하고, 중화학 수출 산업을 일으켜서 세계 시장을 공략했는데요. 기적의 세월이었다. 그렇게 봅니다. 그리고 1990년대와 2000년대 들어서 우리 경제는 반도체, IT, 한류 등 첨단 산업과 문화 산업을 일으켜서 세계 속에 한국 경제를 우뚝 세웠는데요. 이제는 어느 나라에 가도 선진 국민으로 대우를 받는 감격의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정말 지난 70년 동안 우리 경제 발전은 한 편의 영화 같은 파노라마였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김윤경> 지금 파노라마처럼 말씀을 해주셨어요. 눈물과 감격과 기적. 이런 것들을 얘기해 주셨는데. 허원순 논술위원님은요?

◆허원순> 예. 저는 우선 잘 사는 것은 새삼 얘기할 필요도 없고요. 우리가 자가용 늘어난 것, 고속도로, 공항, 항만, 그리고 가스, 고급 아파트, 외식, 여행, 우거진 숲. 그리고 이런 가뭄에도 끄떡없는 댐과 물, 상수도. 이런 것들은 너무나도 많고요. 이런 것들 외에 시각을 넓혀서 저는 우리나라가 70년 동안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자유를 동시에 이뤘다. 정치적 민주적 자유화와 경제적 발전을 동시에 했다. 그래서 범위를 조금 더 넓히면 우리가 70년 전에 20세기 전반의 그 열강들이 무수한 나라들을 식민지로 잡고 있던 그 시절에서, 식민지에서 벗어나 이렇게 모범적인 국가로 남아 지금 3050, 즉 소득 3만 달러를 눈앞에 보고 인구 5천만. 인구 5천만에 소득 3만 달러 되는 곳이 사실은 6개 나라뿐입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뿐이거든요. 그런데 그 3050클럽에 우리가 일곱 번째로 들어갈 준비가 돼있다. 그래서 저는 정리하자면 20세기 전반의 그 열강의 식민지 된, 조그만 식민지 나라에서 이렇게 식민지 벗어나서 완전히 식민지를 이루었던 나라들 대열에 우리가 들어갔고. 정치 민주화와 경제 민주화를 동시에 이뤘다. 이렇게 큰 틀에서 봤으면 좋겠습니다.

◇김윤경> 두 분 다 결국은 우리가 이뤄온 굉장한 성과에 대한 평가를 긍정적으로 하고 계신 것으로 제가 봐도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맥아더 사령관이 이렇게 호언장담을 하면 안 되죠. 폐허가 된 우리 땅을 보고서 100년 걸릴 것이다. 이렇게 말했는데.

◆허원순> 일반적으로 그런 모습이었으니까요. 옛날엔.

◇김윤경> 그렇죠? 그런데 한국 경제만이 갖는 것이 고성장 자체도. 고속 성장을 압축적으로 해온 것도 우리 경제 특징 중의 하나겠지만, 또 우리 경제만의 특성도 있을 것 같은데. 허원순 논설위원님께 먼저 여쭤볼게요.

◆허원순> 우리 특징을 한 번 보자, 이것이죠? 우리가 결과적으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조금 부연하면, 우리 수치는 많이 나옵니다. 우유 소비량, 전기 소비량, 종이 소비량, 전력 소비량, 맑은 수도 소비량, 이런 것들이 쭉 나오는데. 저는 특징을 세 가지로 우리가 한 번 나눠보겠어요. 첫 번째는 우리가 한국형이라는 새로운 개발과 성장 모델을 만들었다. 우리 한국형. 자세히 얘기하면 길어집니다만. 우리 한국형 우리가 잘 아는 바입니다. 맨손, 그 폐허에서 관료들이 뛰고 기업이 들어와서 성장 모델을 만들었다. 두 번째는 우리의 의식과 경제 발전에 더불어서 현대화를 이루었다. 이 현대화 경제 중요합니다. 어떻게 현대화를 이루느냐. 도시화, 산업화로. 우리 도시화가 지금 92% 정도 나오고요, 산업화는 말할 필요도 없죠. 농업이 지금 7% 미만으로 돼서 산업화가 됐고. 그것도 역시 우리가 주목할 만 한 것이고. 또 우리 경제 세 번째는 아까 말한 우리는 국가 발전, 역사의 발전에서 우리는 진보의 모델을 만들었고, 그 진보의 대열에 우리는 들어갔다. 지금은 약간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갈등할 게 아니라 큰 틀에서. 그래서 정리하면 한국형 성장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굉장한 현대화, 도시화와 산업화를 통해서 현대화를 이룩했다. 그리고 우리는 역사의 진보의 틀에 서있다. 그렇게 우리가 크게 한 번 정리를 해보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김윤경>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그냥 가지고 달리면 되는 길이라고 보시는 것 같아요. 이필상 교수님은요?

◆이필상> 우리나라 경제 발전은 다른 나라 경제 발전에 비해서 두 가지 특징이 있다고 저는 보는데요. 첫 번째 특징은 국민들이 맨 손으로 이룬 경제라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없고요, 자본 축적도 없었습니다. 보유 기술도 없었고요. 오로지 하면 된다, 라는 국민의 의지로 경제 대국을 건설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밤을 새워서 공부를 하고요. 몸을 던져서 일을 했습니다. 기업에는 겁 없이 거대한 중화학공업을 일으키고요. 또 앞을 보는 선견지명으로 반도체와 IT산업 같은 것들을 일으켰거든요. 정말 사람이 이룬 기적의 휴먼 드라마였다. 그렇게 생각이 들고요. 두 번째 특징은 정부 주도의 경제 성장이었다는 겁니다. 정부가 열심히 일해서 잘 살고 싶었던 국민들의 열망에 결국은 불을 붙였다. 저는 그렇게 보는데요. 정부는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청사진을 만들어서 국민을 경제 대국의 길로 이끌었다는 것이죠.

◇김윤경> 그러니까 한 인물도 떠오르고 그러기는 하는데요. 우리가 아시아의 용이다. 이렇게 불린 시기가 언제쯤이었죠?

◆이필상> 우리가 70년대부터 두 자리 성장하고 80년대까지만 해도 아시아의 용, 네 마리 용이라고 계속 했는데. 요즘은 그보다는 덩치가 조금 더 커진 것 같기도 하고. 성장률에서 보면 좀 떨어지기도 하고. 양면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윤경> 그렇죠. 우리가 순위는 올라가고 네 마리 용에서는 빠지고. 이런 것 같기는 해요. 이 교수님께 먼저 질문을 드려볼게요. 그러면 우리 경제가 이 맨손에서 정부 주도기는 하지만, 이렇게 기적에 가까운 성장을 이룬 것은 바탕에는 무엇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이필상> 예. 그 바탕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교육열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땅을 팔고, 집을 팔아서라도 자식 교육을 시키고 유학을 보냈거든요.

◇김윤경> 지금도 그렇죠.

◆이필상> 그 사람들이 결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겁니다. 정말 인적자원 하나로 자본주의의 꽃을 피웠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은 다른 나라에서 굉장히 보기 힘든 일입니다. 또 하나 어떻게 보면 기반이 됐던 것이 엘리트 관료들의 역할이었었는데요. 아주 우수한 사람들이 정부 관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경제 개발 개획을 빈틈없이 만들고, 강력한 추진력을 보였죠. 그래서 황무지에서 경제 대국을 일궈내는 마법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지금 우리나라 관료들이 경제 발전 계획을 만들고 추진한 것은 자본주의 경제 발전의 교과서가 될 정도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김윤경> 그렇죠. 예. 그러면 허원순 논설위원님은요?

◆허원순> 교수님은 금방 엘리트 관료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것을 권위적 관료주의, 사회과학 용어로는 Bureaucracy. 그게 관료는 관료인데 권위적 관료주의라는 용어인데. 사실은 같은 그룹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 부분의 역학이 적어도 우리가 경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첫 번째로 꼽고 싶습니다. 62년부터 경제 개발 5개년, 5년 이런 계획들이. 그게 그 시기에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아까 한국형 모델이라고 얘기했던. 그래서 그 권위적 관료주의, 혹은 테크노 관료주의. 그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아까도 제가 지적했습니다만 경제 성장이 정치 발전으로 가고, 정치 발전이 경제 성장을 이끌어가는 이 선순환 구조가 굉장히 잘 작동했다. 오래. 그런 것도 중요하게 기인했고. 세 번째는 우리가 집중을 잘 했다고 봅니다. 우리가 오늘날 비판하고 반성적으로 보는 재벌 경제력 집중이라 하지만, 그 집중 때문에 이렇게 저는 성장했다고 봅니다. 집중이 높지 않은 전략이었으면 결단코 이렇게 우리 성장 안 됐습니다. 집중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적고 집중이 워낙 크고요. 그 다음에 여담으로 가면 교수님이 뛰어난 교육열이라고 했는데, 하나 더 덧붙이면. 우리 요즘은 반성거리라고 하지만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주의 있잖아요. 저는 그것 굉장히 기여했다고 봅니다. 빨리빨리 주의가 있었기 때문에 밥 먹으면서 일 하러 가는 것이고, 밤잠 설치면서 우리 일했던 겁니다.

◇김윤경> 알겠습니다. 생생경제 3부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특별 금요기획 ‘키워드로 본 한국 경제 70년사’ 4부에서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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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금요기획 4부 이어가겠습니다. 오늘 금요기획은 70주년 광복절 맞이해서 ‘키워드로 본 한국 경제 70년사’ 짚어보고 있습니다. 오늘 이필상 서울대 경영학과 겸임교수님, 한국경제신문의 허원순 논설위원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제가 두 분의 특징을 바로 캐치했는데요. 허원순 논설위원님은 세 가지로 정리를 해주시고, 이 교수님은 두 가지로 정리를 해주시는데요. 저희가 키워드가 너무 많아서 두 가지로 뽑아봤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가 ‘대기업과 재벌’인데요. 이게 사실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성장을 주도해 온 주체이기도 하지만, 많은 병폐를 안고 있기도 한 주체이거든요. 대기업 관련 뉴스는 오늘도 끊이지 않는 게. 최근에 롯데, 사면, 오늘은 이맹희, 이병철 전 삼성 창업주의 장남의 별세. 이런 소식들까지 늘 접하고 있는데. 글쎄요. 대기업의 태동부터 얘기를 해보면 좋겠는데. 어느 분이……. 이필상 교수님께서 해주실까요?

◆이필상> 네. 대기업 태동은 적산기업에서 출발을 하는데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적산기업이 2,700개 정도였었거든요. 그런데 적산기업이 1947년부터 민간에 돌아가게 됐습니다. 그게 우리나라 대기업의 태동이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한화그룹입니다. 김종희 창업주는 자신이 일했던 조선화약공판이란 회사를 불하받아서 한화그룹을 일으키고요. 그 다음에 또 다른 대표적인 예가 SK그룹인데요. 최종건 창업주는 선경직물이라는 회사를 불하받아서 오늘날의 SK그룹을 일으킨 것이죠.

◇김윤경> 그러면 약간의 특혜가 있었다는 부분을 말씀을 해주시는 것인가요?

◆이필상> 불하를 받은 것이니까 그런 것이 있죠. 제가 보기에는 재벌 대기업의 본격적인 태동은 1960년대와 70년대 고속 성장 시대에 나타나는데요. 삼성그룹의 경우 1969년에 삼성전자를 세우면서 오늘날 삼성그룹으로 태어나는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고요. 현대그룹은 1967년에 현대자동차, 1972년에 현대조선, 이 두 회사가 설립되면서 재벌로 부상하게 되죠.

◇김윤경> 알겠습니다. 허원순 위원님.

◆허원순> 저는 교수님하고 조금 다른 포인트에서 보고 싶습니다. 우선 70년 전에 적산기업 가운데서 됐다 하면, 70년 된 기업들 명단을 제가 쭉 봤더니. 물론 말씀하신 대로 한화나 SK의 원천도 있습니다만. 한진, 중외제약, 고려제강, 삼립식품, 고려당, 사실 우리나라 주도하는 대기업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 삼성이라든가 현대라든가 이것은요. 이를테면 70년 전이나 그 때 대기업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조그만, 정주영이라는 젊은 청년이 와서 쌀 지고 매던 사람이 대기업을 키운 겁니다. 그 사이에. 특히 우리가 아까 말한 5개년 계획이라는 게. 이것을 통해서 대기업을 만들고 키운 것이지 무슨 특혜만 본다는 것은 조금 시각이 그렇고요. 우리 사회에 대기업이 다른 어떤 집단보다도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집중화하고 전문화해서 스스로 키워온 것이고.

◇김윤경> 잘 한 것은 분명하죠.

◆허원순> 예. 그래서 그것은 좋다. 정부가 키워온 것 아니냐. 맞습니다. 그러면 정부만 키웠냐. 대기업은 우리 국가 정부를 안 키웠냐. 대기업도 정부를 키워왔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한 쪽으로 보는 것은 조금 그렇고. 어쨌든 우리나라에 경부 고속도로다, 인천공항이다. 그것 전부 대기업이 만든 것이거든요. 사실은. 대기업의 지휘 아래, 지휘라는 표현은 좀 그렇습니다만. 어떤 경영 체제 아래 무수한 협력업체들을 만들어 우리의 모든 의식주, 자동차, 이 편리가 전부 되는 이동통신, 우리 생활 전부 다 대기업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거기까지 온 겁니다.

◇김윤경> 여기까지는 기존의 성과들이잖아요. 허 위원님. 그런데 제가 집중하고 싶은 것은 그 1세대들, 창업주들은 불하를 받아서 시작을 했든, 자기 맨 손으로 시작을 해서 부를 얻었든 간에. 어쨌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왔어요. 그런데 2세, 3세. 지금 3세 승계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데. 그 사람의 자녀라는 이유로 계속 기업을 받고 있는 게 맞나요?

◆허원순> 제가 그 이야기 어찌 안 나오나 했습니다. 그 얘기 나와야죠. 자, 저는 그렇게 봅니다. 우리가 경제 기업을 앞서간 나라들을 보면요. 포드, 도요타, 이런 데 기업이 100년 기업을 가다가 어려워지니까요. 그 2세, 3세, 4세들을 일부러 불러들입니다. 당신의 조부가 그 큰 기업을 세웠는데, 이 기업이 어려우니까 제발 와서 해 달라.

◇김윤경> 도요타는 최근에 그랬죠.

◆허원순> 도요타도 그랬고, 포드도 그랬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자꾸 경영권을 이어간다고 해서, 일부러 간다는 그 측면보다 저 힘든 경영권을 어떻게든 맡아서 하려고 하니 다행이다. 저것을 안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나중에 나는 정말 기업 경영하기 싫다 해서 대주주 집안에서 안 하겠다고 할 경우 골치 아파지고, 책임 있는 경영이 안 이뤄질 수 있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역설적으로 경영이 이어지고 경영이 세습된다는 것에 우리 사회 많은 부분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인데. 그것보다 오히려 맡아서 해주려고 있는 데가 좋다. 안 하게 되면 바로 포드나, 도요타 같은 상황에 억지로 초빙하고 돈 안 받고 해줄. 그런 상황이, 그것까지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김윤경> 오너의 주인 의식 같은 것들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허원순> 그렇습니다. 경영권에 대한 우리가 해석을 좀 광범위하고 넓게, 열린 마음을 갖자. 그런 얘기입니다.

◇김윤경> 이필상 교수님은요?

◆이필상> 기업주의 후손들하고 경영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능력 있으면 하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처럼 아버지가 ‘너 그룹 맡아’ 이런 식으로 세습시킬 것이 아니라, 공개 경쟁을 하라는 거예요. 자기 자식에 국한하지 말고 정말 이 그룹을 잘 끌어갈 사람이 누구냐. 이 나라 경제를 제대로 살릴 사람은 누구냐. 이런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계속 경영을 승계시키라는 것이지, 무조건 후손이라고 안 된다는 것은 아니죠.

◆허원순> 그런데 전세계 어떤 나라에서 기업 경영을 공개적으로 경영하는 데가 있는지 저는 의심스럽습니다. 내부에서 치열하게 경영자를 키우고, 내부 논리에 따라서 경영권을 가는 경우를 우리가 무수히 봤고. 좋습니다. 그러나 경영권을 밖에서 하듯이, 이를테면 역차별 하는 그런 분위기. 저기는 경영자, 창업자의 손자고 아들이니까 오히려 안 된다든가…….

◇김윤경> 아니요. 그런 역차별을 얘기하는 것은 지금 아닌 것 같고요.

◆이필상> 지금 도요타 예를 들으셨는데요. 도요타는 정말 후손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누가 앞으로 끌어가는 게 좋으냐, 라는 차원에서 경영을 승계시키는데. 창업 이후에 11명의 CEO가 있었는데 그 중에 5명이 후손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자손들이 할 수는 있는데 정말 잘 할 수 있는 사람한테는 공개하라는 거예요.

◇김윤경> 제가 그 예를 들어보면 어떨까요? 지금 롯데 이야기도 그렇고요. 롯데 같은 경우에 정말 전근대적인 손가락 경영이 문제였다고 얘기하고요. 또 그 다음에 마카다미아 달라고 해서 땅콩 회항 문제를 일으켰던 그 자녀가 계속 그 그룹을 맡아서 간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허원순> 우선 롯데가 전근대적인 손가락 경영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은 좀. 그게 어떤 것을 근거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에 쉽게 동의가 안 가고. 우리나라 최대 유통기업 중에 포함되는데. 그렇게 우리가 폄하할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고요. 그 다음에 이런 겁니다. 경영권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는 기업 내부에서 잘 아는 겁니다. 조금 범위를 넓히자면 채권단이 관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부실한 기업에. 잘 나가면 채권단이 개입할 필요가 없고요. 그래서 기업 내부와 채권단이 알아서 할 수 있는 문제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그것에 대해서 바깥에서 간섭을 너무 많이 하고 있습니다. 국회도 그렇고. 이번 롯데 사태도 보면 전국에서, 공정위가 나서서 뭐 하겠다, 국세청에 가서 세무조사를 하겠다, 국민연금을 동원하는 것을 여당 방안 내겠다. 그렇게 갑자기 나와서 몰아쳐서 그게 무엇이 될 것이며.

◇김윤경> 이번에 많이들 문제가 드러나니까 이제 와서라도 뭔가 좀 수습하려는 분위기 아닌가요?

◆허원순> 아니죠. 뭔가 문제가 난 것처럼 비춰지니까 그 때 저 놈 죽여라 하니까 와 달라붙어서 하이에나처럼 달라붙은 거죠. 그게 그 기업에 대해서 뭔가 채권을 이행 안 한다든가, 명확한 법 조항을 위반했다. 그것은 당연히 응징하고 규제해야죠.

◇김윤경> 알겠습니다. 이필상 교수님.

◆이필상> 재벌 기업들의 공이나 역할. 인정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경제 현재 문제를 보면 대기업과 관련해서 4대 병폐. 이런 것이 있는데. 족벌 황제 경영을 한다.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 독과점 횡포를 하면서 일감 몰아주기를 한다. 정부 특혜를 집중적으로 받는다. 이런 지적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런 구조 하에서 지금 일자리가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느냐. 국제 경쟁력이 제대로 늘고 있느냐. 성장 잠재력이 계속 증가하고 있느냐. 가계부채가 줄어들고 있느냐. 등등 보면 효율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거예요. 틀림없이 고칠 점이 있다는 겁니다.

◇김윤경> 경영상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으니 뭔가 재벌 경영에 있어서의 문제는 고쳐야 된다.

◆이필상> 잘못된 것은 고쳐야 된다는 것이죠.

◇김윤경>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면 뭐가 있을까요?

◆이필상> 뭐, 가장 큰 문제가 사실은 족벌 경영 체제인데요. 물론 그 후손이 잘 하면 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능력이 없다. 그리고 정말 자의적으로, 사기업처럼 운용한다. 비행기 회항시킨다. 그러면 좀 곤란하다는 거죠.

◆허원순> 우리가 일반적인 범죄 행위와 일반적인 경영 행위를 구별해서 보면 됩니다. 비행기를 돌렸다. 그것은 그대로 범법적인 요인이 있었다면 그것은 해야 하는 것이고요. 예컨대 교수님이 얘기하는 황제 경영. 이런 게 저는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은 강력한 리더십하고 황제 경영과의 선 긋기도 굉장히 애매하고. 또 가족끼리, 족벌끼리 하는 것은 우리 국내만 있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런 것을 저희에게는 좀 냉정하게 보면 될 텐데.

◇김윤경> 냉정하게 본다는 것은 그러면 성과 위주 평가인가요?

◆허원순> 아니죠. 세상의 어떤 나라가 지배 구조, 그 복잡한 지배 구조를 다 공개해라 하고 그것을 가지고 논란하고. 일반인들이 그것을 가지고 왜 그러냐고 질타하고. 그런 데가 어디 있나 싶습니다.

◇김윤경> 그런데 지금 이필상 교수님께서 지적하신 문제 중에 황제 경영이라든지, 이런 것은 주관적인 판단이 있을 수는 있지만. 골목 상권까지 다 가져가게 되는 구조. 독과점 문제. 이런 것은 좀…….

◆허원순> 지금 말한 재벌 기업들이 잘 나가고 있고 이런데 채용을 많이 안 한다. 그것을 우리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 얘기입니다. 그것을 채용과 관계해서 더 채용할 여지를 안 하고 있느냐, 덜 하고 있느냐. 이런 것들이 참 주관적으로 가기가 딱 쉬운 구조다. 그런 대목에 가면.

◇김윤경> 알겠습니다. 이 교수님.

◆이필상> 정말 대기업들이 조금 신경을 써줘야 할 것이. 어떻든 간에 이익을 벌어야 하니까. 기계화, 자동화, 정보화를 굉장히 빨리 추진했거든요. 그런데 그 부작용으로 일자리가 없어요. 지금 대학 졸업생들 거의 절반이 취업이 안 됩니다.

◇김윤경> 학교에서 많이들 보고 계시잖아요.

◆이필상> 그럼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김윤경> 어떤가요?

◆이필상> 우리 미래가 안 보이는 거예요. 그리고 젊은이들이 다 고개를 숙이고 다녀요. 희망이 없어요. 그 사람들 희망이 없다는 얘기는 한국 경제, 이 나라 미래가 희망이 없다는 뜻이거든요. 그에 대해서 고민하고 정말 잘못된 것 없느냐. 일자리 어떻게 하면 만들겠느냐. 어떻게 하면 경제 성장 잠재력을 높이겠느냐. 이런 차원에서 더 노력하고 고칠 것 고치고, 개혁할 것 개혁하라는 것이죠.

◆허원순> 그것은 저도 충분히 동의합니다. 예컨대 청년 일자리. 저도 20대 애 둘이나 키우는 입장이지만. 심각한 걱정인데요. 그러면 청년 일자리가 안 나오는 게 재벌 때문에 그러느냐. 아니면 우리가 규제 많은 행정 때문에 그러는 것이냐. 이게 복잡하게 다양한 문제가 있는 거예요. 우리 사회가. 그리고 우리가 3만 달러에 근접한 고도성장된 사회의 어떤 한계냐. 그 다음에 산업화. 점점 고도화된 것에 대한 어떤 과도기적인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것을 말하자면 재벌 시스템 때문에 그렇다. 몰아간다면 그것은 곤란하다는 얘기죠.

◇김윤경>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죠.

◆이필상> 시스템 때문에 그렇다기 보다는요. 어떻든 간에 우리나라 경제를 대기업들이 주도해가고 있잖아요. 이런 상태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으니까 대기업에 대해서 책임이 일부분 있다는 거죠.

◇김윤경> 알겠습니다. 이 토론의 발언 시간 등을 조절해야 할 것 같아서. 제게 진행의 자리를 주신다면 더 감사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게 감정적인 문제로 접근해서는 절대로 안 되고. 아까 말씀하셨지만 어떤 주관적인 평가라든지, 네가 많이 가졌으니까 내가 배 아파서 너희들 봐야 되겠다. 이런 식의 정서로는 절대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것 같은데. 시간 관계상 다음 키워드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것도 격론이 나올 것 같은 주제인데요. ‘부동산’이요. 강남, 1970년대 강남. <강남 1970>이라는 영화도 있었죠. 드라마에서도 많이 거론이 되고.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양극화의 불씨가 된 게 부동산 때문이 아닐까. 부동산은 불패고, 급등하고, 이런 것들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우리 경제에서 부동산이 갖는 의미. 허 위원님께 먼저 말씀 드릴게요.

◆허원순> 부동산. 불패. 부동산 가지고 양극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우리가 부동산 가격이, 쉽게 말해서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를 하시는 것이죠.

◇김윤경>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허원순> 그런데 절대 아닙니다. 이제 떨어집니다. 떨어지는 것을 우리가 봤고요. 부동산 문제는 이렇게 봐야 합니다. 우리 경제, 우리 사회의 도시화, 산업화에 반영된 결과로 나타나는 겁니다. 도시화가 되면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살아야 하죠. 산업화가 되면 교통이 좋고 이런 땅에 효율적으로 써야 하니까 거기에 땅값이 오르고 하는. 주거, 공공용지, 도로용지 이런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거든요. 우리가 예를 들어 제일 피부로 느끼는 주택 문제 같은 경우는 88올림픽을 지나면서 부동산 때문에 젊은 세대들 실망하고,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88년 지나면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올라간 거예요. 말하자면 우리 국민들이 잘 산 겁니다. 예전에는 단칸방에 5명이 살았는데, 제가 결혼할 때는 15평 정도 작은 아파트를 가지고 시작을 했고. 요즘은 더 큰 데서 하니까요. 쉽게 말해서 경제 수준이 나아지니까 더 나은 공간, 더 많은 공간을 위해 부동산을 쓰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수요가 많아지면서 수준에 맞춰서 그렇게 된 것이고요. 도시화와 산업화의 반영이다. 그렇게 큰 틀에서 보면 전제는 될 겁니다.

◇김윤경> 부동산을 어떤 불씨나 원인으로 보지 않고 그냥 산업과 경제 발전의 결과로 허원순 논설위원님이 봐주셨는데요. 이필상 교수님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이필상>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세 개의 얼굴이 있는데요. 첫 번째 얼굴은 재산 형성 수단입니다. 누구나 우리 국민들 집 갖고 싶어 하죠. 소득 벌면 조그만 집이라도 사고, 또 더 형편이 나아지면 조금 큰 집으로 옮겨가고. 이러면서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르니까 재산도 늘어났다는 거예요. 그래서 부자가 뭐냐, 따지면 비싼 아파트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부자냐.

◇김윤경> 많이 뛰어서 소득이 많이 늘어난 사람.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이필상> 그 다음에 두 번째 얼굴이 뭐냐 하면. 이것이 소득의 양극화를 가져오는 요인이 됐다는 것인데. 정말 소득을 잘 번다. 은행에서 돈을 꿀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부동산 많이 사면서 엄청나게 부자가 됐는데, 그런 것을 제대로 못 한 사람은 정말 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는 것이고요. 너무 아파트값, 땅값이 비싸니까 살래야 살 수도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소득 양극화가 구조화 됐다는 것이고요. 세 번째 얼굴은 부동산이 경제 거품을 일으키는 요인이 됐다는 얘기인데요. 부동산 투기 한 번 일면 너도나도 뛰어듭니다. 일반 국민들도 뛰어들지만 기업들도 많이 뛰어듭니다. 그러니까 기업들은 투자하고 창업해야 하는데 부동산에 뛰어든다. 또 일반국민들은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야 하는데 부동산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 경제가 그냥 거품으로 들뜨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거예요. 그 거품 때문에 우리가 결국 90년대 말에 외환위기까지 겪었습니다만. 어떻든 간에 이런 세 얼굴이 있는데. 좋은 얼굴도 있고, 나쁜 얼굴도 있죠. 어떻든 간에 이 부동산만큼은 이제는 정말 소유를 해서 재산 증식하고 투기 수단. 이런 차원보다는 정말 온 국민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그런 보유보다는 사용 개념으로 이것을 바꿔가면서 경제 발전을 건전하게 만드는.

◆허원순> 제가 보기에 하나 덧붙이고 싶습니다. 부동산이 말하면 저축의 수단이기도 하고요, 거품은 여러 가지 문제인데. 사실은 굉장히 많이 변했습니다. 변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부동산이 예전에는 마치 우리나라 사람만 유독 부동산을 좋아하는 것처럼 말을 많이 해왔습니다. 한국인의 땅에 대한 관심. 그게 왜 그랬겠습니까. 우리가 적어도 60년대 이전까지는 땅에서만 생산을 해왔던 거예요. 우리나라 땅에서. 농업 인구가 많으니까 땅 외에는 생산을 못 했던 겁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상업, 교역, 물건 제품 만들고 팔고, 여기서 부가 많이 나오는데. 그 이전에 전근대, 오로지 땅에 의존해서 수백 년, 수천 년을 살았으니까 땅에 의존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땅에서 경제적 부가 나오는 게 아니라, 아까 말했죠. 70년 우리 경제 성장이 서비스, 제품, 교역. 이런 데서 부가 나오는구나 해서 축이 이동하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은 사실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부동산을 가지고 안 하려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사실은 잘못 투자했다가 깡통 주택이다, 뭐다 해서 바보 된 사람들도 무지 많고요. 그래서 요즘은 제 주변의 젊은 세대를 보면 부동산에 무리하게 투자를 오히려 안 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 외에도 부가 창출될 수단이 너무 많기 때문에.

◇김윤경> 허 위원님께 드리고 싶은 질문은 집이 없는 사람들은 너무 고통스러운 사회예요. 집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빌려서 살지 않아도 되니까.

◆허원순> 그 대목은 이렇게 봐야 합니다. 집이라는 게 우리 의식주, 사람의 생존 방식에 있어서 중요한 지출의 한 항목이 될 겁니다. 본질적으로.

◇김윤경> 그렇죠. 아주 중요하죠.

◆허원순> 우리도 외국에 가거나, 미국 유학이라도 저도 가보면, 전부 렌트 비용을 제일 먼저 계산하고 가잖아요? 그런데 한국의 부동산. 적어도 우리나라 부동산 전체는 아닌데 아파트라는 독특한 형식의 투기 붐이 불면서, 전세라는 제도가 들어가면서 집의 사용 가치에 별로 지불하지 않고, 투기 가치에 되다 보니까 사용 가치를 별로 염두에 안 뒀던 거예요. 최근 집값에 전세난이다, 월세난이다 하는 것은 이제 본질적으로 사용 가치가 이제 계산되기 시작한 거예요. 이 나라에서.

◇김윤경> 바뀌고 있는 단계다.

◆허원순> 사실은 집을 본질적으로 제일 먼저 사용 가치에 대한 페이를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다가, 전세라는 제도에 와서 이제 오르는 게 멈추니까 본질적으로 사용 가치라는 개념이 우리가 사회적으로 학습되니까.

◇김윤경> 알겠습니다. 이 교수님. 이 교수님 같은 경우에도 그렇게 보시나요? 지금 바뀌고 있는 문화는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아직 집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이게 고통스러운 단계에 왜 내가 끼었느냐. 이런 생각이 좀 들거든요.

◆이필상> 지금 젊은 세대들은 집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습니다. 취직이 안 되니까 소득이 없으니까요.

◆허원순> 왜 살 수 없습니까. 서울 사는 사람들 시외로 조금 1시간만 나가면. 나도 시외 사는데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비용이. 집을 사는 비용 1년 벌어서 사기로 했으면 예전에도 다 10년이나. 어떻게 보면…….

◆이필상> 청년들 절반이 실업자인데 어떻게…….

◇김윤경> 이렇게 하면 진행이 안 되기 때문에 제가 발언권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허 위원님 약간 반론을 갖고 계신 것 같고요. 이 교수님께 다시 마이크를 넘겨볼게요.

◆이필상> 지금 문제는 청년들이 옛날에 비해서 부동산에 대한 선호나 이런 것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인데. 그게 청년들 상황이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취업이 안 된다. 그 다음에 소득이 없다. 가계부채가 많다. 정말 나부터라도 내 집 사서 편하게 살고 싶은데, 결혼도 하고 싶은데, 애도 낳고 싶은데 그게 안 된다는 거예요. 이런 차원에서 무조건 이제는 청년들 부동산 관심 없으니까 괜찮다. 이렇게 보기는 어렵다는 거죠.

◇김윤경> 시간이 다 됐습니다. 지금 금요기획 마지막을 해야 될 것 같아요. 갑작스럽게 하기는 하는데. 한국 경제의 너무나 핫한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그렇습니다. 한 마디씩 부탁을 드릴게요. 한 국 경제 70년의 역사는 무엇이다. 정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허원순 논설위원님부터 한국 경제 70년의 역사는

◆허원순> 참 어렵네요. 저는 본질적으로 큰 깊은 의미의 자유주의 시장 경제를 만들어놓은 과정인데. 한 마디로 줄이면 한국 경제 70년은 성장의 새 모델을 만들기였다.

◇김윤경> 예. 이필상 교수님.

◆이필상> 예. 저는 우리 국민의 인간 승리였다. 그런데 기적에는 두 가지 기적이 있는데요. 하나는 살아 온 기적이 있고, 하나는 살아갈 기적이 있는데. 살아온 기적은 좋은데 살아갈 기적, 재벌 개혁, 부자 개혁. 이런 것 해야 합니다.

◇김윤경> 알겠습니다. 오늘 금요기획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감사합니다.

◆이필상> 예. 고맙습니다.

◆허원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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