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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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규 ‘모른다?’ “체육계 성폭행은 다반사, 몰랐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1-21 20:35  | 조회 : 2062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월 21일 (월요일)
■ 대담 : 이대택 국민대 체육학부 교수



전명규 ‘모른다?’ “체육계 성폭행은 다반사, 몰랐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체육계 미투 파문의 물꼬를 텄던 빙상계에서 오늘 추가 폭로가 이어졌죠. 성폭력 가해자는 전직 국가대표 지도자로 드러났고, 피해 선수는 충격으로 빙상계를 떠났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빙상계의 숨은 권력자, 전명규 교수가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는데요. 전문가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문화연대 집행위원인 국민대 체육학부 이대택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 이대택 국민대 체육학부 교수(이하 이대택)>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요즘 체육계 미투 파문, 어떻게 지켜보고 계십니까? 

◆ 이대택> 네, 꽤 오래된 이야기 같고요. 최근에 갑자기 동떨어져서 나온 이야기 같지는 않고요. 조금 안타깝고, 조금 마음이 그렇습니다.

◇ 이동형> 그러니까 최근에 불거진 게 아니고, 예전부터 쭉 있어왔던 사건이 이번에 새롭게 불거졌다고 보면 되겠네요?

◆ 이대택> 그렇죠.

◇ 이동형> 지난 심석희 선수 폭로 이후로 계속해서 폭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직 유도선수도 폭로에 동참했고, 오늘 젊은 빙상연대에서도 폭로가 이어졌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봅니까?

◆ 이대택> 일단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아직 이야기를 많이 하지 못하고, 내놓을 수 없는 선수들이나 체육계 인사들도 있을 것 같고요. 다만, 그것이 사회적 분위기가 그것을 어느 정도 가능하게 하는가에 따라서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한동안 이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요. 조금 긍정적인 측면으로 이야기하자면, 이게 단순히 체육계 쪽뿐만 아니라 특히나 비체육계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셔서 이 이야기는 조금 더 진행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오늘 기자회견에서 원래는 가해자를 두 명 정도 밝히겠다고 이야기했거든요? 그런데 결국 밝히지 못한 것은 피해자들의 2차 피해. 이런 것을 우려해서 그런 것일 테죠?

◆ 이대택> 아마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을 했을 거고요. 그리고 그 이후에 전명규 교수가 기자회견 한다고 했으니 그 기자회견에서 어떠한 반응이 나타나고, 그 반응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바로 피해자나 가해자를 이야기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상황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선뜻 이야기하지 못하는 점, 그리고 정식 루트로 항의하지 못 하는 점. 결국은 가해자를 지목했을 때 생기는 후폭풍, 또 가해자들의 보복, 이런 것을 걱정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국가대표에서 배제된다거나, 아니면 은퇴하고 난 뒤에 진로, 코치 같은 것을 못 하게 한다든가. 이런 게 실질적으로 있습니까?

◆ 이대택> 굉장히 다반사라고 저는 알고 있고요. 실질적으로 모든 종목에서 굉장히 수직적 구조이고,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렇게 넓지 않습니다. 보통의 경우가 자기가 지도를 받은 코치나 감독, 그쪽의 일종의 이끌어줌? 내지는 선도의 방식을 따라가지 못하면, 보통의 경우 자신이 선수를 그만두든, 선수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그 혜택을 받기가 굉장히 어렵죠. 그것을 잘 알기 때문에 함부로 나서거나 아니면 이야기를 발설하기가 쉽지 않게 되는 겁니다.

◇ 이동형> 또 주위에 그렇게 보복당한 것을 한 번 보게 되면, 더 움츠려들 테고요.

◆ 이대택> 그렇죠. 일단 일종의 학습효과이고, 많은 선수들이 아마도 주위의 선배, 혹은 다른 종목의 경우에서도 그런 사례들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것을 바꾸려고 누가 나서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함부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 이동형> 오늘 한국체대 전명규 교수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서 조재범 코치의 폭행과 성폭행 사실에 대해서 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대택> 글쎄요. 일단은 본인이 모른다고 했으니 그 이야기를 틀렸다, 아니면 거짓말이라고 이야기하기는 힘들 것 같고요. 다만, 어느 특정한 선수의 특정한 사건, 행위를 일일이 다 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빙상계, 또는 체육계에 있었던 폭력이나 성폭행은 다반사로 이루어지던 그런 행위들이고요. 전반적으로 빙상계에서 그런 폭력행위가 있는지를 몰랐다고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 알아야 하고요. 누구나 다 그것을 인지하고 있고요. 다만, 특정한 사건을 모를 수는 있을지언정. 그렇습니다.

◇ 이동형> 지금 빙상계에서 오래전부터 전명규 교수는 빙상계의 대부다, 이렇게 불려왔고요. 지금 젊은 빙상연대 같은 경우는 빙상계의 적폐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오늘 아마 기자회견에서 사퇴 요구가 나왔고, 본인이 고려해보겠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사퇴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대택> 저는 일단 빙상연맹의 전명규 교수가 어떤 공식적인 자리를 겸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고요. 만약에 그렇다면 당연히 사퇴를 해야 합니다. 여기서 사퇴라는 것의 범주 내지는 대상을 혹시 교수로 한정하고 있으면, 그것은 고민이 필요하지만, 그것도 저는 사퇴가 어느 정도 답이 아닐까, 그렇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이동형> 젊은 빙상연대가 오늘 기자회견 하면서 가해 코치들이 문제가 불거지면 조금 쉬었다가 조용해지면, 복귀해서 뛰었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거든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 비호세력이 있다고 봐야 할까요?

◆ 이대택> 이것을 꼭 비호세력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체육계의 기본적인 시스템이 그렇습니다. 물론 이게 비호와 연관돼서 가능한 것이고요. 예를 들어서 대한체육회나 각 종목 단체, 경기 단체에서 징계를 내리더라도 그 징계를 솜방망이로 내리든가, 아니면 징계를 크게 내리고 나서도 시간이 지나면 복귀시키는 일들이 꽤 자주 일어나고요. 그것 또한 누가, 어떻게 도와주느냐에 따라서 가능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는 비호가 가능하고요. 그 시스템을 허락하는 대한체육회도 여기서 책임을 면할 수는 없겠죠.

◇ 이동형> 지금 빙상계 같은 경우는 문체부나 대한체육회에서 관리·감독의 권한이 있을 테고, 문제가 된 한국체대 같은 경우에는 교육부가 관할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 이대택> 맞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교육부에서 한국체대 쪽으로 어떤 압력이라든가, 이런 게 있어야 하는 겁니까?

◆ 이대택> 충분히 가능하죠. 지금 현재 교육부가 한국체육대학에 대해서 어떠한 행동을 취하고 있는지는 저는 자세히는 모르고 있지만, 만약에 이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폭력이고, 그것을 관리·감독할 주요 관청이 교육부라면 교육부도 여기에 나서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이동형> 최근 정부에서 모든 종목을 대상으로, 빙상뿐만 아니고, 폭행 및 성폭력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젊은 빙상인 연대는 정부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교수님도 정부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판단하십니까?

◆ 이대택> 일단 정부는 방안을 만들고, 대처하고, 이 전수조사는 이번에 나온 것은 아니고요. 꽤 오래전부터 나왔고, 항상 폭력이나 성폭력에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계속적으로 전수조사를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 전수조사가 절대 우리한테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보복이 두려워서라도, 그리고 옛날에 벌어진 일을 다시 상기하기 싫어서라고, 그리고 자기의 지금 현재 이해관계가 있어서라도, 이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드러내지 않죠. 그러다 보면 당연스럽게 이 전수조사가 빈 깡통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고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 전수조사를 해서 무슨 사안이 발견된다고 한들, 그것이 이후의 조사나 추가적인 징계, 내지는 해결할 수 있는 어떤 근거나 효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죠. 그러니 전수조사를 해서 수치가 몇 개 나와봤자 교사로 끝날 뿐, 오히려 밝힌 선수나 관계자들이 훨씬 더 곤욕을 치르고, 나중에 불이익을 받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죠.

◇ 이동형> 그러니까 여론이 거세게 불면, 징계, 처벌, 이렇게 갔다가 잠잠해지면, 그 사람들은 다시 복귀하고, 고소, 고발, 폭로에 나섰던 피해자들은 다시 2차 피해를 겪는, 이런 일이 지금까지는 반복되어 왔다, 이런 말씀입니까?

◆ 이대택> 맞습니다. 정확하십니다. 

◇ 이동형> 그러면 이런 일을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 이대택> 이게 사실 쉽지 않습니다. 이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이게 벌써 우리가 뒤돌아보면 10년, 20년, 30년, 심지어는 40년 넘는 굉장히 오래 뿌리 깊은 관행 내지는 행위들이었고요. 이게 모든 이해관계자와 모든 개인들, 그리고 모든 시스템이 여기에 실타래처럼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그 어떤 하나를 개선하거나 아주 강력하게 처벌한다고 이게 쉽게 풀리는 것 같지는 않고요. 아마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 체육의 어떤 체계,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시 문제부터 시작해서 예를 들어서 전국 체육대회, 선수 선발, 그리고 징계, 교육, 선수촌, 모든 면에서 우리가 원점에서 다시 한번 찾아보고, 들여다보고, 이것이 사회의 정의나 지금 현재 보편적 가치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면밀하게 조사, 검토해서 다시 세팅하는 과정이 있지 않다면, 지금 현재의 몇 가지 문제를 고친다고 이것이 고쳐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이동형> 교수님, 최근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사퇴를 촉구하셨는데, 이유가 뭡니까?

◆ 이대택> 일단 현재 대한민국 체육의 최고 수장이 대한체육회장입니다. 아까 제가 설명드린 것처럼 대한민국에서 현재 존재하는 체육계 문제는 그 최고의 정점의 책임자가 대한체육회장입니다. 대한체육회장을 물러나라고 하는 이유는 굉장히 상징적인데요. 이게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에서의 사퇴 내지는 물러남이 체육계는 굉장히 충격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거기서부터 다시 처음부터 차근하게 체육계의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찌 보면 지금 대한체육회가 구조나 구성이 이기흥 회장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끌어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이 문제가 더더욱 이렇게 크게 불거진 것은 당연히 대한체육회장, 지금 이기흥 회장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사퇴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 이동형> 이기흥 회장이 대한체육회장 자리에 오른 게 오래됐습니까?

◆ 이대택> 약 2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2016년 10월인가 선거에 의해서 당선됐죠. 지금부터 조금 모자란 2년 정도 넘었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이 회장 사퇴만으로 체육계의 병폐를 뿌리 뽑을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닐 것 같은데요.

◆ 이대택> 그건 아닙니다. 그건 아니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지금 현재 대한체육회에 대한 신뢰를 크게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자체 자정 능력을 이미 상실했다고 보고요. 그런 의미에서 사퇴 이후에 새로운 위원회가 저는 다시 대한체육회 내지는 대한민국의 체육을 다시 한번 재건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죠.

◇ 이동형> 네, 아까 이기흥 회장이 선거로 당선됐다고 하셨잖아요?

◆ 이대택> 네.

◇ 이동형> 혹시 대한체육회장 선거 때 정치권의 힘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작용합니까? 어떻게 됩니까?

◆ 이대택> 대한체육회장이 선거로 선출된 게 이기흥 회장이 처음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대의원에서 뽑기는 했어도 거의 정치권에서 그 영향력을 미쳤죠. 이기흥 회장은 당시 복수의 후보들이 나왔고요. 4명인가 5명 정도가 나왔고요. 그중에 처음부터 선호되는 후보자는 아니었고요. 다만, 김종 당시 문체부 차관과의 관계, 문체부와의 대립각을 세웠던 분이 바로 이기흥 회장이었고요. 그래서 나름의 호감도를 샀고, 이기흥 회장이 당선된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이동형> 제가 질문드리는 것은 혹시 이기흥 회장 뒤에는 누가 있다, 그래서 저 사람 뽑아야 한다거나, 이런 것들이 작용하느냐, 이런 질문이었습니다.

◆ 이대택>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 이동형> 이 회장이 빙상연맹 해체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는데, 해체가 정답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대택> 실제적으로 해체가 가능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지금 현재 가능한 것은 대한체육계에서 제명을 시키는 건데요. 회원 단체로서. 그렇다고 그 조직이 와해되거나 해체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한체육회의 회원 단체로서의 자격, 정부의 지원금 정도가 지급되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것 같고요. 이 해체가 되려면, 법인이나 단체를 해체하는 규정이나 법 제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시간이 없어서 오늘 말씀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 이대택> 네.

◇ 이동형> 지금까지 문화연대 집행위원인 이대택 국민대 체육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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