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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스카이캐슬 열풍, 학종 시대 사교육 시장의 현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1-23 16:19  | 조회 : 3259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이범 교육평론가


[생생경제] 스카이캐슬 열풍, 학종 시대 사교육 시장의 현황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 이야기를 하도 들어서요. 스카이캐슬이 정말 대한민국 어딘가에 있는 동네인 것 같습니다. 사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실제 있다고들 하죠. 각 가정마다 지출하는 비용 중 교육비가 대부분이니까 정도는 다르지만 스카이캐슬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이범 교육평론가 연결돼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평론가님?

◆ 이범 교육평론가(이하 이범)> 네, 안녕하세요. 이범입니다. 

◇ 김혜민> 사교육 공화국, 또 입시 공화국이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 드라마에 이렇게 새삼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이범> 일단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요소들이 있죠. 예를 들면, 단순히 재벌 드라마면, 재미는 있을지언정 공감하기에는 조금 어려웠을 텐데, 입시 경쟁, 교육 경쟁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공감할 수 있는 소재였고요. 특히 최신 트렌드인 학종이라든지, 코디라든지. 코디는 강남에서도 저런 게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저런 게 다 있어? 하는 신기함, 새로움, 이런 것들이 또 관심을 모으는 데 영향을 줬겠죠.

◇ 김혜민> 두 가지 핵심을 짚어주셨어요. 학종과 입시 코디네이터. 이 두 가지가 새롭게 느껴졌던 것 같은데요. 먼저 제가 00학번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수능을 치른 게 20년 전 이야기인데, 그때도 이런 코디는 없었지만, 컨설턴트 같은 게 있었거든요? 이 드라마에서의 입시 코디네이터는 이런 게 아니죠?

◆ 이범> 그렇죠. 예전부터 있었던 컨설턴트는 주로 지원 컨설턴트였습니다. 수능 점수가 몇 점이니까 어디를 지원하는 게 가능하다, 이런 것들을 매칭시켜주는 사람들인데요. 이런 컨설팅은 지금도 있고, 10년 전에도 있었던 거죠. 그런데 입시 제도가 점점 복잡해지지 않았습니까? 복잡해진다는 게 정확하게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챙겨야 할 게 늘어나는 거죠. 이를테면, 지금 학종으로 대학에 가겠다고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내신도 챙겨야 하고, 수능도 또 최저학력 기준이라는 이름으로 반영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수능도 어느 정도 챙겨야 하고, 예전에는 들어가지 않았던 동아리 활동이라든지, 독서활동, 봉사활동, 수상실적, 소논문, 이런 것들이 들어가니까 내가 이 시기에 뭘 해야 할지 전략을 세울지는 몰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납니다. 전략에 대한 수요가 늘고요. 그래서 예전과 같은 단순한 지원 컨설팅이 아니라 전략을 세워주는 컨설턴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컨설턴트를 하면서 동시에 매니저까지 하는 사람이 코디죠. 

◇ 김혜민> 그니까 결과에 따른 지원만 해주는 게 아니라 그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에 따른 지원을 해주는 게 바로 코디군요. 

◆ 이범>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컨설턴트는 여러 사람들을 상대로, 많은 대중을 상대로 전략 컨설팅만 주로 해주는 분들이고요. 그런데 코디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소수죠. 왜냐하면, 컨설턴트를 하면서 동시에 매니저를 겸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니저를 여러 학생을 동시에 하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그래서 코디는 대개 한 명의 학생만, 많아야 2, 3명 정도 챙겨주는 사람이죠.

◇ 김혜민> 매우 조심스럽습니다만, 일차원적인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입시 코디네이터. 양성화되지는 않았으니까 가격을 공식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까지 들어보셨어요?

◆ 이범> 그분들은 당연히 양성화될 수 없는 시장이니까 현금으로 받는 분들인데, 제가 직접 들은 바로는 연봉 1억까지 들어봤고요. 소문으로 들은 바로는 연봉 몇억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제가 직접 확인해본 바는 아닙니다.

◇ 김혜민> 학종, 지금 학생부 종합전형과 관련한 코디네이터라는 새로운 직업이 나온 건데, 이 코디뿐만 아니라 관련 입시 비즈니스 중 새롭게 생성된 모델이 있습니까? 

◆ 이범> 학생부 종합전형의 여러 가지 요소들 중에서 전통적으로 내신이라든지, 최저학력 기준으로 들어가는 수능이라든지, 이런 것은 예전하고 다를 바 없는 것인데요. 이를테면, 동아리 활동을 한다고 해도 동아리 활동에 직접 부모들이나 컨설턴트가 개입해서 어떠한 방향의 동아리 활동을 하라고 지도를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학교에 보면, 공식 동아리도 있지만, 자율 동아리도 있거든요? 자율 동아리 활동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자율적이기 때문에 이런 데 외부의 조력이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요. 가장 심한 것은 소논문하고, 수상실적이죠. 수상실적도 고등학교마다 많이 달라서 어떤 모범적인 학교들에서는 수업시간에 다룬 내용과 수업시간에 다룬 책, 이런 것들에 대해서 경시대회를 연다든지, 이런 학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상당수의 고등학교들은 어떤 경시대회를 어느 날 치르겠다고 그냥 공지가 나죠. 거기에 대해서 학교에서는 어떠한 준비도 제공해주지 않죠. 그러면 상대적으로 컨설턴트나 외부 사교육이 작용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는 것이죠.

◇ 김혜민> 저는 대학을 어떻게 갔을까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정말 쉽게 갔네요. 요즘 친구들이 안 됐다는 생각이 드는데, 평론가님은 사실 유명한 사교육 강사 중 한 명이셨다가 서울시 교육청 정책보좌관, 또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하셨잖아요? 사교육 현장에 있다가 교육정책을 고민하는 자리에 가보니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의 현실이 조금 더 다르게 보였을까요?

◆ 이범> 저는 우리나라 사교육을 일으키는 원인이 80% 정도는 구조적인 요인이라고 봐요. 우리나라가 대학서열이 굉장히 심한 나라거든요. 우리나라만큼 심한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대만 정도나 있을까? 일본도 대학서열이 우리보다는 덜하거든요. 물론 일본도 미국보다는 심하지만. 그런데 우리나라 대학 서열이 워낙 심하니까 그로 인한 경쟁 압력, 또 더 거시적으로 보면, 노동 시장. 노동시장이 요즘 많이 양극화되면서 좋은 일자리와 그렇지 않은 일자리의 차이가 굉장히 크게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로 인한 경쟁 압력, 이런 것이 80%를 차지한다면, 입시제도, 선발제도로 인한 요인은 한 20%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선발제도의 원인만 국한해서 생각해보면, 조금 난이도가 낮을수록 사교육이 억제되는 면이 있고요. 예를 들면, 같은 수능이라도 수능이 어렵게 나오면요. 당연히 사교육이 올라갑니다. 또 입시제도가 복잡해질수록.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건데, 네가 이 전형으로 우리 대학에 지원하면, A도 잘해야 하고, B도 잘해야 하고, C도 잘해야 하도록 전형 요소를 복합적으로 요구하게 되면요. 당연히 그만큼 부담도 커지고, 사교육도 커지죠. 그래서 학종이 주로 사교육과 관련해서 논란이 되는 것은 후자의 경우입니다. 난이도의 문제라기보다는 할 게 많아졌다. 챙길 게 많아졌다. 5종 경기를 하다가 이제는 10종 경기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사교육과 연관해서 학종이 취약한 부분이 있는 거죠.

◇ 김혜민> 우리나라 입시제도의 문제점, 구조적 원인과 선발 제도의 문제가 있는데, 사실은 구조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말씀하셨어요. 이 구조적 원인에 대한 질문은 마지막에 한 번 더 드리도록 하고요. 지금 22일에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국민이전계정 개발 결과에 따르면요. 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 학생에게 들어가는 1인당 평균 사교육비가 연간 511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교육의 현장에도 계셨고, 오랫동안 교육평론가를 하시는데, 사교육 규모는 줄어든 적이 한 번도 없죠? 지금 계속 늘고 있는 거죠?

◆ 이범> 그렇지는 않습니다. 역대 사교육이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가 줄었던 기간이 있는데요. 이게 이명박 정부 때에요. 참여정부 말기에 대입 정시 전형이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는 구조로 되었습니다.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수능도 잘해야 하고, 논술도 잘해야 하고, 내신도 잘해야 하고, 세 가지를 합산하는 방식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바로 정시 논술을 없애버리고, 내신도 반영을 거의 안 해도 되게 만들어서 죽음의 트라이앵글 구조를 해체해요. 이것이 일단 주요했고요. 또 하나 그때 자사고를 굉장히 늘리기는 했는데, 그때 만들어진 자사고의 대부분이 추첨이었습니다. 선발 시험이나 이런 것을 보는 게 아니고, 추첨이었고, 본격적으로 수능에 EBS를 많이 반영하면서 수능 난이도를 상당히 낮춰요.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2009년에서 2012년 사이에는 사교육비가 조금씩 줄어듭니다. 

◇ 김혜민> 그러면 아까 평론가님이 말씀하셨던 게 증명이 된 거네요. 쉽고 단순해야 하고, 경쟁을 덜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 이범> 네, 그런데 그 이후에 사교육비가 늘기는 했는데, 이것도 물가상승률 정도의 증가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학종 때문에 사교육이 많이 늘었다, 이렇게 보기도 조금 어려운 면이 있어요. 왜냐하면, 학종에 제일 중요한 것은 내신이고, 어쨌든 내신 성적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내신이라는 것은 사실 전통적인 요소였고, 그리고 내신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는 사교육을 조금 억제할 수 있는 부분도 있거든요. 그래서 2013년 정도부터 사교육이 다시 늘기는 했지만, 이것이 물가상승률 정도의 수준이었기 때문에 학종 때문에 사교육이 많이 늘었다, 이렇게 보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지금 저희가 사교육비의 단순한 증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면, 또 이렇게 이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스카이캐슬 드라마의 포인트인데, 결국은 스카이캐슬이 부모의 신분을 대물림하고자 하는 부모들의 욕망 아니겠습니까? 실제 보면 한국교육개발원이 2013년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학생 7,000명을 5년간 추적, 조사해서 변화를 분석한 결과가 있더라고요. 그 보고서를 보니까 아버지의 학력이 대졸 이상인 가정에서는 사교육비, 자녀교육비로 월평균 100만 원을 초과해 지출한다는 응답이 나타났어요. 그러니까 실제 아버지나 부모의 재력, 학력에 따른 사교육의 정도가 달라지는 거죠?

◆ 이범> 그것은 당연히 그렇죠. 일단 부모가 고졸이냐, 대졸이냐, 대학원졸이냐, 이런 것에 따라서 부모의 소득이 달라지거든요. 물론 개인적으로 편차가 있겠지만, 평균적으로는 소득이 높아지죠. 그리고 소득이 높아지면, 거의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자동으로 사교육비를 많이 쓰게 됩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부모의 학력하고, 사교육하고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가 발생하게 되는 거죠.

◇ 김혜민> 이게 아까 평론가님이 말씀하신 구조적 원인 중 하나이지 않습니까?

◆ 이범> 그런데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겁니다. 다른 나라, 우리보다 대학 서열이 약하다든가, 심지어 유럽의 많은 나라처럼 대학이 평준화되어 있는 나라도 부모의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학력 수준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와요. 

◇ 김혜민> 그러니까 당연한 결과겠지만, 제 질문의 요지는 이런 게 계급화되어 간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가 아닐까, 하는 말씀이거든요.

◆ 이범> 그것은 물론 그렇습니다. 통계를 주의해서 볼 게 부모의 학력이 자녀의 학력으로 대물림되는 정도는요. 최근 20년 정도를 봤을 때 그리 커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모의 소득이 자녀의 학력으로 대물림되는 경향. 이건 다르죠. 부모의 학력이 고졸이냐, 대졸이냐, 대학원졸이냐가 아니라 부모가 소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 이것이 자녀의 학력에 대물림되는 경향은 더 커졌어요.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계급화라는 양상을 이런 통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거죠.

◇ 김혜민> 구조적인 요인으로 지적하셨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더 여쭙겠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경제 프로그램이니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은데요. 결국, 좋은 대학 가려는 게 좋은 회사 가서 돈 많이 가려고 가는 건데요. 회사에서 인재를 뽑을 때 대학 서열이 아닌 조금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뽑으면, 아이들이 입시 지옥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이상적인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이범> 우리나라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채용방식을 보면, 크게 전통적인 정기채용을 하고, 수시채용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기채용이 주력인 그런 회사나 업종에서는 아무래도 이것, 저것 다 잘하는 사람들을 뽑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정기채용에서 수백 명 뽑은 다음에 교육, 훈련시켜서 배치하잖아요? 그러니까 뽑을 때는 얘가 나중에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르고 뽑는 거예요. 그러면 당연히 이것, 저것 다 잘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멀티스펙, 이것을 가진 사람들을 뽑게 되거든요. 최근에 IT 업종이라든지, 여러 서비스업 중심으로 수시채용이 늘고 있는데, 수시 채용은 어떤 일을 맡을 것인지를 정하고 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학 간판이나 이런 것을 덜 보고 뽑습니다. 그 일을 잘하면 되는 거죠. 전문성을 가지고 뽑는 거죠. 그래서 예전하고 약간 달라진 것은 수시 채용이 늘어나면서 예전보다는 대학 간판의 중요성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다는 것인데, 그래도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대학 이후의 진로를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정기채용, 공채로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서는 역시 대학 간판이나 여러 가지 스펙이 작용하죠. 그것을 구조적으로 막기는 쉽지 않습니다. 

◇ 김혜민> YTN 라디오 생생경제, 오늘 학종 시대 이후 새로 생긴 사교육 사업, 시장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 이범 교육평론가와 나눴는데요. 평론가님, 이번 주 토요일에 저희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공개방송 녹음 오신다면서요? 

◆ 이범> 네, 공개방송 나가기로 되어 있습니다.

◇ 김혜민> 오시면 교육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사교육 현장에 대한 신랄한 비판,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많이 함께해주시고요. 

◆ 이범> 토요일에 하는 공개방송이니까 청취자분들 누구든 오실 수 있으니까요. 홈페이지 통해서 안내 보시고 오시면 저하고 직접 대화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 김혜민> 오늘 홍보까지, 그리고 깊이 있는 분석까지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이범 교육평론가였습니다.

◆ 이범>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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