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 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잠시만요] "드라마'우영우' 에피소드 쓴 변호사, 왜 우영우에 열광하냐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8-08 15:57  | 조회 : 1319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날짜 : 202287(일요일)

진행 : 이성규 교수

대담 : 조우성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드라마'우영우' 에피소드 쓴 변호사, 왜 우영우에 열광하냐면..."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거칠어도 내 편 하나, 누가 뭐래도 나를 믿어줄 사람 하나 있어서 우리가 험한 세상을 살아갈 힘이 있죠. 심지어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사람이라도 어쨌든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그런 마음이겠죠. 그렇게 사람 편에 서서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분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법무법인 머스트노우의 조우성 변호사입니다. 조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조우성 변호사(이하 조우성)>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성규> 청취자 여러분들께 한번 자기소개 겸 인사해 주시죠.

 

조우성> 저는 올해로 한 26년째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는 조우성 변호사고요. 1997년부터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가 그 뒤에 한 2013년 정도에 제가 독립해서 조그마한 사무실을 후배 변호사들과 운영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일반 변호사 업무도 하면서 원래 동양 고전이나 협상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쪽에 책도 몇 권 썼고 또 대중 강연도 많이 하고 있고 그러고 있습니다.

 

이성규> YTN 라디오도 출연하신 적이 많죠?

 

조우성> 예전에 한 1년 정도 어떤 프로그램에서 조변보감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프로그램이었는데 고전에 대한 말씀을 드리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이성규> 참 취미가 아주 다채로우면서도 은은하고 그러네요.

 

조우성>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성규> 변호사로 26년째라고 그러시는데 원래 변호만 하셨습니까?

 

조우성> 보통 이제 변호사가 되시는 분들은 바로 변호사를 하시는 분도 계시고 그다음에 법원이나 검찰에 계시다가 변호사 하시는 분도 계신데, 저는 바로 변호사가 되었고요. 사실 저희 아버님이나 할아버님이 다 시골 분들이다 보니, 저희 때는 또 그랬지만 검사를 해야 된다.’ 어떤 검사에 대한 그런 꿈이 되게 크셨고, 저도 그래도 남자가 검사를 해야 되지 않는가,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시험에 합격하고 저희들은 인턴 과정을 거칩니다. 법원에서 한 6개월 검찰에서 4개월. 검찰에서 4개월 정도 인턴을 하면서 이건 내 길이 아닌 개야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가 이제 그때 지금은 로펌이라는 것이 꽤나 일반화 되어 있는데 제가 그때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게 된 94~5년만 하더라도 로펌이라는 말이 일반적이지 않았거든요. 그때 이제 로펌의 인턴을 하면서 역시 내 적성은 이런 검찰보다는 비즈니스 관련 법률을 다루는 로펌이 맞겠구나 싶어서 방향을 전환했죠.

 

이성규> 네 그래서 부모님은 약간 실망하셨겠네요.

 

조우성> 실망하셨지만 제가 좀 설득을 드렸죠.

 

이성규> 그런데 또 변호를 오랫동안 하시다 보면, 변호가 필요한 분들을 이렇게 만나게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분에 대한 어떤 믿음이나 또 이런 신뢰, 이런 부분들이 있어야 번호도 더 잘 되고 그런 건가요? 어떤 거예요.

 

조우성> 아무래도 그렇죠. 그러니까 어떤 사건을 제가 한 40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더 마음이 가는 그런 사건이 있고, ‘이건 진짜 반드시 이겨야만 돼라는 그런 사명감을 주는 그런 사건들도 있어요. 그런데 잘 아시겠지만 아무리 죄를 지어도 누군가는 그 사람을 변호해야 될 역할을 한단 말이죠. 그러니까 검사는 그 사람을 처벌하는 역할을 하고, 변호사는 그래도 변호하는 역할을 하고, 판사는 종합적인 걸 판단해서 판결을 내리지 않습니까? 각자의 역할에 따른 어떤 일을 해야 되는데. 예를 들어서 변호사가 검사 역할을 할 수는 없는 것이고, 검사가 변호사 역할을 한다고 해도 그건 뭔가 말이 안 맞는 거거든요. 그래서 변호사이기 때문에 주어진 사건을 최선을 다하지만, 이 사람이 정말 억울하고 정말 무죄라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이고, 그런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 사람에 대한 이런 정상 참작 부분에 얘기를 해야 되겠다고 하면 역시 직업적인 최선을 다해야 되겠죠.

 

이성규> 또 지난달에 아까 잠깐 이런저런 취미 말씀을 하셨는데,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라는 제목으로 책 두 권을 내셨더라고요. 근데 그 바쁜 중에 이렇게 책도 내시고 이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책 얘기 좀 해주시겠어요?

 

조우성> 네 보통 저뿐만이 아니고 많은 다양한 일을 하시는 분들은 자기 일과는 무관하게 취미 생활을 갖는다고 그러시거든요. 그런 취미 생활을 통해서 또 어떤 스트레스도 풀고, 제가 이제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아주 힘든 것도 반드시 이겨야 될 사건을 한 두 건, 세 건 정도를 연속으로 지는 일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승부의 세계를 사는 사람들인데, 그래서 이기고 지고 하는 것은 뭐 병가지상사다, 그렇게 말은 하지만 정말 꼭 이기고 싶은 사건에 한 두 건, 세 건이 연속해서 지게 되면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내가 변호사 맞나또는 내가 변호사로서 자질이 있나?’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면서 상당히 좀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느 한두 사건 때문에 흔들리게 되면 다른 사건들의 영향을 받거든요. 제가 술을 먹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골프도 잘 안 치고. 제가 이제 마냥 책 보고 글 쓰고 하는 건데 그때 저를 다 잡기 위해서 야 그동안 조우성이 너 예전에 그래도 일 잘했잖아. 그리고 정말 네가 힘들게 해서 이겼던 일도 있잖아. 그런 거 한번 써볼래?’ 그래가지고 이제 어떻게 보면 스스로에 대한 치유 차원에서 제가 예전에 했던 어려웠던 사건을 이겼던 거 그다음에 그 과정에서 의뢰인들을 다독였던 일들을 블로그에다가 쭉쭉 써 나갔는데, 그러면서 출판사에서 제가 그분들의 레이더에 걸린 거죠. 그래서 이걸 책으로 한번 해보면 어떻겠느냐, 그런 과정을 통해서 제 의도치 않게 책으로 나왔었습니다.

 

이성규> 그 책 속에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에피소드가 들어있다고 그러던데요.

 

조우성> 그래서 책이 좀 나왔었는데 이 방송 드라마 제작사에서 연락이 왔었어요. 2년 전에 연락이 와서 에피소드 몇 개를 좀 드라마로 쓰고 싶다. ‘어떤 드라마인데요?’ 그러니까 여성 변호사의 성장 드라마다. 그래서 그 과정을 통해서 제 책에 있는 내용들이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 싶어서 저도 오케이 했는데, 뒤에 알게 된 얘기지만 주인공 캐스팅 문제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한 2년 정도 드라마 제작이 공전되다가 이제 올해 6월 말에 드라마가 방영이 되기 시작했고 덕분에 제 책도 같이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성규> 드라마 보시고 계시죠?

 

조우성> 제가 드라마를 잘 본방사수를 잘 안 하는데, 이 드라마는 거의 대부분 다 본방사수했습니다.

 

이성규> 느낌이 어떠셨어요? 내가 맡았던 사건 얘기도 나오고.

 

조우성> 그렇죠. 그러니까 아주 눈을 부라리고 보고 있죠. 그다음에 저렇게 드라마화하는구나. 그리고 이 드라마가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까 제가 쓴 원고들을 어떻게 변형을 해서 어떻게 드라마화해서 인기가 많구나를 저도 배우고 있습니다.

 

이성규> YTN 라디오 이성규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에피소드 원작자 조우성 변호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조 변호사님 이때쯤 우리 노래 하나 듣고 갑니다. 한 곡 추천해 주시겠어요?

 

조우성> 예 제가 오늘 추천해 드릴 곡은 그룹 The Hollies‘He ain't heavy. He is my brother.’라는 곡인데요. 가사는 그는 무겁지 않아요. 그거는 내 동생인 걸요.’라고 하는 건데, 이게 스토리가 있더라고요. 어느 우화집에 나온 이야기인데 그 우화집에 나온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을 거쳐 내려오다가 가사로 만들어지고 곡이 붙여졌던 건데요. 우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린 소녀가 어린 소년을 등에 업고 가는 걸 보고 누군가 물었어요. ‘얘야 너 무겁지 않니?’ 그랬더니 그 어린 소녀가 이렇게 웃으며 말했답니다. ‘아니야 무겁지 않아요. 얘는 내 동생인 걸요.’ 그런데 제가 이제 이런 법률 분쟁을 많이 하다 보면 가족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이 되게 많아요. 이렇게 하소연하는 분도 있죠. ‘남의 남들처럼 부모 복 형제복도 없고. 다들 웬수다 웬수.’ 뭐 이런 얘기를 하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 때문에 힘을 내고 그 과정에서 그래도 내 가족이니까. 어떤 가족이 보면 최후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그런 분들도 계실 거더라고요. 그래서 그는 무겁지 않아요. 그는 내 동생이에요. 내 아들이에요. 내 아버지에요. 그런 가족의 어떤 따뜻함을 생각하면서 한번 이 곡을 제가 골랐습니다.

 

이성규> 그럼 조우성 변호사님 추천곡The Hollies‘He ain't heavy. He is my brother.’ 듣고 오겠습니다. The Hollies‘He ain't heavy. He is my brother.’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의 작가 조우성 변호사와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변호사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왜 많은 분들이 좋아할까요?

조우성> 제가 이 방송계에 계신 분들 말씀을 들어보니 그분들조차도 이 드라마가 그렇게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이유가 뭔지를 연구를 해봐야 되겠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몇 가지를 보면 이게 나오더라고요. 우선 장애를 다룸에 있어서도 원래 우리가 생각하는 장애라고 하는 것은 뭔가 힘들고 좀 이렇게 보기 불편한 그런 부분들도 많은데, 그 부분을 아주 긍정적으로 치환시켜서 했던 그런 부분들, 그다음에 두 번째는 거기에 이제 법정 드라마 신들이 나오는데, 보통 저희 전문가들이 볼 때 법정 드라마 신들이 좀 어설픈 것들이 많거든요. 말이 안 되고. 그런데 이 드라마는 좀 전문 변호사들의 그런 스토리를 다 따와서 스토리와 했기 때문에 그런 어떤 시나리오의 탄탄함, 그 다음에 또 적절한 러브라인 이런 것들이 결합이 되는 것 같은데, 하여튼 너무나 열광적이어서 많은 방송에 계신 분들도 왜 이렇게 열광적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이성규> 법조계에 이제 우영우 변호사 역할 같이 자폐 신드롬 분까지는 아니지만 장애를 가진 분들이 많이 있죠?

 

조우성> 그렇죠. 저희 시험 동기분들 중에도 다리가 불편하신 분. 심지어 한쪽 팔이 없으셔가지고 왼쪽 팔로 이렇게 시험 치고 합격하신 분도 계시고, 또 아마 그 뒤에는 이제 시력이 거의 안 보이는 분도 합격하시고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이 사지 멀쩡한 제가 공부를 해본 경험으로 그런 분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진짜 너무 힘들거든요, 그 과정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이성규> 이 변호사가 지금 이 현실의 변호사와 드라마 속의 변호사, 이게 좀 어때요? 비슷하게 그려졌습니까?

 

조우성> 요즘 특히 드라마에 변호사가 많이 등장하거든요. 제가 요즘 드라마를 보다 보면 근데 왜 변호사가 많이 등장할까, 그러니까 그런 것 같아요. 일반 분들의 삶에서 드라마틱한 일들이 발생한 일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변호사는 이 사건 하나하나가 다 별의별 희한한 일들이 다 있다 보니까 그래서 그 변호사를 통해서 변호사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니까 다양한 사건들을 풀어낼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보통 이제 그렇게 드라마 속에서 변호사의 모습은 너무 이렇게 화려하거나 또는 너무 이렇게 범죄와 또 가깝거나 이렇게 극단적인 건데, 되게 일상적인 어떤 밥벌이로서의 변호사들이 되게 많이 있죠. 다만 한 가지 말씀을 드리면 이제 제가 딸이 둘이가 있는데, 제가 이 책을 쓰면서 제가 가장 보람이 컸던 부분은 제 딸들이 그 책을 보고 아빠가 맨날 바쁘고 맨날 주말에도 나가고 맨날 전화하고 스트레스 받던데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는데, 이 책을 보니까 우리 아빠 좀 멋진데.’ 이런 얘기를 할 때 책 잘 썼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성규> 그리고 또 많은 분들이 생활 속에서 법률 지식을 주변에서 얻거나 아니면 자신이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고 이런 부분들이 있는데, 변호사님 생각은 이 생활 속에서 각자들이 이렇게 대처하는 그런 방법들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우성> 저는 변호사지만 사실은 저는 이제 또 법률 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조그마한 회사를 운영하니까 여러 가지 서비스를 쓰기도 하고 상품을 쓰기도 하다 보니까 소비자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더라고요. 거래에서 갑질도 당하고 그랬는데. 제 경험은 이런 게 있어요. 이게 좋게 얘기를 하고 풀어서 되는 그런 부분들은 그렇게 하면 되는데, 꼭 보면 그렇게 안 되는 그런 경우도 있어요. 무리하게 갑질을 한다든가. 그게 이제 법을 딱 가지고 와서 이거 이렇게 하면 문제가 됩니다.’라고 하면 금방 먹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이렇게 마지막 순간에는 법으로 가는 게 덜 피곤하게 하는구나. 그리고 오히려 그 핵심을 딱 찔러버리니까. 그래서 적어도 법을 너무 좋아하면 안 되겠지만 나나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한 법 지식을 가져야 되겠다.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도 우리가 잘 모르고 당하는 일을 없애기 위해서 이 정도는 알아두시라라고 하는 것을 제가 일부러 에스에이에 담았던 겁니다.

 

이성규> 담으신 내용 중에 조금 안타깝고 이런 내용도 좀 있었죠?

 

조우성> 제 이야기 두 권에 한 503개 정도의 스토리가 나오는데, 그 책의 후기들이 이런 글들이 많아요. ‘드라마 때문에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이 책 내용은 너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네요.’ 제가 변호사로서 어떤 저 스스로를 좀 깨우치게 지게 된 사건도 하나 있었는데요. 2년 동안 형제간의 싸움에서 제가 형을 대리했었거든요. 그러면서 형, 동생 간에 어떤 재산적인 분쟁이었는데, 열심히 싸웠죠. 변호사는 이기는 게 중요하니까. 그렇게 해서 정말 치열하게 싸워서 결국은 2년 만에 재판을 이겼어요. 이겼는데, 2년 동안 제 의뢰인은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겠죠. 그리고 암에 걸려서 나중에 돌아가셨어요. 제가 그 사건을 겪으면서 뭘 느꼈느냐, ‘나는 검투사처럼 돈을 받고 싸워서 이기는 것에만 집중했는데, 그 과정에서 뭔가 내 의뢰인을 조금 더 케어하고 오히려 동생과 화해하는 쪽으로 조금 이끄는 게 맞지 않았을까.’ 오로지 나는 이기는 것에만 급급했다. 그래서 제가 그 사건 이후로는 변호사로서 승소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이 사람을 위해서 본질적으로 이로울까. 그다음에 화해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성규> 또 드라마 보면서 우영우 변호사가 한 말 중에 법은 마음이 중요합니다.’ 이런 인상적인 말이 있더라고요. 이런 부분들이 지금 말씀하신 거랑도 통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조우성> 이게 제가 처음에 변호사 시작할 때 1년 차에서 한 5년 차까지는 어떤 사건을 상담하게 되면 사건을 보죠. 이게 무슨 사건이고 어떻게 해야 이기느냐. 그런데 제가 이제 연차가 계속 올라가면서 사건 뒤에는 사람이 있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사람마다 지문이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지문만 알면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파악할 수 있지 않습니까? 하물며 지문이 다 다른데 마음이 똑같겠습니까? 안 그렇거든요. 사건과 사람을 분리해 놓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이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은 그 사람과의 어떤 관계 때문인 것이고, 그러면은 결국은 아 이 사건 뒤에는 사람이 있구나. 그러면 사람마다 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이 사람에게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될 것인가. 그리고 이 분쟁이 일어나게 되면 저는 그걸 근본 감정이라고 표현하는데, 근본 감정이 있거든요. 질투 때문이든, 배신감 때문이든, 모욕감 때문이든, 그 근본 감정을 건드려주면 문제가 해결되는 걸 저도 많이 경험을 했거든요. 그래서 분쟁에는 사람이 있고 결국은 저는 사람이 중요하다. 그걸 항상 잊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이성규> 또 쓰신 책에 보면 법적으로 막 따지지 않고, 지금 말씀하고도 또 통하는 말씀 같은데, 편지 한 장으로 해결한 그런 경우도 있더라고요.

 

조우성> 바로 이제 그런 거죠. 의뢰인은 와서 변호사 명의의 경고장을 써달라고 왔는데, 제가 가만히 분쟁이 생긴 왜 이 분쟁이 생겼을까를 생각해 보니까 상대방은 우리 의뢰인에게 아주 인간적인 모욕감을 느꼈고 섭섭함 때문에 그런 것 같거든요. 원래는 좋았는데 좋았던 관계가 안 좋아졌다는 얘기죠. 그럼 이 경우에는 경고장을 써서 공격할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 그리고 오히려 그동안 내가 당신에게 받은 건 고맙다.’ 이렇게 가버리니까 그 마음이 풀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훨씬 빨리 문제가 해결되었거든요. 우리가 이솝우화에서 나그네 옷을 벗기는 것이 따뜻한 태양이다. 바람이 아니고.’ 저는 그걸 실무 상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얘기를 하면 처음에는 의뢰인들이 반신반의해요. 근데 막상 그게 일이 되는 걸 보고 저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 거죠.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이렇게 살아가야 되겠군요.’ 제가 그런 말을 들을 때 아주 보람이 있습니다.

 

이성규> 말씀을 한참 하루 이틀을 더 듣고 싶은데, 근데 변호사님이 왜 동양 고전에 그렇게 몰두하셨습니까?

 

조우성> 제가 동양 고전에 몰두하게 된 이유는 제 직업적인 필요성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조금 어린 나이에 이제 사법시험에 합격을 하고 변호사가 되었는데, 변호사가 딱 됐을 때가 20대 후반이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사건을 상담하시는 분들은 다 저보다 연세도 많으시고, 그때는 제가 총각이었는데 결혼에 대한 얘기 이혼에 대한 분쟁도 해야 되고. 그러다 보니까 어떤 법적인 지식은 많은데 그분들과 대화를 함에 있어서 되게 인간적으로 많이 함량 미달임을 제 스스로가 느끼는 거죠. 그리고 변호사는 하나의 사건을 진행을 하면서 한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 정도 재판을 쭉 이끌어가거든요. 이끌어가면서 의료인과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를 하게 되면 그분들은 심리적으로 아주 이렇게 피폐해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을 이끌어 나가야 돼요. 이끌어 나가는데 그냥 AI처럼 법에 대한 얘기만 해가지고는 그게 안 되거든요. 위로도 해야 되고. 그래서 제 스스로 좀 제 내공을 좀 높이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고전을 좀 보기 시작했죠. 고전을 보기 시작했는데 이게 나이 드신 특히 남자분에게는 고전 이야기를 하면 이게 좀 먹히더라고요. 그래서 제 얘기가 아니고 이게 사마천 사기에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오고, 이런 고사성어를 얘기를 하다 보면 이게 스토리텔링이거든요. 이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그분들이 좀 무장해제가 되면서 따라오고. 그래서 또 제 스스로도 제 마음을 다독이는 데 그게 도움이 되고요. 그래서 동양 고전을 좀 깊게 공부를 하다 보니까 이제는 저는 이제 술 먹고 골프 치고 이런 거 다 빼고 주말에는 계속 책을 제가 깊이 파기 시작했죠. 그래서 한 3년 전에는 또 동양 고전 한비자와 관련된 책도 쓰고 그랬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참 그게 어떻게 보면 제가 다른 의뢰인들이 저를 만날 때 저 변호사님하고 만나면 좀 제가 마음이 편한데요.’라고 하는 게 제 스스로가 이제 그런 것들을 좀 풀어서 설명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이성규> 자주 쓰시는 인용구는 어떤 건가요?

 

조우성> 몇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그 사마천 사기에 보면 그 맹상군열전에 나오는 부귀다사 빈천과우란 말이 있거든요. 그게 뭐냐 하면 부귀내가 잘 나갈 때는 다사주변에 내 사람들이 많다. ‘빈천내가 가난하고 천할 때는 과우과자가 없을 과자인데, 친구가 없다. 왜냐하면 저를 만나는 많은 분들이 이제 인생에서 되게 좀 힘든 상황에 처한 분들이 많아요. 근데 그분들이 갖고 있는 마음이 배신감을 되게 많이 느끼거든요. ‘내가 옛날에 정말 잘해줬는데, 그다음에 지금 나를 모른 척한다. 복수하겠다.’ 그런데 이제 제가 그 맹상군열전에 나온 얘기, 내가 잘 나갈 때는 내 주위에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못 나갈 때는 내 주위에 사람들이 없다는 것은 그 책에 나온 겁니다. 그건 인간 사이의 법칙이다. 그러니까 그걸 갖다가 받아들여야지, ‘내가 복수해야지. 내가 저놈을 복수하기 위해서 내가 빨리 재기해야지.’ 그럼 항상 무리수가 따르거든요. 그래서 맹상군열전 그 얘기를 하면서 그게 인간 사회의 법칙인 것이고 받아들일 때 새로운 출발이 가능하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데, 그게 또 잘 먹히더라고요.

 

이성규> 변호사님이 아니라 동양학자 모시고 말씀 듣는 것 같은데.

 

조우성> 전 나중에 변호사보다도 나중에 좀 도사가 되고 싶은 그런 개인적인 꿈이 있습니다.

 

이성규> 도사를 꿈꾸는 변호사님하고 오늘 말씀 나눠봤는데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원작자 조우성 변호사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변호사님 오늘 대단히 감사합니다.

 

조우성>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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