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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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Q&A “조부모 육아의 모든 것” - 전영철 조부모학교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2-06 12:57  | 조회 : 4256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2월 6일 (화요일) 
□ 출연자 : 전영철 조부모학교장

50+ Q&A “조부모 육아의 모든 것” - 전영철 조부모학교장 (한국격대교육연구소장)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할아버지와 아빠를 합친 '할빠', 할머니와 엄마를 더한 '할마' 많이 들어보셨죠? 조부모 육아가 증가하면서 생긴 신조어인데요. 맞벌이 가정 열 곳 중 여섯 곳은 조부모의 도움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겠죠, 직장생활 하려면. 변화된 양육방식으로 세대 간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또 육아에 대한 정보와 지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그래서 과연 손주들 양육을 맡아야 할까, 말까, 고민하는 분들 많이 계시죠? 그러나 결국은 다 봐주시더라고요, 손주손녀들을. 오늘 그래서 <50+ Q&A> 이 시간에 직접 손주를 돌보고 있는 할빠이면서 한국격대교육연구소장과 조부모학교장으로 있는,?전영철?소장님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경험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전영철 조부모학교장(이하 전영철): 안녕하세요. 전영철입니다.

◇ 김명숙: 반갑습니다. 오늘 날씨 엄청 추운데, 지방에서 오셨다고요   , 아침부터. 고생하셨어요.

◆ 전영철: 아니요,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명숙: 저희가 감사합니다. 서울까지 와주셨고. 그런데 손주를 돌보신 게 언제부터죠?

◆ 전영철: 2010년 1월부터로 보시면 됩니다. 만 8년 됐습니다.

◇ 김명숙: 오래되셨네요. 일찍부터 아이들을 보셨나 봐요. 

◆ 전영철: 딸이 애를 낳고 바로 애를 제가 양육하기 시작한 겁니다.

◇ 김명숙: 2010년부터면 8년 지났네요. 그러면 이제는 노하우가 대단하시겠어요. 다른 사람 아이 보는 거 보면 ‘저거는 뭐’ 이렇게 하실 정도로.

◆ 전영철: 그런데 아기를 보고 나면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려요. 고통도 한꺼번에 잊어버리고 그렇습니다.

◇ 김명숙: 그런데 제가 얘기를 들어보니까 보통 조부모님께 아이를 맡기는 경우에는 직장 생활하는 엄마·아빠가 아침에 데려다 주고 오후에 데리고 가거나, 아니면 주말에 데리고 갔다가 오거나 이렇게 하는데, 우리 소장님께서는 소장님께서 가서 보셨다면서요?

◆ 전영철: 그렇죠. 제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함께 살면서 애를 봐줬죠. 애 봐준다는 게 그냥 잠깐 봐주는 것이 아니라, 애 엄마가 아기를 낳고 나서 출산 후유증으로 많이 아팠어요. 그래서 제가 아기 엄마 병간호도 하고, 손녀 키우기도 하고. 일반 야기 엄마들이 하는 일을 다 하면서 환자 한 사람 더 간호한 걸로 보시면 됩니다.

◇ 김명숙: 아기 엄마라면 따님이라고 하셨죠. 그럼 따님 집에 가셔서?

◆ 전영철: 같이 살면서요.

◇ 김명숙: 그런데 주말부부를 하신다는 건 무슨 말씀이세요?

◆ 전영철: 주중에는 애하고 같이 살고, 주말에 사위가 집에 오면 제가 배턴터치를 하고 아내가 있는 곳으로 가고 그렇죠.

◇ 김명숙: 댁은 따님 집이 아니잖아요. 아내가 있는 곳은 어디예요?

◆ 전영철: 강릉입니다.

◇ 김명숙: 강릉. 따짐 집은?

◆ 전영철: 대전에 있었어요.

◇ 김명숙: 그러니까요. 강릉과 대전을 오가면서 그러면, 대단하십니다. 주말부부 하려고 일부러 그러신 건 아니겠죠? 그만큼 자식 사랑, 손주 사랑이 대전하신 건데요. 대전과 강릉을 오가면서. 그렇다면 제가 처음에 격대연구소장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격대교육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 전영철: 아까 아나운서님께서 말씀하신, 부모 대신 대를 건너서 조부모들이 손주를 양육하시는 것. 그것을 우리가 보통 우리나라 어른들이 격대교육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명숙: 격대교육. 부모를 대신해서 손주손녀를 같이 잠자리도 함께하면서 돌봐주는 것.

◆ 전영철: 옛날에는 시골에서는 잠자리 같이하면서 많이 봐줬지 않습니까, 대가족인데. 도시에서는 그게 안 되니까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주중에 와서 봐주거나, 아침에 와서 봐주거나 그런 식으로 하죠.

◇ 김명숙: 그럼 지금 외손녀 많이 컸겠어요.

◆ 전영철: 초등학교 2학년 다니고 있습니다.

◇ 김명숙: 대견하시겠다.

◆ 전영철: 귀엽죠. 많이 귀엽죠.

◇ 김명숙: 그러면 외할아버지가 봐주신 거잖아요. 외할머니께서는 뭐 하시고 계셨어요? 이렇게 물어봐도 되나요?

◆ 전영철: 집사람은 형편상 강릉에서 교회 일을 하고 있죠. 저는 퇴직하고 난 뒤에 특별한 직업 없이 애를 제가 전담하고, 집사람은 그렇게 활동하고 그렇습니다.

◇ 김명숙: 그러셨구나. 그런데 보통 퇴직하고 나서 많은 분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하잖아요. 나만의 시간을, 그동안 못했던 것도 해보고. 그런 마음이 많을 텐데 어떻게 내가 육아를 도맡아서 해야겠다, 이런 결심을 하셨나요? 고민 안 하셨어요?

◆ 전영철: 고민을 전혀 안 했습니다. 왜냐면 내가 사랑하는 내 딸이 아이를 낳고 아파서 자기 몸도 가눌 수 없는 상황에 제가 저 자신을 위하여 시간을 내고 공부를 하러 다닌다는 자체가 부모로서 할 일이 아닌 것 같아서, 전혀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 김명숙: 그러셨구나, 완전 자식 사랑으로. 그럼 따님의 건강상태는 많이 좋아지신 거예요?

◆ 전영철: 이제 95% 이상은 회복했다고 저는 보고 있어요. 

◇ 김명숙: 다행입니다. 아버지의 지극정성, 아버지의 사랑으로 따님도 건강 회복하고, 손주도 건강하게 잘 자라서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했는데, 뿌듯하시겠어요.

◆ 전영철: 아주 좋죠. 항상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 김명숙: 그러시구나. 보통 육아라고 하면, 황혼 육아 하면 주로 할머니들이 봐주시잖아요. 할머니들은 예전에 엄마로서의 경험이 있으니까 아이들을 잘 돌보시죠. 그런데 할아버지들은, 글쎄요. 젊었을 때 아버지로서 바깥 일하느라고 아이를 돌보거나 키운 경험이 없을 것 같아서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떠셨어요?

◆ 전영철: 우리 세대는요. 특히 저 같은 경우 시골 출신들은 남자 일과 여자 일을 완벽하게 구분하고 배우고 살았어요. 부엌에 가면 안 된다, 애를 키우면 안 된다, 이런 걸 많이 교육을 받아서 머릿속엔 그게 들어있는데, 저는 애 키울 때 집사람을 도와준 경험은 있어요. 그리고 참고로 우리 집에서 제가 밥을 제일 잘합니다.

◇ 김명숙: 그러세요? 워낙 자상하신 성격이신가 봐요.

◆ 전영철: 자상하진 않은데. 모르겠습니다. 저는 애들한테 다른 건 과외를 시켜서 공부를 시킨다거나 이런 건 못했지만, 애들한테 아버지로서 줄 수 있는 정은 주자,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어요.

◇ 김명숙: 그러셨구나. 그러니까 할아버지 되기 이전에 아버지 역할만 했을 당시에도 아이들 육아에 같이 참여하셨던 거군요.

◆ 전영철: 그렇죠. 육아도 참여하고 아이들 진학지도라든가 진로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선 같이 대화도 많이 하고 지냈습니다.

◇ 김명숙: 지금 문자 사연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일단 질문 하나만 더 드리고요. 그렇다면 자녀들을 키울 때와 손주손녀를 키울 때와 다른 점이 있을까요?

◆ 전영철: 자녀들을 키울 때는 모든 애들한테 지시하는 사항이 나 중심이죠. 내가 피곤하니까, 내가 자야 하니까 너희도 자. 그런데 손녀를 키울 때는 손녀가 좋아하는 시간대로 모든 게 다 바뀌는 거죠. 예를 들면 손녀가 ‘할아버지, 책 읽어주세요’ 하면 한 시까지, 두 시까지 읽어주기도 하고. 모든 것을 아기 중심을 가는 거죠. 그 차이가 큰 것 같아요. 우리 아들딸 키울 때는 아버지가 피곤하니까 아이들 요구를 묵살하는 경우도 많았죠.

◇ 김명숙: 그런데도 더 행복감은 크시던가요?

◆ 전영철: 훨씬 낫죠.

◇ 김명숙: 아마 지금 손주손녀 키우는 우리 할머니·할아버지들 다 비슷한 마음이실 것 같아요. 가장 보람 있고 좋았을 때는 언제였어요?

◆ 전영철: 아무래도 제일 처음 ‘하부지’라고 불렀을 때. 손녀가 저를 알아준다는 그 자체가 제일 좋았고, 사실 지난 12월에 손녀가 할아버지 송을 하나 만들었어요. 노래 가사만 잠깐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할아버지 사랑해요. 할아버지 감사해요. 나를 가장 사랑하시는 우리 할아버지’ 나름대로 오선지에다가 음표까지 다 넣어서 했더라고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 김명숙: 단순하지만 엄청 많은 내용이 포함된 것 같아요. 눈물 났을 것 같아요, 저 같았으면. 절절하네요. 육아 일기도 쓰셨다는 이야기 들었어요.

◆ 전영철: 육아일기는 아이를 키우면서 바로 썼습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쓰고 있습니다.

◇ 김명숙: 그것도 아버지 역할 할 때는 안 쓰셨던 거죠?

◆ 전영철: 그렇죠. 그때는 제가 직장생활 하느라 바쁘기도 했고. 또 요즘은 인터넷이 좋으니까 제가 블로그에다 쓰고 있어요. 그래서 나중에 아이가 크면 물려주려고요.

◇ 김명숙: 그때 손녀딸이 할아버지가 쓰신 육아일기를 보면 얼마나 감동할까요. 그런 것들이 다 멋진 추억이죠, 사랑이고요. 지금 문자 와 있는데요. 8721님, ‘저희 어머니가 평일에는 맡아주시는데요. 아이가 할머니 집만 다녀오면 제 말을 안 들어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셨어요. 이럴 경우 있죠. 할머니가 많이 받아주니까, 집에 오면 엄마는 힘들고 피곤하니까 안 받아주고. 이럴 때 말을 안 듣는다는데, 어떡하죠?

◆ 전영철: 제가 이 사연을 들어보니까 할머니 사랑이 아주 풍성하신 것 같아요. 왜 그러냐면 할머니가 무섭게 하시면 애가 할머니 말 잘 듣고 엄마 말 잘 듣고 할 건데, 할머니가 사랑으로 애를 키워주시니까. 사랑이 넘치면 아이들은 금방 알아요. 자기가 이렇게 하면 할머니가 들어주실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생기는데, 그것은 일반적인 경우도 그래요. 우리 집 애도 보면 할아버지한테 하고 엄마한테 하는 행동이 조금씩 달라요. 엄마는 훈육을 담당하고. 그래서 저는 이 집안은 이렇게 하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요. 어머니가, 아기 키우는 엄마·아빠가 할머니한테 우선 예의를 좀 더 갖춰주시면. 예를 들어 오셨을 때 애한테 이 할머니는 우리 아버지·어머니의 엄마다, 그러니 너도 존중해야 한다, 이런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고. 또 하나는 훈육은 엄마·아빠가 담당하는 걸로 하고, 웬만하면 할머니들은 사랑해주시는 것이 훨씬 좋긴 한데, 할머니도 가끔가다가는 아주 도를 넘어설 때는 애한테 따끔하게 훈육하실 필요가 있어요.

◇ 김명숙: 그렇죠. 왜냐면 할머니·할아버지가 키우다 보면, 다는 아니지만 너무 다 받아주니까 아이가 버릇이 없어진다, 이런 얘기도 하거든요.

◆ 전영철: 그런데 그건, 저 같은 경우도 보니까 애가 울고 떼쓰는 것도 예쁘니까 그건 참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긴 있어요. 아주 범위를 벗어나면,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면 한 번 혼을 내주는 게 필요합니다. 저도 그렇게 가끔가다 하고 있죠.

◇ 김명숙: 할머니·할아버지는 다 받아주면서도 가끔가다 야단도 치고 그러는데, 엄마·아빠는 야단치는 것보다는 더 사랑으로 감싸줘야 하나요? 그리고 오히려 조부모에 대한 태도를 엄격하게끔?

◆ 전영철: 그렇죠. 조부모에 대해서 엄마·아빠가 바른 태도를 보여주면 애가 따라갈 수 있으니까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 김명숙: 그런데 중요한 건데 힘들죠, 말을 안 들으니까.

◆ 전영철: 이것은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그런 요소가 있긴 있습니다.

◇ 김명숙: 그래서 엄마·아빠한테 야단맞은 그 마음을 할머니·할아버지한테 가서 달래고, 사랑으로, 그렇게 해야 하나 봅니다. 6211 쓰시는 분 ‘저는 6살 손녀를 돌보고 있는데요. 요즘 아이들은 교육방식도 달라졌다고 하는데, 제가 컴퓨터도 잘 못하고 스마트폰도 못 다뤄서 너무 옛날 방식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나 해서 걱정될 때가 있어요. 최신 육아 정보를 알 수 있거나 조부모들 상대로 교육하는 기관은 없을까요?’ 이런 고민 많으실 것 같아요.

◆ 전영철: 그런데 그것은, 저 같은 경우도 휴대폰을 가지고 있으면 초등학교 2학년 외손녀가 훨씬 더 잘 만져요. 본인한테 없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학교 가서 다른 아이들 거 보고 많이 알고 있는 게 있으니까. 저는 그래서 조부모들이 애들한테 컴퓨터나 휴대폰 같은 것을 가르쳐줘야 한다고 생각 안 해요. 왜냐면 그건 그냥 애들이 엄마·아빠나 학교에서 다 해결하는 걸로 하고, 조부모들은 부담을 안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 김명숙: 그런데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조부모들이 그런 걸 많이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 전영철: 그렇지만 그게 힘들어요, 생각보다. 물론 안 그러면 지역에 있는 문화센터 같은 데 가서 컴퓨터 강좌활동 들으신다거나, 휴대폰 같은 경우에는 제조회사에서 운영하는 교육 강좌가 있더라고요. 거기 가서 들으시면 훨씬 더 빨리 그런 스트레스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명숙: 그러면 손주들 보는 육아 방식에 있어서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디지털적인 교육방식이 좋을까요, 아날로그적인 교육방식이 좋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전영철: 애들은 꼭 디지털이 익숙해져 있는데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아날로그적인 것을 가르쳐주는 것도 괜찮다.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적인 이야기를 할 때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애들한테 ‘옛날에는 이런 적도 있었는데 요즘은 이렇게 바뀌었다’라고 설득하고 설명하면 아이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요. 아쉬운 건 요새 조부모를 상대로 하는 그런 교육기관을 제가 보지 못했어요. 보통 조부모를 상대로 하는 교육기관은 애한테 우유를 어떻게 먹일 것이냐, 목욕을 어떻게 시킬 것이냐, 이런 강좌는 많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이런 질문과 같은 그런 상황에는 잘 없어요.

◇ 김명숙: 감성적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이라든가 소통의 방법, 공감할 방법, 그런 것들에 대한 교육을 말씀하시는 거죠?

◆ 전영철: 우리 애한테도 저는 어떨 때 라면을 만약 먹는다고 하면, 할아버지 어릴 때는 라면이 없었다. 왜 없었느냐, 애가 물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옛날 그때 당시에 보릿고개라든가 이런 걸 곁들여서 설명해주죠. 그러니 애하고 대화가 되고, 애도 할아버지 ‘옛날에 이런 것도 있었구나’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을 가르쳐주는 거죠.

◇ 김명숙: 그렇죠. 엄마·아빠는 바빠서 그럴 이야기 할 시간이 없잖아요, 맞벌이하다 보면, 직장생활 하다 보면. 그래서 때로는 할아버지·할머니와 같이 생활하는 손주손녀들이 더 감성이 충만하고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더 밝고 명랑한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들도 하더라고요.

◆ 전영철: 긍정적인 측면이 그렇습니다.

◇ 김명숙: 그럼 부정적인 측면은 어떤 게 있을까요?

◆ 전영철: 아까 말씀드린 버릇이 없다는 것. 그다음에 자칫하면 아이들이 너무 할머니·할아버지들의 버릇을 많이 따르다 보면 애들 입에서 자꾸 옛날 사투리, 옛날 노래. 나쁜 건 아닌데, 애들이 현대적인 것도 배워야 하는데 너무 할아버지할머니 중심으로 애들 양육을 해버리면 애들이 조금 시대적으로 쳐질 수 있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 김명숙: 그렇지만 요즘에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신세대 감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서. 그래서 아이들 키우면서 나름대로 고민도 더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 전영철: 제가 서울에서 강의하다 보니까 어떤 분이 질문하셨는데, 자기는 손주한테 영어하고 한자를 가르치기 위해서 자기가 학원에 등록했대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저는 개인적으로 했거든요.

◇ 김명숙: 그런데 동시에, 일타쌍피격, 이런 말을 방송에서 해도 되나요? 자기계발도 하면서 배운 걸 아이들한테 함께하는 시간에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전영철: 그렇죠. 그런 경우도 있는데, 만일 그렇게 집 근처에서 그런 강좌를 들을 수 없는 분들은 또 다른 스트레스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형편에 맞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김명숙: 방식은 각자 다르더라도. 지금 0114님, ‘감동입니다. 저도 나중에 어르신 같이 훌륭한 할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요? 건강하세요’ 하셨네요. 이런 방송 듣고 감동하시면 분명히 훌륭한 할아버지 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4171 쓰시는 분 ‘손자 키우면서 이 방송 애청하는 게 낙입니다. 소장님께서는 어떻게 육아 스트레스를 푸시는지요?’ 이거 정말 궁금하신 질문인가 보다. 아무래도 아이들 키우다 보면 큰 기쁨도 있지만, 나름대로 ‘속상해, 내가 왜 괜히 애를 맡아준다고 했지’ 이럴 때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푸셨어요?

◆ 전영철: 저는 애를 보는 시간을 스스로 정해놓고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자기 시간을 확보하는 게. 예를 들면 제가 애를 키울 때 어린이집 보내지 않습니까. 그러면 아침에 일어나서 4~5시에 일어나서, 밥 준비하고 애 우유 먹이고 하고 나서, 어린이집 갈 준비해서 보내놓고 나면, 애가 갔다 오는 시간까지는 제 시간이지 않습니까. 그 시간에 책을 읽는다거나, 글을 쓴다거나, 산책한다거나. 저는 그렇게 지냈는데. 거기다가 또 시간 나시는 분들은 친구분들 만나서 커피 한잔하시거나, 낮에 맛있는 음식도 찾아 잡순다거나. 그렇지 않으면 문화센터에 가서 노래를 배운다거나. 이렇게 자기 시간을 확보하셔야 해요. 그래야 오후에 애가 왔을 때 잠잘 때까지 노동을 감당해야 하고. 그다음에 또 하나는 주말 시간을 확보해야 해요. 사실 젊은 부모하고 잘 의견이 이루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주중에 힘들게 일했으면 토일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셔야 해요. 그래야 회복이 되니까.

◇ 김명숙: 시간 관리를 잘하는 게 포인트가 되겠네요.

◆ 전영철: 그렇죠. 그러니까 자기가 피곤하면 자식들한테 ‘나 힘드니까 네가 해라’ 이렇게 정하지 않으면 힘들어서 못해요.

◇ 김명숙: 힘들다 보면 아이들과의 문제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부모, 내 자식들과의 갈등도 생길 수 있으니까요. 지금 3572님 문자 와 있는데요. ‘제가 손주들을 돌보면서 며느리와 사이가 안 좋아졌어요. 이런 음식은 먹이지 말아 달라, TV는 보여주지 마라. 또 다치거나 아프면 저를 원망하더라고요’ 이런 경우 있을 것 같아요.

◆ 전영철: 그게 제일 힘든 부분이에요. 저도 사실 손녀를 키우기 전에 손자를 또 몇 개월 키웠거든요. 그때 한 번 손자가 서 있다가 제대로 못 서 있는 애인데 넘어진 적이 있어요. 꽈당 넘어지고 하니까 며칠 동안 제가 아주 가슴 졸여서 힘든 적이 있는데. 이럴 때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며느리하고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경우. 먹이지 말라, 이것은 옛날 방식과 요즘 방식의 음식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요. 옛날 할머니들은 딱딱한 음식을 씹어서 애한테 건네줬거든요. 요새 그러면 며느리들 아이 그 이튿날 바로 데려가 버려요. 위생관념이라든가, 요새 젊은이들은 옛날보다 많이 배우고 똑똑하니까. 저는 웬만하면 훈육이라든가 음식이라든가 이런 아이의 기본 생활에 대해서는 아기 엄마의 기준을 따르고, 할머니·할아버지들은 보조자 역할이다, 라고. 야구로 말하면 구원투수다, 후원자다, 이런 생각을 하셔야지, 내가 키우니까 내가 주 양육자라고 하시면 갈등이 날 수 있는 거죠. 헌신하셔야 한다고, 자신을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명숙: 1577님, ‘우리 외손주는 22개월 된 사내아이인데요. 아직 대소변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딸 사위는 강요하면 안 된다고, 그냥 스스로 가릴 때까지 놔두라고 합니다’

◆ 전영철: 그것은 유아교육 전문 학자들 얘기도 사위하고 딸의 이야기가 그 맞는 것 같아요. 애가 언젠가 스스로 다 가릴 수 있는데 너무 강제적으로 가리게 하면 애가 나중에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긴대요. 그러면 나중에 성장해서 안 좋은 면이 있으니까 스스로 가릴 때까지 두는 게 좋은데, 만약 5~6살까지 누가 봐도 너무 늦은 것 같으면 뭔가 다시 전문가를 찾아가야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젊은 엄마아빠 얘기가 맞는 것 같아요.

◇ 김명숙: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기다려주면 스스로 다 알아서 할 나이가 되겠죠?

◆ 전영철: 그럴 때 아이의 양육일기를 써보시면, 그다음에 다른 책하고 비교해보시면 우리 애가 늦다 빠르다는 금방 아니까. 그런 것도 하나의 도움이 될 수 있죠.

◇ 김명숙: 그렇군요. 이렇게 할머니·할아버지가 손주들을 봐주면 며느리나 딸, 아들, 사위가 아이 봐주니까 고맙다는 마음으로 감사의 표시도 많이 하잖아요, 여러 면에서. 그 가운데 양육비 같은 명목으로 용돈 삼아 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거 혹시 받아보셨나요?

◆ 전영철: 저는 몇 년 전 TV 방송에 출연할 때 양육비 몫으로 양복을 한 벌 얻은 적이 있어요. 그 말씀은 양육비라는 개념이 무슨 가사도우미라든가 육아도우미한테 주는 그런 양육비 차원이 아니라, 손주를 키우다 보면 할머니할아버지 주머니에도 돈이 필요해요. 아이를 데리고 다니다 보면 아이가 먹고 싶은 게 있을 때 주머니가 비면 아이한테 자꾸 거짓말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할아버지·할머니들한테 양육비라는 개념은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손주한테 뭔가 쓸 수 있는 여유를 드린다고 생각하면 괜찮아요. 기분 좋게 받으시고, 다만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이냐. 그 돈을 가지고 어디 나쁜 데에 쓸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어떤 할머니처럼 그 돈을 모아서 손주 대학 학자금으로 저금한다든가. 애들한테 나가보니까 좋은 책이 있으면 책을 사다 주신다거나. 그러면 아기 엄마·아빠도 봤을 때 이 돈이 다 다시 피드백되니까, 다 자식한테 가니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명숙: 그렇죠. 용돈 개념에서도 그렇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도 그렇고, 서로 주고받는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 전영철: 용돈을 못 주는 집도 많아요, 생각보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 김명숙: 그러니까 아이도 맡기고 할 텐데. 어떤 경우든 간에 사실은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만, 양육비라는, 단어가 좀 그렇지만 아무튼 그런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게 서로 간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7947님, ‘저는 7살짜리 손주 키우는데, 같이 놀아주기에 체력도 없고 방법도 모르겠고 힘드네요. 노하우 좀 알려주세요’ 어떻게 놀아주는 게 좋을까, 이 걱정이시네요. 

◆ 전영철: 그런데 그분이 할아버지인지, 할머니인지 잘 제가 구분이 안 되는데, 아마 할머니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애하고 놀면 아직 웬만한 힘이 있으니까 같이 몸을 움직이곤 하는데, 이런 경우가 제일 힘들어요. 할머니인데 손자 키우시는 경우. 너덧 살 되면 애가 할머니보다 훨씬 빨라요. 그래서 할머니들이 헤매는. 제가 아이 데리고 다니다 보면 할머니들이 힘들어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참 할머니들한테 너무 스트레스가 되는데요. 다만 위험한 장소는 안 가야 해요. 예를 들면 놀이터는 괜찮은데 차가 많이 왔다갔다하는 곳이라든가,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든가. 자칫하면 애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아이한테 가서 힘들지 마시고 처음부터 애한테 큰일이 안 생길 만한 곳에서 놀 수 있는 것이 좋아요.

◇ 김명숙: 그렇죠. 자식 키울 때는 몰랐는데 손주손녀 키우고 나니까 허리가 아프고 온몸이 다 골았다, 이런 말씀하시는 할머니·할아버지도 계시더라고요. 그리고 심지어 흔한 말로 거지 동냥은 줘도 아이들은 안 돌 본다, 이런 말씀도 많이 하시고요, 너무 힘들어서. 힘든 일이죠, 사실. 부담도 되고요.

◆ 전영철: 그런데 그건 아기 엄마들도 마찬가지예요. 힘든 것은, 사실 그래서 저는 부탁하고 싶은 것은 아기 엄마들이 할머니들의 힘든 것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 김명숙: 지금 7240님, ‘행복하시다니 부럽습니다. 손주 키우는 것도 먹고사는 경제 부분이 해결돼야 하는 것 같아요’ 이 말씀도 가슴에 와 닿네요.

◆ 전영철: 아까 제가 말씀드린 용돈 문제가, 용돈을 받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들이 많다는 게 지금 말씀하시는 사연 오신 그런 경우가 됩니다.

◇ 김명숙: 손주 육아를 맡아서 해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사실 고민하는 분들 많이 계실 거고요. 특히 50+ 이상 되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녀하고도 이야기를 많이 할 텐데. 경험자로서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지요?

◆ 전영철: 저는 그런 분들은 참 축복받은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주손녀를 봐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걱정하시는 분들은. 약간 역설적이긴 한데, 저는 이렇게 보지요. 자녀가 결혼해서 손주를 낳았다는 얘기지 않습니까. 후손이 있다는 얘기지 않습니까. 복이지 않습니까. 자녀들이 직장에 다닌다는 얘기지 않습니까, 애를 봐줘야 하니까. 그다음에 자녀들이 건강하단 이야기죠. 건강하니까 직장에 다니죠. 또 조부모들이 건강하다는 얘기에요. 조부모들이 병상에 누워계시면 그런 부탁 절대 못하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또 하나는 손주들의 성장 과정을, 재롱을 볼 기회가 생기니까 그것 또한 축복이고. 자신의 경험과 지혜와 가문의 전통 이런 것들을 후손들에게 잘 전해줄 기회를 가질 수 있으니 그것 또한 축복이란 얘기죠. 저는 그래서 축복이라 생각하고 합시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 김명숙: 오늘 황혼 육아의 경험담을 말씀해주셨는데, 결론은 축복이라 생각하고 사랑과 헌신으로 하면 된다, 이런 결론이신 것 같아요. 정말 행복한 분이시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 전영철: 감사합니다.

◇ 김명숙: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50+ Q&A> 직접 손주를 돌보고 있는 할빠이면서 한국격대교육연구소장과 조부모학교장으로 있는?전영철?소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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