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여행, 쉼표
  • 진행: 김재용 / PD: 손영주

오늘의 방송내용

9월 7일(월) - 한국 성악가들이 부른 가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9-07 16:06  | 조회 : 3833 
M1) 바람이 분다 - 조수미
M2) 가을편지 - 신영옥
M3) 서른 즈음에 - 김동규


21세기 오페라 성악가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는
대중음악을 노래하는 일에 망설임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과거 80년대 초반에도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가수 존 덴버와 함께
‘퍼햅스 러브’라는 곡을 불렀고,
한국에서도 테너 박인수가 ‘향수’라는 대중가요를 녹음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호응과는 별개로 클래식 음악계의 반응은 차가왔습니다.
박인수는 대중가수와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국립오페라 단원직을 그만두어야만 하는 일도 벌어졌죠.
하지만 클래식 음악계의 보수성은 90년대 들어서 조금씩 누그러들기 시작하였습니다.
파바로티나 카레라스 같은 성악가들도 오페라 출연 사이사이에 대중음악을 불렀고,
우리나라에서도 조수미, 신영옥, 김동규 같은 정상급 성악가들이
클래식뿐만 아니라 대중음악도 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외국의 팝송을 부르는 정도로 타협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말 가사로 된 가요는 아무래도 클래식 음악계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점차 완화되었습니다.
소프라노 신영옥은 한국가곡 음반에
가곡에 가까운 성격을 지닌 한국 가요 한두 곡을 포함시켰고,
소프라노 조수미도 지난 8월 27일 처음으로 가요를 부른 음반 <그. 리. 다>를 발표했죠.
이들의 이런 모습은,
아름다운 노래라면 굳이 장벽을 칠 필요가 없다는, 시대적 변화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정상급 성악가 중에서 클래식을 넘어서서 대중음악을 부르는 데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 가수로는 바리톤 김동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김동규는 1991년 베르디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이탈리아 라 스칼라에서 주역가수로 활동한 성악가입니다.
당시 세계 오페라하우스에서 주역으로 활동한 한국인 남성 성악가는 김동규가 유일했죠.
그는 이후 한국에 귀국하여 활동하면서 대중음악을 부르는 일에도 거리낌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10월의 어느 멋진 날’ 같은 노래는
클래식 성악가의 노래로서는 드물게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했죠.
김동규의 이러한 활동을 보면서
한국 클래식 음악계도 예전과 같은 보수적인 입장을 거두었습니다.
과거 80년대 후반 테너 박인수가 ‘향수’라는 가요를 부른 뒤
국립오페라에서 퇴출된 것과는 달리
김동규는 오히려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찬사를 들었죠.
이제는 고급 클래식 음악과 저급한 대중음악을 나누는 식의 시각이 사라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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