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2:00
  • 진행: 박귀빈 / PD: 이시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자살한 동료들 장례식장서 자주 만나더라" 가수 백지영, 공개 편지 띄웠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6-06-30 15:11  | 조회 : 453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6년 6월 30일 (화)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가수 백지영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 대한민국은 OECD 자살률 1위 국가입니다. 이제 자살은 더 이상 누군가의 비극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데요. 지금 이 시간 오늘을 홀로 버티면서 괜찮다는 말 뒤에 숨어서 내일이 두려운 이들을 위해서 편견 없이 서로가 서로를 살펴보는 사회를 꿈꾸며 준비한 시간입니다. 삶이 힘든 그대에게 와 ‘한국자살예방협회’가 띄우는 절박한 열 통의 편지 <들어볼래요> 일곱 번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가수 백지영 씨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백지영 : 안녕하세요. 

◆ 박귀빈 : 예 오늘 일곱 번째 편지를 전해 주시기 위해서 나오셨는데요. 그럼 먼저 그 편지 듣고 나서 이야기 시작할게요. 

◇ 백지영 : 안녕하세요. 저는 1999년 데뷔한 27년차 가수 백지영입니다. 오늘은 노래가 아니라 선후배분들과 동료들의 정신건강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는데요. 저는 이성미 선배님, 신애라 선배님, 송은이 선배님 외 많은 동료들과 함께 ‘GEM’이라는 모임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이 시작된 이유는 언제부턴가 우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료들의 장례식장에서 너무 자주 만나게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연예인들이 선택한 죽음은 동료들에게도,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로 알려져 왔는데요. 그 이유는 어쩌면 스스로 선택한 죽음, 즉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이유와 그 결과가 알려짐으로 사회에 미치게 되는 영향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연예인들은 직업 특성상 어린 나이부터 확실한 목표가 생기게 되는데요. 현실과의 괴리가 가장 큰 직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차이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자신을 방어하기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런 어려움들은 소위 잘 나가건 못 나가건  대중들의 관심이 있고 없고의 차이이지 당사자에겐 비슷한 데미지를 줍니다. 어린 나이에 분별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는 관심과 더불어 너무나 높은 도덕적 잣대와 대중들의 손가락질, 적극적으로 자신을 대변할 수 없는 상황, 그리고 경쟁 속에서의 불안함. 특히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의 상태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치료를 받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힘든 현실은 당사자를 더욱더 깊은 수렁으로 빠트리게 됩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얻게 되는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데 그리 많은 날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또한 연예인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또 다른 죽음으로의 연결은 많은 통계가 보여주듯이 심각한 사회 문제임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해결은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공감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박귀빈 : 해결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공감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마무리를 하셨는데, 공감이 해결의 시작인 것 같아요. 

◇ 백지영 : 맞아요. 뭔가 이렇게 수치로 보여주는 그런 해결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이렇게 마무리를 했는데요. 사실 저는 이 실적이 보이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마무리를 한 거예요. 

◆ 박귀빈 : 그렇군요. 편지를 듣는데 동료의 장례식장에서 서로를 만나게 되면서 그때 그 자리에서 만나신 분들이 지금 함께 활동을 하시는 거잖아요?

◇ 백지영 : 맞아요. 

◆ 박귀빈 : 일단 그것부터 여쭤보고 싶어요. 어제 나와 이야기하고 함께 웃었던 동료가 어느 날 갑자기 떠났습니다. 그 심적인 마음 상태는 같은 동료로서 나 역시도 트라우마라고 표현할 정도의 감정이 올 것 같아요. 

◇ 백지영 : 저희가 한 3~4년 동안 모임을 하면서 트라우마에 대한 것도 많이 배웠거든요.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정말 말씀대로 며칠 전이 아니고 어제 통화한 친구가 오늘 기사로 스스로 세상을 뒤로 했다고 그런 기사를 접하고, 장례식장에서 만나고 그런 경우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두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레이더를 켜놔요. 어떤 신호를 나한테 보내고 있는지 그런 거를 저희가 잡아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편이에요. 

◆ 박귀빈 : 그러면 그런 신호들을 몇 번 캐치해서 실제로 도움 주고 그러신다는 거네요. 

◇ 백지영 : 네. 그리고 공유도 해요. 아예 모르는 친구, 연락처도 없는 친구더라도 ‘요즘에 조금 위험해 보이지 않니?’ 이렇게 서로 얘기하면서 연락처를 물어보거나 아니면 전화하거나 그런 상황이 있어요. 

◆ 박귀빈 : 앞서 한 3~4년 된 모임을 말씀해 주셨어요 ‘GEM’이라고 하셨는데, 이게 어떤 모임이고 어떻게 처음에 만들어진 거예요? 

◇ 백지영 : 말씀드렸다시피 성미 언니, 에라 언니, 은이 언니, 저 그리고 김기리라는 친구 그리고 문지인, 심태윤 너무 많은 분들이 계시는데. 특히 성미 언니하고는 동료 장례식장에서 만나게 되는 횟수가 점차 늘어난다 생각하면서 ‘그냥 우리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그래서 은이 언니까지 애라 언니까지 함께해 주셔가지고 처음에 그냥 만났어요. 그냥 이렇게 작게 모임을 시작해서 만났다가 채정호 교수님, 백종우 교수님도 전문가로서 아마 의견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함께해 주셨고.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계속 모임을 갖고 트라우마에 대한 거, 자살에 대한 거 그리고 그 외에 감정에 대한 것들 수업하면서 모임 이어나가고 있어요. 

◆ 박귀빈 : 그런 모임에서는 주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나요? 

◇ 백지영 :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전화받는 일들이 조금씩 있었어요. 개개인 얘기를 하다 보니까 ‘아, 너도 그런 전화 받았니? 나도 있었어’ 그러면서 그럼 우리가 이 전화를 그냥 받으면 안 되겠다. 뭔가 알고 받아야 되겠다. 아니면 더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 개인 성격이 있잖아요? 야 너 왜 그러는 거야? 이렇게 받으면 안 되는 거니까 알고 받아야겠다. 그래서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를 교수님들한테 배우기 시작한 게 이 모임의 시작이에요. 

◆ 박귀빈 : 지금 전화 건 친구가 뭔가 힘들어서 전화가 왔어요. 그러면 어떤 말을 가장 먼저 해줘야 되는 거예요?

◇ 백지영 : 일단은 들어주는 게 먼저라고 배웠고요. 그리고 난 다음에 위험 신호들이 몇 개 있어요 뭔가 말이 없어진다거나, 그리고 만남이 줄어든다거나, 전화를 했는데 연락이 잘 안 된다거나. 그리고 자꾸 부정적인 뉘앙스를 준다거나 이랬을 때 직접적으로 물어봐야 된대요. ‘너 혹시 요즘 자살을 생각하고 있니?’ 이렇게 물어봐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몇 개의 저희들이 실행할 수 있는 매뉴얼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걸 바탕으로 전화를 받았죠. 

◆ 박귀빈 : 이 모임 하시면서... 지금 가수 생활 몇 년 하셨죠? 

◇ 백지영 : 제가 27년 차입니다.

◆ 박귀빈 : 30년 가까이 가수 연예인 생활을 하신 거예요. 그런데 앞서 편지에도 쓰셨지만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우리 일반인이 겪는 수준의 스트레스를 훨씬 더 넘어서는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27년간 그 분야에서 일을 하셨단 말이에요. 그럼 스스로도 내 마음을 컨트롤하는, 지금은 그런 활동을 하고 계시니까 스스로한테도 많이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 백지영 : 이 모임이요? 그럼요. 그리고 뭐냐 하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느냐가 아니고 내가 그동안 해왔던 거에서 ‘아, 이거는 바른 방향, 옳은 방향이었고 이거는 잘못된 방향이었구나’를 계속 이렇게 점검하게 되는 게 되게 좋았었어요. 그래야지 앞으로 전화가 오거나 만나게 되는 친구들한테 이렇게 해봤더니 이건 안 좋더라. 이건 좋더라 이렇게 얘기해 줄 수 있었어서 그게 되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 박귀빈 : 우리 일반인들은 연예인을 바라볼 때 굉장히 동경하는 눈빛으로... 너무 멋있어, 얼마나 행복할까. 왜냐하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사랑도 받고 그렇잖아요. 그런 시선으로 바라본단 말이죠.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이면에는 굉장히 힘드신 부분이 있는 거잖아요. 가장 힘들게 하는 게 뭐예요? 그 직업의 특성상.

◇ 백지영 : 이거는 복잡해서 한마디로 하기에는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짧게 말씀드린다면 행복한 거 맞아요.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큰 특혜들도 있고요. 그리고 그걸 누리기도 하죠. 그렇지만 알려지지 않은 연예인이 아닌 다른 직업군에 계신 분들은 잘못했을지라도 혹은 조금 찜찜할지라도 모른 채 넘어가면서 자신을 이렇게 성숙하게 해갈 수 있는 그 과정들이 연예인들한테는 많이 허락되지 않죠. 어떤 실수를 했을 때 자기도 실수한 걸 알지만 교정하고 자기를 성숙하게 만들 수 있는 과정이 대중들한테 확 알려지면서 뺏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스스로 성숙하기가 힘들다. 그런 데서 오는 불안감이나 아니면 두려움 같은 게 굉장히 심하다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박귀빈 : 네, 맞아요. 누구나 사람은 실수를 하고 완벽한 사람이 없잖아요.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도 각자 어떤 분야에서 그 일을 해가면서 실질적으로 그런 실수 많이 합니다. 

◇ 백지영 : 그 실수라는 거의 기준이 되게 중요한데, 범법을 해서 처벌을 받아야 되면 그건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되죠. 그런데 그렇지 않고 아직 이렇게 옳고 그름에 이슈가 있거나 아니면 사실이냐 아니냐에 대한 그런 기로에 있는 사건들조차도 손가락질을 먼저 받게 되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조금 많이 안타깝죠. 

◆ 박귀빈 : 연예인들은 이미지가 되게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내가 하고 있는, 나 혼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내가 만약에 어떤 작품을 하고 있으면 나로 인해서 그 작품에 영향을 줄 거라는 그런 부담감도 있을 것 같아요.

◇ 백지영 : 많죠. 크죠. 

◆ 박귀빈 : 그래서 그 심적 부담감이, 그 압박감이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정도로 어마어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백지영 : 네, 그거는 수치로도 나타내기 힘들고요. 그리고 개개인 간의 데미지의 수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거는 각자 다 다른 것 같아요. 

◆ 박귀빈 : 맞습니다. 요즘에는 조금씩 사회가 변화하고 있잖아요. 예전에는 연예인과 나, 그러니까 연예인이라는 것이 그 사람의 활동이나 이런 것들이 공개되는 게 일단 기본적인 특성이잖아요? 요즘에는 일반인 중에도 인플루언서도 많고 유튜버들도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 부분이 교차점이 있는 것 같아요. 

◇ 백지영 : 생겼어요. 

◆ 박귀빈 : 생겨서, 사실 오늘 나오셔서 해 주시는 이런 말씀이 우리 지금 일반인들이라고 완전히 별개이다 이건 아닌 것 같아요. 

◇ 백지영 : 맞아요. 그리고 요즘에는 SNS도 너무 많이 활발하게 어린아이들도 다 사용하고 쓰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죠. 

◆ 박귀빈 : 맞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이 너무나 보편화되고. 댓글 어디서나 쓸 수 있고. 일반인들도 악플 때문에 힘들어 하거든요. 연예인 분들은 특히나 다 노출이 돼 있어서 너무 힘들 것 같아요.

◇ 백지영 : 그리고 사생활을 어디까지 볼 것인가의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연예인이 원하는 나의 사생활은 여기까지인데 대중들은 그걸 거기까지라고 안 보시는 그런 기준의 차이 그런 것도 굉장히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요인 중에 하나죠. 

◆ 박귀빈 : 그러니까요. 최근에 성시경 씨라든가 홍진경 씨도 악플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더라고요. 그래서 연예인 분들이 건강한 온라인 문화에 대해서 특히 바라시는 점이 있으실 것 같아요. 

◇ 백지영 : 그런데 이거는 없어질 수 없는 것 같기는 해요. 악플은 없앨 수 없어요. 그런데 그 악플의 수준은 어느 정도는 조정이라고 해야 되나요? 분별해서 올려주실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부탁을 드리고 싶은 거는 뭐냐면, 저는 악플러들을 처벌해 본 경험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수위를 제가 어떻게 정했냐면, 저나 제 가족을 공격하는 느낌. 내가 공격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처벌을 했어요. 그런데 그게 저한테는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악플을 남기시는 분들한테는 ‘나보다 더 심한 사람들도 있는데 왜 나를 처벌했어요?’ 이렇게 하실 수도 있는 거잖아요. 오로지 정말 자기를 지키는 선에서 그걸 분별을 하셔야 될 것 같아요. 

◆ 박귀빈 : 그러니까요. 사회적으로 인식이 많이 높아지고 그런다 하더라도 도저히 그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분들이 계세요. 정상적인 상식적인 범위로 들어오지 않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 백지영 : 제 스타일대로 말씀드리면 비상식으로 공격하는 사람들한테는 정말로 상식적으로 접근해야 돼요. 그래서 정말 상식이 뭔지 알려줘야 되거든요. 그거를 두려워하죠. 왜냐하면 내가 이렇게 하면 혹시라도 더 많은 화살이 나한테 돌아오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그런데 사실 일반인 분들은 그 화살이 나한테 돌아올까라는 그런 불안함이 연예인보다는 조금 적으시죠. 

◆ 박귀빈 : 그런데 요즘에는 다 힘들어 하시는 것 같고, 실제 앞서 악플러 처벌도 한 적 있으시다고 했고. 동료들 보면 그런 일 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분들 많고 실제 처벌 악플러를 상대로 고소하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러면 실제로 그 사람들이 처벌을 받을 거 아니에요? 그 처벌받는 수위는 옆에서 보면 어떠세요? 

◇ 백지영 : 이 처벌받는 수위도요 요즘에 되게 이상한 문화가 있는데, ‘나 이거 처벌받았다’고 자랑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정말 비상식적인.

◆ 박귀빈 : 악플 쓰는 사람 중에?

◇ 백지영 : 네. 

◆ 박귀빈 : 마치 뭔가 훈장처럼.

◇ 백지영 : 네. 그래서 이 처벌을 하면서도... 저는 처벌 자체에 되게 큰 의미를 두고 있거든요? 벌금형도 있고요. 그리고 그 외에 권고도 있고 한데, 벌금형이라고 되는 그 ‘형’자가 붙으면 이거는 진짜 처벌인 거예요. 징역형, 벌금형 다 어떤 수위의 문제지 형이거든요. 그래서 그거는 사회적으로 자기 사회 생활을 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셔야 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 박귀빈 :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비상식적인 사람들한테는 그 누구보다 상식적으로 대처하는 게 방법인 것 같다는 말씀이 저도 공감이 돼요. 특히 연예인 분들 어쨌든 굉장히 심적으로 많이 힘듭니다. 실질적으로 스스로가 ‘내가 지금 너무 위험한가’ 라고 느끼실 수도 있잖아요. 그런 분들이 정신건강의학회를 직접 찾아간다거나 병원을 찾아간다거나 이런 게 예전보다 그래도 많이 늘었죠 이제는?

◇ 백지영 : 많이 늘었어요. 많이 늘었고요. 그리고 제가 몸에 어디 뼈가 부러진다거나 상처가 났다거나 그러면 병원을 가잖아요. 그런 것처럼 내 마음에, 내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병원을 가는 건 이상한 게 아니라는 인식들이 지금 굉장히 잘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아요. 

◆ 박귀빈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나요? 

◇ 백지영 : 망설여지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냐면 저는 가수니까, 만약에 아이돌로 얘기를 든다 하면 굉장히 밝은 분위기, 멋있는 분위기의 노래들을 하고 안무를 소화하고 그리고 팬들을 만나잖아요. 내가 지금 어떤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게 그 팀의 이미지 그리고 활동의 영역에서 조금 괴리가 생길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두려워하시는 부분들도 있고. 진짜 말 그대로 알려지기가 꺼려지는 부분들도 있는 거고.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문제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바쁜 것도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알고 나서 ‘내가 치료를 받아야 되나’라고 느꼈을 때는 조금 늦은 감이 있는 경우, 아니면 늦어버린 경우들도 많이 있죠. 

◆ 박귀빈 : 너무 바빠가지고. 사실 연예인분들이 본인의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고백한다거나 이렇게 알리는 것이 우리 일반 사회적인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든다는 데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예를 들어 우울증 고백을 한다거나, 공황장애 고백을 한다거나 이거 연예인분들이 해주셔서 지금 사회적으로 많이 바뀌었어요. 

◇ 백지영 : 그게 되게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자살에 대한 문제도 굉장히 제가 사회적으로 다른 죽음으로의 연결이 큰 문제라고 말씀드린 이유도 일맥상통한 거예요. 긍정적인 부분들도, 좋은 영향이 있지만 내가 지금 당장 죽고 싶은 사람이 그런 영향을 고려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거는 살아 있고 그리고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저희들이 해야 되는 일인 거고. 지금 당장 그런 마음이 나한테 조금이라도 있다거나 지금 이 순간 그런 문제로 인해서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으면 꼭 치료를 받으셔야 된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 박귀빈 : 맞습니다. 요즘에는 진짜 많이 분위기가 바뀌었대요. 

◇ 백지영 : 맞아요. 많이 바뀌었어요. 

◆ 박귀빈 : 진짜 많이 연예인분들이 용기를 내주셔서 사회가 많이 변하는 부분이에요. 저는 자살 부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실제 힘들다. 우리 겉으로 볼 때는 되게 화려하지만 우리 힘든 거 맞고, 우리도 도움이 필요하고 우리도 인간이다 이런 걸 자꾸 조금 표현해 주시면... 일반 현대인들도 사실 그런 말 못 하거든요.

◇ 백지영 : 네.

◆ 박귀빈 : 내가 관계된 인간관계 속에서 물론 규모가 작지만 똑같다고 느껴요. 그런 걸 많이 해 주시면 일반인들에게도 용기를 내는 데 많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해서, 지금 하고 계시는 모임 활동이 있잖아요. 그 부분도 조금 느끼시지 않으세요? 조금 더 범위가 넓어진다고 느끼지 않으세요?

◇ 백지영 : 처음에는 돕고자 시작했던 모임인데요. 사실 저희들이 이 모임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건 ‘나도 도움이 필요하구나’라는 걸 되게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이 모임이 지금 저희 단체 채팅방에 한 100명 초반대 지금 계시거든요? 그분들이 다 매 모임마다 참석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기서 우리가 이렇게 모여 있다는 거, 그래서 이 모임 안에서는 보호받을 수 있고 내 편 들어줄 사람이라는 거에 대한 그런 부분들이 되게 좋은 면인 것 같아요. 

◆ 박귀빈 : 이것도 궁금해요. 연예인분들도 가족들이 있잖아요. 보통 힘들 때 가족이 많이 도움을 주고 합니다. 가족들도 연예인의 생활을 잘 모르시다 보니까 혹시 연예인 가족분들에게도 뭔가 같이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시간도 따로 있고 하세요?

◇ 백지영 : 가족까지는 아직... 

◆ 박귀빈 : 그렇군요. 주변에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람부터 먼저 시작하면 될 것 같고요. 아까도 나도 도움이 필요하구나, 나도 힘들구나 느낀다고 하셨잖아요. 그럴 때 뭐가 제일 힘이 되셨어요?

◇ 백지영 : 머릿속에 약간 이렇게 선명하지 않았었던 나의 감정들 그리고 그랬었던 장면들이 이 모임을 하고 교수님들을 통해서 전문적으로 ‘아, 나랑 비슷한 기억 혹은 느낌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 저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었구나’, ‘그러고 보니까 나도 그런 상황이었네’라고 확인하는 거. 그래서 앞으로 그런 상황이 오면 그때 제 자신을 제가 확실히 분별할 수 있는 거죠. 

◆ 박귀빈 : 확실히 그게 인지가 되는 순간 달라지죠?

◇ 백지영 : 달라져요. 되게 선명해지고 불안함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 박귀빈 : 보통 힘든 사람들은 나를 직시하는 것도 되게 힘들어 하잖아요. 

◇ 백지영 : 즉시하는 거 힘들고요. 그리고 뭐가 있냐면 ‘내가 뭘 잘못했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이 상황이 왜 이렇게 됐을까를 굉장히 객관적으로 인지해야 되는데,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해서 이런 거지? 내가 그때 그 말을 왜 했지? 내가 그때 왜 이렇게 반응했지?라고 자책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 박귀빈 : 그렇군요. 그러면 내가 정말 힘들 때 가장 먼저 취해야 될 행동은 뭐예요? 

◇ 백지영 : 옛날에 제가 힘든 일이 있었을 때 그때 내가 내 마음을 모두 다 털어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한테 얘기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거 맞더라고요. 주변에 믿을 수 있는 선배 동료 혹은 후배를 꼭 찾아서 한 번쯤 얘기해 보시고, 그러고 난 다음에 정말 조금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면 병원 가셔야 돼요. 요즘에 약이 너무 좋아져가지고요. 지금 내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약으로 치료할 수 있거든요. 

◆ 박귀빈 : 맞아요. 아플 때 약 먹어야 되니까.

◇ 백지영 : 약 먹어야 되는 게 맞아요. 

◆ 박귀빈 : 지금 이 방송 듣고 있는 분들 중에서 아픈 마음 숨기고 있는 동료분들 계실 수 있어요. 우리 동료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처방전 있으세요? 

◇ 백지영 : 어디까지 솔직할 것이냐를 먼저 생각하셔야 될 것 같아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 불안함 이런 거를 누구한테 털어놓는 거가 먼저이기는 한데요. 다 털어놓는다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먼저 찾는 게 중요하고 어디까지 자신이 털어놓을 수 있는지 일단은 한 번쯤 생각해 보시고, 그리고 여기까지 털어놔도 좋겠다는 믿음이 드는 사람한테 꼭 얘기해라. 그래서 제가 지금 성미 언니, 에라 언니, 은이 언니 이분들을 제가 딱 앞에다 놓은 이유가 있어요. 이분들이 그러실 수 있는 분들이고 그리고 조금만 마음을 열어놓고 찾아보면 분명히 그만큼 마음을 열고 계시는 분들이 있으시거든요. 그럴 때는 용기를 내주셨으면 하는 부분들도 있죠. 그리고 제가 조금 전에 짚고 넘어가야 될 일인 것 같아서 한 말씀 첨언을 하자면, 약이 좋아져서 약을 먹어야 되죠. 

◇ 백지영 : 무분별한 처방도 요즘에 문제가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도 굉장히 공신력 있게 증명되신 분들을 먼저 찾아가는 게 안전한 방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박귀빈 : 전문의를 찾아가서 정말 상담을 잘 받아줬으면 좋겠고. 그리고 끝으로 연예인들의 정신 건강 바라보는 우리 사회와 대중에게도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것 같아요.

◇ 백지영 : 제가 요즘에 가장 많이... 제가 크리스천이라서 묵상하는 게 뭐가 있냐면 기다림이라는 거거든요. 기다려주는 것.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아요. 조급해하지만 않으면... 대중분들에게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동료 그리고 선후배 연예인 분들은 아직 자신이 어떤 처지에 처해 있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지는, 지금 정말 뜨거운 감자처럼 뉴스를 생산해 내고 계시는 분들이 첫 번째가 될 것 같은데. 그런 분들의 옳고 그름을 내 잣대로 판단해서 뭔가 댓글을 섣부르게 남기시기보다는 어떻게 돼 가는지, 이 사람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한 번쯤은 그냥 참아봐 주시는 거. 한 번쯤은 타이밍 정도는 기다려 봐 주시는 거 부탁드리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 박귀빈 : 지금까지 <슬기로운 라디오생활>과 ‘한국자살예방협회’가 함께하는 삶이 힘든 그대에게 <들어볼래요> 가수 백지영 씨와 함께했습니다. 

◇ 백지영 : 감사합니다. 

YTN 라디오 이시은 [sieun080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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