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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 : 주현정 작가 : 안향주

2011.04.08 (금) 이슈진단 '문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1-04-08 19:05  | 조회 : 3633 

이어서 문화계 이슈를 알아보는 금요일 이슈진단입니다.
오늘부터는 경향신문 박경은 기자가 수고해주시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이번주 미국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지요? 작가 신경숙씨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에서 출간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면서요?
 
- 네. 신경숙씨와 한국 문학계에 올해는 특별한 해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지난 5일, 미국 크노프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되는 그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 영문 제목은 이 초판 10만부를 발행하면서 해외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국내 첫 작품으로 기록됐습니다. 미국에서 출간 된 지 하루만에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 100위권에 진입했고 신간 서적 순위에서는 50위권에 들었습니다. 모든 종류의 책을 포함하는 전체 순위에서 100위에 들었다는 것은 국내 책으로는 처음입니다. 판매부수만 높은 것이 아니라 반응도 뜨겁습니다. 뉴욕타임즈 서평, 오프라 윈프리 추천도서에 오르면서 그 열풍이 더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 때문에 해외작가로는 이례적으로 초판 10만부를 찍어낸데 이어 주문이 밀려서 벌써 3판 인쇄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2. 현지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매체들이 호평을 쏟아냈다고 하는데, 어떤 평가를 내렸나요?

- 외국 문학이 발붙이기 어려운 미국에서 초판 10만부를 찍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성공은 거둔셈입니다.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많은 매체들이 출간 전부터 호평을 쏟아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친밀하며, 너무 아름답고 슬퍼서 잊히지 않을 정도의 여백이 있는 작품”이라고 했고 라이브러리 저널 “올해의 가장 가치있는 베스트셀러가 될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충격적인, 마음에 사무치는, 심리적으로 흥미로운 사실들을 드러낸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뉴욕타임스는 사전 제작하는 일요일 북섹션과 문화섹션에 두번이나 책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3. 왜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고 얻고 있는 거죠?

- 문학계에서는 우선 보편성과 작품성을 꼽고 있습니다. 주제가 현대에서 사라지고 있는 모성적 가치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보편적 정서를 자극했다는 점인데요, 외국 편집자들이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작품 내용은 어느날 시골에서 올라온 엄마가 갑자기 서울 지하철역에서 실종되면서 이야기기 시작됩니다. 엄마의 흔적을 찾아 나서며 엄마의 소중함을 뒤늦게 되돌아보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추리소설같은 긴장감과 가족에게 더 소중한 존재로 다가오는 엄마의 의미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평생 헌신한 엄마의 모습이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인거죠. 아마존닷컴 독자서평에도 heartbreaking, inspiring, gripping 등 감동적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이 올라 있습니다.
 
4. 그동안 한국 문학작품이 꾸준히 번역됐지만, 문학적 지명도나 작품성과는 별개로 대중적 주목은 거의 못받았는데요. 작품성만 갖고 성공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출판사의 힘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15년에 설립된 크노프는 미국에서도 권위있는 문학전문 출판사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14명하고 계약을 맺고 있는데다 퓰리처상 수상자 47명이 이 출판사에서 책을 냈습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태엽감는 새>가 이곳에서 출간되면서 미국시장에 본격 데뷔한 뒤 세계적인 작가가 됐습니다.
 일단 이 작품은 2008년 10월 국내에서 출간된 뒤에 170만부나 판매된 인기 베스트셀러였습니다. 2009년에 이 작품에 대해 판권계약을 한 미국 출판사인 크노프사는 아주 치밀한 준비를 했습니다. 부사장 로빈 데서가 직접 책 편집을 담당했고 지난해부터 번역을 마친 뒤에 완성본 형태의 가제본을 여러차례 만들었고 작가에게 67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미국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계속 문장을 고쳤습니다. 신경숙씨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울림과 여운이 많은 우리말의 의미가 번역을 통해 점점 명확해졌다. 제대로 이해받는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샘플본을 여러차례 만든 뒤에 미국 언론과 주요 서점, 북클럽회원, 작가들에게 배포해 반응을 체크했습니다. 이같은 마케팅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크노츠 측에서도 사전 반응이 좋다는 것을 느꼈고 초판 10만부 발행에 대해 “역대 어떤 해외작가와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난 부수”라면서 성공을 점쳤죠. 무라카미 하루키도 초판 10만부를 찍는 것은 흔한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전에 미국에서 가장 많은 부수가 출간된 한국소설은 지난해 9월 김영하씨의 장편 빛의 제국인데요 6000부 정도가 팔렸습니다.

5. 국내에서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지 않나요? 서점에서도 독자들이 많이 찾을테고요.

- 인터넷 서점 예스24에는 국내도서, 외국도서 일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하고요. 이 책이 국내에서 발간된 것은 2008년 10월인데 이달 초에 다시 순위내에 재진입했고 9일 오늘 현재 국내 도서 전체 베스트셀러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점에서도 출간 당시 인기를 얻었지만 지금 일일 판매량은 그 때보다 더 많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영문판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이 외국도서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국내 도서, 그리고 그 번역서가 동시에 베스트 셀러 정상권에 오른 것은 아마 이 작품이 처음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6. 미국에만 판매되는 건가요? 유럽쪽에 출판된다는 소식은 없습니까?

- 현재 신경숙씨는 뉴욕에 머무르고 있는데 앞으로 전 미국을 돌면서 북투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달 11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시애틀,
필라델피아, 뉴욕, 아이오와시티, 피츠버그, 토론토 등을 방문할 예정이고 5월부터 6월까지 한달간은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프랑스등 유럽 8개국 북투어도 예정돼 있습니다. 현재 <엄마를 부탁해>는 세계 24개국에 판권이 팔려 있는데 각국 언어로 번역되는데 맞춰 북투어 일정이 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7.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한국문화가 묘하게 대비되는 사례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심형래씨의 영화 <라스트 갓파더>는 혹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요?

- 네. 이달 1일 라스트 갓파더는 뉴욕, LA, 시카고, 토론토 등 북미 주요도시 58개 상영관에서 개봉했는데 현지 매체들의 혹평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흥행도 참패수준을 면치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통하지 않는 코미디라는 혹평이 눈에 띕니다.
LA타임즈는 “심형래 감독의 슬랩스틱 코미디는 대부분 어색했다”고 했고 영화평론가들도 “이번 시즌에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중 최악이다”라는 혹평을 했습니다. 인터넷 영화전문사이트 IMDB는 평점 10점 만점에 2.3점 미국 영화리뷰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100점만점에 38점을 받았습니다. 심형래 감독의 전작인 디 워 개봉당시에도 혹평을 가했던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도 이번엔 더 강한 혹평을 가했는데요. 트위터를 통해서 미국 간다고 국내에서 실컷 자랑하고는 미국 교민 밀집 지역에 달랑 50여개 개봉관에서 상영한다면 대국민 사기다 라고 독설을 하면서 인터넷 검색어 상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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