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 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잠시만요] 은둔형 외톨이에게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8-22 15:25  | 조회 : 1510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2년 8월 21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이은애 씨즈 대표, 오오쿠사 미노루 고립청년지원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은둔형 외톨이에게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요즘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죠. 주문을 하는 짧은 대화조차 하고 싶어 하지 않는데요. 그런 세태의 반영일까요? 카페에서도 휴대전화로 원하는 음료를 주문할 수 있고, 또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것도 전화로 주문할 필요가 없어서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이렇게 다른 사람과 교류하기 힘들어하는 은둔 고립 청년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분들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사단법인 씨즈의 이은애 대표, 그리고 오오쿠사 미노루 고립 청년 지원 팀장입니다. 두 분 반갑습니다. 

◆ 이은애 씨즈 대표(이하 이은애)> 안녕하세요.

◐ 오오쿠사 미노루 고립청년지원팀장(오오쿠사 미노루)> 반갑습니다.

◇ 이성규> 우선 이은애 님은 사단법인 시드의 대표시고, 또 오오쿠사 미노루 씨는 씨즈의 고립 청년 지원 팀장이신데, 이 성함으로 이렇게 보면 뭔가 국적이 좀 다른 분들, 두 분의 조합 같기도 한데. 이 대표님부터 우선 씨즈가 뭐 하는 단체이고, 또 이 두 분 또 어떻게 해서 만났는지 말씀 좀 해주시겠어요?

◆ 이은애> 씨즈는 2010년에 만들어진 청년들을 위한 비영리 조직입니다. 사실 지금 청년 세대는 굉장히 힘들게 선진국가의 저성장기를 살아가고 있는데요. 이런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청년의 시각으로 사실 진단하고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특히나 지속 가능하려면 소셜벤처나 사회적 경제라는 방식으로 청년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조직이고요. 작년부터는 서울시에 청년허브를 위탁 운영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이제 꼭 취창업을 준비하는 청년 외에도 이 팬데믹 이후에 청년들이 겪는 고립에 대한 문제들, 이런 것을 더 주목하면서 사실은 오늘의 은둔 고립 문제, 이 사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오오쿠사 미노루 씨는 어떻게 이런 일을 하시게 됐습니까?

◐ 오오쿠사 미노루> 저는 원래 무대에 관심이 있어서 ‘노리단’이라는 한국의 사회적 기업에서 일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그거를 통해서 인연이 된 일본의 K2 인터내셔널 코리아라는 은둔을 돕는 단체가 한국에 와서 지사를 만든다는 그런 소식을 듣고, 그래서 제가 함께 하게 되는 게 계기였습니다.

◇ 이성규> 그러니까 아까 K2 인터내셔널 코리아, 그 부분을 관여하시다가 문을 닫게 돼서 씨즈에 관심 갖게 되셨나요?

◐ 오오쿠사 미노루> 사실은 씨즈는 은둔 청년, 고립 청년을 도우려고 K2 인터내셔널 코리아랑 같이 협력을 하려고 저희를 찾아오셨거든요. 그런데 그때 아쉽게도 저희가 이제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어서 그러면 같이 합시다, 이렇게 된 것이었습니다.

◇ 이성규> 근데 한국말 잘하시네요. 몇 년 사셨습니까? 

◐ 오오쿠사 미노루> 12년째 살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근데 이제 왜 그 지금 일본 분이 오셨지만, ‘히키코모리’라고 이제 일본에서는 일본만의 특징 같이 많이 알려져 있어요. 근데 한국에도 많이 있죠? 이런 경우. 한국에서는 어떻게 불려요?

◆ 이은애> 한국은 ‘은둔 외톨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은둔 외톨이는 아니지만 장기간 조금 미취업 상태로 고립감을 호소하는 이런 청년들은 고립 청년이다. 그래서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이런 청년 고립 지원 조례도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은둔형 외톨이는 좀 더 심각한 상태, 그리고 뭐 그거로 가는 경로일 수도 있는데요. 고립 청년이라는 용어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 이성규> 고독부 이런 것도 있고 이런데, 다 조금씩은 연관이 되는지 모르겠네요.

◆ 이은애> 그렇죠. 저희도 영국 고독부 관련해서 초대해서 온라인으로 글로벌웨비나도 해봤거든요. 그리고 최근에 확실히 팬데믹 이후로 독일의 공영 방송에서도 나오고, 고립, 고독감, 외로움, 은둔외톨이. 이 부분에 대한 국제적인 연구나 관심이 국가 사회마다 이런 것들이 확실히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이성규> 이제 우리나라에서 오래 사셨으니까 아까 이제 은둔형 외톨이, 또 은둔 고립 청년이라고 부르는데. 어떤 상황이 되어야 은둔 고립 청년이 될까요?

◐ 오오쿠사 미노루> 일단 정의로 보면 일정 기간 이상 집이나 방이나 그런 일정한 곳에 머물면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하지 않는 상태를 은둔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런데 완전히 방에서 안 나가거나 집에서 안 나가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 필요에 따라서 편의점에 가거나 아니면 강아지 산책을 하거나 그런 분들도 계시는데, 주된 그 어려움은 다른 사람들과 연계,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어서 또 어딘가에 소속해서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힘들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 이성규> 근데 아까 기간을 말씀하셨는데 일정 기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은둔 고립 청년이다. 그렇게 불리려면 얼마나 은둔해 있어야 돼요?

◆ 이은애> 일본이 확실히 80년대부터 이게 사회 문제였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최근까지도 6개월 이상의 은둔 생활을 좀 기준으로 하고 있고요. 한국에서는 사실은 군대도 가야 되고 청년기에, 그다음에 3개월 이상 왜 학교를 못 나가면 그냥 유급 처리한다거나 이런 문제 때문에 그렇게 가지 못하고 보통 그래서 한국에서는 한 3개월 이상이면 은둔형 외톨이라고 봐야 되지 않냐라는 좀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습니다. 그래서 조례에서는 그냥 일정 기간 이상 이 정도로 우선 표현을 하고, 이제 한국 안에 통계가 쌓이면 아마 그때는 좀 명시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이성규> 그런 청년들, 은둔 고립 청년들이 숫자가 파악이 좀 되나요?

◆ 이은애> 되죠. 그러니까 추정 조사이기는 해요. 아니면 한 2천 명 정도의 모집단을 놓고 조사했을 때 한국에서는 아마 한 36만 명 정도가 넓은 의미의 은둔 고립 청년일 거다. 그리고 좀 심각한 수준의 은둔형 외톨이는 거의 한 13만 명일 거라고 보고 있어요.

◇ 이성규> 심각하다고 그러면 기간도 길고, 또 소통 기제도 독특하고 그런.

◆ 이은애> 그런 거죠. 그리고 은둔이 좀 장기화될수록 사실은 심신의 건강 문제도 생기고 조금 더 사회 공포증도 커지기 때문에 이제 사회로의 복귀가 훨씬 더 어려워지는. 그래서 기존에 가졌던 사회적인 역량도 좀 손실된 상태라고 볼 수 있죠. 씨즈에서 저희가 한 100명 이상 최근 상담했을 때를 보더라도 평균 기간이 거의 5년 가까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는 이제 조례나 뭐 전문가들이 기준할 때 3개월 6개월인데, 평균적으로 굉장히 장기화되고 있는 문제들. 이런 문제를 좀 볼 수 있습니다.

◇ 이성규> 추세적으로 볼 때에 이게 좀 장기화되고 있습니까? 아니면 이게 또 단타로 끝나고 그렇습니까.

◐ 오오쿠사 미노루> 예전에 통계가 없었기 때문에 추세를 볼 수는 없지만, 제가 한국에서 10년 정도 해 온 제가 느끼는 것으로는 확실히 길어지고 있고, 최근에 저희가 ‘두더지땅굴’이라는 사이트를 열어서 모집을 하고 있는데 10년~20년 은둔하신 분들도 많이 신청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확실히 길어지고 있다. 그리고 또 코로나를 계기로 해서.

◇ 이성규> 저도 열흘 정도 했어요.

◐ 오오쿠사 미노루> 맞아요. 은둔 경험이 없었던 분도 거기서 새롭게 고립되는 경험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 이성규> 근데 이런 여러 가지 이제 연구들이 있겠지만, 은둔이 이렇게 생기는 원인이랄까. 가장 큰 주요 원인은 뭐라고 보세요?

◐ 오오쿠사 미노루> 많은 분들이 사회에서부터 사회로부터 힘든, 그러니까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힘듦을 겪으실 텐데, 그 피해자라고 보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그러니까 개인적 성향이라기보다는 사회 환경이다. 이런 분석이 더 많나요?

◐ 오오쿠사 미노루> 일본의 그런 연구를 보더라도 사회로부터 배제된 사람들이라는 보는 그렇게 보는 시각이 대세적이거든요. 그러니까 경쟁 사회, 능력주의 사회에서 ‘나는 이 사회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나는 그 쓸모없는 사람이다.’ 그렇게 자기에 대해서 인식을 하게 되었고, 그럴 만한 자극을 사회로부터 받은 거죠. 그래서 사회에 나가면 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어서 그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자가 격리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그런데 이 대표님이 보시기에 지금 저런 사회에 의한 격리라는 진단이 많다고 말씀을 미노루씨는 하셨는데, 이 대표님이 보시기에 그런 가정 형편 등등의 영향도 좀 있나요? 어떤가요.

◆ 이은애> 네 있죠. 개인의 기질적인 영향도 있고요. 가정 안에서 좀 부모의 양육 태도, 특히 한국 사회나 일본처럼 굉장히 열심히 일하면 다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성공 신화를 써본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들의 문제거든요. 그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그런 문화와 가치, 또는 약간 심각한 능력주의를 요구하는데, 사실 지금 청년 세대는 그렇게 열심히 일한다고 그래서 모두가 사실은 취업이 되거나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신화를 쓸 수 있는 사실은 시대가 아니잖아요. 

◇ 이성규> 성공에 대한 잣대도 다르고.

◆ 이은애> 그렇죠. 이렇게 이제 변해가는데 부모님이 경험하신 그런 자기 성공의 신화로 조금 자녀분들께 때로는 너무 엄격하시거나, 너무 높은 성공의 잣대, 과거적 잣대를 요구하시거나 또는 방임적인 태도가 있다거나, 아니면 조금 부부 갈등이 심각할 때도 확실히 그 문제를 이제 문제화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거는 미노루 님 제기하셨듯이, 사실 지금 청년의 고용 불안을 야기하는 이런 좀 정치, 경제, 사회적인 영향, 이게 분명히 기저에 깔려 있다라는, 그래서 좀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이성규> 사실은 아까 그 세대 말씀하셨는데 제가 어릴 때 클 때는 우리나라는 분명히 개발도상국이었거든요. 그때 DNA가 형성이 된 사고체계하고 지금 막 태어나고 막 파릇파릇 커가는 이 세대하고 많이 다를 것 같아요.

◆ 이은애> 다르죠. 이 친구들은 태어날 때부터 우리나라가 OECD 가입국가였어요. 선진국이었고, 그 다음에 절대 빈곤이 해소된 상태에서 태어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인 빈곤과 격차가 사실은 이 친구들의 어떤 삶을 평가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잣대고요. 그것이 아마 굉장한 어려움으로 이제 작동한다고 봐서요. 은둔과 고립의 문제는 한국이나 일본뿐만 아니라 호주 홍콩, 영국, 이탈리아 같은 데도 사실 은둔 외톨이 학회가 만들어져서 운영이 되고 있거든요.  확실히 국민소득 2만 5천 불 이상 되는 선진국가형 사회 문제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으로서 고민해야 되는 중요한 문제다. 이렇게 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이성규> 아까 이제 사회 문제라고 보셨잖아요. 일본의 경우를 보면 그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있은 이후에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고 그러네요? 그래서 은둔하고 있어서 그런지 문제의 심각함도 못 느끼고, 또 사회적인 어떤 큰 사건과 은둔과 사회적 관심. 이걸 좀 한번 잘 설명해 주시겠어요?

◐ 오오쿠사 미노루> 사람들이 사실은 전혀 일본에서는 잘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은둔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디서 뭐 하고 있는지를 전혀 몰라서 그래서 일부에서 정신과 선생님이라든가 심리상담사 중에서 ‘이런 분들이 있어서 기존에 우울증이나 그런 질환이랑 좀 다른 것 같아. 원인을 모르는데 은둔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가 되어서 그거를 사회의 이슈화하기 위해서 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거를 잘 문제 제기를 하는 곳에 잘 이용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가 있으니까 우리가 사회적으로 다뤄야 돼.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데 그게 역효과로 그런 사람들이 무섭다라는 그런 사회 인식이 약간 왜곡해서 전달된 부분이 일본에서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한국에서도 그런 은둔형 외톨이가 마치 범죄 예비군처럼 인식되어 있는 부분도 있는데, 실제로는 은둔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하고의 접촉을 피하기 피하고 있기 때문에 범죄율이 아주 낮은 집단이거든요. 그래서 위험성은 사실은 거의 없고. 근데 만약에 그런 사회로 위한 분노가 생긴다면 사회로부터 오히려 공격을 받았었던 그런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일본에서는 어떡하면 이제 그 사람들을 포섭을 하느냐. 포섭이라는 것은 함께 하느냐는 이론이 되어 있고, 그러니까 지금까지 배제되어 있었던 만큼 은둔형 외톨이 사람들하고 함께 사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야 되느냐를 국가적으로 정책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 이성규> 네.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은둔 고립 청년들을 돕는 사단법인 씨즈에 이은애 대표, 그리고 씨즈에 고립청년 지원팀장 미노루 씨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 이때쯤 노래 한 곡 듣거든요. 두 분 중에 어떤 분이 노래 하나 소개해 주시겠어요?

◐ 오오쿠사 미노루> 저희가 자조 모임을 운영하는데요. 어제도 저희가 자조 모임 청년들하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분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각자 소개를 했는데 그중에서 볼빨간사춘기라는 그룹의 ‘나의 사춘기에게’라는 노래가 너무 좋다. 와닿는다. 이런 얘기를 해줘서 좋죠. 그래서 그 노래 듣고 싶습니다.

◇ 이성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은애 대표와 미노루 팀장께서 소개해 주신 볼빨간사춘기의 ‘나의 사춘기에게’ 듣고 오겠습니다. 볼빨간사춘기의 ‘나의 사춘기에게’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은둔 고립 청년들을 돕고 있는 이은애, 그리고 오오쿠사 미노루 씨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이은애 대표님, 씨즌은 이제 청년 벤처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일을 해왔는데, 특별히 은둔 고립 청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게 지금 벤처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은데. 어때요?

◆ 이은애> 저희가 2010년부터 청년들의 벤처 중에서도 특히 소셜벤처, 사회적 기업과 유사한 이런 조직으로 많이 지원을 했습니다. 청년세대가 일해야 되는 노동시장이 워낙 급변하고 있었고, 산업, 기술 많은 것들이 그리고 특히 고용 없는 성장이라고 하죠. 큰 기업들 안에서 청년들의 고용이 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청년 세대가 새롭게 이제 사회 문제도 해결하면서 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소셜 벤처를 많이 육성하자 라는 일을 쭉 10년 넘게 해왔는데요. 결정적으로 은둔고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거는 확실히 팬데믹 이후입니다. 팬데믹 이후에 많은 시민들의 사실 우울감 증가라든가 이런 것들을 ‘코로나 블루’라고 이제 새로운 신조어도 나올 정도로 심각해졌는데. 청년들은 사실 한국 사회에서 이 팬데믹 상황에서 5060세대의 소상공인들이 망하면 그분들이 폐업이나 휴업 상태에서 그 알바 일자리를 채웠던 게 바로 2030 청년들이었거든요. 청년들이 알바 소득조차 없어졌는데 대부분의 삶의 거처는 서울이나 경기 같은 대도시에 1인 가구로 올라와서 정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형편이었던 거예요. 그 상태에서 이제 일거리가 없으니까 홀로 내 방에 갇히는 고립 청년서부터 이제 부모님 가정 안에 내 방 속에 이제 은둔해 들어가는 청년까지가 이제 늘어나는 것을 봤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과연 잠시 이렇게 나타났다 끝낼 문제인가. 여러 선진국들의 사례를 봤을 때 장기화되고 이게 하나의 사회 문제로 누적되는 것이 개인에게도 사회적으로도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을 봤기 때문에 이런 청년들, 저활력 청년들에 대한 좀 도전의 기회를 만드는 일을 이제 씨즈가 같이 해보자 라고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 이성규> 아까 미노루 팀장님께서 K2 인터내셔널을 말씀을 하셨잖아요. 일본과 연계해서 사업을 해오셨는데, 근데 원래 무대에 관심이 있던 분이 어떻게 이 쪽에 관심을 갖게 되셨어요?

◐ 오오쿠사 미노루> 제가 무대에서 일했었던 것은 나를 바꾸고 싶어서 고등학교 때 시작한 것이었거든요. 저도 굉장히 자존감이 낮았고, 중학교 고등학교 되게 불안했거든요. 그래서 연극을 하면 무대에서 일하는 것으로 사람이 바뀐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리고 그 무대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더라고요. 그것을 제가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노리단에서 일을 하면서 학교 밖 청소년들이 폐자재를 가지고 악기를 만들어서 빛나는 모습을 보고, ‘이것이 너무 멋지다.’ 그렇게 느끼면서 그리고 그 노리단을 일본에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한국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아주 빛나고 굉장히 활력 있고 그런 모습을 일본의 청소년 청소년들에게도 경험하게끔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많은 일본의 사회적 기업가 분들하고 만나서 얘기를 했더니, 그중에서 K2 대표님만이 ‘재밌을 것 같아. 이거는 은둔 청년들에게 딱이다. 같이 합시다.’ 이렇게 얘기해준 거였거든요. 그렇게 해서 인연이 되어서 제가 이 씨즈에 들어오게 된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근데 아까 이은애 대표님이 이런저런 은둔 고립 청년들을 위해서 사업을 하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조금 그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 하시는지 설명 좀 해주세요.

◆ 이은애> 우선 첫 번째로 제일 대표적인 사업은 두더지땅굴이라는 은둔고립 청년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이제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고 사실 IT 기술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잘 쓰일 수 있거든요. 기존에 활동하시던 은둔고립 관련한 작은 단체들이 몇 곳 있었는데 보니까 다 작은 공동주거 집을 만들어서 거기서 한 연간 20~30명의 청년들이 모여서 공동 주거하면서 활동하는 이런 식의 이제 활동을 주로 해오셨어요. 근데 모두에 말씀드렸지만 36만 명 이상이 되는 은둔 고립 청년들이 사실 다 같이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서로의 경험을 좀 나누고 위로하고, 그다음에 어떻게 하면 잘 은둔을 탈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또 정보도 주고받고. 또 저희가 전문가들과 연계해서 도움 드릴 수 있는 창구로서 이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요. 그에 따른 또 두 번째로는 여러 가지의 자조 모임이라든가 이런 걸 통해서 좀 나중에 세대 간에도 서로 돌보는 하나의 서클, 공동체, 이런 게 이 안에서 좀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험들을 또한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근데 미노루 팀장님이 생각하기에는 원래 은둔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 그 광장으로 나와서 은둔하는 사람들한테 무슨 얘기를 해주는 걸 멘토라고 할 수 있을지. 어떠세요? 그런 경우도 좀 있나요?

◐ 오오쿠사 미노루> 사실은 일본에서도 당사자가 나와서 그렇게 멘토가 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데, 한국에서도 용기 있게 자신이 은둔형 외톨이 경험을 오랫동안 경험을 했지만 지원을 받아서 이제 내가 괜찮아졌으니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최근 3년 동안 ‘은둔 고수’라는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서, 은둔 고수 양성을 받은 청년들은 그 은둔 기간을 스펙으로 삼아서 활동을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10년 은둔했었던 사람은 10년에 은둔 스펙이 있다. 그만큼 다른 은둔 천년들을 잘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고, 그리고 큰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그 존재 자체가 엄청난 사회의 등대이자 그 빛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저희는 보는 겁니다. 

◇ 이성규> 근데 이 대표님이 보시기에 옆에 그 가까이에 은둔하는 분들이 계시다. 또 나도 좀 약간 그러고 싶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되죠?

◆ 이은애> 우선은 저희 두더지땅굴을 포함해서 서울시나 몇 개 광주시 등 지자체에서도 이런 은둔고립인 분들을 위한 상담 창구를 운영을 하거든요. 이런 데 문을 두드리셔서 그러면 저희가 자가 진단할 수 있는 테스트도 쉽게 이제 운영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 심리적 상황이라든가. ‘내가 정말 은둔이 좀 심각한 상태인가?’ 이거를 자기 진단도 해보시고, 좀 저희랑 전문적인 상담도 한번 받아보시고. 자기 나름의 탈출 경로도 좀 설계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꼭 연락을 주시고요. 혼자 계속 은둔이 길어지다 보면 사실 희망을 잃어버렸다라고 판단을 하시고 조금 극단적인 생각을 하시는 경우도 많이 있으세요. 절대 혼자서 너무 빠르게 모든 걸 포기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여러분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좀 문을 두드려주시기를 꼭 요청드립니다.

◇ 이성규> 아마 이 방송 듣는 부모님들 중에 아이가 갑자기 방에서 안 나온다. 뭐 이런 걱정이 있는 분이 혹시 계실 거라는 가정 하에 한 말씀만 해 보시죠.

◆ 이은애> 부모님 사실 지금 은둔 고립의 문제는 지금 청년들에게는 약간 보편적으로 겪는 문제를 조금 더 심하게 여러분의 자녀분이 앓고 있는 겁니다. 대신에 여러분 자녀에게 ‘너 왜 이거밖에 안 돼’라고 말씀하시지 말고요. ‘미안하다. 우리는 한국 사회가 한참 경제 발전기에 정말 너무 많은 성공을 경험하면서 굉장히 자부심 넘치는 청년기, 그리고 지금까지를 살아냈는데. 너희가 살아가는 세상이 너무 바뀌었구나.’ ‘그래서 나처럼 살라고 내가 더 이상 요구하지 않을게. 네가 행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한국 사회는 이미 실험이 일어나고 있고, 그런 일자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부모 세대와 같은 성공, 그것만을 요구하지 않을 테니 좀 문 밖으로 나와 보자. 그런 기회를 우리 같이 찾아보자.’ 이렇게 말 걸기를 좀 시작하시면 어떨까 싶어요.

◇ 이성규> 아까 은둔해 본 것도 스펙이라고 미노루 팀장 말씀하셨잖아요. 지금 이 스펙을 쌓고 있는데 이게 스펙인지 스펙이 아닌지도 모를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아요. 이분들한테도 또 한 말씀 하실 수 있는 것이 있겠죠?

◐ 오오쿠사 미노루> 한창 은둔 안에 있을 때는 세상에 나만 이러는 것 같고, 아무 쓸모가 없는 것 같고, 밖에 나가면 나만 탓하고, 이 세상에 내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너무 늦었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안 늦었어요. 제가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건 스물아홉이었고요. 제가 결혼한 게 마흔 둘입니다. 근데 지금 아주 행복합니다. 늦게 시작해도 정말 괜찮고 그리고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잖아요. 열심히 노력을 해왔잖아요. 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이성규> 근데 그럼 결국은 아까 사회 문제 쪽으로 이제 해법을 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우리 사회가 은둔하고 계신 분들에게 다가가서 뭔가를 하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 이은애> 일단 너무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이 능력주의, 사실 이것을 좀 타파하자라는 하나의 정말 국민적 캠페인이 저는 필요하다고 봐요. 그리고 행복이라는 척도로 이제 이 선진 사회를 살아가야 되잖아요. 그랬을 때 과연 돈, 아니면 어떤 지위를 중심으로 사람의 어떤 성공을 평가하는 그 기준이 한국 사회에 반복돼야 할까? 확실히 개인적인 결단들은 내려지기 시작했다라고 보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좀 시민의 행복을 지향하는 하나의 이제 정치 집단도 나와야 되겠고요. 그 다음에 시민들의 어떤 결단도 필요하다라고 봅니다. 그리고 아주 구체적으로는 이런 은둔고립 문제에 좀 지역사회 안에서 공공뿐만 아니라 좀 이웃들의 관심이 전 필요하다라고 봐요. 일본 안에서 그래도 이 히키코모리 문제를 해결하는데 지역사회가 관심을 갖게 된 건 일본은 저희보다 한 집에서 오래 사시잖아요. 정주성도 높고, 지역사회 안에서 노인도 돌보고, 장애인도 돌보고, 은둔인 청년들도 돌보는. 사실 이게 가능한데 한국도 좀 이웃 간에 서로 돌봄이 가능한 이런 변화들을 같이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 이성규> 소박하게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께서 은둔 청소년들을 좀 돕고 싶다. 그런 분들이 계실 때는 어떻게 하면 돼요?

◆ 이은애> 씨즈로 연락 주시고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재능 기부 형태로 이런 청년들과 어울리는 작은 시간들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꽃을 좋아하고, 고양이, 강아지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것 우리 은둔 청년들하고 작은 취향 공동체 같은 거 만들어서 그래서 그 관계 속에서 좀 안심하고 사회로 나올 수 있는 디딤돌이 돼 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많은 참여, 씨즈가 중계하겠습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씨즈의 이은애 대표님, 그리고 오오쿠사 미노루 고립 청년 지원 팀장님. 두 분 오늘 나와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이은애> 감사합니다.

◐ 오오쿠사 미노루>감사합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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