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2:00
  • 진행: 박귀빈 / PD: 이시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실패는 '착륙'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자살 공식, 깨야 산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6-07-07 15:31  | 조회 : 152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6년 7월 7일 (화)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조성돈 대표 /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 대한민국은 OECD 자살률 1위 국가입니다. 자살은 더 이상 누군가의 비극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지금 이 시간 오늘을 홀로 버티면서 괜찮다 하는 말 뒤에 숨어 내일이 두려운 이들을 위해서 편견 없이, 서로가 서로를 살펴보는 사회를 꿈꾸면서 준비한 시간입니다. 삶이 힘든 그대에게 <YTN 라디오>와 ‘한국자살예방협회’가 띄우는 절박한 열 통의 편지 <들어볼래요> 여덟 번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 조성돈 대표 모셨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 조성돈 : 예, 안녕하세요. 

◆ 박귀빈 : <삶이 힘든 그대에게-들어볼래요> 조성돈 대표가 띄우는 여덟 번째 편지 듣고 나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 조성돈 : 한국 사회에서 자살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죽음의 가치관과 죽음의 문화입니다. 사람들은 하나의 실패에서 곧바로 죽음을 생각합니다. 이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롭게 생명의 가치관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돈으로 계산될 수 없는 절대적 가치가 생명임을 이 사회가 함께 공유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 한국 사회가 함께 생명 운동을 펼쳐 나가기를 제안합니다. 

◆ 박귀빈 : 네, 한국 사회가 함께 생명 운동을 펼쳐 나갈 것을 제안한다는 말씀으로 메시지를 마무리해 주셨는데요. ‘생명 운동’ 굉장히 마음에 딱 와닿는 말인데요. 그 전에 먼저 하셨던 말이 뭐냐 하면 ‘자살은 하나의 문화다. 죽음의 문화다’ 이런 표현을 하셨어요. 어떤 이야기인가요? 

◇ 조성돈 : 우리나라에 자살이 많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사망 원인 5위입니다. 암으로 많이 죽고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그다음에 자살인데. 이 밑으로 당뇨병도 있고 간 질환도 있고 여러 가지가 나오고 있어요. 그 사망 원인 5위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병으로 죽는 것도 아니고, 사고로 죽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게 사망 원인 5위라고 이야기하는 거는 이 사회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는 거죠? 제가 통계청에서 나온 통계를 보다가 깜짝 놀랐는데, 이미 알려진 얘기긴 합니다만 10대, 20대, 30대, 40대에서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에요. 23년도에 처음으로 4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로 올라왔고, 그러다 보니까 10대부터 40대까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데. 제가 그 통계를 자세히 보면서 참 놀랐는데 그게 뭐냐 하면 20대 사망자 중에 54%가 자살로 인해서 죽어요. 20대에 누군가 죽었다면 절반 이상은 자살로 인한 죽음이에요. 이건 결코 정상적이라고 생각을 안 해요. 10대 같아도 48%, 거진 절반 되고요. 30대도 44.4%가 자살로 인한 사망자예요. 그런데 40대부터는... 이 10대, 20대, 30대까지 사망자가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우리가 40대 장례는 가끔씩 보잖아요? 40대 사망자 중에 26%가 자살로 인한 사망이에요. 그러니까 40대 장례식을 우리가 간다고 그러면 4건 중에 1건은 자살이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죠. 그리고 50대가 사망 원인 2위가 자살인데 거기도 12.2%예요. 50대 장례는 꽤 가잖아요? 그런데 그때 보면 10건 중에 하나 이상 자살이라는 거죠. 그런데 우리가 쉬쉬하고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낸다고 생각돼요. 우리 가운데 아주 완연해 있다는 것이죠. 원인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 실제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우리 머릿속에 하나의 공식이 있는 것 같아요.

◆ 박귀빈 : 어떤 공식이요? 

◇ 조성돈 : ‘실패하면 나 죽어야 되겠다’는 거죠.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죽어야겠다. 내가 무슨 사업을 하다가 어려워졌다? 죽음을 곧바로 생각하는 이 공식을 깼으면 싶은 거죠. 자살한 사람들을 객관적으로 보면 ‘이걸로 자살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유가족들하고 전에 만났는데 제 마음이 참 가슴이 아팠던 건데, 그 부모님이 저랑 상담을 하는데 아들이 아주 체육 활동 해가지고 튼튼한 애들인데 자살을 했어요. 왜 그런가 살펴봤더니 보이스피싱 당해가지고. 2천만 원 때문에. 아버지가 너무 속상한 거예요. “왜 나한테 얘기를 안 했을까 2천만 원이 뭐라고” 그런데 어느 한 사람은 이러한 실패를 극복보다는 ‘아, 이렇게 실패했다면 죽어야지’라는 공식 같은 거를 갖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나라의 자살이 많은 이유는 이 공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걸 깨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러니까 자살이 이제는 문화가 된 것 같다고 말씀하신 이유는 사람이 어떤 상황 속에서, 뭔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바로 죽음을 생각하는... 공식이라고 표현하셨어요. 하나의 어떤 공식이 만들어지다 보니까 문화까지 돼버렸다 판단을 하시는 건데. 왜 그런 공식이 생겼을까요? 

◇ 조성돈 : 그거는 우리들에게 어떤 단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원래 자살이 그렇게 많은 나라는 아니었어요.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도록 IMF 다음에 자살이 확 늘었습니다. 그 이전까지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10명밖에 안 됐어요. OECD 평균보다 낮았어요. 그런데 IMF 터지면서 98년도에 18%, 거진 2배 가까이 뛰어올랐는데 다시 안정을 찾았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에 치솟아 오르기 시작해가지고 2011년도에 32명이 됐어요. 한 14년 이 사이에 자살이 3배가 확 늘어난 거예요. 그러고 나서 그 이후에 정부에서 자살 예방 이렇게 나서기 시작하니까 한 7년 사이에 20%가 줄어들었어요. 그러니까 너무나도 빨리 올라갔다가 너무나도 빨리 줄어든다는 거죠. 이거는 제가 볼 때는 어떤 우리들의 생각 자체가 변화된 거가 일단 한 가지 있다. IMF를 맞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이건 이유가 아니거든요. 실은 그 이후에 더 높이 올라갔기 때문에. 그건 무슨 얘기냐 하면 경제가 우리 삶을 지배한 거죠. 그리고 그 경쟁 가운데 내가 한 번 낙오되면 회복될 수 없다는 생각들. 그래서 여기서 끝내야 된다라는 생각들 이러한 어떠한 가치관, 공식처럼 자리 잡은 이 부분을 깨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실은 놀라운 것은 ‘예방하자’ 그러면 많이 줄어들어요. 이것도 참 신기하다고 생각되는데, 결국 생각의 전환인 것 같아요. 무슨 특별한 대책이 생겼거나 아니면 특별한 약이 있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가치관의 문제가 순간순간 바뀌는 거에 의해서 자살률이 급히 올라갔다 급히 내려갔다 이러고 있다는 것이죠. 

◆ 박귀빈 : 경제적인 문제든 개인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 누구나 겪을 거지 않습니까? 그건 해외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런데 유독 한국이 OECD 평균 자살률 계속 1위라는 거 아니에요. 왜 그럴까요? 한국은 특히나 왜 더 그런 걸까요? 

◇ 조성돈 : 결국 IMF가 우리들에게 준 결과인 것 같아요. 그때부터 우리 속에 어떤 것이 있었느냐 하면 ‘경제가 아주 제일 중요한 걸로 여겨졌다’는 거죠. 우리 삶이라는 것은 가장 중요한 절대적 가치라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게 생명이잖아요. 생명을 무엇과 바꿀 수는 없잖아요. 그건 절대적 가치예요. 돈이라고 하는 건 상대적 가치거든요. 그런데 IMF가 지나면서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은 건 뭐냐 하면 돈이 절대적 가치가 됐어요. 그리고 생명이 상대적 가치가 됐어요. 절대적 가치인 이 돈이라는 것들이 무너져 내릴 때 우리는 곧바로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되겠죠. 재미있는 통계가 있었는데,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라고 하는 세계적인 이 설문조사 기관에서 잘 사는 나라 17개 나라를 대상으로 해가지고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이렇게 물어봤어요. 당연히 1등이 ‘가정’이었어요. 

◇ 조성돈 : 그다음 ‘동료’도 있고, 여러 가지가 나오고,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그런데 유독 한국 사람만 1위가 ‘돈’이었어요. 

◆ 박귀빈 : 아, 그래요? 

◇ 조성돈 : 저는 이거 상상 못했거든요. 한국 사람들처럼 가정을 중시하는 데가 어디 있어요? 그런데 돈이 1등이었어요. 그런데 더 특이한 건 뭐냐 하면 이 조사에서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객관식으로 나온 게 아니라 그냥 물은 거예요. 마음대로 얘기하게. 다른 나라 사람들은 다 이것도 있고, 이것도 있고 막 얘기를 하더래요. 그런데 한국 사람만 유독 ‘돈’ 그러고 끝났다는 거예요. 그다음 게 없어요. 돈이 완전히 절대적 가치가 된 거죠. 제가 글을 쓰면서 그걸 분석을 했었는데 결론은 가정도 중요하고, 친구도 중요하고, 자기 건강도 다 중요하겠지만 한국 사람들 입장에선 돈이 없으면 가정을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돈이 없으면 내 삶을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아요. 

◆ 박귀빈 : 굉장히 씁쓸하면서 마음이 아프네요. 마음이 아프고요. 그리고 앞서 말씀하셨잖아요. ‘생명은 절대적 가치입니다’. 다른 거에 영향을 받을 수 없는 가치인 거예요. 이거는 이거 하나로 그냥 절대적 가치가 있는 건데 바뀌었다는 거잖아요. 오히려 돈이나 경제적인 게 절대적인 게 되고 생명이 상대적인 게 된 현장에서 대표님은 아마 상담 많이 하실 거예요. 특히 자살을 생각했던 사람 혹은 생각하고 있는 사람 그들이 자살을 생각하는 힘들어하는, 그 가치로 힘들어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분명 경제도 있을 겁니다만 돈 말고도 있을 거 아니에요?

◇ 조성돈 : 그렇죠. 아무래도 정신적인 문제가 큽니다. 

◆ 박귀빈 : 정신적이라는 건 어떤 걸 말씀하시나요?

◇ 조성돈 : 우울증이라든가, 정신적인 병이 있다거나 이런 것들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 박귀빈 : 그런데 그 정신적인 병이나 우울증도 결국은 그거를 만들어낸, 그렇게 된 이유가 있을 거잖아요? 이야기하다 보면 그것도 아시잖아요. 

◇ 조성돈 : 결국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크고요. 그리고 하나 우리가 봐야 될 건 뭐냐 하면 우리나라가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라는 거예요. 이게 지금 답답해요. 

◆ 박귀빈 :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는 거죠?

◇ 조성돈 : 그렇죠. 우리나라에서 자살을 제일 많이 하는 사람들은 누구냐 하면 ‘50대 남자’입니다. 그다음 60대 남자, 40대 남자. 이 사람들이 실은 자살률을 끌고 가고 있다고 볼 수가 있죠. 이 사람들은 결국 경제 문제거든요. 그런데 왜 경제적으로 무너졌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자살로까지 가야 되느냐? 그거는 우리가 이 40~60대 이 남자들의 이해를... 본인도 마찬가지고 ‘누구냐?’라고 물었을 때 결국 연봉하고 경제 문제로만 이해를 했거든요. 내가 누군지 몰라요. 그런데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들은 40대쯤 되면 회사 때려쳐요. 자기 사업해요. 그리고 우리가 다 알다시피 실패하고 망해요. 그러면 내가 50대인데 사업 망해서 빚만 남았어요. 그리고 집에서는 가정생활을 이렇게 살갑게 했던 사람이 아니라 아빠는 그냥 돈 벌어다 주는 사람인데 그 기능을 잃어버렸어요. 그러면 갈 데가 없어요. 

◆ 박귀빈 : 스스로의 가치가 없어졌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거네요. 

◇ 조성돈 :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그리고 50년 더 살아야 돼요. 

◆ 박귀빈 : 그렇죠. 

◇ 조성돈 : 견딜 수가 없는 거예요. 우리가 문제가 뭐냐 하면 우리가 실패하고 그냥 아무것도 없어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이 없어요. 제가 그런 남성들 자살 예방 교육할 때 가끔씩 하는 얘기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들 이륙하는 법만 배웠어요. 비행기로 치면 날아오르는 법만 배웠어요. 그래서 나는 법만 배웠지 착륙하는 법을 안 배웠어요. 착륙하는 법을 안 배우니까 추락하는 거예요. 어느 드라마 보다가 하늘을 나는 초능력을 가진 사람의 애인이 물어보더라고요. 당신 어떻게 나냐고. 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그러면 조인성이 대답을 합니다.

◆ 박귀빈 : 네, 뭐라고 하나요?

◇ 조성돈 : “하늘을 날 수 있는 방법은 먼저 착륙하는 법을 배워야 되는 거야. 착륙할 줄 알아야 내가 두려움이 없이 날 수가 있어” 그러더라고요. 저 상당히 감동받았어요. 

◆ 박귀빈 : 어떤 의미인지 마음에 와닿는 것 같아요.

◇ 조성돈 : 그런데 우리는 내려오는 법을 몰라요. 

◆ 박귀빈 : 그러면 앞서 자살은 하나의 문화다. 그러면서 절대적 가치 생명에 대한 이야기, 이 절대적 가치 생명이 오히려 다른 경제적 돈과 바뀌어 버리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패자부활전이 없는, 한 번 실패하면 다시 기회가 없고 다시 일어날 힘도 없고 이런 게 큰 문제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래서 착륙하는 법이 필요하다, 배워야 된다. 결국 앞서 말씀하신 ‘생명 운동 펼쳐 나가야 된다’고 제안하셨잖아요. 그러면 이 생명 운동이 착륙하는 법을 우리가 서로 알게 하는 그런 운동인 건가요? 

◇ 조성돈 : 그렇죠. 우리가 너무 큰 꿈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이룰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다들 사업하고 해서 부자 될 거라고만 생각을 하지만, 실은 그렇게 해서 성공한 사람은 아주 드물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막 듣다 보면 다 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주식해서 부자 됐다는 사람... 우리 표현으로 하면 간증하시는 분들 상당히 많던데 실제로 그렇게 돈 버는 사람은 별로 없잖아요. 많은 사람은 실패하는데 그건 안 보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를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것 같아요. 제가 전에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살 예방 교육을 시킨 적이 있어요. 중학생들 한 100명 정도 되는 애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줬어요. ‘너무 막 뭐가 되려고 너무 그러지 말고 평범하게 사는 삶도 참 행복한 거야’라는 말을 했는데 그런 말 끝에 제가 그냥 문득 이런 얘기를 했어요. ‘얘들아 너네 엄마 아빠처럼 살아도 괜찮아’. 애들이 너무 놀라는 거예요. 

◆ 박귀빈 : 어떤 부분에서 놀라던가요?

◇ 조성돈 : 그래서 제가 그날 너무 놀랐어요. 정말 100명 되는 애들이 다들 놀라서 날 쳐다보더라고요. 그냥 평범하게 얘기했는데. 생각을 해 보니까 애들의 최소한의 꿈이 ‘엄마 아빠처럼 안 사는 거’예요. 그걸 누가 가르쳤겠어요? 엄마, 아빠가 가르쳤을 거 아니에요 “너는 엄마처럼 살지 마. 멋지게 살아”. 아빠는 아빠대로 그런 얘기를 했을 거 아니에요. 아이들 꿈은 엄마, 아빠처럼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실은 그 정도 살 수 있는 애들이 그렇게 많지 않을 거예요. 우리 세대들이 정말 전 세대보다 못한 삶을 사는 거 아니에요? 경제적으로 취미를 갖거나 삶의 여유를 가지거나...

◆ 박귀빈 : 경쟁도 심해졌고. 

◇ 조성돈 : 그런데 아이들은 엄마, 아빠처럼 그냥 평범한 삶을 사는 게 실패라 생각하는 순간부터 어려움을 당하죠. 제가 정말 청년들이나 젊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게 뭐냐 하면 답이 없어요. 그냥 평범하게 사는 건 실패했다고 생각하니까 벌써 자기는 실패한 거예요. 그런데 그 청소년 아이들의 특징 중에 하나는 뭐냐 하면 워낙에 학교에 왕따 문화나 이런 게 있어가지고, 한 번 실패하면 이게 계속 가는 거예요. 자기가 찍혀서 정말 왕따로 삶을 시작하고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하면 올해 끝나면, 이 반이 흩어지면 내년엔 괜찮겠지가 아니라 계속 이어진다는 걸 알기 때문에, 10대부터 아이들이 나머지 내 삶 90년은 어떻게 살지 걱정하는 거죠.

◆ 박귀빈 : 그러면 대표님이 오래 자살 예방 활동을 해오셨기 때문에, 앞서 ‘답이 없어요’ 이런 표현을 하셨는데. 그럼에도 대표님이 찾은 답이 있으실 것 같아요. 어떤 사례, 내가 정말 생명을 지켜냈던 경험들이 있으실 거잖아요. 그런 것들이 답이 되지 않을까요? 하나만 말씀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 조성돈 : 제가 인생에 답이 없다고 하지만 실은 자살 예방은 답이 있습니다. 아주 쉬워요. 전 자살 예방 아주 쉽다고 생각해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 자살률이 확 올랐다가 확 내려가요. 그 말은 뭐냐 하면 안 죽어도 될 사람들이 많이 죽었단 얘기예요. 죄송한 표현인데 ‘죽어야지’ 그러면 사람들이 막 올라갔다가 ‘살자’ 그러면 다 사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막 3배씩 올라갔다가 20%로 금방 줄고 이러는 거죠.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에서는 자살 예방 정책을 쓰면 잘 먹혀요. 제가 제일 쉽게 생각했던 것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농약 보관함’이라는 게 있어요. 노인 자살률이 높아요. 그래서 농촌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농약 먹고 자살할까 봐 농약 보관함이라는 캐비넷을 제공을 해줘요. 그럼 농약을 거기다 넣고 열쇠로 잠가요. 그럼 열쇠를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이장님한테 맡기던가 아니면 면사무소에 맡겨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자기가 그냥 갖고 있어요. 그래서 ‘저게 먹힐까?’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성공한 사례였습니다.

◆ 박귀빈 : 그렇습니까? 

◇ 조성돈 : 열쇠만 들고 있다가 ‘죽어야지’하고 그거 찾으러 가는 사이에 생각이 바뀐다 이 말이에요. 얼마나 쉬워요.

◆ 박귀빈 :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는 거예요? 

◇ 조성돈 : 정말 다양한 정책들을 쓰면 좋겠어요. 이 정부 들어 가지고 자살 예방 막 얘기를 하니까 올해 들어서, 전년도에 비해서 천 명이 줄었어요. 온 사회가, 온 동네가 사람 살리자고 달려들면 돼요. 그야말로 우리가 코로나 때 온 국민이 힘을 합쳐 가지고 막 극복을 해냈잖아요. 그게 무슨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약이 좋아서가 아니라 온 국민이 힘을 합치니까 된 거잖아요. 

◆ 박귀빈 : 온 국민이 힘을 합쳐서. 앞서 우리 그 자살 문화가 하나의 공식처럼 됐다고 하셨잖아요? 그냥 힘든 순간 다른 갈 길은 보지 않고 그냥 자살로 가는 하나의 공식. 결국은 그 공식을 깨는 것이 자살 예방의 핵심일 거 아닙니까? 그리고 모두 다 달려들면 된다고 하셨는데 정부, 학교, 기업, 지역사회 우리 각각 개개인의 달려드는 방식이 나름대로 있어야 될 거 아니에요? 

◇ 조성돈 : 그거를 정말 다 펼쳐야 된다고 생각해요. 한 동네에서 한 사람을 살리려면요. 그 지역사회 사회복지사, 동사무소 그다음에 교회나 이런 데들도 있고요. 심지어 태권도 도장의 사범님, 야쿠르트 배달하는 사람 전체가 힘을 합쳐야 돼요. 그래야 어떤 사람이 어렵다는 소리가 들어오면 다 함께 달려들어 살려야 되거든요.

◆ 박귀빈 : 만약에 누군가가 자살을 할 것 같아, 얘기를 들었어요. 저도 도와주러 가야 되잖아요. 가서 뭐 하면 돼요? 

◇ 조성돈 : 그 사람 잘 설득해서 지역에 보면 자살예방센터라든가 정신건강복지센터라든가 이런 기관들이 있어요. 거기로 연결을 해 주면 돼요. 그런데 우린 문제가 뭐냐 하면, 아쉬운 게 예를 들어서 당뇨병 걸린 사람은 ‘음식 조심해라’부터 시작해서 약도 먹고, 병원도 가고, 수술도 하고, 인슐린 펌프도 하고 이 단계라는 게 있잖아요? 그런데 자살 예방은 말씀하신 대로 내가 죽고 싶어, 그럼 ‘이 사람 도와줘야 되는데 어딜 가야 되지?’ 생각이 안 나요. 자살예방센터? 무섭잖아요. ‘자살’, ‘정신’ 들어가면 거리낌이 있잖아요. 너무 하드하게 들어가는 거예요. 이 사회에 정말 전반적으로 낮은 단계부터 시작해 가지고 높은 단계까지 다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된다고 봐요. 그래서 동네에 있는 상담소에서부터 시작한다든지 동네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저씨부터 시작한다든지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병원까지 가야 되는데, 우린 대뜸 병원부터 가거든요. 그래서 이런 자살 예방도 보편화가 돼야 될 것 같아요. 

◆ 박귀빈 : 모든 사람들, 각 개인부터 조직, 집단, 정부, 나라까지 다 같이 달려들 수 있는 기반이 쫙 넓게 그냥 펼쳐져 있어야 되네요. 누군가를 도와줘야 되는데 ‘어? 뭐 해야 되지?’ 이런 생각 드는 것 자체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얘기네요. 

◇ 조성돈 : 그렇죠. 모두 다 쉬쉬하거든요. 깨어나야 될 것 같아요. 우리가 자살 그러면 다 남의 일인 줄 알아요. 언제까지? 닥칠 때까지. 나든지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인지. 그런데 실은 국민들 가운데 20%는 죽겠다고 생각을 달고 살아요.

◆ 박귀빈 : 그렇습니까? 

◇ 조성돈 : 품고 살아요. 진짜. 그런데 우리가 다들 모른 척하는 거예요. ‘누가 자살을 해?’ 이거를 갖다가 펼쳐놓고 벽을 깨고 대책을 세워야 된다고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아요. 더 이상 쉬쉬 할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라디오 너무 좋습니다. 

◆ 박귀빈 : 네, 계속 이렇게 자살 예방을 우리 다 같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그 공식을 깨부수는데 계속 저희가 힘이 되고 있는 게 맞나요? 

◇ 조성돈 : 그게 맞는 거죠. ‘내가 죽고 싶어’ 소리를 꺼낼 수 있어야 하거든요.

◆ 박귀빈 : 아, 분위기 자체가?

◇ 조성돈 : 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네라는 상식들이 있으면 서로 도울 수 있고. 내가 죽을 때까지 내가 말을 못한다는 게 문제거든요. 

◆ 박귀빈 : 그런데 저희는 이런 게 있어요. 일반인 같은 경우는 괜히 누군가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면 내가 섣부르게... 오히려 말 실수하거나 잘못했다가 도와주는 게 오히려 더 안 좋게 될까 봐 꺼려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 조성돈 : 맞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야, 나 너무 힘들어. 죽고 싶어’ 그러면 다 도망가요. 어떻게 말해 줄지 모르겠어서.

◆ 박귀빈 : 뭐라고 말해주면 돼요? 한마디만 알려주세요. 

◇ 조성돈 : 실은 “너 지금 죽고 싶니?”라고 말하는 게 맞아요. 물어보아줘야 해요. 그러면 이 사람이 ‘아, 이 사람은 나의 얘기를 들어줄 준비가 됐구나’ 피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생기면 얘기가 시작돼요. 그런데 문제는 이걸 갖다가 붙잡고 있으면 안 돼요. 얘기를 들어주고 하나 약속하는데 나랑 세 번 만나고 그다음에는 어디 기관으로 가든지 아까 얘기했던 그런 곳으로 가든지 진행을 해보자라고 해야 돼요. 

◆ 박귀빈 : 항상 마지막에 제가 이걸 여쭙거든요. 오늘 청취자들이 실천할 수 있는 행동, 오늘 하루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생명 운동, 생명 처방전 여쭤보려고 그랬어요. 

◇ 조성돈 : 사람은 죽고 싶다고 하면서도 살고 싶어요. 아까 제가 ‘농약 보관함’ 얘기도 했었는데, 하나 걸칠 데만 있으면 살아요. 죽어야 되겠다는 사람도 내가 살 수 있는 핑계거리를 찾아요. 그래서 제가 뭐라고 얘기를 하느냐면, ‘고리 걸 데 하나씩 마련해 주자’고 그래요. 죽고 싶은 사람이 생명 고리 하나 탁 걸리는 데가 하나라도 있으면 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거기에 대해서 말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예를 들어서 나 자살 예방 교육 한 번 받아본 적 있는데 나 도와줄 수 있어, 내가 라디오 들어봤더니 이렇게 한다던데? 이런 얘기를 자꾸 하는 거예요. 그게 고리죠. ‘이 사람한테 전화 걸면 이 사람 내 얘기 들어줄 것 같은데?’ 그런 거죠. 죽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지인들한테 전화 한번 걸어보려고 찾아요. 그런데 못 찾아요. 

◆ 박귀빈 : 그러니까 내가 그 고리가 되어 주면 되는 거예요. ‘혹시 지금 죽고 싶니?’ 그리고 귀를 열고 일단 듣고자 하는 마음, 거기서 시작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의 생명 처방전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슬기로운 라디오생활>과 ‘한국자살예방협회’가 함께하는 <삶이 힘든 그대에게–들어볼래요>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 조성돈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성돈 : 예, 감사합니다. 

YTN 라디오 이시은 [sieun080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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