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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특집 한국 단편소설 시리즈]조물주는 어쩌다 오발탄 인생을 쏘았는가?(7/27 금)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2-07-31 12:52  | 조회 : 3815 
조물주는 어쩌다 오발탄 인생을 쏘았는가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공인회계사에 해당하는 계리사 사무실의 서기로 일하고 있는 철호에게는 홀어머니와 임신한 아내, 어린 딸이 있습니다. 그와 가족들이 사는 해방촌 허름한 판자 집에는 언제부터인가 병든 어머니가 온종일 외치는 소리가 점령했습니다.
“가자! 가자!”
늙고 병든 어머니는 고향으로 가자고 저러시는 겔 겁니다. 이북에서 풍요롭게 살다 해방을 맞아 삼팔선 이남으로 내려온 어머니는 지금 심하게 정신병을 앓고 있습니다. 지금 ‘해방촌’에서 살고 있지만 이 동네 이름에 어머니는 자꾸 고개를 갸웃합니다. 나라를 찾았다면서 집을 잃어버리고 고향을 잃어버린 자신의 처지가 아무래도 요령부득인 모양입니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친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는 이제 재건의 햇살이 비치기 시작합니다. 주인공 철호의 동생은 범생이 같은 형님이 딱하기 짝이 없다고 비웃습니다.
양심대로 산다고? 소박하게 지낸다고? 정직하게 재산을 모은다고?
혼란의 와중에 한몫 단단히 챙기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봐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여동생은 미군을 상대로 매춘까지 하며 오빠의 한 달 봉급을 훌쩍 넘는 수입을 올립니다.
동생들과 달리 주인공 철호는 타락에 물들어가는 세상에 함께 오염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온종일 “가자”라고 외치는 어머니와, 가난에 찌든 아내, 그를 걸핏하면 경찰서로 부르는 동생들. 그는 서서히 지쳐갑니다. 어쩌면 동생들이 옳은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지금 그의 양심대로 살기에 너무 타락해 있지만 어쩌면 그런 타락한 세상이 세상의 본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바로 그때 출산 중이던 아내로부터 날아온 비보. 황망한 마음으로 택시를 탄 그는 절망합니다.
‘그래, 난 네 말대로 아마도 조물주의 오발탄일지도 모른다. 정말 갈 곳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지금 나는 어디건 가긴 가야 한다….’

혼돈의 세상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가장의 서글픈 좌절을 그린, 1959년에 발표한 이범선의 단편소설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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